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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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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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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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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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9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9) - 삼학사三學士

[신조선건국기]




DUMMY

옥사에서는 끊임없이 비명소리가 들려 왔다.

그 옥사는 지난 날, 부총관으로 갔던 이확이 고문을 받던 곳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상투를 튼 나이 든 세 사람이 고문을 받고 있었다.


변발을 한 채, 갑옷을 입은 청나라 병사는 지진 인두를 가지고 인정사정 없이 그들의 몸을 지지고 있었다.


“끄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악”


뒤에서 감독하고 있던 청나라 장수가 말했다.


“멈추거라.”


이에 병사는 그들을 지지던 인두를 그들의 몸에서 떼고는 옆으로 비켜 고개를 숙이고 예를 표했다.


장수는 그들 중 홍익한의 앞에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뭐하러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시오? 그저, 칸 폐하를 인정하고 청국을 인정한다는 말만 하면 편할 것을.”


그 말을 듣던 홍익한이 그의 얼굴에 가래침을 뱉었다.

이에 끈적한 가래침이 그의 얼굴을 타고 주르륵 흘러 내렸다.


이에 청나라 장수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더니,

청나라 장수는 옆에 선 병사의 손에서 직접 인두를 뺏어, 그의 몸을 지지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으으아아아아악”


홍익한의 비명 소리가 옥사에 가득했다.


청나라 장수는 그 모습을 보며, 매서운 얼굴로 말했다.

“우매한 조선 놈들! 그래! 오늘 네 놈이 죽는 지, 내가 죽는 지 할 때까지 해보자꾸나!”



심양관에서 세자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대군이 입을 열었다.


“형님, 형님의 심정은 이해하나, 이렇게 가만히 있다간, 저들을 잃을까 염려 됩니다. 우리가 나서야만 합니다.”


하지만 세자는 말이 없었다.

이에 대군이 소리쳤다.


“형님!”


이에 세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내 칸에게 가 *고신拷訊 만이라도 철회해달라고 다시 한 번 청해보마.”

*고신拷訊: 고려, 조선 시대에 행하여 지던 법률 상의 고문






세자는 대전 앞에 서서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외쳤다.


“이 조선의 왕세자 이왕이 칸 폐하께 청하옵니다! 부디 고신 만이라도 철회해주십시오! 몸이 노쇠한 자들이라, 심한 고신으로 몸이 상해, 큰 일을 치르게 될까 염려 되옵니다! 조선의 왕세자로써 내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어찌 눈 뜨고 보고만 있으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때, 대전 문이 벌컥 열리더니,

칸이 표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나왔다.

칸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세자를 보며 말했다.


“저들이 나를 인정한다는 말만 하면 될 일이었소. 이 일을 자초한 것은 저들이오. 내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말하였을 터!"


칸의 눈빛이 매우 매서웠다.

하지만 세자는 자신의 신하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임금도 없다.

오로지, 자신이 자신의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세자는 말을 이었다.


“그럼 저들을 한 번 만이라도 만나게 해주시옵소서! 제가 저들을 만나 직접 설득해 보겠습니다! 설득의 기회라도 주십시오!”


칸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좋소! 세자가 직접 그들을 설득해 보시오! 허나, 세자도 저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나는 내 뜻대로 할 것이오!”


이에 세자의 얼굴에는 반색이 돌았다.

하지만, 칸의 다음 말로, 세자의 얼굴에는 실망감과 두려움이 가득해졌다.


칸은 말을 이었다.

“허나, 그대가 그들을 설득 시키지 못한다면, 그때는 내 뜻대로 그들을 처분할 것이오!”


그러고는 칸은 세자를 지나쳐, 계단을 내려가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후, 청군 병사의 인솔로 세자는 옥사에 다다랐다.

안에서는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들려 왔다.


세자는 눈을 질끈 감았다.


청군 병사는 옥사 문 앞에 서서 만주어로 소리쳤다.

“조선의 왕세자께서 오셨습니다!”


‘왕세자’라는 말에 끊임없이 이어지던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잠시후, 문이 열리고, 청군 장수가 나와, 세자를 보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왕세자 저하께서 여기까지는 어쩐 일이십니까?”


세자는 그를 보며 말했다.

“칸 폐하께서 허하셨소. 잠시 그들을 만나도 좋다고 했소. 잠시 자리를 비켜 주시겠소?”


세자는 애써 나오는 울분을 참으려고 노력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신하들을 고문했던 청나라 장수에게마저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도 없다는 현실, 그리고 자신의 신하들을 구해낼 수 없다는 서글픔이 그의 마음을 너무나도 슬프게 했다.


이에 장수는 자리를 비켜서 주었다.

이에 세자는 안으로 들었다.


세자가 안에 들자마자, 그의 두 눈에서는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의 앞에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고신의 현장이 보였다.


세 사람의 손톱 밑에는 끝을 날카롭게 만든 꼬챙이들이 각 손가락마다 박혀 있었고, 그곳에서는 피가 흐르다 못해 피가 굳어 딱지가 앉아 있었다. 그들이 입은 속곳과 속옷 저고리로 그들의 땀에 젖어 그들의 몸이 보였는데, 인두로 지지지 않은 곳이 없어, 피와 땀이 섞여 붉은 빛을 돌고 있었다. 또한 얼마나 맞았는 지, 그들의 얼굴에는 멍이 가득했고, 입술을 터져,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세자는 그 모습을 보고는 그들의 앞에 서서 그들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한동안 자신의 앞에 선 자가 세자인 지 가늠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린 오달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미 쉴 때로 쉬었고 기운이 없어 곧 죽을 사람과도 같았다.


“···세자 저하··· 아니십니까..? 저하께서··· 어찌··· 이곳에?”


그를 보는 세자의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세자는 그를 보며 말했다.

“미안하다. 내 못난 조선의 왕자여서.. 너희들을 구하지.. 못하였구나..”


설움에 세자의 목소리는 메어 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윤집도 입을 얼었다.

“···아니옵니다.. 전쟁을···. 막지 못한··· 우리 조정.. 대신들.. 탓이지요···”


세자는 그들을 보며 눈물 지으며 말했다.

“이제 그만하게··· 이만하면 됐네··· 내 자네들을 잃을까 겁이 나네···”


세자의 뺨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하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더더욱 세자를 서글프게 했다.


홍익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하···. 저하께서··· 저희를 생각하시는··· 마음을··· 어찌 소신들이··· 모르겠나이까..? 허나··· 저희는 뜻을··· 굽힐 수 없사옵니다···”


세자는 눈물 지으며 소리쳤다.

“어째서인가? 그대들은 두렵지 않은가?! 여기서 더 고신을 받았다가는 몸이 버티질 못할 걸세!”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 있던 오달제가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올 때부터··· 이미 죽음을··· 각오했나이다··· 저희 세 사람에게는··· 명국이 아닌 다른··· 태양은 없습니다···”


이에 세자는 그들의 굳은 뜻에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그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홍익한은 의자에 묶인 채,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 세자를 보며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하··· 부디 주상전하를 이어··· 성군이 되소서···”


이에 나머지 두 사람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써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성군이 되소서···”

그 모습에 세자는 소리를 내어 흐느꼈다.

그의 어깨가 크게 떨려 왔다.










여령은 자신의 처소에서 사가에서 데려온 자신의 시녀, 분이와 함께 있었다.

분이는 무릎을 꿇은 채, 여령의 앞에 앉아 있었고, 여령은 손톱을 깨물며,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분이는 그런 여령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며 물었다.

“마마, 궁에 들어오신 뒤로, 매번 너무 불안해 보이십니다.”


분이의 말에 여령의 시선이 분이에게 가 꽂혔다.

여령은 손톱을 깨물던 손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는 분이를 보며 말했다.


“너 혹시 내가 시키는 일을 잘 할 수 있겠느냐?”


이에 분이는 의아한 표정을 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그러십니까?”


여령은 분이를 보며 말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라.”


그러고는 여령은 분이에게 무언가 지시했다.

여령의 지시를 듣고는 분이가 여령에게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오나, 연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이에 여령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놈들의 하루 동태를 알아야, 계획을 실행하든 말든 할 것 아니더냐?”


그러고는 여령은 표정을 싹 바꾸며 분이를 보고 말했다.

“알아 들었으면, 지금 당장 가서 시작하거라!”


이에 분이는 뭔가 모를 오싹함을 느꼈다.

분이는 이에 빠르게 문 밖으로 나섰다.


여령은 분이가 나간 문을 보며, 미소 지으며 혼잣말로 말했다.

“미래군··· 너희들이 미래에서 왔다 한들, 너희들의 운명까지 점칠 수 있겠느냐?”








그 날 밤,

임금은 명길과 심기원을 불러 들였다.

상헌은 병자년 이후, 사직하고 사가에서 지내고 있고,

김류는 북문 전투의 책임으로 관직이 삭탈되고 사가에서 지내고 있었으며,

김자점 또한 어명을 무시했다는 죄로 유배를 가 있는 상황이었으니,

제일 생각나는 건 명길과 심기원 뿐이었다.


명길과 심기원이 안에 들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자,

임금은 그들을 보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어, 앉으세요, 앉으세요. 늦은 밤, 입궁하라 하여 많이 놀라셨습니까?”


이에 명길이 물었다.

“무슨 일이시옵니까?”


이에 임금은 밖에 있는 상궁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뭐하는가? 다과상을 안으로 들이거라!”


이에 문이 열리고 상궁이 명길과 기원, 그리고 임금의 앞에 다과상을 내려놓고는 종종 걸음으로 나갔다.


이에 임금은 다과를 하나 집어 들더니, 한 입 베어 물고는 말했다.

“다과가 참 맛있습니다. 드시지요.”


이에 명길과 기원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 표정을 살피고는 앞에 있는 다과를 하나 집어 베어 물었다. 명길이 다과를 한 입 베어 물자, 임금이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 어전회의에서 말할까도 하였으나, 그러면 또 시끄러워질 것 같아, 내 믿을만한 두 사람을 안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이에 기원이 말했다.

“말씀하시옵소서.”


임금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 *금혼령禁婚令을 내릴까 하오.”

*금혼령禁婚令: 왕가의 혼인을 위해 혼인 적령기의 남녀의 혼인을 금하는 제도


임금의 말에 명길과 기원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에 명길이 당황한 채, 소리쳤다.

“전하! 아직 왕후 마마의 상이 끝난 지 고작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헌데, 금혼령이라니요?!”


이에 임금이 말했다.

“중전의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지 않소?”


이에 기원이 굳은 표정으로 임금을 보며 물었다.

“혹여 중전으로 점 찍어 둔 여식이 있는 것입니까?”


이에 임금은 잠시 말이 없었다.

명길은 불안한 눈빛으로 임금을 바라보고 있었고,

기원은 굳은 표정으로 임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임금이 침묵을 깼다.

“그렇소, 인천 부사 조창원의 셋째 여식을 중전으로 삼을까 하오.”


이에 명길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10화에서 계속....




[신조선건국기]


작가의말

연재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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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신조선건국기 [3부] 10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0) - 잠행 23.03.07 162 0 14쪽
» 신조선건국기 [3부] 9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9) - 삼학사三學士 23.03.02 180 0 11쪽
76 신조선건국기 [3부] 8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8) -예측 불허한 미래 vs 예측 가능한 미래 23.02.18 215 1 11쪽
75 신조선건국기 [3부] 7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7) - 무릎 꿇은 세자 23.02.12 188 0 11쪽
74 신조선건국기 [3부] 6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6) - '새 중전을 들일 생각이 없다' 23.02.09 181 1 12쪽
73 신조선건국기 [3부] 5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5) - '중전' 23.02.02 203 0 12쪽
72 신조선건국기 [3부] 4화 1637년 2월~4월 패전국 조선 (4) - 조창원 23.01.30 199 1 10쪽
71 신조선건국기 [3부] 3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3) - 뒷배 (2) 23.01.29 202 0 12쪽
70 신조선건국기 [3부] 2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2) - 뒷배 23.01.26 218 1 15쪽
69 신조선건국기 [3부] 1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1) - 여령의 입궁 23.01.24 272 2 11쪽
68 3부 프롤로그 23.01.24 231 2 3쪽
67 [2부 부록] 실제 역사 vs 픽션 23.01.19 238 2 5쪽
66 신조선건국기 [2부] 42화 – 2부 完 (1-2) - 전쟁의 끝 23.01.16 268 2 13쪽
65 신조선건국기 [2부] 41화 – 2부 完 (1-1) – 남한산성 최후의 전투 23.01.04 2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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