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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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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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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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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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26화. 할머니가 이상해

DUMMY

간호사가 인한과 인희를 보고 말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셔요. 의사선생님이 곧 오실 거예요.”


그때 중환자실 문이 열리며 의사가 들어섰고, 인한과 인희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말했다.


“할머니가 의식은 돌아오셨는데··· 행동이 좀 이상하셔요. 뭐라고 해야 하나···. 아직 말도 못하시고,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도 있으신 거 같아요. 다시 말해서 정신이 말짱하시진 않다고 해야겠네요.”


“··· 저,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만나보시고 다시 설명 드릴게요.”


인한과 인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사 뒤를 따랐다.


할머니 앞에 간 의사가 할머니 팔을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


“할머니, 제 말 알아들으시겠어요? 할머니 주치의입니다.”


“······.”


“할머니, 손자, 손녀 분 오셨어요. 알아보시겠어요?”


“······.”


“할머니, 이름 기억나세요? 할머니, 여기가 어디예요?”


“······.”


순덕은 의사가 하는 어떤 말에도 쳐다만 볼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어디 개가 짖나 하는 표정이었다가 인한과 인희를 보고는 분명 반가운 표정으로 입을 벌렸는데, 말은 하지 못했다.


웃는 표정인 것인지 무엇인가 말을 하려는 표정인지 해석이 안 되었다.


인한이 다가가 할머니 오른손을 잡자 ‘헥헥헥’하며 왼손으로 인한의 팔을 쓸었다.


순간 인한은 웬지 흰둥이를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인희가 조심스럽게 인한에게 말했다.


“오빠, 우리 할머니, 좀 이상해. 꼭··· 어··· 개··· 같지 않아?”


“흰둥이?”


“응,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느낌이··· 왜 이러지?”


“그러게···.”


의사가 얼떨결에 한마디 거들었다.


“딱 그렇습니다. 예···.”


“예?”

“오늘 새벽에 의식을 차리셨는데··· 계속 낑낑 대셨다고 하더라구요. 여기 간호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저도 내려와 확인했는데, 그때도 낑낑···. 꼬리만 있으면 딱···. 아, 죄송합니다. 어후,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대략 난감합니다. 예.”


한차례 인한과 인희의 눈치를 살핀 의사가 말을 덧붙였다.


“그래도 신체적으로는 회복 속도가 빠르십니다. 이대로라면 내일쯤 일반병실로 옮기실 수도 있겠습니다.”


설명을 마친 의사가 인사를 하고 중환자실을 나갔다.


인희가 간호사에게 다가갔다.


“간호사님, 만약에 내일 할머니가 일반병실로 가시게 되면 보호자가 있어야 하죠?”


“아무래도 한분이 계셔서 도와주셔야 좋죠.”


“저기···, 할머니한테 가족은 저하고 오빠뿐이라서요. 저는 아직 방학을 안 했어요. 오빠는 식당일을 봐야 하구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아, 간병인 말씀하시는 건가요?”


“간병인을 쓸 수 있을까요?”


“잠깐만요.”


인한은 인희를 보면서 역시 집안에 여자가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은 간병인 생각을 미처 못 했던 탓이다.


간호사가 어딘가를 뒤지더니 전화번호를 하나 알려줬다.


“여기로 알아보세요.”


인희가 적어준 번호를 들고 인한에게 다가왔다.

“오빠, 우리 간병인 써야겠지? 적어도 내가 방학할 때까지 만이라도 쓰는 게 맞을 거 같아.”


인한에게 상의도 안 하고 물어본 것이 걸리는 듯 인희가 인한의 눈치를 살폈다.


“눈치볼 거 없어. 내가 먼저 생각했어야 하는데, 네가 신경써주니까 나도 좋아.”


둘은 간병인을 쓰는 것으로 정하고 전화를 걸었다.


***


인한과 인희가 집으로 가면서 양 주방장에게 전화를 했다.


- 어, 인한아.


“주방장님, 할머니 깨어나셨어요.”


- 오, 그래? 언제?


“아까 아침 7시경 집에서 전화 받고 갔는데요. 저와 인희를 알아보시는 거 같긴 해요.”


- 야, 정말 다행이다. 나도 오후에 보러가야겠다.


“아니, 그러지 마세요. 아직 온전한 정신은 아니셔요. 중환자실이라 면회시간도 정해져 있구요. 내일 쯤 일반 병실로 옮길지도 모르니까 그때 다시 연락드릴게요.”


- 그래, 그럼.


“식당은 어때요? 혼자 힘드시죠?”


- 다들 잘 도와줘서 괜찮아. 여기는 걱정 말고 할머니부터 챙겨. 모두 할머니 걱정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또 전화 드릴게요.”


- 그래, 들어가.


인한과 인희는 어제보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병원에서 나왔다.


어제는 정말 세상이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는 느낌이었지만, 오늘은 하늘도 눈에 들어왔다.


겨울임에도 햇살의 따뜻함에 감사할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동시에 추위도 느껴졌다.


인희가 인한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오빠, 그래도 나 죽다 살아난 기분이야. 할머니 말야···. 곧 예전으로 돌아오시겠지?”


입 밖으로 함부로 내뱉기도 두려웠다.


‘할머니가 제 정신으로 돌아오지 않으시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음을 인한 역시 모르지 않았다.


“우리 할머니가 보통 분이냐? 분명 곧 괜찮아 지실거야. 인희, 너 학교 가.”


“오빠, 오늘은 휴일이야.”


인한이 두 손으로 얼굴을 쓸며 한숨 쉬듯 말했다.


“아참, 그렇지?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내일 면회시간에 맞춰 병원에 다시 오자.”


“응.”


남매는 아침, 저녁으로 면회시간에라도 순덕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일단 만족하기로 했다.



다음날 인희는 가방을 챙기고, 흰둥이에게 집 잘 지키라는 당부를 마친 후 학교로 향했다.


인한은 이제 졸업식 전까지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었기에 양 주방장과 통화부터 했다.


통화를 끝낸 인한이 병원에 들려 순덕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병실을 옮겼다.


약속된 간병인에게 전화도 했다.


“안녕하세요?”


서글서글한 인상의 50대 후반의 여인이었다.


간단히 인사를 마친 간병인이 순덕이 병실 생활하는 동안 사용할 슬리퍼, 휴지, 기저귀 등 필요한 물품을 적어주었다.


“병원 지하에 가시면 다 살 수 있어요. 그것만 사다주고 가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인한이 내려가 사오면서 간병인의 간식도 챙겼다.


그날부터 간병인이 순덕의 옆을 지켰다.


간병인까지 구한 인한은 늦은 오후가 되서야 순덕의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부터 순덕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을 단단히 한 인한이었다.


***


거실 한쪽에 엎드려 대문을 바라보던 순덕이 입을 쫙 벌리고 하품을 했다.


순덕은 인한과 인희를 지키러 다시 온 거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떨어져 있다가 인한이나 인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둘을 모두 쫓아다닐 수는 없었다.


‘아! 그 능력을 쓰면 되겄네. 염라가 괜히 염라가 아니었구먼.’


순덕은 어제 발휘되었던 두 가지 능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언제 그런 능력들이 작용했지?


인희나 인한이 제 머리를 쓰다듬을 때는 발휘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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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너 이년 딱 걸렸어(2) +2 21.05.25 223 7 7쪽
29 29화. 너 이년 딱 걸렸어(1) +6 21.05.24 228 9 7쪽
28 28화. 네 꺼에 침바른 적 없어 +2 21.05.24 229 7 7쪽
27 27화. 개구멍을 뚫자 +4 21.05.23 239 9 7쪽
» 26화. 할머니가 이상해 +2 21.05.23 256 8 7쪽
25 25화. 흰둥이 몸속으로(2) +7 21.05.22 250 9 7쪽
24 24화. 흰둥이 몸속으로(1) +5 21.05.22 244 9 7쪽
23 23화. 다시 이승으로 +7 21.05.21 271 9 7쪽
22 22화. 염라대왕과 마주하다 (2) +2 21.05.21 251 7 7쪽
21 21화. 염라대왕과 마주하다 (1) +10 21.05.20 254 11 7쪽
20 20화. 저승으로 (3) +1 21.05.20 261 10 7쪽
19 19화. 저승으로 (2) +8 21.05.19 249 10 7쪽
18 18화. 저승으로 (1) +2 21.05.19 255 9 7쪽
17 17화. 순덕의 사고(2) +3 21.05.18 252 10 7쪽
16 16화. 순덕의 사고(1) +1 21.05.18 246 9 7쪽
15 15화. 악연의 시작 (3) +2 21.05.17 260 7 7쪽
14 14화. 악연의 시작 (2) +3 21.05.17 275 7 7쪽
13 13화. 악연의 시작 (1) +4 21.05.16 285 9 7쪽
12 12화. 볼 때마다 눈빛이 별루야. +2 21.05.16 285 7 7쪽
11 11화. 자칫하면 큰 일 나겠어. +1 21.05.15 303 9 7쪽
10 10화. 이건 뭐 개가 상전이여! (2) +2 21.05.15 319 11 7쪽
9 9화. 이건 뭐 개가 상전이여! (1) +2 21.05.14 320 13 7쪽
8 8화. 찍는 게 남는거 (2) +4 21.05.14 332 13 7쪽
7 7화. 찍는 게 남는거 (1) +3 21.05.13 342 13 7쪽
6 6화. 인희가 말을 안 한 이유 +2 21.05.13 349 14 7쪽
5 5화. 굴러온 복덩이 +1 21.05.12 376 14 7쪽
4 4화. 일자리를 찾아야 해. +2 21.05.12 410 13 7쪽
3 3화. 우리 애들헌테 또 한 번만 거지 어쩌구 해봐 +2 21.05.12 409 12 7쪽
2 2화. 방순덕이 인천으로 온 이유 +2 21.05.12 474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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