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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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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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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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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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차, 영국 -3-

DUMMY

“경들은 좌정하시오(My lords, pray be seated).”


어마어마한 것을 보여준 관함식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회가 소집되었다.


조지 엘리엇은 의회에 나가 증언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가지고 온 배는... 특이하더군요. 돛은 완전히 버리고 증기터빈만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정했는데, 연료는 60톤이면 충분합니까?”

“18노트로 간다면 1주일, 24노트로 간다면 3일을 갈 수 있는 양이고, 저번 관함식때처럼 34노트로 간다면 6시간이면 전탄 소진하게 됩니다.”


“18노트..극동까지 한달이면 갈 수 있겠군요.”

“실제로는 1주일마다 연료와 물을 보급해야하니 그보다는 오래 걸릴 것입니다.”

“그거야 지금 배도 마찬가지지요. 지금은 극동까지 얼마나 걸립니까?”

“1백일 가까이 걸립니다.”

“쾌속 연락선으로라도 반드시 몇 대는 필요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유리더시가 나오는 대로 운용해보고, 쾌속 연락선으로 도입할지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봅시다. 왕복 여섯달은 너무나 긴 시간이니.. 그것을 두 달로 줄일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예산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전에서도 꽤 쓸만해 보이더군요. 속사포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속사포와 그 포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까?”

“그쪽에서 탄약까지 대량으로 찍어 낼 여력이 없다고 해서 탄약 제법과 원료를 받고, 완제품의 일부를 다시 조선으로 넘기는 조건으로 계약해둔 것이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에 대한 예상가격과 예상수요는 회계분과에서 다시 다뤄봅시다.”

“알겠습니다.”


“연료 부족을 대비해서 돛을 설치할 법도 한데, 왜 돛은 아예 빼 둔 것입니까?”

“기관의 덩치가 크고 무겁기도 하고, 돛을 달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필요한 인력이 대폭 늘어나며, 공기 저항을 더 받게 되어 속도 저하와 연비 하락을 우려한다고 들었습니다.

“조선의 조선 기술이 그 정도로 발달해 있다는데, 청국의 배는 보고보다 뛰어난 것이 없었습니까?”

“로켓으로 추진하는 고속 화공선...내지는 자폭선이 있었습니다.”

“로켓 추친 함선이요?”

“그렇습니다.”


“청국의 배도 4백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들었는데, 숨겨둔 것들이 있었군요. 중독자들을 부추겨 총알받이로 쓰고, 재장전하는 사이에 수많은 무리가 달려들어 피해를 입혔다는 것은 보고받은 바 있습니다. 혹시 다른 특이사항이 알려진 바는 없습니까?”

“보고서에 올린 그 이상은 아직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오...”


보통 개회 선언을 하고 잠시 연설만 한 후 퇴장하는 관례와 달리, 처음부터 의회에서 오가는 질의응답을 보고 있던 빅토리아 여왕이 직접 나섰다.


“말씀하십시오. 폐하”

“무장도, 증기기관도, 추진기관도 모두 특이하더군요. 이것이 정녕 극동의 작은 나라, 그것도 일개 섬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습니까?”

“맞습니다. 폐하.”

“어떻게 그런 기술을 가지게 된 것인지는 알려졌습니까?”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우리처럼 조선은 사방에 강력한 적국을 두고 격렬하게 투쟁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기술은 매우 고도로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른 동양인과는 달리 특이하게 생긴 사람...혹은 사람 비슷한 자가 있었는데, 그 자가 조선의 귀족층들이나 기술자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기술과 과학을 널리 퍼뜨리고 있었습니다. 폐하.”

“우리 대영제국도 물론 바다 건너 ‘강력한 적국...이었던 것’과 경쟁해가면서 여러 뛰어난 기술과 문화, 그리고...”


여왕은 잠시 좌중을 둘러보다 말했다.


“...뛰어난 ‘요리’를 발달시켜 왔지요.”

“와하하하하하.”


여왕의 농담에 의회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분위기를 가볍게 환기한 여왕은 말을 이어나갔다.


“헌데, 특정 기술들은 분명 저것이 우리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보인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 사람 비슷하게 생긴 자에 대한 것은 보고를 들어 알고 있어요. 허나 그 혼자서 보고받은 그 많은 것들이나 이 정도 기물들을 만들고 알리는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었습니까?”


“여왕폐하. 제가 그 곳에 오래 머무르며 직접 보고 들은 것은 아닌지라 이것은 제 사견이 상당수 들어있는 것임을 미리 알려드리면서 아뢰옵니다. 조선의 귀족층은 흔히 ‘선비’라고 하여, 보통 수십여년 이상 오랜 시간동안 학문을 연구하고 배우며 시험을 준비해 공직에 나서는 의무가 있다고 하옵니다.

그래서 조선 귀족들은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가 강요되며, 공직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나 최소한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자는 더 이상 귀족 자리를 세습받지 못한다고 하니, 개인과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그들이라고 하옵니다.

헌데, 조선 국왕이 나서서 이러한 귀족들 중, 공직에 나서지 못한 자들은 강제적으로 수천여명씩 연구소에 집어넣고 굴리는 것이 당연시된 지 오래라 하니, 그들이 쓰는 언어나 문자부터 문화 전반과 국방, 행정에 대한 것 모두 이런 연구시설로부터 나온 것이라 하옵니다. 폐하.”

“계속하시오.”

“네 폐하. 우리도 왕립학회가 있어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온 세상에 과시하고 널리 알리며 그것이 우리 대영제국 기술력의 근원이 되고 있기는 하나, 모든 귀족을 왕립학회에 넣고 굴리지는 못하고 있사옵니다. 헌데, 조선은....”


그 이후, 조지 엘리엇이 보고 들은 조선의 연구시설이자 선비들의 무덤, 흔히 ‘대학원’으로 알려진 그 시설에 대한 보고가 한참 이어졌다.


“귀족이면 마땅히 의무를 지는 것이 당연하겠죠.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 그 제도와 교육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오세요.”

“네 폐하.”


영국도 증기터빈 함선과 40mm 기관포, 그리고 12게이지 기관총을 보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일단 270톤급 선박에 탑재된 6천마력급 증기터빈 2개는 34노트(약 63km/h)라는 어마어마한 속도를 내게 해 주었지만, 그 진가는 1급 전열함을 시험삼아 예인했을 때 나타났다.


“저걸 끌고도 21노트가 나오네...”


2천톤이 넘는 1급 전열함을 끌면서도 속도가 21노트(약 39km/h)나 나왔는데, 그나마도 예인용 삭을 걸 위치가 애매해서 최고출력으로 끌지 않았음에도 저 속도가 나온 것이다. 평소라면 바람이 매우 잘 맞게 불어줘도 10노트가 나오기 힘든 배였는데 말이다.


“증기터빈 1대만 달고 더 큰 배를 건조해도 되겠는데... 아니면 몇 대를 달고 배를 아예 크게 만들거나.”

“이왕 크게 만드는 김에 저기 조선에서 개조한 배처럼 장갑을 대고, 장갑을 대면 무게가 확 느니까 아예 크기도 확 늘리죠?”

“배 크기를 확 늘릴거면 포 크기도 확 늘리죠?”

“어차피 속사포도 있으니까 포도 확 줄이고 포 크기만 확 키워서 저런 식으로 선회할 수 있게 만들죠?”

“만드는 김에....”

“뭔 초계함 만드려고 하다가 전함 뽑는 소리 하고들 있네.”


배 자체도 기존 전투함과는 전혀 다른 개념을 전해 주었지만, 기관포나 기관총의 경우도 만만치 않은 충격을 주고 있었다.


“탄과 화약을 금속 케이스(탄피)에 묶고 뒤쪽에 뇌관을 심어 일체화하니 이런식으로 연사가 가능하게 만들 수 있군요.”

“화약이 연기나 찌꺼기 없이 깨끗하게 타니 이렇게 연사가 가능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게 과연 조선에만 있을까요?”

“...설마 청에도 이런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겁니까?”

“바로 옆인데다 나라 크기도 훨씬 크니, 어딘가에는 이런 것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겠지요.”

“...상대도 이런 것을 갖고 있다는 전제 하에 대비를 하기는 해야겠군요.”

“그렇지요. 이제 전열보병의 시대도 끝나려나봅니다.”

“.......이런 것이 있다면 확실히 ‘Thin red line’을 내세워서는 안되겠군요.”


그렇게 영국군 또한 청국 침공계획을 대대적으로 수정해 적이 생각보다 강하다고 가정하고 교리와 작전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도 결국 필요한 것은 많은 인재들이었다.

배를 만드는 것도, 터빈을 복제하는 것도, 금속탄피를 쓰는 일체형 탄약과 그에 맞는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교리를 수립하는 것도 다 사람 머리로 하는 일이었다.


이로 인해 몇 년 지나지 않아 런던에서도...


"크아아아아!“


대학원생들이 울부짓었다.


"으악 제기랄 도망가자“


대학원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많은 귀족들과 글자 좀 읽을 줄 아는 자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국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방법으로 이들을 대학원생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잡아!“

”아~ 신선한 학생!“


바로 영국 해군의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프레스 갱(Press-gang), 강제징집관들이 영장을 들고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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