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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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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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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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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혼돈의 신학기 – 6화

DUMMY

4기의 아머드 기어가 걸어서 이동한다.


간간이 적의 공격이 날아오면 피하거나 막으면서 계속 움직였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엘라노어가 볼멘 소리를 냈다.


-으음, 그냥 재빨리 날아가서 치면 안될까?


비행형 기체를 가지고도 굳이 걷고 있으니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


“이쪽 기체 정보 다 꿰고 있을 텐데, 고도 높였다간 벌집이 될걸.”


엘라노어는 이진건의 그 말에 찍소리 없이 입을 다물었다.


“루메, 중력장으로 방어와 비행 동시에 가능해?”


-기체 성능으론 가능한데, 아직 내 실력이 모자라서```.


디메스의 반중력 기술이라면 날면서도 중력장 방어막 형성이 가능하지만, 중력장 시 주변의 사물도 같이 떠오르는 루메의 실력으론 무리다.


“그건 그렇고 엘라노어, 아직도 상대편 위치 파악 안돼?”


-으음, 미안. 작정하고 스텔스 사양인데? 안 잡혀.


“조까튼 꼰대들이. 레이더파 역추적 해봤어?”


-해봤지. 1시 방향하고 3시 방향이 서로 돌아가면서 잠깐씩 쓰더라. 위치 못 잡겠어.


“그거 데이터링크 한다는 거잖아?”


-거러췌.


“작정했네, 씨부랄것들, 1학년들 조질려고 발악을 하세요들.”


툴툴거리는 이진건에게 루메가 말을 걸어왔다.


-좋게 생각하자. 우리를 이렇게 잘 가르쳐주려고 열심히 준비해 오셨잖아?


“그러면 또 우리는 스승의 은혜에 보답해야지 않겠어.”


-후훗, 역시 그렇지?


폐건물로 가는 길목에 도착하자 이진건이 새로 지시를 내렸다.


“좋아. 엘라노어, 광대역으로 ECM 걸어줘.”


-응? 바로 여기서? 그러면 우리 레이더도 다 먹통 될 건데?


“상관없어. 어차피 저쪽을 볼 수도 없잖아.”


-그야 그렇지만.


스텔스가 적의 레이더파로부터 피하거나 숨는 것이라면, ECM은 강력한 전파를 쏴 레이더를 방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진건이 말한 광대역 ECM은 상대의 레이더와 그 전파 주파수를 노리고 방해전파를 쏘는 것이 아니라 고출력의 전자파를 주변으로 쏴버리는 방법이다.


엘라노어가 ECM을 작동하자 바로 팀원들의 레이더에 전부 노이즈가 끼었다.


이제 상대방 레이더도 이쪽 방향은 먹통이 되었겠지.


ECM 작동을 확인한 이진건은 엘라노어의 컴퓨터와 회선을 연결했다.


“엘라노어, 상대편 레이더 주파수 패턴은 알아냈지?”


-여기 있어. 그런데 위치 잡기도 힘들고 또 바꿀 건데 괜찮겠어?


“그전에 끝장내야지. 루메.”


-응? 나 전자전은 못 하는데?


“아니, 상대방 레이더파 패턴 그쪽으로 포팅할게. 여기에 맞춰서 중력파 발산해.”


이진건의 말에 조용히 듣고만 있던 엘라노어가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왓! 그런 방법이 있었네? 대단해!


-어어? 잠깐만, 내가 레이더 파에 맞춰 중력파를 발산하면 어떻게 되는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해 못 해서 질문하는 루메에게 흥분한 엘라노어가 설명했다.


-그러면 이쪽으로 날아온 레이더파가 중력파에 튕겨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엉뚱한 데로 반사돼. 간단하게 스텔스가 되는 거지.


-와우.


이제야 이해한 루메가 탄성을 터트렸다.


그때 피오가, 아니 체리 다이아몬드가 손을 번쩍 들었다.


-얘들아, 얘들아. 근데 그 ECM과 스텔스는 뭐가 어떻게 달라?


“쉽게 말해 스텔스는 소리가 안 들리도록 조용히 움직이는 거고, ECM은 소리를 크게 내어 귀를 먹게 만드는 방법이야.”


-아-


피오의 감탄사만 들어선 얘가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가 여기서 소리 지르며 어그로 끌면 니들이 몰래 가서 푹찍 한다는 거네.


“바로 봤네.”


이진건의 대답과 함께 미사일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상대편이 대 레이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피오, 엘라노어 지켜줘.”


-엣헴. 맡겨만 주시게.


체리 다이아몬드가 나서서 갈레온을 가린다.


“루메, 가자.”


-알았어.


체리 다이아몬드와 갈레온이 후방에서 시선을 끄는 동안, 골드 스푼 레퀴엠과 안드로메다는 조용히 앞으로 이동했다.


-진건아.


중력파로 레이저를 교란하던 루메가 질문했다.


“응?”


-너, 중력장 기술에 대해서 잘 아네.


잘 알지. 초중반 밥줄 기술이니까.


“여기저기 귀동냥했지.”


-그렇구나. 보통 행성 연합 사람들은 중력장 기술을 보면 되게 놀라던데 말이지.


그거야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중력장 기술은 인류 기술의 계보와 방향이 아주 달라서 그렇지 테크 자체는 높은 것이 아니다.


열심히 테크만 잘 올리면 벼라별 기술이 다 나온다.


‘두억시니만 해도 블랙홀 엔진 탑재 기체니까.’


이진건은 자신의 스킬창을 보았다.


그러자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관통 레벨 10, 범위공격 레벨 10, 고등기체면허, 블랙홀 엔진 사용, 세라프 장비 사용. 보이드 엔진 사용.


전부 지금은 못쓰는 고급기술들이다.


우선 고등기체 면허는 S급을 넘어서는 유니크 기체를 사용할 때 필요한 스킬이고, 세라프 장비는 고대 종족 세라프가 남겨 놓은 유물에 적용되는 스킬이다.


팔라딘이나 알비온이 기어다니는 지금은 쓸모 없는 후반부 스킬.


블랙홀 엔진과 보이드 엔진은 말그대로 해당 엔진들을 사용 가능하게 해주는 스킬인데, 이거 둘 다 무한동력이다.


특히 블랙홀 엔진달고 블랙홀 캐논 같은 거 갈기면 맵이 쭈욱 빨려들어가며 지워지는데 쾌감이 끝내준다.


확장팩에 나오는 스콘이란 놈들이 여기에 면역이라서 조금 골치 아팠지만 중력장 기술의 마지막 테크까지 올리면 이진건은 바로 블랙홀 엔진을 쓸 수 있다.


‘거기까지 가는 게 문제지.’


그나마 가장 빨리 발동되는 스킬로는 관통과 범위공격이 있겠다.


관통은 상대방의 방어 스킬이나 장비를 아예 무시하고 HP에 직통으로 데미지를 꽂아버리는 무시무시한 사기기술이고, 범위공격은 범위공격을 할 때 명중이나 데미지에 가해지는 패널티를 줄여주는 개막장 기술이다.


역시나 초반 무기나 훈련용 무기에는 적용 안 되는 스킬들 되시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진건의 눈에 마침내 폐건물 단지가 들어왔다.


골드 스푼 레퀴엠의 다리에서 지중 음향 탐지기가 나와 지면에 박히고, 주변의 진동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체리 다이아몬드에 명중하는 모의탄의 진동이 땅을 통해 여기까지 전해지고, 저 건물까지 향했다가 다시 반사된다.


“반향음 캐치.”


이진건이 자신이 뽑아낸 데이터를 루메에게 보여주었다.


“잘 봐, 여기 두 군데. 뭔가 고중량 물체로 지면이 눌리고 있어서 지중 반향음이 다르지?”


-으음.


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형형색색의 스펙트럼이라 루메는 알아볼 수 없었다.


-그거 한 80톤 쯤 되는데?


대신 들려오는 피오의 대답이다.


지금 체리 다이아몬드는 훈련용이라고는 하지만 미사일의 타격을 받고 있는데, 그녀는 아무런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 듯 태연했다.


-근데 다리가, 꽤 크네?


“앉아쏴 자세로 매복하고 있겠지.”


이진건은 매복한 기체가 있는 곳을 살펴봤다.


훈련용으로 지어 놓은 곳이 아니라 사무실로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20층 건물이 네 채 정도 있었고, 그 너머에 아머드 기어가 숨어있는 것 같다.


문제는 저기까지 가는 곳은 넓은 공터라 여기서 나갔다간 매복하고 있는 놈들에게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다.


“루메, 저거 중력파로 무너뜨릴 수 있어?”


-응? 가능은 한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려.


“아니, 저거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잖아. 중력파로 누르다가 반발되는 힘으로 응력 파악해서 단층 파괴하면 되지 않아?”


-응? 뭐라고?


이진건의 설명을 역시나 못 알아들은 루메. 이번에도 피오가 나섰다.


-그러니까 진건이 말은 누르다가 확 튕겨서 지진 일으키란 말이야.


-어---안해봤어.


하긴 이런 것은 꽤 고급기술이라 신입생인 루메가 하기엔 무리다.


“좋아, 다른 방법을 쓰지.”


이진건은 골드 스푼 레퀴엠의 무장창에서 수류탄을 꺼냈다. 그리고 진동 나이프를 꺼내 몇 곳에 살짝살짝 칼집을 냈다.


-진건아, 뭐하는 거야?


궁금해 하는 루메의 시선에 따라 안드로메다가 숙여본다.


“미끼 만드는 거지.”


수류탄에 칼집을 낸 다음 골드 스푼 레퀴엠의 손에 쥐고, 어깨를 돌리기 시작했다.


-붕, 부웅, 부우웅.


아머드 기어의 팔이 풍차처럼 원운동을 한다.


인간의 팔이라면 할 수 없는 움직임이지만 기계라서 가능한 움직임이다.


“루메, 내가 신호하면 나 따라 달려.”


-알았어.


“자, 준비하고-.”


골드 스푼 레퀴엠의 손에서 수류탄이 발사되었다.


마치 투석기에서 발사된 것처럼 포물선으로 날아가던 수류탄은 설정해 놓은 시한신관에 따라 공중에서 폭발했다.


그리고 미리 칼집을 내놓은 덕분에 모의탄의 염료가 그쪽으로만 새어나와 허공에 大자 모양으로 퍼진다.


“지금!”


두 대의 아머드 기어가 튀어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건물 뒤에서 사격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 사격은 허공에 터진 수류탄쪽으로 사격이 가해지고 있었다.


‘탱자탱자 놀다가 잘하는 짓이다.’


이진건은 일이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가자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매복이란건 할짓이 못된다. 한 곳에 죽치고 앉아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는 건 꽤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보통은 카메라의 동작감지 기능을 켜놓고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방금도 이진건의 수류탄에 반응은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류탄의 연막이 인간의 형상-아머드 기어의 형상으로 터지면 감지기의 반응 레벨은 최대한으로 올라가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이렇게 시선을 빼앗은 다음 골드 스푼 레퀴엠과 안드로메다가 사각에서 쳐들어갔다.


“루메, 위로.”


-알았어.


안드로메다가 중력장을 써서 날아오른다.


뒤늦게 그쪽을 향해 매복조의 사격이 날아들지만, 루메는 건물 옥상에 착지하며 중력장 방어막을 펼쳐 사격을 비껴냈다.


-앗!


그때 갑자기 루메의 비명이 들렸다.


몇 발의 공격이 중력장 방어막을 뚫고 안드로메다에 명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격이, 방어막을 뚫어!


“재돌입탄두야! 생도한테 별걸 다 쓰네 미친!”


재돌입탄두는 명중하거나 저항이 걸릴 경우, 탄두가 분리되며 자체적으로 가속해 파고드는 탄환이다.


생도한테 이런 것을 쓸리 없으니 모의탄이겠지만, 이런 모의탄은 목록에 없었고, 본적도 없다.


아마도 이번 훈련에서 안드로메다를 저격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서 따로 심사를 받은 게 분명했다.


“루메, 빠져!”


-하지만 그러면 진건이 네가-


“괜찮으니까 빠져!”


그때 골드 스푼 레퀴엠이 건물을 부수며 뚫고 들어갔다.


원래는 루메가 위에서 시간을 끌면 이진건이 건물을 우회해서 치려는 계획이었는데, 상대의 공격이 예상외로 너무 거세어 갑자기 변경한 것이다.


“잡았다, 이 씹새!”


거세게 달려든 골드 스푼 레퀴엠의 공격에 레일건이 휘어지며 알비온이 땅으로 쓰러진다.


이어서 이진건이 넘어진 알비온의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몇 번이고 걷어차다가 마지막으론 휘어진 레일건을 들어 총신으로 내려찍었다.


-우와아아-


위에서 이 장면을 내려다 본 루메는 기가 질려 낮은 비명을 중얼거렸다.


사람 형상의 기계가 같은 사람 형상의 사타구니를 으깨는 모습에서 본능적인 공포감을 느낀 것이다.


고관절 부분이 파괴된 알비온은 다리 부분의 운동성을 상실했고, 골드 스푼 레퀴엠은 하반신이 마비된 알비온을 잡아 들었다.


그리고 그 알비온을 방패 삼아서 앞으로 나아갔다.


저쪽의 알비온 한 대는 순식간에 방패가 된 동료를 함부로 쏠 수가 없어서 레일건을 조준한 채 물러서고 있었다.


“씨발, 존만한 생도들 상대로 이 짓거리 하면 재밌냐?”


이진건은 으르렁거리다가 수류탄을 뽑아들었다.


“나는 재밌네!”


그리고 수류탄을 방패로 삼은 알비온의 목덜미에 꽂아넣었다.


머리와 어깨의 장갑 사이에 수류탄이 끼었고, 이진건은 방패로 쓰던 알비온을 걷어찼다.


전신의 버니어를 사용해 찬 것이라 체급이 높은 알비온이 빙글 돌더니 저쪽으로 쓰러졌다.


두 대의 알비온이 부딪혔다.


이윽고 반바퀴 회전한 방패 알비온의 목에 꽂힌 수류탄이 터졌고, 염료가 저쪽 알비온의 머리를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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