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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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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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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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5년 9개월차 -5-

DUMMY

“대승이다!”

“적을 제압했다!”

“적선도 신형 총통으로 관통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야습에 성공한 청국군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세계 최강국이라고 알려져 있는 영국군을 미리 어설프게 만들어 둔 참호로 유인한 후, 야간에 피로한 적을 포위 섬멸하여 원래 있던 곳까지 밀어내는데 성공했으니, 축제 분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것이 ‘인민의 바다에 빠트려 죽인다.’는 황제폐하의 가르침이었군요.”

“저쪽이 비록 더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개개인의 화력은 피아가 비슷하니 해볼 만 한 싸움이었습니다.”

“옳습니다. 적의 화력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야간에, 방어 능력이라고는 없는 가짜 호에서 몇 배는 족히 될법한 우리 정병들에게 두들겨 맞았으니 정신이 없었겠지요.”

“하하하하하하하!”


나갔던 인원들 중, 반수 이상의 인원들이 아직 복귀하지 못한 것 같지만 야간에 적병을 추격하다보면 그런 일은 흔했기에 청국군은 승리를 자신하며 낙관하고 있었다. 어차피 날이 밝으면 야전에 참여했던 인원들 대부분은 본대로 복귀하리라 여긴 것이었다.


반면, 영국군은 꽤나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거 완전히 얻어맞았군요.”

“...야습에서 그 정도로 통제가 가능한 적이라니, 상당한 훈련을 받은 정예들로 보입니다.”

“그런 정예병이 그 정도나 숫자가 많다는 말입니까?”

“......어쩌면 병력을 빼고 다시 계획을 수립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자폭선이나 민간인을 방패로 한 기습 외에는 별 다른 능력이 없어 보였던 청국군이 야습에 성공한 것이다.

심지어 상당한 인원을 은밀하게 아군 측후방으로 기동시켜 포위망을 형성해서 영국군을 원래 출발지점으로 밀어 내는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영국군은 패주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인원과 장비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길었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

“......”

“......”


청국과 영국, 그리고 하늘에서 전선을 관측하고 있던 비행선 모두 말을 잊었다.


간밤에 전투가 벌어졌던 청국군 최외곽 참호에는 시체가 그득했다. 그곳으로부터 영국군의 참호 앞까지, 약 500여 m에 달하는 공간에도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 있기는 했으나, 저 참호 안처럼 시체에 시체가 겹겹이 쌓여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도 붉은 옷을 입고 있는 영국군의 시체보다 비교적 어두운 색 옷을 중구난방으로 입고 있던 청국군 시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것은 마치 검게 타버린 잿더미에 군데군데 남아있는 빨간 불씨처럼 보였기에 더욱 눈에 띄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이지?”


분명 대충 만든 참호에 극소수의 병력을 남겼다가 영국군에게 내어준 후, 야간을 노려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병력과 미리 숨겨두었던 예비대로 야습을 벌인다는 청국군의 묘안은 초반에 잘 먹혔고, 영국군이 가지고 왔던 기관총도 화전진천뢰 등을 이용하여 잘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었다.


적어도 청국군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영국군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참호에 있는 시체는 청국군이 훨씬 많았던 것이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오? 분명 야전에서 피아의 화력은 거의 동일하거나 우리가 우세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러게 말이오...”


청국군과 영국군은 다시 양 측 진지에서 인원과 물자를 파악하고 전장을 정리하기도 하면서 전과 및 피해 확인에 나섰다.


그리고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산탄총과 기관총의 순간 화력이 무섭긴 무섭구나..”

이것이 영국군의 결론이었고


“좁은 곳에 너무 많은 인원을 투입해서 명령이 붕괴되었소.”

이것이 청국군이 내린 결론이었다.


최초 기습에서 당황하기는 했으나, 실전 경험이 워낙 많았던 영국 육군은 무너지지 않고 해병대가 뛰어들 시간을 벌어주었고, 해병대의 쌍열산탄총이 기관총을 거치할 시간과 적병이 아군 본대에 뛰어들어 뒤엉키는 것을 어느정도 저지해 주었으며, 몇 탄창을 쏘다 적의 유탄에 무력화된 기관총이 그 짧은 시간동안 근거리에 붙어 있던 청국군을 갈아버렸던 것이다.


단 몇 분, 단 몇 분 사이에 엄폐하지 못한 적들을 상대로 근거리에서 갈겨댄 기관총 몇 문의 위력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어쩌시겠습니까?”

청국군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분명 그들의 작전은 완벽에 가깝게 실행되었고, 누구도 실수한 사람 하나 없었다. 그랬음에도 오늘 작전에 참여했던 4만이 넘는 병력 중, 2할이 넘는 병력이 죽거나 다친 것이었다.


병력이 생각 외로 손실이 많은 것은 그래도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황제 폐하께 뭐라고 보고를 올려야 하겠소?”

“...일단 승전보를 올립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올리면 당연히 바로 숙청당할 것이었기에, 이번만큼은 정치장교도 지휘부도 한 뜻으로 보고를 조작해서 올리기로 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던 것이, 어쨌거나 적의 기관총 6문 이상을 파괴했고 적병도 최소 1할 이상 피해를 입혔으며 후방으로 밀어내긴 한 것이다.


“황제폐하의 가르침 그대로 실행에 옮겼으나 피해가 이 정도로 컸다고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 같소?”

“...최소한 우리 목은 날아가겠지요.”

“그럼 어찌하오?”

“일단 아군 피해는 줄이고, 적의 피해는 다소 늘려서 보고를 올립시다.”

“그럽시다. 그러면 적의 규모와 화력은 어떻게 보고를 올리실 생각이시오?”

“...실제보다 어느 정도 더 강하다고 보고를 올려야 추가 인원과 물자를 받을 수 있지 않겠소?”

“그럼 그렇게 하십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의 보고에는 ‘영국군의 규모가 청국군에 준할 만큼 숫자가 많았고, 기관총 등 화력도 우수했으나 위대하신 황제폐하의 영명하신 지도 하에 청국 인민들의 혁명적인 총폭탄 정신으로 육탄 돌격에 성공하여 적을 패퇴시켰다.’고 올라가게 되었다.


한편, 영국군도 청국군을 가볍게 여기고 1만명이라는 소수 인원으로 청국 수도를 찌를 생각이었으나, 이번 야습으로 생각을 달리 먹게 되었다.


생각보다 청국군의 작전 능력이 우수하고 야간 습격에 능한 점을 우려하게 되었고, 다소 경제적인 부담이 더 커지더라도 단기 결전을 포기하고 차근차근 외곽에 교두보를 굳혀 가면서 중장기전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었다.


“그 화전진천뢰라고 하는 것은 꽤나 쓸만하겠더군요.”

“배에 구멍을 낸 청국군의 신형 화포도 멀쩡한 것을 두어 문 노획했습니다.”

“비행선을 이용한 관측 후 포격은 기존 포격에 비해 정확도와 효율성, 위력 면에서 매우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었으니 박격포를 더 뽑아냅시다.”

“야간 기습을 대비해야 할 듯 합니다. 공충도에서 쓰고 있다는 철조망을 우리도 주문해서 들어가는 길의 요충지마다 축성을 하고 물자를 집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로켓으로 추친하는 ‘화전진천뢰’라고 하는 것을 보병에게 대량으로 보급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할 듯 하오이다.”

“적의 우회 및 기습에 대비하여 우리도 정찰대를 좀 더 늘려야 하겠습니다. 군마가 더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자, 바빠진 것은 공충도였다.


“일이 몰려든다!”

“돈도 몰려든다!”

“사람이 더 필요하다! 더 뽑고 더 가르쳐라!”

“공장에 사람이 부족하오!”

“더 많은 고오급 인력이 필요하오!”


바야흐로 전쟁특수가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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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5년 9개월차 -3- +4 22.11.08 598 3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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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5년 9개월차 +8 22.11.04 657 33 13쪽
110 5년 6개월차 -2- +12 22.11.03 665 38 9쪽
109 5년 6개월차 +10 22.10.28 741 38 19쪽
108 휴재공지 +3 22.10.26 726 20 1쪽
107 5년 2개월차, 청국 -2- +6 22.10.25 747 42 7쪽
106 5년 2개월차, 청국 +5 22.10.24 729 34 10쪽
105 5년차, 청국 +13 22.10.21 803 38 9쪽
104 5년차, 영국 -2- +10 22.10.20 786 41 10쪽
103 5년차, 영국 +6 22.10.19 790 38 10쪽
102 5년차 +16 22.10.18 809 42 10쪽
101 4년차, 인술. +4 22.10.17 789 38 9쪽
100 4년차, 일본 +9 22.10.15 837 45 9쪽
99 4년차, 영국 -3- +15 22.10.13 831 45 9쪽
98 4년차, 영국 -2- +8 22.10.12 802 42 10쪽
97 4년차, 영국 +14 22.10.07 840 44 14쪽
96 4년 7개월차 -3- +6 22.10.06 814 36 9쪽
95 4년 7개월차 -2- +6 22.10.05 805 41 11쪽
94 4년 7개월차 +8 22.10.04 794 38 9쪽
93 4년 6개월차 -3- +8 22.09.30 835 39 9쪽
92 4년 6개월차 -2- +9 22.09.29 813 3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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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4년차 -2- +9 22.09.23 825 38 9쪽
87 4년차 +6 22.09.21 862 40 10쪽
86 3년 9개월차 -2- +8 22.09.20 829 4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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