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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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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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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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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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0화. 화해(1)

DUMMY

하운이 소리 없이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자기 자신도 모르게 감추려고 했던 것 아닐까.

온갖 감정이 둑이 터지듯 몰아치기 시작했다.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얼른 마음을 다잡고 잠에 들어야 하는데.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힘들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우리 엄마.


하운은 침상에 몸을 웅크렸다.

밝은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 듯 몸이 떨려왔다.


‘엄마, 엄마... 저는 오늘 나쁜 짓을 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어요..’


자신의 말에 상처를 입은 에리나, 그런 에리나를 보며 가슴이 아팠을 젠카 족장 그리고 쓴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루테인 경...

사실 에리나와의 말다툼도 억지였다는 것을 안다.

그녀는 우리를 무시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계속 놀렸기에, 그리고 자신의 부족의 강함을 어필하려고 했었기에 말이 나왔던 것이었음을 안다.

그녀도 족장의 여식인지라 권위와 명예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를 함부로 대했고 강압적으로 누른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들어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강압적으로 나온 것은 나도 모르게 받았던 스트레스를 그녀에게 풀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부족에서 쫓겨나면 혹은, 루테인 경으로부터 대륙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괜찮아.

우리 아가. 괜찮단다.


갑자기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았다.

기분 탓이겠지? 엄마는 대륙에 계실 텐데..


괜찮아 하운아.

사내들은 싸우며 크는 거란다.

다만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고 상대방이 어떠한 점을 잘못했는지 알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상대방을 용서하는 자세가 되어있어야 해.

상대방도 사과를 한다면 끝도 아름답게 마무리 짓는 것도 중요하단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 다투고 오면 엄마가 항상 들려주셨던 말이 들려왔다.

환청... 비슷한 것일까?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만큼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엄마와 함께하고 싶었다.

목소리일지라도.


‘엄마 저는 모르겠어요. 제가 사과를 하면 그 소녀가 받아줄지. 저를 원망하며 저주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겁이 난다고 부딪히지 않으면 더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사람이야 하운아.

겁이 난다고 도망을 가면 평생 직면하게 될 많은 문제들로부터 도망만 가게 될 거야.

하지만 눈 한번 꾹 감고 앞으로 나서면,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법이란다.

우리 아들은 착한 아들이니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들이니까 먼저 다가가 보렴.


‘엄마가 잘못 알고 계세요. 저는 착하지 않아요. 배려할 줄도 몰라요. 오늘 그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나쁜 아이에요.’


진정으로 나쁜 사람은 자신이 나쁘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순간부터 너무 나쁜 사람은 아니란 말이지.

그리고 우리 아들은 착한 아들이 맞아. 남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이렇게 끙끙 비 맞은 강아지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말이야.


정말로 엄마가 이곳을 보고 계신 것은 아닐까.

내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환청이라도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그 순간 엄마의 품에 안겼을 때 느끼던 따스함이 온 몸에 퍼졌다.

마치 엄마가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것처럼 따뜻했다.

그 순간에

그 짧은 시간에는

하운은 잠시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자신이 했던 부정적인 생각들, 에리나와의 갈등, 혼자 끙끙 생각하던 것들을.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서.


하운은 그렇게 잠에 빠져들었다.

.

.

.

하운은 잠에서 깼다.

집 안에는 썰렁함과 추위가 느껴졌다.

밖을 보니 아직도 새벽인 듯 주위가 어두웠다.

얼마나 잔 것일까?

3시간? 아니면 4시간?

1시간도 자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몸과 정신은 8시간 이상을 잔 것처럼 개운했다.

어제의 부정적인 생각들은 다 날아가 버렸다.

이제는 아등바등 애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저 미래를 대비하며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기로 정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할 일이 있었다.


하운은 마을에서 물을 받아 놓은 양동이에서 물을 떠와 세수와 가볍게 머리를 감았다.

여름임에도 물이 차서 정신이 확 드는 차가움이었다.

하운은 자신의 양 뺨을 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갔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저 멀리 야밤에 마을의 안전을 위해 경계를 서는 전사들과 순찰을 도는 전사들이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니 셀 수 없을 별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발산하듯 빛을 뽐내고 있었다.

그 별들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순찰을 도는 전사들을 향해 다가갔다.


“?”


“어쩐 일이냐?”


순찰을 돌던 전사들이 이 시간에 왜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에게 무슨 볼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어제 소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제가 생각이 짧아 마을에 폐를 끼치고 말았습니다.”


하운은 허리를 숙여 사과를 했다.

그런 하운을 보고 있던 전사들은 묘한 표정이 되더니 하운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뭐 그리 허리까지 숙여 사과를 하니. 괜찮다. 원래 애들은 싸우며 크는 법이지.”


“그렇지. 나도 어렸을 때는 매일 사고만 치고 다녔는데 이렇게 전사가 되어 있을 줄은 몰랐지. 하하하.”


하운은 전사들이 자신을 배려하기 위해 일부로 저런 말을 했음을 알아차렸다.

그들에게 다가갈 때 순간적으로 불편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까 들었었던 엄마의 말처럼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그 불편한 표정을 지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다가가 사과를 했다.

진정한 사과로 인해 그들은 마음이 풀렸는지 아니면 자신의 평가가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반응은 좋게 나타났다.


“감사하고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음? 뭐지? 말해 보거라.”


키가 큰 전사가 말했다.


“에리나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나요? 그분께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집이 어디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하운의 말에 다른 전사가 말을 이었다.


“우리 부족은 족장님의 딸이라고 아가씨라고 부르지는 않지. 그냥 에리나님 이렇게 부르기도 하고 에리나라고 부르기도 하지. 아 질문에 답을 하자면 에리나는 족장님 댁에 있단다.”


하운은 아! 하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족장의 딸이었으니 족장의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어제부터 자신이 진정으로 바보가 된 것 같았다.


“그것을 까먹고 있었네요. 당연히 족장님 댁에 있을 텐데. 하하... 감사합니다.”


하운은 멋쩍스럽게 웃고는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족장의 집으로 걸어갔다.

걸음을 옮기며 에리나에게 사과를 할 말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바로 ‘미안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할까?

첫 말문부터 신중하게 고민이 되었다.

그녀에게 반말을 한 적이 없으니 후자로 말문을 여는 것이 좋겠어.

그리고 사실 그대로 내 모든 잘못을 전하면 사과를 받아줄까?

아니면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고 잘못을 전할까.

아니 이건 너무 과한가?

그런데 어제 내가 더 과하지 않았나.


하운은 그러한 생각을 하며 앞으로 걸어가자 족장의 집이 보였다.

날이 어두워 제대로 찾지 못할 뻔 했으나

주위에 놓여있던 횃불과 미리 지리를 외워두었던 탓에 길을 헤매지 않고 곧바로 찾아왔다.

족장의 집에 도착하니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찾아와도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아온 것.


지금 이시간이면 새벽 3~5시 사이로 보였다.

복잡한 머리 덕분에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었다.

이대로 돌아가 한숨 자고 다시 찾아올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일찍 일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에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족장의 집 앞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별빛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계속 바라보고 있자니 어떠한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별을 바라보고 있자

아까 순찰을 하던 전사들이 이쪽으로 다가와 물었다.


“아니. 아까 물어본 것이 바로 찾아오려고 물어본 것이었어?”


하운은 자신에게 말을 건 전사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네. 자고 일어나면 늦을까 싶어 바로 왔습니다.”


하운의 말을 들은 한 전사가 어이없는 얼굴로 말을 했다.


“지금 시간이 언제인데... 차라리 자고 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 기다려도 족장님과 에리나가 일어나기에 시간이 꽤 오래 남았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러기에는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하여 찾아왔을 뿐입니다. 전사님들께서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분들을 깨우지 않고 그냥 기다릴 생각입니다.”


전사가 하운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린다고? 아니 미련하게 그러지 말고 좀 자고 오지 그러냐. 얼굴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는데.”


전사의 말대로 하운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해 안색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하운은 실제로 잠을 3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

일어났을 때 오래 잔 것처럼 개운했으나 그것은 심리적인 부담과 불안정이 사라져 그렇게 느꼈을 뿐이었다.


“그냥 기다리며 생각을 정리하려고요. 원래 새벽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별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도 좋아하고요.”


하운의 말에 전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하운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고는 순찰을 하러 떠났다.


하운은 전사들이 떠나자 다시 별을 보며 가족을 떠올렸다.

부모님은 잘 계실까.

혹여 아프시지는 않을까.

지르테 후작이 남작 영지로 쳐들어오지는 않았을까.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조만간 큰 일이 터질 것 같았는데.

연락선이 오면 부모님과 이모, 하영이를 이곳으로 데려와야 할까.

하지만 이곳도 전쟁의 위협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사실 대륙보다는 마르타 섬이 훨씬 나은 편이기는 했다.

대륙의 군사들은 여기의 부족들보다 실질적인 전투에서는 밀릴지는 몰라도 많은 수의 군사들과 질 좋은 장비들을 무장하고 있으니.

그런 면에서는 이곳이 안전한 편이니 가족들을 데려오고 후에 일이 터지면 페일 남작과 영지민들을 데려와야 할까.


처음 페일 남작과 아빠, 데칼 경, 하운이 이야기 한 내용은 이랬다.

마르타 섬에서 젠카 부족을 도와 다른 부족들을 제압하게 되면 땅을 받아 영지를 세우고 다른 부족들을 통합하게 된 젠카 부족과 친밀도를 높여서 대륙에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전사들을 데리고 대륙으로 가서 지원을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보니 그러기에는 시간도 인력도 부족한 면이 많았다.

그러기에 대륙과 부족, 둘 중 하나에 올인하는 심정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운과 루테인이 보기에는 부족을 돕는 것이 더 많은 이득과 손해를 덜 보는 일이라 여겼고 부족을 최선을 다해 돕기로 했었다.

근데 그런 일을 자신이 멈추게 만들지 않았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운은 별을 바라보던 고개를 내리고 문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한 여인이 의기소침한 얼굴로 나오다가 자신을 보고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고는 바로 어색한 표정을 짓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사과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하운은 그렇게 생각하며 앉아있던 자세를 고쳐 무릎을 꿇고는 사과를 했다.


“어제 일은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에리나 양. 제가 에리나 양께 큰 죄를 지었습니다.”


하운이 갑작스럽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자 에리나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더듬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아..아니에요. 제가 말을 함부로 했어요. 제가 잘못한 일이에요.”


하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처음부터 제가 잘못한 일입니다. 고향을 떠나고, 가족을 떠난 후에 저도 모르게 심적으로 불안감과 강박감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 마음이 죽어가는 것도 모르고 지내다 에리나 양을 만나 놀리는 것으로 제 마음 속의 응어리를 풀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제 잘못이 더 큰...”


“제 평안을 위해 에리나 양께 계속 실례를 저질렀으며 어제의 대화에서도 저도 모르게 강압적으로 나갔습니다. 핑계에 불과하지만 제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니 사과드립니다.”


하운의 사과에 에리나의 예쁜 두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또한 제 강압적인 말투에 상처를 입으셨고, 에리나 양은 제 말 때문에 강하게 나왔지만 저는 바로 살기를 내뿜어 에리나 양을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이것만 해도 큰 죄이며, 거기다 협박까지 했습니다. 에리나 양과 젠카 부족에 큰 죄를 지은 것이 사실이니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운의 말이 이어지자 에리나는 눈물이 자신의 뺨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어제 심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자신도 잘못한 점이 많았다.

그런데 그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을 하며 처벌을 받겠다고 말을 전했다.


에리나는 어제 아빠와 나누었던 대화 중 한 장면을 떠올렸다.


“에리나. 울지 말고 뚝 그치자. 응?”


“하지만... 저 때문에 부족에 피해가... 그들에게 모욕을.... 흐윽..”


“아니야, 아니란다. 부족에 피해가 오지는 않을 것이란다. 그리고 그들도 기분이 상하겠지만 그들과 다투지는 않을 것이란다.”


“그래도...”


“에리나 잘 듣거라. 그 소년을 감싸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소년에 대해 같이 왔었던 루테인이라는 기사에게 들었단다.

그들의 가족은 먼 곳에서 재난을 피해 대륙으로 왔고 같이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소년은 예로부터 총명했고 책임감이 있어 자신의 가족을 지키겠다고 검을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지냈던 곳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는 있지만 이방인에 불과하기에 그 소년이 가족을 위해 언제나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생각을 하며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하더구나.”


“...”


“그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그러더구나. 저러다가 화병이 난다고. 그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며 언제나 활짝 웃으며 다니는데 그의 속은 곪아 썩어가고 있다고. 이 아비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땠을 것 같니?”


“음... 불쌍하다?”


“그래. 맞다. 불쌍하더구나. 무예도 뛰어나고 심계도 깊은 아이지. 그러나 어린 소년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쓸모없어질까 두려워 언제나 쓸모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소년이 참으로 가슴이 아프더구나. 그런 그를 알면서도 주위 사람들은 그를 말리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왜요..?”


“그 가족이 죽을 뻔한 위기가 하도 많았다고 하더라. 지금도 대륙에서는 가족이 위험에 처한 상태이고. 그래서 이곳에 소년이 와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땅을 얻어 마을을 세워 사람들을 피난시키려 하는 거라고 하더구나.”


“정말요?”


“그래. 대단하면서도 불쌍한 아이지. 그 나이 또래에 맞지 않으니. 그러니 에리나야. 그가 말이 심했고 너에게 장난을 많이 쳤다는 것도 안단다. 너에게 참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야. 다만 그런 그가 너에게 장난을 친 것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한다.

그는 너무 불쌍한 아이니 네가 한 번쯤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용서를 해주었으면 한단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많이 힘든 아이란다. 네가 잘 다독여 주었으면 한다.

물론 서로 화해하고 친하게 지내면 더 좋기도 하지. 같은 또래 중 그 소년만큼 잘난 소년이 없으니.”


아빠와의 대화에서 그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버리면서 까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이곳에서 그의 사람들을 위해 지낼 곳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애를 쓰고, 자신의 마음을 감추며 언제나 밝은 척 웃던 소년이라고.

그의 사정을 알게 되니 그가 너무나 불쌍했다.

자신도 부족을 위해 많은 애를 쓰고는 있었지만 그 만큼은 아니었다.

그는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가족을 지키겠다고 검을 들었고, 실제로 이곳까지 왔다.

그런 그가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를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그가 자신을 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내 눈물이 그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에리나는 급히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선... 우선은 일어나요. 사람들이 보기 전에... 우리 계곡으로 가서 이야기 해요.”


에리나는 떨리는 몸을 이끌고 계곡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운은 그런 그녀를 따라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1화부터 29화까지

대화 부분을 내일 수정할 예정입니다.

또한 수정을 하며 오타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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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그리운 만남 +14 22.07.05 111 28 16쪽
37 37화. 복귀 +21 22.07.04 111 28 14쪽
36 36화. 추격전 +26 22.06.30 111 29 18쪽
35 35화. 기습 작전(4) +31 22.06.29 115 33 14쪽
34 34화. 기습 작전(3) +18 22.06.28 113 27 17쪽
33 33화. 기습 작전(2) +22 22.06.27 120 32 12쪽
32 32화. 기습 작전(1) +29 22.06.23 141 32 11쪽
31 31화. 화해(2) +22 22.06.20 134 31 14쪽
» 30화. 화해(1) +33 22.06.17 159 29 17쪽
29 29화. 족장의 딸, 에리나(4) +30 22.06.16 150 29 21쪽
28 28화. 족장의 딸, 에리나(3) +29 22.06.15 152 30 13쪽
27 27화. 족장의 딸, 에리나(2) +22 22.06.14 154 29 15쪽
26 26화. 족장의 딸, 에리나(1) +9 22.06.13 144 24 14쪽
25 25화. 부족장을 만나다(2) +9 22.06.10 157 25 15쪽
24 24화. 부족장을 만나다(1) +5 22.06.09 155 20 15쪽
23 23화. 임시 마을을 세우다 +9 22.06.08 157 24 15쪽
22 22화. 페일 남작의 결정(2) +14 22.06.07 165 28 16쪽
21 21화. 페일 남작의 결정(1) +11 22.06.03 172 25 15쪽
20 20화. 미지의 큰 섬을 발견하다 +8 22.06.02 178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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