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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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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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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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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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6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6) -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

[신조선건국기]




DUMMY

예조판서 김상헌, 그는 병자년 전란이 끝난 이후, 임금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기 전, 한 야산에 올라 있었다.

그는 전란이 끝나고 조선이 청국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꼴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성이 훤히 보이는 나지막한 야산에서, 도제조와 군기시 관원들, 그리고 조총병들 대여섯명이 함께 하고 있었다.

도제조 김성현은 상헌을 보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예판 대감, 여기는 어인 일이십니까?”


“내 잠깐 들렀네. 이제 자네를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일 듯 하구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결국 이 전란에 패배하고 전하께서 삼궤구고두례의 치욕을 맛 본 건, 나같은 척화파 때문이 아니겠나? 내 책임을 알고 이제는 관직에서 물러나 좀 쉬고 싶을 따름이네.”


“대감.. 그렇게 말씀하시어도 이곳을 찾으신 건 역시 아직 조선이 청국을 상대로 승산할 수 있을 거라는 미련을 못 버리신 탓 아니신지요?”


김성현은 김상헌의 속내를 훤히 알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오랑캐와 싸워 종묘사직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김상헌이 무기 제조와 관리를 담당하는 자신을 찾아온 것은 분명 그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성현의 말에 상헌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상헌은 성현을 보며 말했다.


“그래, 전란이 끝나기 직전, 미래군 상철이 신무기를 제작했다고 들었네. 지금 이 자리는 그 무기를 시험해보려는 자리인가?”


“예..”


“그럼 그 무기 시험을 나도 봐도 되겠는가?”


“안될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지금 보시지요.”


성현은 고갯짓을 했다.

이에 기를 든 기수가 깃발을 올리며 소리쳤다.


“사수, 사격 준비!”


이에 두 사람이 커다란 방아쇠를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다시 밀었다.

그러자 쾅 소리와 함께 포구로부터 수많은 탄환이 날아갔다.


화차와 같은 형태의 한 수레를 끌고 나왔다.


상헌은 그 광경을 보며 놀란 표정으로 김성현을 보며 물었다.


“이것이 무엇인가?"


“지난 날, 전하께서 명하신 살상무기입니다. 우리의 화차와 비슷하나, 장전의 방식이 조금 다르옵니다. 심지가 타서 발사가 되는 것이 아닌, 이전에 만들었던 신조총과 비슷한 방식으로 발사되는 원리이옵니다."


“사거리는 어느 정도나 되는가?”


“100보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헌데 왜 아직도 각지의 군사들에게 보급되지 않은 것인가?"


“지난 전란 때, 신무기 몇몇에 문제가 많아 수많은 전투의 패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무기에 조금의 허점도 없을 때에 각지의 군영에 보급하라는 전하의 어명이 있었습니다."


상헌은 성현의 말에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상헌은 처음 미래군을 보았을 때, 그들이 미심쩍었고 마음에 들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무기 제조 기술만큼은 크게 샀다. 또한 지금 상철이 제조했다는 신무기는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이러한 기술력을 충분히 사용한다면, 가까운 훗날에 청국을 상대로 짓밟힌 조선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상헌의 가슴 속 응어리가 녹아내리고 그의 가슴 속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임금의 물음에 우진은 당황한 표정을 애써 숨기며 답했다.


“조창원과 만난 것은 사실입니다.”


우진의 말에 진석, 수혁, 상철은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임금은 우진의 답에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어찌 하여 새 중전을 너희끼리 의논하는 것이냐?”


“저희끼리 새 중전이 누가 될 지에 대해 논의한 것은 분명 잘못이오나, 분명 대신들은 공석의 중전 자리를 두고 말이 나올 것입니다.”


우진의 말에 임금은 탁상을 탕하고 내리치며 화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난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


“전하께서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고 하시어도, 대신들과 유생들의 목소리를 이겨낼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들은 분명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자신들에 맞는 가문의 여식을 새 중전으로 올리고자 할 것입니다.”


우진의 말에 임금은 지난 날, 용차를 접대하러 가기로 마음 먹은 날, 자신의 앞을 막아섰던 유생들이 떠올랐다. 임금은 이마를 어루만지었다.

삼전도에서의 굴욕을 당한 이후로, 생긴 그 만의 버릇이었다.


임금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우진을 보며 물었다.


“그럼 어찌하여 조창원을 찾은 것이냐? 그의 여식이 중전의 자리에 오르기라도 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의 셋째 여식이 새 중전의 자리에 오를 것입니다.”

“그것 또한 자네들이 알고 있는 미래에서 벌어질 일인가?”


“그렇습니다.”


임금의 물음에 우진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임금의 다음 말은 우진 또한 당황케 했다.


“그럼 내가 조창원의 여식을 새 중전으로 들이지 않겠다 하면 어찌 할 것이냐?”


이에 옆에서 지켜보던 수혁이 거들었다.


“전하, 새 중전을 누구로 들이든 말든은 전하께서 선택하실 문제이옵네다.”


수혁의 답에 임금이 수혁으로 시선을 옮겼다.


“허나, 그 여인이 중전의 자리에 오르지 않는다 하면 저희는 미래를 예측해드릴 수 없습네다.”


“그것이 무슨 말인가?”


수혁의 말에 임금은 굳은 표정으로 수혁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 여인이 중전의 자리에 올라야 저희가 아는 력사대로 흘러가는 것이온데, 그 여인이 중전의 자리에 오르지 않는다면, 력사가 바뀌는 것이 아니겠습네까? 바뀐 력사를 저희가 어찌 예측할 수 있겠나이까? 분명 예측치 못한 일들도 벌어질 것입네다.”

“지금 나를 겁박하는 것인가?”


임금은 분노하며 물었다.


"지금 나를 겁박하려 드는 것인가?!"


이에 우진이 답했다.


“저희가 어찌 전하를 겁박하겠나이까? 저희는 전하의 선택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것 뿐이옵니다.”


우진과 수혁의 말에 임금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듯 했다.

이마를 부여잡고 임금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미래군들을 보며 말했다.


“이만 나가보아라. 이 일은 대신들과 논의하여 내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다.”


우진을 포함한 미래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임금을 향해 한 번 절을 올리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임금은 미래군들이 나가고는 분노에 찬 얼굴로 자신의 앞에 놓인 탁상을 집어 던져 버렸다.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김류는 임금의 부름으로 궁으로 들었다.

임금은 김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대신들과 의논하여, 경의 아들 김경징은 참수하기로 하였소.”


임금의 말에 김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과 함께 지금의 임금을 용상에 앉히기 위해 같이 거사에 참여하였던 아들이고,

자랑스럽게 키워오던 아들이었다.

허나, 지금 그 아들은 전란에서 제대로 맡은 바 소임을 하지 않았다는 죄로 유배를 가 있었고, 결국 참수형이 떨어진 것이었다.


“전하, 아무리 그래도 참수는..”


“맞습니다, 전하, 거사를 일으킨 일등공신에 오른 인물이온데, 그래도 죄를 감안하여 사사하시는 것이..”


대신들 몇몇이 김류의 표정을 살피고는 임금에게 청했으나, 임금은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이에 김류가 임금의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소신이 아들 놈을 잘못 키운 탓입니다. 전하의 뜻이 그러하다면, 그렇게 하시지요.”


“대감..”


김류의 말에 임금은 굳은 표정으로 말하였다.


“아들 놈을 살려달라고 빌 줄 알았더니, 역시 승평부원군 대감이오. 내 그대를 생각하여서 참수는 하지 않고 사사하는 것으로 하겠소.”


김류는 임금의 말에 절을 올리고는 외쳤다.

절을 하며 엎드린 김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얼마나 세게 물었던지 아랫입술이 터질듯만 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그렇게 궁에서 나온 김류는 결국 심기원의 집을 찾았다.


“거사는 언제쯤 할 생각인가?”


김류의 물음에 심기원은 화색을 띠며 말했다.


“가담하시기로 마음 먹으신 겁니까?”


“아직은 확신은 할 수 없네. 상황이 내게 불리해진다면, 난 언제든 발을 뺄 것이야.”


“갑자기 마음이 바뀌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자네의 말대로 주상이 내 아들 경징을 사사하라고 명했네. 내 아들을 죽인 임금을 어찌 두 눈 뜨고 바라볼 수 있겠는가?”


“잘 생각하시었습니다. 대감. 제가 도울 것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집에 갖혀 지내는 꼴이오나, 분명 때가 올 것입니다. 제가 다시 궁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미래군들을 포섭하고, 제 사병과 대감의 사병들을 풀어 궁을 포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겝니다.”


“미래군? 그들도 동참하는 것인가?”


“그들 또한 세자와 가까운 자들이고, 그 누구보다도 세자가 용상에 앉기를 바라는 자들이올텐데, 따르지 않겠습니까?”


“내가 우진, 그 녀석을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네도 알고 있질 않나? 그런데 그 놈과 손을 잡으라는 겐가?”


“거사 이후, 우진을 어떻게 하든은 승평부원군 대감께 달려 있습니다. 지금은 거사만 생각하시는 겁니다.”


심기원의 말에 김류는 자신의 길게 늘어놓은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흠’하고 헛기침을 한번 내 보였다.







여령은 오랜만에 궁에서 나와 자신의 집에 들었다.

여 시종이 여령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절하였다.


“마마, 여긴 왠일로..”


“마마라니,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구나. 아직 내 승은 상궁일 뿐이다.”


여 시종은 헐레벌떡 뛰어가, 안방에 대고 소리쳤다.


“마님, 아씨가 찾아왔습니다!”


벌거벗은 몸으로 숨을 헐떡이며, 형익과 몸을 섞고 있던 한옥이 그 소리를 듣고는 자신의 위에 올라타 있던 형익을 밀쳐냈다.


“아! 뭐하시오! 빨리 옷이나 입으쇼!”


형익은 옷을 여미며 투털 거렸다.


“꼭 이럴 때만 찾아온다니까!”


잠시후, 한옥은 문을 열고는 뛰어 나왔다.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마마님 아니십니까?”


“또 형익 아재랑 같이 있었던 겁니까?”


“뭐, 하루 이틀이냐?”


형익 또한 방에서 나와 자신의 콧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나왔다.


“흠흠, 오랜만이다~"


여령은 형익을 보며 물었다.


“김자점 대감은 만나보셨습니까?”


“아, 그럼 만나봤지."


“어찌 지내고 계시답니까?”


‘김자점’이라는 말에 한옥은 표정이 굳어지며 말하였다.


“너가 그 자는 왜 찾느냐? 그 자식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질 않았느냐?! 아직도 그 자와 내통하는 것이냐?!"


여령은 한옥을 쏘아 보며 말하였다.


“어머님이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여령의 태도에 한옥은 입을 다물고는 딴청을 피우며 말했다.


“그럼 안에 들어 두 분이서 이야기 하시지요. 나는 차나 내어 와야겠구만.”



한옥이 자리를 비키자, 여령과 형익은 안으로 들었다.

여령은 상석에 앉은 채,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형익에게 물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대감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형익은 자점과 만났던 날, 자점이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다.


“세자와 대군을 죽여야 내 아이가 다음 보위에 오를 수 있다 하였다구요?”


찻잔을 들고 오던 한옥이 그 말을 듣고는 놀라, 찻잔을 엎었다.

이에 뜨거운 차가 형익의 무르팍에 쏟아졌다.


“아! 뜨뜨! 뭐하는 거야?!”


“괜찮소?”


“지금 괜찮게 생겼소?”


여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혼잣말로 되뇌었다.


“세자와 대군을 죽여야···”


한옥은 놀란 표정으로 여령을 보며 말하였다.


“말도 안된다! 국본과 대군을 해한다니!"


여령은 한옥을 보며 말하였다.


“걱정마십시오. 제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을 것이니. 어머니는 그저 지켜만 보고 있으십시오.”


여령은 그렇게 말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형익과 한옥은 여령의 표정에서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두 사람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하지만 여령은 그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할 때에도 그저 음흉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6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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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신조선건국기 [3부] 8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8) -예측 불허한 미래 vs 예측 가능한 미래 23.02.18 215 1 11쪽
75 신조선건국기 [3부] 7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7) - 무릎 꿇은 세자 23.02.12 188 0 11쪽
» 신조선건국기 [3부] 6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6) -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 23.02.09 182 1 12쪽
73 신조선건국기 [3부] 5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5) - '중전' 23.02.02 203 0 12쪽
72 신조선건국기 [3부] 4화 1637년 2월~4월 패전국 조선 (4) - 조창원 23.01.30 199 1 10쪽
71 신조선건국기 [3부] 3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3) - 뒷배 (2) 23.01.29 202 0 12쪽
70 신조선건국기 [3부] 2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2) - 뒷배 23.01.26 218 1 15쪽
69 신조선건국기 [3부] 1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1) - 여령의 입궁 23.01.24 272 2 11쪽
68 3부 프롤로그 23.01.24 232 2 3쪽
67 [2부 부록] 실제 역사 vs 픽션 23.01.19 238 2 5쪽
66 신조선건국기 [2부] 42화 – 2부 完 (1-2) - 전쟁의 끝 23.01.16 268 2 13쪽
65 신조선건국기 [2부] 41화 – 2부 完 (1-1) – 남한산성 최후의 전투 23.01.04 2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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