검의 전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연재수 :
463 회
조회수 :
189,601
추천수 :
2,802
글자수 :
2,648,899

작성
21.12.02 08:56
조회
111
추천
1
글자
12쪽

마지막 유적(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323화.









벽화의 방.


말 그대로 벽화가 존재하는 방이다.


본래 고대 유적에는 벽화의 방 안에 몬스터가 없었고 바로 밖에서 지키는 몬스터가 따로 존재했다.


그런데 마지막 고대 유적은 달랐다.


밖, 즉 길에는 몬스터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벽화의 방 안에 몬스터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몬스터의 수준이.


“허허.”


허접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너무 약했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플레이어가 사냥하는 그런 몬스터였기 때문이다.


몇 개의 방을 거치고 또 거쳐도 몬스터의 수준은 많이 상승하지 않았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강해지기는 하였으나 그게 그 수준이었다.


그런데 진행할수록 이상한 점을 느꼈다.


사슴. 고블린. 광물, 골렘, 동물, 오크, 리자드맨, 가고일, 하위 마족, 심지어 기사단장까지.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들이 연속으로 튀어나왔다.


깊은 초원의 사슴,


고블린 던전의 고블린들.


헤파이스토스의 광산 안에 있는 수많은 광물.


드워프 던전의 골렘들.


엘포레스트의 서식하는 동물들.


서로 전쟁했던 오크와 리자드맨.


신의 던전 안에 있는 몬스터들.


암룡의 대지에 서식하는 암룡의 가고일.


벨리알을 포함하여 쓰러뜨렸던 하위 마족과.


등급이 낮은 하위 기사단장.


전쟁에서 봤었던 신의 기사들과 마계의 마물과 악마들.


지금껏 상대했었던 모든 적이 눈앞에 나타나 다시 싸움을 걸었다.


마치 나의 역사를 그려놓은 듯 순서대로 나왔다.


물론 상위 기사단장이나 포식자, 오만을 비롯한 산주들, 오베론과 수호자들, 주작의 섬의 시험관들, 태초의 악마들과 사흉수 등 네임드에 포함된 존재들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의문이 생긴 거다.


이게 과연 우연의 산물일까?


아니면 이번 고대 유적의 주제가 바로 자신인 건가.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이미 마음 안에서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번 고대 유적의 대주제는 ‘자신’이라는 것을.


지금껏 내가 걸어왔던 길을 표현하는 듯한 일자로 이어진 길.


그 길 안에 사건들을 대표하는 몬스터들의 존재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의 벽화.


기록되지 않았기에, 누구에게 큰 업적이라 칭송받지 않았기에 벽화를 채울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듯.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라 강요하는 듯한 길의 인도.


고대 유적이 실제로 내게 말을 거는 것만 같은 느낌이 싸하게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감각.


싸늘하다 못해 모든 신경을 차갑게 얼게 만드는 고대 유적의 시선.


이 모든 것들이 말해주고 있다.


이번 주제는 ‘너’라고.


“빌어먹을.”


네임드의 존재들이 복사되지 않는 건 천만다행인 거긴 하다.


만약 내 예상이 옳다고 가정하고 네임드까지 복사되는 형식의 던전이었다면.


나는 후에 산주, 수호자, 현자, 신의 대변자, 상위 마족, 태초의 악마, 사흉수, 해츨링을 전부 이겨야 보스 방에 도달한다는 뜻이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껏 만나온 존재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나열해보고 나니 뼈저리게 느낀다.


하지만 네임드의 존재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역사 속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는 널리고 널렸으니까.


오크 족장, 리자드맨 족장, 히드라 등등 생각나는 적들이 대거 존재했다.


많은 세월이 축적되었기에 이길 수 있었던 적들.


그런데도 운과 동료의 힘으로 겨우겨우 이길 수 있었던 적들을 혼자서.


그것도 이렇게 텅 빈 넓은 공간에서 정면승부 해야 한다.


그 사실만으로도 암울하다 볼 수 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오랜만에 재회한 벨리알을 물리치고 다음 방을 향하는 현재.


벨리알 정도의 상대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후에 상대해야 할 히드라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지 않는다.


제아무리 초월의 격을 달성했다고 한들 지금의 나는 만전의 상태가 아니다.


주작의 검을 잃어 주작의 신성함을 대부분 잃어버린 현재.


히드라의 독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또한 히드라를 잡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현자의 권능도 없다.


마법을 주로 사용하며 상대방을 갉아 먹는 전투법을 구사하는 히드라.


그 히드라에게 한 번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히지 못한다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은신의 권능을 타파하지 못한다면?


그놈을 잡을 가능성은 현격히 떨어지게 된다.


‘동대륙의 거인도 문제인데.’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동대륙의 거인과 GG 월드컵 때 모두와 함께 처치했던 거인.


2마리의 거인도 네임드라 볼 수 없는 존재들이라 직접 잡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자연경을 발동하고 있던 그들의 움직임은 지금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초월자의 시야가 있어 모든 공격을 인지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몸이 따라갈 수 없으면 그것도 물거품이 되어버리니까.


‘난관이 많구나.’


이 고대 유적이 어떤 방식으로 내 역사를 알아내서 재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지금까지 이겨오고 살아온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압도적인 적들을 만나 살고 성장하며 헤쳐 나왔으니까.


근데 항상 말했다시피 기적은 두 번 발생하기 힘드니까 기적이라 부르는 거다.


‘실력을 테스트하는 곳인가.’


네임드가 안 나온다고 해서.


절대적인 존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내 업적이 폄하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두렵다.


모순적인 감정이 한편에 생기자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제 슬슬 거인족이 나올 때가 됐는데.”


방금 방은 동대륙 첫 번째 섬에서 겪었던 무한 웨이브였다.


그야말로 똑같이 재현해내는 걸 더해서 난이도를 거기서 더 끌어올려 5만 마리가 아닌 10만 마리를 잡아야 했었다.


왜 난이도가 상승한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10자루의 이기어검이 10만 마리의 오크를 쉴 틈 없이 학살했으니 어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오크의 강함이 만약 악마나 마물들처럼 뛰어났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이번 벽화도 아무것도 없나.”


방이 지나갈수록 벽화의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틀은 조금씩 잡혀가는 느낌이었다.


첫 번째 방의 벽화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상태였다면.


현재는 그림의 틀, 그러니까 ‘이곳에 그림이 있긴 합니다~’라고 말해주고는 있었다.


백지인 건 변하지 않았지만.


“아직 업적이라 칭송받기 힘들다 이건가?”


네임드와 전투해 이겼다는 사실은 분명 업적으로 치부될 만하다.


한데 이곳은 네임드를 재현해내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니 업적이라 칭송받기 힘든 구간이 많겠지.


물론 네임드를 이겨본 기억도 매우 드물긴 하다.


‘10만 마리가 나왔다는 거는 첫 번째 섬과 두 번째 섬을 한 번에 겪었다고 볼 수 있어.’


자.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거인족의 등장이 곧 있으면 나타날 거다.


거인족 자체가 네임드라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물론 있지만.


대비는 해두는 게 좋겠지.


‘해츨링은 이곳을 자연이라 판단하고 지배했었으니까 거인족도 똑같이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우리 플레이어가 월드컵에서 거인족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자연경을 발동시키지 못하게 막은 것.


주변 모든 자연을 없애 자연경 자체를 막아버리는 방법을 택해 공격을 통하게 했었다.


즉 거인족은 자연경을 발동하고 있으면 생채기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건데.


해츨링이 이곳을 자연이라 판단하고 주변 공간을 완전히 지배했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자연에서 발생하는 이로운 효과를 마법에 부여하거나 자연을 개조해 내가 활동하기 힘들게끔 하기도 하였다.


드래곤의 자식이라 워낙 재능이 뛰어나고 가진 힘과 권능이 대단해서 만들 수 있는 현상들이긴 하다.


자연을 개조하거나 지배하는 건 못하겠지만, 자연이라 판단하고 주변 힘을 모아 자신의 몸에 채화시키는 것 정도는 거인족도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상대를 막을 방법이 없다.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가능할까.


“후······.”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권능이 강화되고 격이 높아지며 초월자의 신분까지 상승한 나.


주작의 검이 없다고는 하지만, 나 자신의 강함은 오히려 더 높아져만 가고 있다.


레벨은 513.


인은 중력 마법의 연구.


반은 누군가에게 자연경 기술 획득하기 위한 훈련.


피라젤은 무도의 수호자와 함께 무의 성지에서 새로운 레전드리 직업을 얻기 위한 여정.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나와는 달리 기술적인 발전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새로운 마법,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전투 방식.


성장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함에 따라 나온 결과물인데.


나는 그들과 다르게 레벨만 주야장천 올리는 중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성장이 잘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항상 생긴다.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 이 불안감은 전투를 시작할 때마다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다.


항상 같은 생각, 같은 루틴이긴 한데 알아도 고쳐지지 않는 불치병 같은 느낌이랄까.


상황을 잘 분석하고 잘 이해하며 다음 상황에 대한 계책을 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만 자신을 스스로 헐뜯는 불안감이 사라진다.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실한 정보의 품에 들어가 안식을 취한다.


바보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


“가자.”


거인족에 대한 정보와 고대 유적의 특수한 환경을 철저히 머릿속에 집어 넣어둔 상태로 굳게 닫혀있는 문을 비집고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항상 똑같았던 텅 빈 넓은 공간.


그리고 그 넓은 공간 중앙에서 두 명의 거대한 사람의 모습을 한 놈들이 앉아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으며 활기찼다.


오랜만에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라 그런가.


난 저들의 활기를 없애기 위해 온 사람이고.


“우주의 검기, 이기어검술.”


무엇이든 베어내는 절대적인 검기가 휘몰아치며 나를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전력으로 사용한 우주의 검기 탓에 공기가 찢겨나가는 소리가 귀를 괴롭혔다.


검막을 활용해 이 듣기 싫은 소리를 차단할 수는 있지만, 거인족의 소리까지 함께 차단되어 버려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해참(海斬).”


요즘 해참으로 시작하는 전투에 익숙해져 있어 이번에도 똑같이 해참을 발동했다.


이기어검의 해참까지 총 합쳐 11개의 해참이 발동되며 대해(大海)가 생성되었다.


폭풍을 연상시키는 우주의 검기의 압박과 함께 대해가 사방팔방에서 압박한다.


가장 효과적인 전투 방식.


대량의 적도 몰살시킬 수도 있으며 한 명의 적에게 공격을 집중하는 것도 가능한 이 공격이 2명의 거인족에게 쇄도했다.


이젠 해참이 궁극의 검술 안에 들어가는 건 무리가 있다고는 하나.


단일 검술 중에서 뛰어난 축에 속하는 검술이다.


‘제3 검’이라는 이명이 있는 이름값은 똑똑히 해주는 검술.


그래서 해참에 향하는 믿음이 무척 강했고.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푸왁!!!


검기의 쓰나미가 거인족을 덮쳤고 그 위에 검기의 폭풍이 내려앉았다.


2초라는 시간 안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


자연경을 발동하기는 하였으나 치명상을 피하지 못한 거인족이 팔과 다리를 각각 하나씩 잃고 주저앉아있었다.


곧바로 전개되는 마참(魔斬)이 주변에 발생하는 자연의 힘을 조금이나마 베어냈고.


인참(人斬)의 영향이 이기어검술 아래 발동되며 10개의 큰 상처가 거인족 몸에 새겨졌다.


마지막으로 사참(死斬), 기참(氣斬), 공멸참(空滅斬)의 3 융합 검술이 거인족의 목숨을 앗아갔다.


10초 안에 거인족 두 마리를 사냥했다는 쾌거.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불안감이 조금 사라지는 듯하였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의 전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4 무의 성지(6) 21.12.25 105 0 11쪽
343 무의 성지(5) 21.12.24 95 0 11쪽
342 무의 성지(4) 21.12.22 97 0 13쪽
341 무의 성지(3) 21.12.20 101 0 13쪽
340 무의 성지(2) 21.12.20 105 0 12쪽
339 무의 성지(1) 21.12.19 106 0 13쪽
338 네 번째 스승(2) 21.12.18 107 0 11쪽
337 네 번째 스승(1) 21.12.17 101 0 12쪽
336 현자의 탑(3) 21.12.16 102 0 12쪽
335 현자의 탑(2) 21.12.15 103 0 12쪽
334 현자의 탑(1) 21.12.14 103 0 12쪽
333 주작의 검 21.12.13 115 1 11쪽
332 사신수의 유적(4) 21.12.12 107 0 11쪽
331 사신수의 유적(3) 21.12.11 112 0 11쪽
330 사신수의 유적(2) 21.12.09 115 0 11쪽
329 사신수의 유적(1) 21.12.08 118 0 13쪽
328 재회 21.12.07 115 0 12쪽
327 마지막 유적(6) 21.12.06 108 0 12쪽
326 마지막 유적(5) 21.12.05 113 0 11쪽
325 마지막 유적(4) +1 21.12.04 117 1 12쪽
324 마지막 유적(3) +1 21.12.03 119 1 12쪽
» 마지막 유적(2) +1 21.12.02 112 1 12쪽
322 마지막 유적(1) +1 21.12.01 125 1 12쪽
321 고대 유적 2(5) +1 21.11.30 124 1 12쪽
320 고대 유적 2(4) +1 21.11.28 125 1 12쪽
319 고대 유적 2(3) +1 21.11.28 120 1 12쪽
318 고대 유적 2(2) +2 21.11.27 123 2 12쪽
317 고대 유적 2(1) +1 21.11.26 126 1 11쪽
316 빙룡의 대지 +1 21.11.24 125 1 12쪽
315 세상의 끝(2) +1 21.11.23 120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