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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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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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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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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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4화 1637년 2월~4월 패전국 조선 (4) - 조창원

[신조선건국기]




DUMMY

미래관에서 미래군들은 진석과 조창원이 만났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얘기는 잘 되었습니까?”


우진은 조창원을 만나고 온 진석에게 물었다.


“응, 근데 인천 부사가 우리의 편이 되어 줄까?”


“당분간은 그럴 겁니다.”


“당분간이라니?”


우진의 말에 수혁이 되물었다.


“지금으로써는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서 뭘 못하겠냐는 마음일 겁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미래를 알고 있다는 점은 저희만이 가지고 있는 큰 강점이니, 의심이 가긴 해도 저희와 손을 잡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다만..”


우진의 말에 모두가 긴장한 채, 우진을 바라 보았다.


“우리와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진다면, 손을 놓아 버리겠지요.”


“그럼 큰일 아닙네까?”


상철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우진을 보며 물었다.


수혁은 상철을 보며 말하였다.


“영원한 동맹 같은 것은 없어. 이용가치가 없으면 버림 당하는 것이 세상이디.”


수혁의 말에 모두는 침묵으로 답했다.




임금은 자신의 침소에서 여령을 한 손으로 안은 채, 그녀와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잠시나마 자신의 처지를 잃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항상 이렇게 둘이만 있을 수 있으면 좋겠구나. 대신들을 상대하랴, 성난 민심을 위로하랴, 오랑캐 놈들을 상대하랴 요즘 이래저래 너무나 피곤했는데..”


임금은 그러면서 눈물을 지어 보였다.


이에 여령은 자신의 소매로 임금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하였다.


“힘들때 소녀에게 기대시옵소서. 성심껏 전하를 뫼실 것입니다.”


“고맙구나.”


그때 밖에서 대전 지밀 나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하, 신 상궁이옵니다.”


“들게.”


신 상궁은 안으로 들어와 여령과 임금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흠칫하였다.

이에 임금은 여령을 안은 손을 풀고는 여령에게 이만 나가보라 일렀다.

여령은 임금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침소를 나왔다.

여령은 침전에서 나와 침전의 문에 대고는 임금과 신 상궁의 대화소리를 엿들었다.


“그래, 알아 봤는가?”


“예, 전하, 미래군의 동태를 살피었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진석이 인천부사 조창원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창원? 그 자는 미래군하고는 일면식도 없던 자가 아닌가?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들었는가?”


“제대로 듣지는 못했사오나, 분명 ‘중전’이 어쩌고 하는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중전?”


중전이라는 말에 밖에 있던 여령도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 임금은 자신의 치맛속에 폭 안긴 아기와도 같은 처지인데, 새 중전이 궁에 들어선다면, 낭패를 볼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신의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었다. 여령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미래군, 그 놈들이 내 일에 훼방을 놓게 할 수는 없지.. 하지만 어쩌지? 어떻게 해야 그 놈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이야..’


여령은 좀 더 문 안에서 새어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새 중전을 뽑는 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인가?”


“소신은 잘 모르옵니다. 허나 분명 ‘중전’이라는 말을 들었사옵니다.”


“알았네. 자네는 미래군과 조창원의 동태를 좀 더 감시토록 하게.”


“예, 전하.”


신 상궁은 답하고는 침소 밖으로 나갔다.

나가다가 여령과 눈이 마주치고는 여령에게 고갯짓으로 인사하고는 자리를 떴다.

여령은 문이 닫히는 찰나 문 틈 안에서의 임금의 얼굴을 또렷히 보았다.

임금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도 차갑고 그늘이 져 있었다.

불안함이 섞여 있는 분노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 시각, 우진은 명길의 집에 있었다.


“내 못 들은 걸로 함세.”


명길은 우진에게 단호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대감!”


“애절하게 부탁해도 어쩔 수 없네. 자네가 한 말은 역모야! 지금 나보고 역적이 되라는 건가?!”


“하오나.. 세자 저하를 살릴 수 있는 방도는 그 뿐입니다!”


“만약 자네 말대로 전하께서 세자 저하께 그런 짓을 한다고 한들, 그게 말이나 되는가? 아무리 전하라 하신들 국본을 그리 쉽게.. 자네의 말이 너무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은 안하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날 찾아오지 말게! 전하께서 자네들을 주시하고 계신 듯 하니 말일세.”


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고 명길의 집에서 나왔다.

명길은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옮기었다.


방에 혼자 남은 명길은 앞에 놓인 찻잔에 있던 차를 입 안에 털어놓고는 사색에 잠겼다.

그에게 있어서도 과연 조선을 위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에 대해 갈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계해년 능양을 용상에 앉을 때에 생각하던 조선과 작금의 조선은 너무나도 다름에 회의감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주가 지나고, 진석은 다시 한 번 조창원의 집을 찾았다.


“그래서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진석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창원은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한번 들이키고는 찻잔을 탁상 위에 올려놓았다.

자연스레 진석의 시선도 그가 들었던 찻잔을 따라 움직였다.


“자네의 말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으나, 미래를 항상 점쳐오던 자네들이니 만큼, 자네들을 믿어 보겠네. 자네들이 그 아이에게 힘을 실어 주게.”


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석이 이야기를 끝내고 창원의 집에서 나왔다.

창원의 집 기둥에 숨어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해 왔다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그리고 그날 밤, 임금의 침전에 신 상궁이 들었다.



“이번에도 미래군 진석이 조창원을 만났습니다. 대비를 하심이 좋으실 듯 합니다.”


신 상궁의 말에 임금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수염을 쓸어 내렸다.

신상궁이 침전에서 나오자, 여령은 그 광경을 보고는 신상궁을 불러 세웠다.


“신 상궁님.”


“무슨 일입니까?”


“우연찮게 전하와 상궁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무슨 말씀 말입니까?”


신 상궁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여령을 보며 물었다.


“인천 부사와 미래군에 관한 이야기 말입니다. 제게도 좀 귀띔을 해주시면..”


신 상궁은 한숨을 쉬고는 여령을 보며 말하였다.


“허튼 수작 부리지 말거라. 궁에 이왕 들어온 거 조용히 살거라. 궁에서는 너가 본 것도 안 본 체 하고 들은 것도 못 들은 척해야 그나마 제 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게다. 명심하거라.”


그러고는 신 상궁은 고개를 휙 돌리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여령은 신 상궁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 놈이고 저 놈이고 날 이렇게 무시해? 두고봐! 너희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내가 올라선다면, 반드시 네 놈들부터 숨통을 끊어줄테니까!”


1637년 4월


소현세자 일행은 청의 수도인 심양에 도착하였다.

심양으로 들려고 하자, 청 사절단이 말에 탄 소현세자와 빈궁의 가마를 막아섰다.

이에 대군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오?”


“송구하오나, 이곳에서부터는 청국의 법에 따라 말과 가마를 이용하실 수 없나이다.”


“청국의 법?”


“예, 이곳은 칸 폐하께서 계신 곳이오니, 이곳에서부터는 걸어서 이동하시옵소서.”


“이럴 수는 없소. 아무리 패전국의 볼모로 온 신분이나, 세자 저하와 빈궁 마마를 이렇게 대할 수는 없소!”


“법이 그러합니다!”


대군의 말에 청국 사신은 언성을 높이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하였다.


그때, 가마 안에서 빈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마를 내려라.”


이에 가마꾼들은 가마를 내렸다.


빈궁은 가마에서 나왔다.

대군은 빈궁을 놀란 표정으로 보며 말하였다.


“빈궁 마마..”


빈궁은 대군 앞까지 다가와 대군을 보며 말하였다.


“걸어가겠습니다.”


빈궁의 말에 대군과 세자는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군은 빈궁을 보며 말하였다.


“빈궁 마마!”


“법이 그렇다질 않습니까?”


그러고는 빈궁은 청국 사신에게 말하였다.


“안내하거라.”


대군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에 탄 세자를 바라보았고, 세자는 굳은 표정으로 고갯짓으로 답했다. 세자 또한 말에서 내렸고 대군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심양 안으로 들었다.


세자와 대군은 심양의 궁에 들자마자, 칸을 알현하였다. 칸은 세자와 대군을 보며 말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했소.”


“아닙니다.”


칸의 말에 세자가 답했다.


“비록 우리가 적으로써 싸웠었지만, 내게 있어 조선은 필한 존재요. 짐의 뜻을 알아주길 바라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럼 피곤할 터인데 들어가 쉬도록 하시오. 내 그대들을 위한 처소를 마련하였소. 앞으로 그곳에서 지내게 될 것이오.”


하지만 세자와 대군은 칸이 마련하였다는 처소를 보고는 한숨 밖에 안 나왔다.

세자, 대군 부부, 세자의 학업을 담당하는 시강원 인사들, 궁녀와 내관들을 포함하여 200이 되는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처소는 너무나도 작고 허름했다.

대군은 불 같이 성을 내며 세자에게 말하였다.


“여기서 모두가 어떻게 지냅니까? 제가 칸을 알현하여 모두가 지낼 수 있을 공간을 마련해달라 청을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세자는 씩씩거리는 대군을 보며 말하였다.


“관두어라. 너가 칸을 알현하러 간다 해도, 칸이 너를 만나주겠느냐?”


세자의 말에 대군은 아무 말하지 못하였다.


“가끔은 몸을 숙여야 할 때도 필요한 것이다. 아바마마께서 전란으로 요동친 민심을 바로 잡으시고 태평성대를 여실 것이다. 그때 조선이 강성하게 된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세자의 말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이후, 세자의 처소는 ‘심양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5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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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신조선건국기 [3부] 10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0) - 잠행 23.03.07 162 0 14쪽
77 신조선건국기 [3부] 9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9) - 삼학사三學士 23.03.02 180 0 11쪽
76 신조선건국기 [3부] 8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8) -예측 불허한 미래 vs 예측 가능한 미래 23.02.18 215 1 11쪽
75 신조선건국기 [3부] 7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7) - 무릎 꿇은 세자 23.02.12 188 0 11쪽
74 신조선건국기 [3부] 6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6) -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 23.02.09 182 1 12쪽
73 신조선건국기 [3부] 5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5) - '중전' 23.02.02 203 0 12쪽
» 신조선건국기 [3부] 4화 1637년 2월~4월 패전국 조선 (4) - 조창원 23.01.30 200 1 10쪽
71 신조선건국기 [3부] 3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3) - 뒷배 (2) 23.01.29 202 0 12쪽
70 신조선건국기 [3부] 2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2) - 뒷배 23.01.26 218 1 15쪽
69 신조선건국기 [3부] 1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1) - 여령의 입궁 23.01.24 272 2 11쪽
68 3부 프롤로그 23.01.24 232 2 3쪽
67 [2부 부록] 실제 역사 vs 픽션 23.01.19 238 2 5쪽
66 신조선건국기 [2부] 42화 – 2부 完 (1-2) - 전쟁의 끝 23.01.16 268 2 13쪽
65 신조선건국기 [2부] 41화 – 2부 完 (1-1) – 남한산성 최후의 전투 23.01.04 2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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