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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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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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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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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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1화. 승하의 신고(1)

DUMMY

“뭐야? 흰둥이, 너 그런 거야? 아니 이것이 벌-써? 아, 흰둥이가 이제 1살이 되어 가지, 벌써?”


- 아녀, 그런 거 아녀. 인희야, 인한아, 그거 오해여. (우-월, 월, 월)


“흐흐흐흐흐흐. 맞나 보다, 인희야. 이제 흰둥이 뛰쳐나갈 일만 남았다. 인희야, 어쩔래?”


‘남매가 똑같이 헛다리짚는 데 뭐가 있구먼.’


순덕이 자기 생각과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인한과 인희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흰둥이나 다른 개들도 지금 나처럼 인간과 제대로 대화가 안 되는 겨?’


인희가 인한의 말을 받았다.


“어쩌길 뭘 어째? 이거 걱정 되네···. 오빠, 흰둥이 중성화수술 해야 할까?”


- 뭐? 뭔 수술? 인희, 너 미쳤어? 내가 왜 수술을 받어? (워워워월!)


순덕은 재빨리 인한과 인희를 피해 뒷걸음질 치다가 마당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 모습을 본 인한과 인희가 속삭이듯 말을 주고받았다.


“오빠, 흰둥이 알아들었나봐.”


“너도 그렇게 느꼈어? 이야, 흰둥이가 풍산이라 머리가 장난이 아닌가보다. 이제부터 흰둥이 듣는 곳에서 정말 말조심 해야겠네.”


인희가 흰둥이를 향해 손바닥을 치고 어르며 불렀다.


“흰둥아, 알았어, 수술 안 할 거야. 그러니 일단 씻자. 어서 와.”


순덕은 그 말에 코는 마당을 향해 킁킁거리면서 눈은 인희 쪽을 향한 채 의심스럽다는 듯 머뭇거리고 있었다.


인희가 다시 불렀다.


“진짜야, 약속해. 그러니까 씻자. 진짜 안 할게.”


그제야 슬금슬금 눈치 보며 거실로 올라오는 흰둥이를 보고 인한과 인희가 혀를 내둘렀다.


인한이 흰둥이의 행동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야, 흰둥아, 너 정말 눈치가 백단이다.”


그날 결국 순덕은 목욕을 두 번 했다.


목욕을 끝낸 흰둥이 털을 인한이 말려주었고, 인희는 목욕탕을 정리했다.


털을 말리던 순덕이 고민에 빠졌다.


‘털에 흙이 덜 묻을 방법이 있을 거인디···. 아, 맞다!“


순덕을 벌떡 일어나 인희방으로 들어갔다.


인희가 흰둥이 옷을 모아놓은 서랍 앞에 서서 인한을 바라보자, 흰둥이의 행동을 살피던 인한이 다가왔다.


“뭐야, 옷 입으려고?”


흰둥이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얼떨결에 서랍을 열었다.


흰둥이가 코와 앞발로 옷을 툭툭 쳐서 재끼기 시작했다.


마침내 안쪽에서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갈색 티셔츠를 찾아 입으로 꺼냈다.


티셔츠를 제 앞에 내려두고 인한을 또 바라보았다.


마치 ‘입혀줘’하는 것처럼.


인한이 티셔츠를 들고 흰둥이에게 물었다.


“입을 거야?”


눈만 껌벅이며 인한을 바라보는 흰둥이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흰둥이는 인한이 옷을 다 입히는 동안 정말 얌전히 있었다.


목욕탕을 정리하고 나온 인희가 그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흰둥이를 보았다.


“오빠, 흰둥이가 더 똑똑해진 거 같지 않아? 아주 자기 의사표현이 뚜렷해졌어.”


“흐흐흐. 그렇지? 마치 다 컸다고 말 하는 거 같아.”


“추운데 진즉 옷 입혀줄 걸. 사놓고도 신경을 못 썼어. 그동안 정신이 너무 없어서.”


“맞아. 그동안 정신없었어. 그런데 흰둥이 옷 입는 거 싫어하지 않았어?”


“응. 그래서도 못 입혔는데 이제는 마음껏 입혀도 되겠다. 히히히.”


‘어이구, 해석도 좋다. 내가 추워서 입은 거 같어? 개구멍 빠져나가려면 이거 입으면 흙이 잘 안 묻겄지?’


두 남매와 전혀 다른 생각을 품은 순덕이었다.


그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계십니까?”


쾅쾅쾅


“계세요?”


인한이 얼른 대문 앞으로 갔다.


“경찰입니다. 잠깐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대문 사이로 경찰 복장을 한 남자 두 명이 보였다.


“여기가 강인희 학생 집 맞죠?”


“···예. 맞는데요?”


인한이 문을 열자 좌측에 선 경찰이 이미 마당으로 발을 들여놓으며 말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네. 이미 들어오셨는데요.”


경찰은 못 들은 척 집안을 둘러보며 거실 앞으로 다가섰다.


뒤에 섰던 경찰도 따라 들어왔다.


앞에 선 경찰이 말했다.


“신고가 들어왔어요. 혹시 이 집에 뭐 불타는 듯이 붉은 색 털을 가진··· 에, 뭐랄까? 불개? 그런 거 키우나요?”


“네?”


경찰이 이번에는 손짓까지 섞어가며 말을 보탰다.


“저기 누가 신고를 했는데 송아지만한, 뭐 불타는 개를 시켜서 자기들을 물게 했다고 하더라구요.”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래요? 누가요?”


거실에 있던 인희가 눈이 동그래져서 되물었다.


그 모습이 웃겼는지 경찰들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학생, 혹시 임승하, 김정주, 고서형이라는 학생들 알아요?”


인한이 인희를 바라보았다.


인희가 마당으로 내려왔다.


“···예. 저하고 같은 반 애들이예요.”


“그 학생들이 강인희 학생을 신고했어요.”


“예?”


“뭐라구요?”


인한도 놀라서 물었다.


“인희 학생이 개를 시켜 자신들을 해코지 했다고 하던데요. 자기를 협박해서 한번만 더 건드리면 그날이 자기 제삿날이 될 거라고 했다던데.”


경찰이 하는 말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던 인희가 그만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푸흐흐흐흐흐흐.”


인희의 태도에 질문을 던진 경찰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가 해코지 했다구요? 정말 할 말이 없네. ‘한번만 더 건드리면’이라는 말은 이미 저한테 나쁜 짓 했다는 말이잖아요.”


인한이 나서 말을 받았다.


“인희가 오늘 오후에 승하라는 애들한테 얻어맞고 왔어요. 여기 얼굴 보이시죠? 몸도 여기저기 멍이 들었구요.”


“임승하라는 학생이 한 말은 개를 시켜 자기와 다른 학생들을 물게 했다고 했어요. 이 집에 개가 있어요?”


거실에 서있던 순덕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경찰의 말이 이상했다.


‘내가 한 말을 고것이 알아들었다고? 어떻게?’


흰둥이 몸속으로 들어간 후 순덕이 하는 말은 다른 사람이 들을 때 모두 개소리다.


그런데 인희도 아니고, 승하라는 애가 그 말을 알아들었다는 사실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혹시 이게 염라대왕이 말한 세 번째 능력일까?


순덕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승하 패거리가 자기들이 한 잘못은 생각도 않고, 경찰을 찾아 다시 인희를 걸고 넘어갔다는 사실이 괘씸하기도 했다.


‘아하! 고것들이 정신을 못 차렸구먼. 완전 구제불능이다 이거지. 어디 그럼 연기 한 번 해봐?’


순덕은 태연하게 아주 순한 척 고개까지 살짝 내리고 꼬리마저 크게 살랑거리며 경찰에게 다가섰다.


경찰의 몸이 살짝 굳자 순덕은 경찰의 바지 근처로 가서 킁킁 냄새를 맡고는 순진한 표정으로 경찰 손을 살짝 핥으며 호의를 표했다.


순덕의 지금 몸뚱이는 태어난 지 아직 1년도 안 되어 성견이라고 보기에 조금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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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화. 승하의 신고(1) +6 21.05.25 243 8 7쪽
30 30화. 너 이년 딱 걸렸어(2) +2 21.05.25 221 7 7쪽
29 29화. 너 이년 딱 걸렸어(1) +6 21.05.24 228 9 7쪽
28 28화. 네 꺼에 침바른 적 없어 +2 21.05.24 229 7 7쪽
27 27화. 개구멍을 뚫자 +4 21.05.23 237 9 7쪽
26 26화. 할머니가 이상해 +2 21.05.23 255 8 7쪽
25 25화. 흰둥이 몸속으로(2) +7 21.05.22 250 9 7쪽
24 24화. 흰둥이 몸속으로(1) +5 21.05.22 244 9 7쪽
23 23화. 다시 이승으로 +7 21.05.21 270 9 7쪽
22 22화. 염라대왕과 마주하다 (2) +2 21.05.21 251 7 7쪽
21 21화. 염라대왕과 마주하다 (1) +10 21.05.20 254 11 7쪽
20 20화. 저승으로 (3) +1 21.05.20 259 10 7쪽
19 19화. 저승으로 (2) +8 21.05.19 249 10 7쪽
18 18화. 저승으로 (1) +2 21.05.19 254 9 7쪽
17 17화. 순덕의 사고(2) +3 21.05.18 252 10 7쪽
16 16화. 순덕의 사고(1) +1 21.05.18 246 9 7쪽
15 15화. 악연의 시작 (3) +2 21.05.17 258 7 7쪽
14 14화. 악연의 시작 (2) +3 21.05.17 273 7 7쪽
13 13화. 악연의 시작 (1) +4 21.05.16 284 9 7쪽
12 12화. 볼 때마다 눈빛이 별루야. +2 21.05.16 285 7 7쪽
11 11화. 자칫하면 큰 일 나겠어. +1 21.05.15 303 9 7쪽
10 10화. 이건 뭐 개가 상전이여! (2) +2 21.05.15 318 11 7쪽
9 9화. 이건 뭐 개가 상전이여! (1) +2 21.05.14 320 13 7쪽
8 8화. 찍는 게 남는거 (2) +4 21.05.14 332 13 7쪽
7 7화. 찍는 게 남는거 (1) +3 21.05.13 342 13 7쪽
6 6화. 인희가 말을 안 한 이유 +2 21.05.13 349 14 7쪽
5 5화. 굴러온 복덩이 +1 21.05.12 374 14 7쪽
4 4화. 일자리를 찾아야 해. +2 21.05.12 410 13 7쪽
3 3화. 우리 애들헌테 또 한 번만 거지 어쩌구 해봐 +2 21.05.12 409 12 7쪽
2 2화. 방순덕이 인천으로 온 이유 +2 21.05.12 472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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