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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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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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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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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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36화. 추격전

DUMMY

아니 저 자가 왜 여기에...?

하운은 말을 타고 달려오는 인물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주위의 동료들은 혹여 적인가 싶어 긴장을 유지한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검을 내려놓으세요. 적이 아닌 우리의 아군입니다.”


하운의 말에 하운의 조에 속해 있던 전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예..? 처음 보는 자인데. 혹여 조장님이 아시는 분이십니까?”


하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등에는 활을 메고 손에는 검을 쥐고 말의 고삐를 잡고 달려오는 사내.

처음 만났던 자이자 자신에게 어떠한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동생같이 여겨주던 감사한 분.

곧 있으면 진짜 자신의 가족이 될 지도 모르는 사내.

페일 남작이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그 뒤로는 영지에 주둔하고 있던 기사들과 젠테 촌장의 마을에서 본 전사들도 섞여있었다.


“제가 지내던 대륙 영지의 책임자이자 제게 친형 같은 분이십니다.”


“아! 그러면 족장님과 같은...?”


“따지고 보면 족장님과 같은 직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운의 말에 주위의 전사들이 긴장을 놓고 신기하다는 듯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저 양반은 여기에 있으면 안 될 텐데 왜 여기에 와 있는 거람?

하운은 고개를 저으며 앞으로 마중을 나갔다.

이윽고 말을 타고 온 자들이 하운의 앞에 멈췄고 말에서 내려 반갑게 다가왔다.


“하하! 하운아 오랜만이구나.”


“남작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운이 대답을 하자 페일 남작은 못마땅한 듯 하운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경어체를 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러네.”


“음... 이모와 결혼하면 놓겠습니다.”


“그건 좀 멀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쩝.”


페일 남작은 아쉬운 듯 한 얼굴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 족장님이 하운이 네가 전투에 나갔다고 하시 길래 걱정이 돼서 따라와 보았는데 그새 다 끝내놓았구나. 제일 강한 부족이라고 하던데 이렇게 빠르게 이길 수가 있나?”


“제일 강한 것은 모르겠고 세력이 가장 큰 것은 맞습니다. 다만 기습 작전으로 식량과 물자가 담긴 창고 및 주위에 불을 질렀고 자고 있다가 나온 전사들을 바로바로 처리했을 뿐입니다.”


“역시 병법으로는 기습이 제일 빠르고 쉬운 작전이기는 하지.”


하운은 감탄한 듯 한 얼굴을 짓고 있는 페일 남작을 살짝 흘겨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남작님께서는 왜 이곳에 계십니까? 영지는 어떻게 하시고.”


페일 남작은 하운의 눈을 차마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돌려버렸다.


“설마. 일하기 싫으시다고 도망치신 것은 아니시죠?”


하운이 일하기 싫어 땡땡이 친 것 아니냐는 듯 물으니 페일 남작은 살짝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에헤이!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그건 아니지!”


“솔직히 말해보세요. 일하기 싫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는지.”


“아..아니... 살짝, 아주 살짝은 있기는 했는데...”


하운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단 주변을 먼저 정리하도록 하죠. 마침 인원이 부족해서 아쉬운 참이었습니다.”


하운의 말을 들은 페일 남작은 영지와 부족에서 데려온 기사와 전사들을 통해 주변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페일 남작의 명령을 따르는 것을 보아 젠카 부족에서 그에게 지휘권을 준 듯 했다.

병사들과 전사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포로들을 한 곳에 모으고 남은 물자들을 챙기며 바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쩐 일로 이 먼 곳까지 오신 겁니까?”


“아 그게. 어차피 이곳에 영지민들의 피난처를 만들어야 하잖아. 그래서 미리 사전 답사를 온 것이지.”


“영지의 일은 어떻게 하시고요?”


“데칼 경이 잠시 맡고 있지. 아! 참고로 너희 가족 모두 이곳에 같이 왔다.”


하운은 그 말을 듣고 놀란 얼굴로 말했다.


“아니, 이 위험한 곳에 가족은 왜 데리고 오셨습니까? 전쟁이 끝난 후면 몰라도 지금은 한창 진행 중인데.”


“아니 사전 답사를 잠시 하고 온다고 말씀을 드리니까, 다들 오고 싶다고 하셔서 말이지. 특히 연주와 연희 부인께서 네가 다치지 않고 잘 있는지 매일 안절부절 못하셨다.”


페일 남작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불효를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긴 어린 자식이 생전 처음 보는 땅에, 아무도 모르고 위험할지도 모르는 곳에 영지의 피난처를 만들고 전투도 벌일지 모르는 곳에 간다고 하면 어느 부모와 가족이 걱정을 하지 않겠는가.


“이거... 만나면 한 대 맞는 것으로 끝나지 않겠네요.”


“아마 2시간 정도 잔소리를 들어야 할 걸?”


“그러면 페일 남작님이 절 보냈다고 말씀 드릴 겁니다.”


페일 남작은 어이가 없다는 어투로 자신을 향해 물었다.


“아니 난 또 왜..?”


“그야 제가 오고 싶다고 했지만 최종 결정은 남작님께서 하신 것이니까요?”


“야... 나 좀 살려줘라... 그렇지 않아도 연주에게 한동안 매일 잔소리와 구박을 받았다고.”


페일 남작은 구박을 받는 것을 떠올렸는지 흠칫하며 덜덜 떨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이모에게 잡혀 살다니.

처음 사귈 때부터 이렇게 될 줄은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보니 불쌍했다.

아름답고 선녀 같은 외모를 지닌 이모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요조숙녀로, 이모와 결혼을 하면 이모가 현모양처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착하고 현명하지만 고집과 기가 센 여인이었다.

아무튼 간에 그런 이모에게 잡혀 살고는 있지만 페일 남작은 이모에게 잘 대해 주어야만 했다.

자신의 가족인 것도 있지만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때, 현대에서 연예인처럼 빛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스카웃 제의를 많이 받기도 했고.


“저에게 잘 해주시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운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포로들을 밧줄로 묶고 쓸 만한 물자들을 가지고 페일 남작보고 부족으로 먼저 돌아가라고 말했다.

이곳의 전투는 끝났지만 시르 부족으로 간 2조와 하운의 조원들 그리고 체르 부족으로 간 3조의 전투가 어떻게 되었는지 정보가 없었기에 그들에게 가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잠시 수고해 주십시오. 저희는 다른 조원에게 가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조심히 다녀오거라. 혹시 모르니 기사 몇 명을 붙여주마.”


페일 남작이 뒤에 정렬해있는 몇 명의 기사들을 하운에게 인도했다.

기사들은 곧바로 조원들에게 여분의 옷을 받아 갈아입고 나와 하운의 조로 편입이 되었다.


“그럼 조만간 뵙겠습니다.”


하운은 그 말을 하고 바로 체르 부족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2조의 조원들은 경험이 많고 실력 있는 자들과 하운의 조원 등 많이 있었기 때문에

3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키타 부족에 있던 말을 타고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지나자

시야에 체르 부족이 보였다.

해가 뜬 아침이었지만 앞이 더 밝아보였다.

그 이유는 부족의 곳곳에서 불이 번지고 전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운은 바로 신호를 보내 말을 탄 채 정문으로 달려갔다.


꺄아아악!

퍼석!

채앵-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

도끼로 사람을 찍어 내리는 소리와 검과 큰 도로 서로의 무기를 맞대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들려왔다.


“4조는 바로 돌입하여 3조를 지원합니다.”


하운의 말과 함께 전사들이 빠르게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 곳곳에 적과 아군의 시체가 보였다.

앞에서 싸우는 아군은 무기에 맞았는지 피를 흘리며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저들이 다 죽었을지도 모르는 상황.

빠르게 그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타다닥

슈욱-

채챙! 캉!


하운이 빠르게 달려들어 적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깜짝 놀란 적이 무기를 거두어 막았다.


“너는 또 누구냐!”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할 일이 많으니 빠르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적을 향해 빠른 속도로 밀어붙였다.


채챙챙!

카앙-


하운의 검을 막으려다 무기가 박살 난 전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목을 베었다.


푸슈슉!


목이 잘린 적의 몸은 그대로 주저 않으며 엎어졌고

목에서는 피가 솟아올라 주변의 땅을 서서히 적셔갔다.


“당신은...”


“4조의 조장 하운입니다. 3조의 인원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군임을 확인한 3조의 조원은 바로 중앙을 향해 가리켰다.

하운은 뒤의 조원에게 다친 조원들을 살펴달라는 말을 하고는 중앙으로 뛰어갔다.

중앙으로 뛰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위에서 여러 전사들이 무기를 내리 찍으며 내려왔다.

아무래도 주변의 아군들을 처리하러 가는 길이었나 보다.


카가가가각


검과 큰 칼이 긁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분 나쁜 소리에 귀를 막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는 상황.

하운은 뒤로 거리를 벌리며 정면을 바라보았다.

하운의 앞에 나타난 적은 총 넷.

큰 칼을 든 사람이 두 명, 도끼를 든 사람이 두 명.

칼을 막는다면 곧바로 도끼로 찍어올 것이 분명했다.

도끼를 든 사람으로 향하면 큰 칼을 지닌 사람들이 옆을 노릴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돌파하는 최선의 방법은 빠르게 도끼를 든 자들을 처리하고 상대하는 것.

하운은 곧바로 칼을 든 사내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자 옆에서 도끼로 후려치려는 듯 다가오는 자를 향해 품에 있던 단도를 집어 던졌다.


푹!

커억!


운이 좋게 단도가 목에 박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앞의 사내의 가슴을 깊게 베어냈다.


촤아악!


피가 솟구치자 하운은 옆의 나무 집의 벽면을 발을 딛어 위로 점프하며 칼과 도끼의 공격을 피해냈다.

곧바로 공중제비를 돌며 적의 뒤로 내려오자마자 검으로 등을 박아 넣었다.


까드득


몸 안의 뼈가 긁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을 빼려는데 검이 빠지지가 않았다.

자세히 앞을 살펴보니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군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하운의 검을 손으로 잡아 검이 빠지지 않게 하고 있었다.

하운은 곧바로 검을 놓고 검에 찔린 자를 발로 찼다.


털석


이제 남은 자는 도끼를 들고 자신을 노려보며 달려드는 사내 한 명.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떨어져 있는 무기로 향해 달려가기에는 시간이 짧았다.

도끼를 든 사내는 자신의 배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었다.


젠장

그리 큰 도끼는 아니고 장작을 패는 도끼와 같은 크기였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임에는 틀림없었다.

도끼의 길이가 짧아 숙련자가 아니면 잘 쓰이지 못하는 무기이지만 파괴력 하나는 다른 무기들보다 뛰어나고 빠른 속도로 적에게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 무기였다.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연속적인 공격을 막는 일 뿐.


콰직!


옆구리에 이질적인 무엇인가가 박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으로 적의 팔을 잡아 다행히 깊숙하게 박히지는 않았지만

도끼날의 면적이 크고 파괴력이 강한 무기였으니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하운은 온 힘을 다해 손을 비틀고는 허리를 숙여 적을 엎어뜨렸다.

도끼병이 땅에 닿자 신음을 흘렸다.

곧바로 바닥에 떨어진 도끼를 들고 그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몸을 향해 내려치면 다시 반격을 할 수 있었기에

사람의 공통적인 급소인 머리를 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자신의 무기에 머리를 찍힌 사내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 숨이 멎었다.

적의 숨통이 끊어지자마자 하운은 곧바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옆구리가 매우 뜨거웠고 옷은 피에 적셔져 피부와 상처부위에 달라붙었다.


이러다 과다출혈로 죽을 수도 있었기에

하운은 바로 옆의 집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안에는 사람이 없었고 그 집 안에서 약초를 발견하고 으깨어 상처에 바르고는 천을 꺼내 허리를 감싸 꽉 묶었다.


으윽

상처를 조이니 너무나 아팠다.

무기는 깨끗한 것이 아니기에 파상풍의 위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파상풍에 걸리지 않길 기도하는 수밖에.

아.

그나저나 이대로 부족으로 돌아가면 엄마랑 이모가 엄청나게 걱정하시겠네.

자신을 보고 눈물을 한바탕 쏟아내실 것이 분명했다.

앞으로 전투에 참여 못하게 하실 지도..


하운은 곧바로 집을 벗어나 자신의 검을 챙겼다.

생각해보니 검도 가져가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네.

적이 있었으면 어쩌려고.

몸이 아프니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지금도 아프기는 하지만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았다.

하운은 곧바로 중앙으로 뛰어갔다.


마을의 중앙은 외곽보다 더 난리였다.

온갖 전사들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고

베이고 박히며 쓰러지고 있었다.

다행히 적에게 당한 아군은 적은 모양이었다.

아직 많은 수의 아군이 적을 몰아치고 있었다.

분명 기습 작전이었는데 왜 전면전을 하는 기분일까.

생각해보니 빠져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 부족의 모든 전사들을 상대하는 듯 했다.

잘못하면 여기가 자신의 무덤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하운은 쓸데없는 생각을 저버리고는

아군에게 달려드는 적들에게 달려갔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을 보고 당황한 틈을 타 아군이 적을 베어 넘겼고

하운은 목을 향해 다가오는 칼을 피해 허리를 숙이며 검으로 적의 몸통을 베었다.

그리고는 베인 적을 그 뒤에 있는 적들을 향해 발로 찼다.


“조장 왔어요?”


출발하기 전에 3조를 따라간 자신의 조원이 반갑게 맞이했다.


“피해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망자 열다섯, 부상자 서른 둘.”


230명이서 4개의 조로 나뉘었으니

한 조당 57~58명.

체르 부족으로 향한 사람은 3조와 4조의 절반이었으니 86명이었다.

그중 절반인 4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왜 이렇게 피해가 많아?”


하운은 적을 몰아붙이며 말했다.


“초반에 창고들에 불을 붙이는데 순찰병에게 들켰어요. 다 처리한 줄 알았는데 그때가 근무 변경 시간이었나 봐요. 그나저나 1조는요?”


“후방 경계 및 순찰병 처리. 온갖 창고들과 곳곳에 불을 붙이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지도층 사살, 전사들 궤멸. 포로들 본대에서 온 지원에 인계.”


하운은 상황이 급박한지라 간단하게 핵심만 전달해주었다.


“역시 1조분들과 조장님이시네. 우리는 실패했는데...”


조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임무는 완수하고 죽어야 조상님들을 뵐 면목이 있죠.”


검을 쥔 손이 달달 떨리는 와중에도 눈빛은 죽지 않고 적을 노려보며 말하는 조원이었다.

다른 조원들도 같은 마음일까

다들 죽음을 무릅쓰고 적을 막아내고 있었다.


“일단 남은 4조와 몇 명의 지원 병력을 데리고 왔는데 상황이 좋지 않네. 이만 빠져야겠다.”


앞을 가로막는 적을 베어내며 말했다.



“임무를 실패했는데 복귀할 수는 없죠!”


“맞습니다!”


다른 조원들 역시 동의한다는 듯 말을 하며 적을 베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하운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작전은 기습하여 피해를 입히는 것이었고 적들은 이미 많은 피해를 입었다.

크지는 않지만 곳곳에 불이 붙어있었고 자신들에게 당한 전사들의 수는 많았다.


“작전은 기습하여 피해를 입히는 것. 곳곳에 불탄 곳도 있고 적의 전사들의 수도 줄였으니 이만하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이만 빠지는 것이 좋을 것이야.”


“하지만...!”


“더 진행했다가는 여기의 병력 모두 잃는다. 쓸데없이 이들의 목숨을 버리고 싶은 것인가?”


하운의 말에 다들 말이 없어졌다.

처음에는 실패한 줄 알았는데 적들을 막아 내다보니 입힌 피해가 컸나보다.

또한 자신은 몰라도 다른 전우들이 여기서 쓸데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싫었다.

그렇기에 조원은 입술을 깨물며 수긍했다.


“조장의 말에 따르겠습니다.”


“저희도 따르겠습니다.”


“3조 조장과 다른 조원들은?”


“3조의 조장님은 초반에 걸린 후로 몇 명의 선임자들과 시선을 끌러가셨습니다. 다만 돌아오시지 않는 것을 보아 당하신 것 같습니다.”


입술을 깨물던 조원은 부족에서 자신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많은 것을 알려준 3조의 조장과 선임자들을 생각하자 힘이 들어갔는지 입술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럼 현재 지휘는?”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내가 지휘를 한다. 우선 후방에 있는 조원은 주변에 불을 붙인다. 그동안 우리는 적을 막아내고 불이 크게 일어나면 그때 빠르게 빠진다.”


““알겠습니다.””


하운의 명령을 들은 조원들을 옆의 나무집들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한 행동을 막으려고 달려드는 전사들을 전방에서 힘겹게 막아내며 버티고 있었다.

불이 빠르게 나무를 갉아먹으며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후방부터 뒤로 빠진다. 우리가 목책 입구 근처에 다가가면 목책에 불을 붙인다.”


“그러다 불길에 빠져나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적들의 추격에 더 힘들어진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후방의 인원들이 뒤로 빠지면서 전방의 인원들도 시간을 두며 뒤로 천천히 빠지기 시작했다.


“저..저..!! 저 미친놈들을 얼른 잡아!”


뒤에서 목책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보았을까

적들의 중간에서 지휘를 내리던 자가 자신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확실히 목책은 석벽이나 돌로 외곽을 쌓지 않는 이곳에서는 크고 단단함에 많이 쓰이고 있었지만 단점도 명확했다.

나무들로 이어진 벽이 온 마을을 감싸고 있다는 사실.

한 곳에 불이 붙으면 옆으로 번져나갈 수 있었다.


“이제 빠진다.”


하운의 명령에 전방의 인원들이 몸을 돌려 빠르게 입구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뒤에는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자신들을 죽이려고 달려오고 있었다.

앞에는 목책이 불에 타며 쓰러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대로 후방의 인원들이 열어놓은 길을 따라 달리며 입구를 벗어났다.

전방의 인원들이 빠지자 뒤에서 대기하던 조원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목책의 입구로 앞을 가로막으며 불을 붙였다.

불이 옮겨 붙자 그대로 산의 방향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체르 부족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목책에 불이 활활 타오르자 불을 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였는지 불을 끄고 소수의 인원만 우리를 쫒기 시작했다.

하긴 목책이 다 없어지면 다른 부족의 공격에 쉽게 당할 것이 분명했다.


살아남은 3조와 4조의 인원들은

곧바로 산으로 들어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뒤를 쫒아 달려오는 소수의 전사들.

산에서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다음 화는 다음 주 월요일에 연재됩니다.

요새 비가 쏟아지다 그쳤다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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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그리운 만남 +14 22.07.05 110 28 16쪽
37 37화. 복귀 +21 22.07.04 111 28 14쪽
» 36화. 추격전 +26 22.06.30 108 29 18쪽
35 35화. 기습 작전(4) +31 22.06.29 115 33 14쪽
34 34화. 기습 작전(3) +18 22.06.28 112 27 17쪽
33 33화. 기습 작전(2) +22 22.06.27 119 32 12쪽
32 32화. 기습 작전(1) +29 22.06.23 141 32 11쪽
31 31화. 화해(2) +22 22.06.20 133 31 14쪽
30 30화. 화해(1) +33 22.06.17 154 29 17쪽
29 29화. 족장의 딸, 에리나(4) +30 22.06.16 148 29 21쪽
28 28화. 족장의 딸, 에리나(3) +29 22.06.15 150 30 13쪽
27 27화. 족장의 딸, 에리나(2) +22 22.06.14 152 29 15쪽
26 26화. 족장의 딸, 에리나(1) +9 22.06.13 142 24 14쪽
25 25화. 부족장을 만나다(2) +9 22.06.10 156 25 15쪽
24 24화. 부족장을 만나다(1) +5 22.06.09 154 20 15쪽
23 23화. 임시 마을을 세우다 +9 22.06.08 155 24 15쪽
22 22화. 페일 남작의 결정(2) +14 22.06.07 164 28 16쪽
21 21화. 페일 남작의 결정(1) +11 22.06.03 170 25 15쪽
20 20화. 미지의 큰 섬을 발견하다 +8 22.06.02 178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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