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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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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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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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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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DUMMY

새 대통령의 눈치를 보게 된 B채널을 비롯한 기성 언론들은 국면전환이 필요했다. 선거과정에서의 분열과 네거티브는 묻어두고 이제 화합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외쳤다.


그리고 김강욱 회장은 대선개표조작의 책임을 질 희생양을 찾기 시작했다.


‘중앙선관위가 이렇게 허술하게 집계시스템을 구축하다니 나라에 망조가 든 것이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고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

‘세계에 부끄러운 IT 선진국의 민낯’


등등 온갖 제목을 갖다 붙이며 여론몰이를 시작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개표관리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국민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B채널은 이제 선거와 개표 과정의 분열을 보듬어줄 사람은 대통령뿐이라고 정철민 대통령 찬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유고상태라 정철민 당선인은 당선증을 교부받은 날부터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취임식 준비 위원회 같은 걸 꾸릴 여유가 없어 대통령직 업무는 바로 시작하되 취임식은 한두달 후 국내외 귀신을 모시고 제대로 거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개표조작 방송에 대한 수사보다는 새 대통령 측근들과 줄을 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B채널을 비롯한 언론들은 조작 수사에 대해서는 일체 보도를 하지 않았다.


‘홍길동tv’만이 조작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연일 촉구했다.


‘홍길동tv’가 집요하게 해킹을 당한 방법과 증거를 제시하며 후속 보도를 계속해 가자 마지못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선관위에 들이닥치기 직전 긴급속보가 인터넷에 떴다.


『선관위 전산실 직원, 숨진 채 발견』


김윤대 군이 누군가 내부에서 길을 열어줬다고 지목한 그 내부직원이 수사를 앞두고 자살했다는 뉴스였다.


본인의 컴퓨터에는 ‘평소 정철민 후보를 미워해 낙선시킬 목적으로 개표 결과를 조작했으며 혼자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유서가 띄워져있었다.


이로써 전대미문의 개표조작 범죄는 조용히 마무리되는 듯했다. 국민들은 그래도 범인이 밝혀져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 역시 가슴을 쓸어내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였다.


만약 개표 결과 권순필 후보가 당선된 걸로 확정이 되고 그 후에 개표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 대한민국은 한동안 혼란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권순필 쪽에서 쉽사리 대통령직을 내놓으려 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권순필 후보 본인은 어쩌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을지 몰라도 측근들이 가만있었을까?


이른바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자신들의 후보가 대통령만 되면 한국의 정치, 경제를 주무르며 단물을 빨 꿈에 젖어있는 이른바 ‘똥파리’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후보의 정치적 이념과 자신의 이념이 맞아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는 순수한 사명감에서 캠프에 몸을 담은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게 한국 정치의 현실이었다. 이 ‘똥파리’들이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하니 우리는 정철민 후보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주고 물러납시다’ 할 리는 만무했다.


경찰이 나서서 수사를 해야 하고 재판에서 조작 사실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양 진영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전가의 보도인 국회투쟁과 거리투쟁을 하려 했을 것이다.


양 진영은 한국 최고의 변호사들을 동원해 대법원까지 가는 지난한 법정싸움을 벌이거나 지지자들을 동원한 세 싸움에 몰두했을 테고 그러다 보면 나라 꼴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하면서 그나마 이 정도에서 새 대통령이 결정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다 잡은(?) 대통령직에 코를 빠뜨린 격이 된 권순필 후보 쪽은 선관위의 조작이라는 발표에 모종의 흑막이 있는 듯이 주장하며 세력을 결집하고 있었다.


B채널의 김강욱 회장은 선관위 직원의 자살로 큰 고비는 넘겼다고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나, 홍길동이 이번엔 어떻게 나올지 몰라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없었다.


눈치를 보아하니 김연성 회장도 혹시 똥물이 튈까 봐 자신을 멀리하는 게 확실했다. 아무리 돈밖에 눈에 안 보인다고 해도 상황변화에 따라 처신이 이렇게 백팔십도 달라질까 싶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지만 말이다.


나는 이번에는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이 언론사 사주라고 한국의 정치, 언론계의 어른 행세를 하면서 악행을 계속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나라의 너무 큰 암적 존재를 모른척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진필성 대표를 불러 선거개표조작 사건을 심층취재해 특별편성을 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전부 알려주고 김윤대 군을 상대로 해킹방법 등에 관해 취재를 하도록 했다.


‘홍길동tv’가 개표조작사건을 특별방송한다고 예고를 하자 B채널측이 돌연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방송업계에서는 조금이라도 불리할 것 같으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남발되는 경향이 있었다.


법원에서는 홍길동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생겼다. 정현세 판사가 참교육을 받은 바도 있고 다른 판사도 대중 앞에 서진 않았지만 사무실에서 참교육을 받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이번에 가처분 신청을 맡은 판사도 자칫하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양측의 소명을 들어본 판사는 가처분 신청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방송은 예정대로 나가게 되었다. 가처분 신청을 거치면서 B채널의 김강욱 회장이 음모를 주도적으로 꾸몄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확 퍼졌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홍길동tv’에 쏠렸다.


이용준 앵커는 메인뉴스 앵커는 다른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지 않는 관행을 깨고 특별편성의 진행을 맡았다. 광화문 대로의 맞은편에 위치한 ‘홍길동tv’와 ‘B채널’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유력 언론사끼리의 맞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홍길동tv’ 직원들과 이러다가 자칫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에 휩싸인 ‘B채널’의 직원들은 퇴근을 미루고 ‘홍길동tv’의 ‘특별 생방송, 개표조작의 기획자를 공개한다’를 시청했다.


한쪽 회사에서 만세와 환호성이 울릴 때 맞은 편 회사에서는 탄식과 울분이 터져나왔다. 대결에서 승리를 한 ‘홍길동tv’직원들은 회사 근처의 삼겹살집 등에서 삼삼오오 승리의 건배를 나누기 바빴다.


B채널의 직원들은 회사의 운이 다했다는 깊은 실망과 울분에 빠졌다. 직원들을 마치 주구처럼 부리면서 한국 사회의 핵심처럼 행세하던 김강욱 회장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나자 직원들은 처자식을 볼 면목마저 없었다.


자신의 죄는 아니지만 그런 회사에 다니는 게 그렇게 창피할 수 없었다.


다음날 점심 때, 광화문 사거리 일대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회사원, 공무원들로 시끌벅적했다. 사람들마다 입에 올리느니 어제 ‘홍길동tv’의 방송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순신 동상 앞에 참교육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고 있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은 없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12시 50분쯤, 확성기 소리가 길 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시민 여러분 식사 잘하셨습니까? 잠시 후에 참교육회초리 시간이 있겠아오니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관 부탁드립니다.”


윙카 트럭의 한쪽 날개가 서서히 올라가자 광화문 사거리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김강욱 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윙카 상공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차고 있는 큰칼보다 큰 참교육 회초리가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윙카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광화문 일대의 교통이 서서히 마비되었다.


나는 ‘홍길동tv’의 내 사무실에서 윙카의 김강욱 회장을 내려다보았다. 윙카 양옆 에 임시로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어제 ‘홍길동tv’가 방송한 특별생방송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에서 본 김강욱이 윙카 무대에 서 있는 걸 보고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했다.


따로 정한 것도 아닌데 진행자를 자임하는 시민 한 사람이 윙카에 훌쩍 뛰어올랐다. 말솜씨가 좋은 사람이었다.


“시민 여러분, 식사 잘 하셨습니까?”


시민들은 잔치가 난 듯 활기차게 대답했다.


“예~~~”


“자, 그럼 밥을 빵빵하게 잘 먹었으니 소화 좀 시키고 일터로 돌아갑시다.”


시민들이 일제히 휘파람을 불고 손뼉을 치고 무슨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 여기 있는 김강욱 죄인, 지은 죄가 무엇인지 누구 아는 사람 있으면 여기 나와서 설명 좀 해주세요”


20대 초반의 남성이 윙카에 뛰어오른다.


“저는 근처 모 대기업의 신입사원입니다. 제가 김강욱의 죄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로 호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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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 70. 암흑가의 두 사람, 함께 하모를 먹다 > 22.06.13 94 1 9쪽
70 < 69. 두 조폭보스, 아차산에서 목놓아 울다 > 22.06.12 95 2 10쪽
69 < 68. 조폭전쟁에 개입하다 > 22.06.12 86 2 10쪽
68 < 67. 왕년의 보스를 참교육하다 > 22.06.11 101 3 9쪽
67 < 66. 북한 처녀랑 결혼하라우 > 22.06.11 95 3 9쪽
66 < 65. 남북정상에게 비차를 설명하다 > 22.06.10 98 3 9쪽
65 < 64. 김정은, 비차를 타고 서울에 오다 > 22.06.10 91 3 9쪽
64 < 63. 비차를 타고 김정은을 만나다 > 22.06.09 106 3 9쪽
63 < 62. 대통령에게 비차를 브리핑하다 > 22.06.09 108 3 10쪽
62 < 61. 비차, 공군의 요격을 받다 > 22.06.08 111 3 10쪽
61 < 60. 참교육회초리의 사용법 > 22.06.08 138 3 9쪽
» < 59. 이번에는 B채널 김강욱 차례 > 22.06.07 114 3 9쪽
59 < 58. 선관위 해킹을 분쇄하다 > 22.06.07 109 3 10쪽
58 < 57.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 > 22.06.06 120 3 10쪽
57 < 56. 참교육회초리를 분양하다 > 22.06.06 113 3 9쪽
56 < 55. 국정원의 경호대상이 되다 > 22.06.05 127 3 9쪽
55 < 54. 대선후보 구도를 바꾸다 > 22.06.05 125 2 9쪽
54 < 53. 국정원장에게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6.04 127 3 9쪽
53 < 52. 천재 청년 김윤대를 영입하다 > 22.06.04 139 3 10쪽
52 < 51. 인재를 모아 언론사를 설립하다 > 22.06.03 141 3 10쪽
51 < 50. 비차, 쇼케이스하다 > 22.06.03 131 2 9쪽
50 < 49. 홍길동을 잡아라 > 22.06.02 144 2 9쪽
49 < 48. B채널에 경고하다 > 22.06.02 139 2 10쪽
48 < 47. 진짜 배춧잎으로 바뀐 신사임당 > 22.06.01 142 2 10쪽
47 < 46. B채널 회장, 음모를 꾸미다 > 22.06.01 154 2 9쪽
46 < 45. 불독을 완전 제거하다 > 22.05.31 154 2 9쪽
45 < 44. 이신성을 밀어내다 > 22.05.31 157 3 9쪽
44 < 43. 비밀결사, '아차산 그룹' > 22.05.30 170 3 10쪽
43 < 42. 동지들, 비차에 타다 > 22.05.30 177 2 10쪽
42 < 41.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다 > 22.05.29 20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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