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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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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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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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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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7개월차 -3-

DUMMY

청국 황제가 난리를 치고 있을 무렵, 공충도에서도 청국군이 몰래 잠입해 사람을 납치하고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시에 전투 결과도 전해졌는데, 대부분은 축제 분위기였다.


“호랑이사냥꾼 열명이 청국군 2백명을 잡아내고도 다친 사람도 없다는구먼.”

“그려? 당나라군대 당나라군대 그러더니 이제 청나라군대라고 바꿔야겠구만 그랴.”

“아니 막말로 조총이나 쏴대는 놈들이 연발로 따다다다다다 쏴대는 총 앞에서 어떻게 싸워. 못 싸우지.”

“그래도 스무배도 넘는 아그들이 한밤중에 덤비고도 다 죽어나가는게 말이 되는가? 빠질때로 빠진거지.”

“하여간 대승이여 대승!”


그러나 청국군의 목적과 그들의 새로운 무기체계를 본 사영과 그 일당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리볼버와 후장식 소총인가...”


탄피가 아직 완전히 개발되기 전, 리볼버의 약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흑색화약을 채우고, 그 앞에 탄환을 단단하게 박아넣은 초창기형 리볼버가 노획된 것이었다. 퍼커션 캡이 개발되기 전이어서 그런지, 8발을 장전할 수 있는 리볼버의 점화체 부분은 짧은 도화선이 박혀있었다. 일반적인 화승총에 들어가는 화승과는 좀 다르게, 타는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인 그 도화선은 뒤쪽에 있는 해머가 부싯돌을 치면, 순식간에 불이 붙어 타오르며 약 0.5초쯤 후 흑색 화약을 점화시켰고, 그렇게 8발을 연발로 쏠 수 있는 구조였다.


도화선을 박아 리볼버 실린더 뒤쪽 구멍을 막고, 칼로 도화선을 짧게 자른 후 반대쪽에 적절한 양의 흑색화약을 붓고, 그것을 리볼버에 끼운 후 납 탄환을 리볼버에 있는 레버로 한칸씩 돌려가면서 꽉꽉 눌러 장전하는 그것은 장전시간이 한 10여분정도로 몹시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일단 8발을 장전해 둘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어느정도 보급이 된 모양이었다.


후장식 소총 또한 금속 탄피가 나오기 전, 전장식 총기와 후장식 총기의 과도기쯤에 있는 물건임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흔히 자포 여러개에 화약과 탄환을 재어 두고, 모포에 미리 재어둔 자포를 걸고 하나씩 쏘는 불랑기포처럼 이번에 노획된 소총들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가운데가 뚫린 두꺼운 탄피 옆구리에 난 작은 구멍에 도화선을 박고, 도화선을 짧게 자른 후 화약과 탄을 눌러 채워둔 것이 탄환 역할을 하는 총이 노획된 것이다. 점화방식이야 부싯돌식 점화였으나, 특이하게도 탄창이 없는 초기 볼트액션 라이플처럼 약실 뚜껑을 뒤로 잡아당겨 자탄을 집어넣고, 앞으로 밀면 해머는 코킹된채로 자탄이 장전되는 방식이었다. 방아쇠만 누르면 탄 옆구리에 있는 도화선이 점화되어 총이 발사되고, 놀랍게도 발사 반동으로 약실이 뒤로 후퇴하며 자탄이 튀어나가는 것 까지 구현되어있었다.


“이거 브라운베스보다 연사력은 확실히 몇 배 좋겠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청국군의 무기도 발전속도가 엄청나군요.”


그렇게 발전하는 청국의 무기체계도 걱정이었으나, 사영의 걱정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상대보다 몇 세대는 앞선 무기 체계와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호랑이 사냥꾼 개개인의 전투력에 힘입어 스무 배가 넘는 적병을 섬멸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청국의 인구는 조선 전체가 가지고 있는 탄약보다도 숫자가 많았다.


아니, 실제로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으나 하여간 사영이 생각하기에는 청국 인구는 억을 넘겨 10억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있었다.


“최소한 인구 10억은 넘기지 않았을까...?”

“10억이라니요. 너무 과하게 생각하시는 것 아닙니까?”

“귀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해상 봉쇄와 해안 도시 타격을 번갈아 해 온지 2년이 넘어가는데, 무언가 소식이 있지 않습니까?”

“흐음.... 사실 청국이 어마어마한 인력을 투입하여 황하가 터진 것을 바로잡고, 이후 물난리가 나지 않도록 ‘제’라는 것을 쌓아 물을 가두어뒀다는 첩보는 있었습니다.”

“제?”

“이렇게 쓰더군요.”


청국 상무총감을 맡았던 사람답게 엘리엇은 한문도 꽤 그럴듯하게 잘 썼다. 그가 종이에 쓴 글자는 ‘제(堤)’였다.


“영어로는 이렇게 씁니다. Dam.”

“댐? 지금 청국이 황하에 댐을 건설해서 황하가 터진 것을 잡았다는 말씀이시오?”

“그렇...죠? 사실 저희쪽에서도 믿기지 않아 다시 확인해보는 중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지었다고 합니까?”


청국이 특정 분야에서 의외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는 했으나, 황하를 막아 댐을 지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사영은 의문을 표했다. 사실 지금 이 시기에 댐을 설계하고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옆에 있고, 그들이 적대적이라면...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소문에 의하면 최소 3천만, 최대 1억명 이상을 투입해서 건설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가능한...가?”


최소 3천만명을 투입해서 댐을 짓는다고 하면 또 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그 정도 인원을 투입해서 못 지을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싶었기도 했고, 사영도 건설이나 토목쪽 지식은 거의 없는터라 이제 막 철근콘크리트를 만들어보고 버틸 수 있는 하중이나 효과적인 건설 방법 등등을 시험해보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청국은 아직도 쓸 수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사람을 대대적으로 갈아넣고도 나라가 멀쩡하게 돌아갈 리 있겠는가.’


‘더 많은 자원과 인력, 기술력이 필요하겠군. 화력이 더 필요하다. 화력이... 일단 잡아먹히지 않아야 내 기억을 찾을 것 아닌가.’


서북지방 산 속에서 있었던 충돌은 양측 모두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며 서로가 서로를 채찍질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공충도도 청국 황제도 난리가 났으나, 가장 난리가 난 것은 조선이었다.

사영은 알아낸 바를 조선에도 대략 공유해주었고, 반쯤 인질로 잡혀와 있던 김문과 조문의 수장도 깔려있는 선비들과 인맥들을 동원해서 알아낸 바를 최대한 전달해주었던 것이다.


이 소식과 정보는 비변사로 전해졌고, 비변사는 지금까지 모습과는 달리 누구보다 빠르게 왕에게 다시 알아본 바를 전해 올렸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난리를 겪은 후 우리 나라 남녀가 모두 살 곳을 잃고 유리하여 생활의 계책이 없습니다.


최근 몇 년간 청국군이 서북에 주둔하였을 때 본토의 남녀로서 중국군을 따라 호구(糊口, 입에 풀칠을 하다)하던 자가 무려 수천여 명이었는데, 청국군이 철수해 돌아갈 때 그들을 따라 상국 지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남도 일대 및 경성·서도 사람 또한 따라 들어간 자가 몇백 명인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전후 모두 1만여 명에 달하는데, 혹은 요동 지방에 우거하기도 하고 혹은 산해관(山海關) 사이에 흩어져 걸식하면서 각각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 했으나 청국은 그들을 잡아두고 때로는 세뇌하여 첩자로 보내기도 하였다니 몹시 측은합니다.


또 평안감사의 장계를 보건대, 서북 출신의 호포수들이 야밤에 은닉하여 들어오던 청국군 수백여 명을 섬멸하였는데, 이들이 우리나라의 장정 수백여 명을 잡아가고자 들어왔다고 하니 매우 놀랍습니다.


지금은 비록 천운이 닿아 호포수들이 이들을 잡아내어 참담한 음모를 예비하는데 그치게 하였으나 속히 분부하지 않으면 이후 같은 일이 반복되더라도 기일이 지연되어 미처 시행하지 못하고 그들이 목표한 바를 달성하고 떠나게 될 것입니다.


바라건대 잡혀간 자들과 따라 들어갔던 자들 중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자들로 하여금 하루 속히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 주는 방안을 기필코 시행하도록 함이 어떻겠습니까?“


”그래, 그 방안이라는 것이 무엇인고?“


”잡혀간 자들을 구해올 특무대를 구성하여 청국 깊숙이 들어가 그들을 구하고, 동시에 공충도 마량진 앞바다에 머물고 있는 영국군에게 협조를 구하여 양동을 요청하면 어떨까 하옵니다.“


”영국이 비록 수만리 밖에 있는 나라라고는 하나, 그 강성함이 청국을 능히 찍어 누를만하다 들었다. 헌데 설득이 가능하겠느냐?“


”해보겠습니다.“


”생각해 둔 바라도 있느냐?“


”조선 천지에는 아직도 글줄 깨나 읽을 줄 알지만 초야에 머물며 관직에 나서지 않는 선비들이 많사옵니다. 사영이라는 자가 그들에게 환장한다고 하니, 선비를 주고 병력을 잠시 빌리는 것이 불가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옵니다.“


”허하노라. 잘 설득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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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5년 2개월차, 청국 +5 22.10.24 729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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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5년차, 영국 -2- +10 22.10.20 788 41 10쪽
103 5년차, 영국 +6 22.10.19 790 38 10쪽
102 5년차 +16 22.10.18 809 42 10쪽
101 4년차, 인술. +4 22.10.17 791 38 9쪽
100 4년차, 일본 +9 22.10.15 838 45 9쪽
99 4년차, 영국 -3- +15 22.10.13 831 45 9쪽
98 4년차, 영국 -2- +8 22.10.12 803 42 10쪽
97 4년차, 영국 +14 22.10.07 840 44 14쪽
» 4년 7개월차 -3- +6 22.10.06 814 36 9쪽
95 4년 7개월차 -2- +6 22.10.05 805 41 11쪽
94 4년 7개월차 +8 22.10.04 794 38 9쪽
93 4년 6개월차 -3- +8 22.09.30 835 39 9쪽
92 4년 6개월차 -2- +9 22.09.29 813 38 9쪽
91 4년 6개월차 +14 22.09.28 875 41 24쪽
90 4년차 -4- +10 22.09.27 822 3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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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4년차 -2- +9 22.09.23 825 38 9쪽
87 4년차 +6 22.09.21 862 40 10쪽
86 3년 9개월차 -2- +8 22.09.20 829 4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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