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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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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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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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3부] 5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5) - '중전'

[신조선건국기]




DUMMY

자점은 충남 서산의 바다 위의 외딴 섬에서 유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먹을 거라고는 자급자족을 통해 얻어야 했고,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었다.

사실상 죽으라는 거나 다름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자점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필사적으로 살아남고자 했다.

그가 살아남고자 한 것은 임금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 된 것이었다.


자점은 잡아올린 생선을 모닥불에 구워 양쪽 끝을 잡고 게걸스럽게 베어 먹기 시작했다.

그때 저 멀리서 작은 배 한 척이 섬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자점은 눈을 게츰스레 뜨며, 배 위에 타 있는 사람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려 하였다.


이내 배는 점점 가까워졌고 배에 타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형익이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형익이 자점에게 인사를 올리며 물었다.


“자네가 이 먼 길까지는 왠 일인가?”


“여령이의 서신을 가져 왔습니다.”


“여령?”


“지난 날, 제가 대감께 부탁드린 조기 대감의 여식 말입니다.”

“아 그 아이..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는가?”


“다행히 주상 전하의 이쁨을 잔뜩 받는 듯 하오나···”


“헌데?”


“서신을 확인 해 보시지요.”


형익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자점은 형익에게서 서신을 받고는 펼쳐 보았다.

서신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대감 말대로 전하의 아이를 회임했습니다. 허나, 우연히 전하의 침전을 드나드는 상궁과 전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게 되었는데, 미래군 그 자들이 새로운 중전을 올리려는 계략을 꾸미는 듯 합니다. 임금이 중전을 새로이 들인다면 우리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닙니까?’


자점은 서신을 보고는 별 일 아닌듯이 웃어 보였다.


“난 또 뭐라고, 그 아이에게 가 전하게. 중전의 자리가 채워진다 한들, 전하께서 그 중전을 거뜰더 보지 않게 만들라고 말이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자네 같으면 양반가 규수로 지내온 난과 같은 여인이 좋겠는가? 향기를 풍기며 사람을 당기는 양귀비 꽃과 같은 여인이 좋은가?”


“그야 당연히 후자지 않겠습니까?”


자점의 말에 형익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거일세, 전하도 사내일세. 법도만을 생각하며 절제있는 삶을 살던 양반가 중전보다 색기가 잘잘 흐르는 여인에게 더 끌릴 거란 말일세. 기방에서 배운대로, 전하를 매일 밤, 자신의 처소로 유혹한다면, 중전도 별 수 있겠는가?”


“허나, 그런다 해도, 중전이 있는 한, 여령이는 중전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거야 그 아이의 입지가 커진다면, 명분을 만들어 중전을 폐서인 시키면 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자연스레, 그 아이가 중전의 자리에 오르지 않겠는가?”


자점의 말에 형익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뭐하고 있나?”


자점은 바위에 걸터 앉으며 형익에게 말했다.


“예?”


“어서 빨리 가서 서신에 대한 내 답을 전하시게.”


“아.. 아! 예! 감사합니다!”


형익은 고개를 돌려, 떠나려 하다가 자점을 보며 물었다.


"헌데, 대감."


"또 뭔가?"


"여령이가 중전이 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알겠습니다. 허나, 장성한 세자와 대군이 있는 한, 여령이가 아들을 낳는다 한들, 그 아이는 전하를 이어 보위에 오르지는 못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겠지."


"그럼 의미가 없질 않습니까? 결국 여령이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다는 것 아닙니까?"


"뒷방 늙은이라.. 오히려 지금이 절호의 기회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자점의 말에 형익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세자와 대군이 지금 어디 있나?"


"그야 청국에 있지요. 볼모로.."


"바로 그걸세. 이역만리 청국에 있으니, 그곳에서 죽임을 당한들, 그것이 풍토병으로 죽었는 지 어찌 알겠는가? 더군다나 타국에서 죽은 것이니, 제대로 된 조사도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고, 방해되는 것들은 죽여 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하.. 하오나.. 그것은 국본을 해하고 대군마마를 해하시라는 말씀이시질 않습니까?"


"그것이 그 아이가 중전이 되고, 그 아이의 자식이 국본에 오르는 유일한 방도이네. 겁난다면야, 자네 말대로, 그저 뒷방 늙은이로 쓸쓸하게 있다 가는 것이지."


형익은 자점을 보며 물었다.


"허나 저희가 어찌 국본을 시해한단 말입니까?"


이에 자점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가 우리가 직접 국본을 시해한다 말했는가?"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형익은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물었다.


"전하께서는 본래 의심이 많으신 분일세. 능양군으로 계실 시절에는 *정원군 (인조의 아버지로 후대 원종으로 추승되었다) 마마와 능창군 (인조의 아우)께서 폐주 광해에게 잃은 이후, 믿었던 신하 이괄의 난까지 벌어졌으니, 누굴 믿으실 수 있겠는가?"


그래도 형익은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자점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자, 자점은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전하께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을 이용해야지. 세자와 전하의 사이를 그 년이 이간질만 잘 시켜준다면, 우리는 손 들이지 않고 세자를 궁지에 몰아 넣을 수 있을 것이야."


이에 형익은 무언가 깨달은 표정을 짓고는 미소 지어 보였다.

이후, 형익은 배를 타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형익이 탄 배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자점은 속으로 생각했다.


‘능양, 그 아이가 있는 한, 이제 너는 내 손 바닥 안에 있는 셈이다.’




귀인 장씨의 부름에 내명부 여인들이 모두 궁궐로 들었다.

개 중에는 임금의 승은을 받아 승은 상궁이 된 여령도 함께였다.


“감축 드리오. 조 승은.”


여령은 고개만 까닥하며 인사했다.


이에 옆에 있던 *숙의 나씨가 인상을 쓴 채, 여령을 쏘아보며 말했다.


“귀인 마마께 이 무슨 무례요?”


이에 귀인 장 씨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는 말하였다.


“됐소. 나는 괜찮소. 조 승은이 아직 궁의 생활이 적응이 안 되어 사가에서의 버릇이 나오나 보오.”


이에 모든 후궁들이 애써 웃음을 참으며 조롱 섞인 비웃음을 내뿜었다.

이에 여령은 숙의 나 씨를 노려 보았다.

숙의 나 씨는 아랑곳 않고 여령을 보며 한 번 비웃고는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입 안에 있는 차를 입 안에 털어 놓았다.


그때 임금이 안으로 들어섰다.

임금을 보자, 후궁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임금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음, 그래, 다들 여기 있었소?”


임금의 물음에 후궁 중에 제일 높은 품계를 가지고 있던 귀인 장 씨가 답했다.


“예, 내명부 여인들끼리 차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화목해 보이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인 일이십니까?”


숙의 나 씨가 임금에게 물었다.


“아, 조 승은을 보러 왔소. 조 승은은 잠시 나와주시겠소?”


이에 여령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든 후궁들은 여령을 노려 보았다.

여령은 아랑곳 않고 후궁들을 조롱 섞인 얼굴로 한번 훑어 보고는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임금의 뒤를 따라 나갔다.

임금과 여령이 나가자, 숙의 나 씨는 귀인 장 씨에게 말했다.


“저 년, 저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가만히 두고 보실 겁니까?!”


“어쩌겠는가? 전하의 애정을 저리 듬뿍 받고 있는 것을..”


“중전 마마께서 계실 때가 그립습니다..”


“그러게나 말일세.”




“이제 인천 부사의 집에는 당분간 가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우진은 미래군들을 모아놓고 이야기 했다.

이에 진석이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럴 때일 수록 우리 편이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자주 만나야지.”


“인천 부사와 자주 왕래한다면, 분명 임금은 우리를 의심할 것입니다. 지금은 때를 기다리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하.. 하지만..”


이에 수혁도 우진의 말에 거들며 말했다.


“진석 동무, 우진 동무의 말이 맞아. 임금은 분명 우리를 의심하고자 할 거야. 모두 처신 똑바로 하는 것이 좋갔어.”


수혁의 말에 진석은 침을 꼴깍 삼켰다.

조선에 떨어져 임금의 의심으로 인해 지금까지 죽음의 고비까지 갔던 미래군이 아닌가?



임금은 여령의 처소에 들어, 여령을 안고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 네 이 노년의 나이에 너 덕분에 다시 아이를 내 손에 안아 보겠구나.”


“전하께서 무슨 노년의 나이입니까? 제게는 한창 때로 보이옵니다! 그러니 이렇게 탁 하고 용종이 자리 잡은 것 아니겠습니까?”


여령의 말에 임금은 다시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하하하하, 농도 지나치다! 얘야!”


“농이 아닙니다.”


여령은 그러고는 호호호 웃어 보이며 임금의 품에 안겼다.

그러다 여령은 갑자기 임금을 밀어냈다.


“어찌 그러느냐?”


임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여령을 보았다.

여령은 토라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찌 그러냐대두!”


임금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전하, 사실 지난 날, 심 상궁과 전하께서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무슨 말 말이더냐?”


“미래군이 새 중전을 뽑는 것을 도모하고 있다고..”


여령의 입에서 ‘새 중전’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임금의 낯빝이 어두워졌다.


“어린 새 중전이 든다면, 전하께서는 저를 거뜰더도 보시지 않으실 것 아닙니까? 젊고 어린 여인을 안 좋아할 사내가 어딨겠습니까?”


“그건 오해다. 얘야! 난 절대로 너를 두고는 새 중전을 들이지 않을 것이야!”


“참말이신가요?”


여령은 임금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그 모습에 임금은 또 다시 여령에게 반했다.

뽀얀 피부에 자신을 매혹적인 눈빛으로 올려다 보는 여령의 눈망울에 자신도 모르게 빠질 뻔했다.


“참말이다! 내 너를 두고는 다른 여인을 품에 안지 않을 것이다.”


“소녀, 몸둘 바 모르겠습니다.”


여령은 다시 임금의 품에 꼬옥 안겼다.

임금은 여령을 안은 채, 여령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령이 미래군 때문에 불안해 한다는 것에 임금은 마음이 편치 못했다.



결국, 임금은 그 날 밤, 미래군들을 자신의 침소로 불러 들였다.


미래군은 임금의 앞에 고개를 숙이고 앉았다.


임금은 굳은 표정으로 우진과 진석, 수혁, 상철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내 자네들을 이 오밤 중에 불러낸 것은 내 들은 소문이 있어서네.”


“소문이라 하시면?”


우진이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물었다.


“자네들이 인천부사 조창원의 집을 드나들고 있다더군. 자네들은 그와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저, 궁에서 오다가다 몇 번 만나, 친목을 다진 것 뿐입니다.”


“그런가?”


임금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우진을 보았다.


“예, 믿어주시옵소서.”


우진은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심상궁, 밖에 있는가?”


임금은 우진의 말에 멀리 미래군이 들어왔던 문을 바라보며 물었다.


“예, 전하”


밖에서 심 상궁의 대답 소리가 들려왔다.


“안으로 들게.”


이내 문이 열리고, 심 상궁이 종종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와, 고개를 숙인 채, 서서 말했다.


“부르셨습니까? 전하?”


“그래, 자네가 지난 날, 조창원의 집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이들에게 말해주게.”


“제가 확인 한 바로는 미래군 진석이 조창원의 집에서 두 어번 나오는 것을 보았고, 진석이 떠난 뒤, 그의 여식과 조창원이 하는 말에서 분명 ‘중전’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심 상궁의 말에 임금은 다시 굳은 표정으로 우진을 보며 물었다.


“이에 대해 더 할 말이 있는가?”


임금의 말에 미래군 모두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묻어 나왔다.

까딱 말을 잘 못한다면 목이 날아갈 게 자명했다.












6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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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신조선건국기 [3부] 8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8) -예측 불허한 미래 vs 예측 가능한 미래 23.02.18 215 1 11쪽
75 신조선건국기 [3부] 7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7) - 무릎 꿇은 세자 23.02.12 1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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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조선건국기 [3부] 5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5) - '중전' 23.02.02 203 0 12쪽
72 신조선건국기 [3부] 4화 1637년 2월~4월 패전국 조선 (4) - 조창원 23.01.30 199 1 10쪽
71 신조선건국기 [3부] 3화 1637년 2월 패전국 조선 (3) - 뒷배 (2) 23.01.29 20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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