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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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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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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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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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년 1개월차 -3-

DUMMY

”그래서 무엇이 필요하시다구요?“

”총이요.“

”철도요.“

”선박용 장갑이요.“

”보존식량이요.“

”가스/증기 복합터빈 엔진이요.“


그래도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고 말하는 영국인들은 양반이었다.


”그거요 그거.“

”그게 뭡니까?“

”그.. 다리 박살난 사람 멀쩡하게 만든 그거요.“


”아 그거 있잖아요 그거. 빛이 화아아악 나고 슈슈슈슉 하면서 촤아아아아 하면 철판이 치즈같이 잘라지는거요.“

”...플라즈마 절단기요?“


그래, 여기까지도 그럴 만 했다.


”무상으로 달라는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청국이 코앞까지 쳐들어왔다면서요? 지금 네것 내것 따질 때까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도 금과 인력, 그리고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해주겠다니까요?“

”뱃놈들이라 밥만 먹여주면 일들도 잘 할거요. 봉급은 우리쪽에서 다 지급하겠습니다.“

”그거야 당연한 소리 아닙니까?“.


이쪽으로 피난오면서 청국 어그로를 이쪽으로 돌려놓은 놈들이 뻔뻔스럽기는 어마무시했다. 그나마 차 마스터를 달라는 소리는 요즘 안하니 좀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인가.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차 마스터도 잠시 모시고 갈 수 있게 해주면 감사하겠소.“

”...그건 전쟁이 끝나고 당사자분에게 직접 말씀해보시지요.“

”영어를 모르시지 않소.“

”일단 청국군의 공격을 잘 방어해내고, 청국 본토에 대한 반격이 끝나고 상황이 종료된 다음에나 해볼 수 있는 논의 아닙니까?“

”하긴. 그야 그렇지만 차라는 것이 워낙 우리 영국인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라...“


아직 청국군의 철수가 알려지지 않은 때였기에 영국인들도, 이 지역 사람들도 청국군이 곧 이곳까지 밀고 내려오리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고, 요구하는 것 또한 일단 급한 것 위주로 ”거래“를, 그것도 꽤 괜찮은 조건으로 하기로 했다. 금이라던가 항상 부족한 식량이라던가, 원자재 같은 것을 가져다 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 전에, 거의 사기에 가까운 요구 조건을 한번씩 들이밀어 보는 것은 있었지만, 예전처럼 막무가내는 아니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이 많아서 그나마 큰 충돌은 없었다.


문제는, 청국에 어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몇 가지 주장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이곳 마량진의 방어설비를 철저히 하고 영국 본토에서 구하러 올 때까지 버티자는 의견.

두 번째, 이 배와 영국인들의 배를 중심으로 해상 방어진을 만들고, 여차하면 그 곳에서 농성전을 펼치자는 의견.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 특히 영국 수병들을 중심으로 지지하고 있는 의견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면서 아예 여기 온 영국 선박들을 장갑화하고 무장을 증설하여 청국을 털자는 의견이었다.


”장갑선으로 개조하고 터빈 엔진을 얹는 것은 그렇다 칩시다. 거기에 들어가는 자원과 개조에 필요한 비용은 또 어찌 하려 그러십니까?“

”청국을 쳐 항복시키고 거기서 나오는 이권으로 갚겠소.“

”쳤다가 실패하거나 충분한 이득을 보지 못한다면요?“


”그야.. 다시 쳐서 이기고 더 따서 갚으면 되는 것 아니겠소.“


순간 사영은 말문이 막혔다. 뭐 이리 당당하지?


”저번에도 이야기했었지만, 청국 황제는 인력, 자원, 자본의 무한정 공급을 약속하면서 협력을 구했었습니다. 여차하면 판 없고 그대들을 싹 다 내쫓는 방법도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판이 틀어지지 않았소? 어차피 청 황제도 그대가 우리들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이렇게 치러 들어온 것 아니오?“


”...그럼 일단 딜을 해 봅시다.“


사영 입장에서도 청국과는 어차피 양탄일성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이미 손을 잡아서는 안 될 관계였다. 그렇다고 이들은 믿을 만 한 존재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조선 조정도, 청국도 적으로 돌아선 마당에 굳이 적을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었다.


”일단 마을과 기반 시설을 지키기 위한 진지와 방어구역 설정은 해야 하겠지만, 다 뚫릴 경우 사람들을 배로 피신시켜 본국에서 구원이 올 때까지 버티게 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그리고 그동안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방어용 무장정도는 해 두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일단 우리 배에 실린 물자와 금, 은을 선금으로 하고, 나머지는 저기 저 청국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어느 정도 선에서 양수, 양도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해 봅시다. 동인도 회사에도 급전을 띄웠고, 프랑스와 네덜란드, 미국쪽에도 인도차이나 일대의 자원을 꽤 괜찮은 가격에 동인도 회사 지급 보증을 조건으로 후불로 사겠다고 운을 띄워 두었으니, 조만간 철과 석탄, 목재 및 식량도 꽤나 들어올것입니다.“

”그럼 각 항목당 가격과 생산, 판매 조건은 말이죠...“


그래서 그 바쁜 와중에, 조선소 건설도 시작되었다. 영국 선박 중 손상이 심한 것은 이미 해체중이었으므로, 상태가 괜찮은 것들을 수리하고, 수리하는 김에 장갑 정도만 바르고 기존에 있던 포들을 녹여 포를 재생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창 땅을 파고 바다로 향하는 레일을 추가로 생산하여 설치하고, 목제 갑문과 터빈을 이용한 펌프를 설치하고 하는 와중이었다.


청국군 사이에서 역병이 돌아, 평양성에서 그들이 철수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것은 기회요.“

“청국이 조선도 쳤고, 우리도 치지 않았소. 적의 적은 아군! 이번에는 주님의 가호로 저들에게 역병이 돌아 물러갔다고는 하나 조만간 다시 이 곳으로 올 것은 자명한 사실. 청국이 약해져 있을 때 들이칩시다.”


“청국 해군이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닐텐데요?”

“만만하오. 우리가 육지에서 기습당해 인력이 모자란 것만 아니었다면, 청국 군선 수백여 척이 몰려오더라도 다 수장시켜버렸을 것이오.”

“허나 병력이 모자라지않습니까?”

“그러니 포의 숫자를 줄이고 화력을 늘려 운용 인력을 줄여봐야겠지요.”

“무슨 뜻입니까?”


“저 큰 배보다는 작고, 저번에 만들었던 증기포함보다는 상당히 크면서 배 주변은 철판으로 둘러친 배를 만들어 강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 청 황궁에 불을 지릅시다.”

“황궁까지 로켓이나 포가 닿지는 않을 것이오.”


“그것 참 병신같은 생각이네.”

“뭐?”

“당장 하시죠.”


“황궁에 배 한척으로 불을 지르겠다는 계획은 무모하겠지만 말입니다. 허나, 양쯔강과 베이징을 연결하는 운하만 틀어막아도 청국은 말라 죽을 것이오.”


그렇게 계획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배의 개조 방향을 살짝 바꾸기로 한 것이었다. 강을 거슬러 오를 수 있으면서 청국군의 화포에 대해 어느 정도 방호력을 갖추고, 여차하면 일이 잘못되더라도 빠르게 도망칠 수 있는 배를 만들기로 한 것이었다. 영국군이 가지고 있던 콩그리브 로켓도 개량하고, 육박전이나 선상전에 대비하여 산탄총도 어느정도 지급하기로 했다. 동시에 포탑도 두 개정도 달아 기초적인 대함전도 가능한 수준까지는 가능한 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마침 영국 선단에는 프리깃 두 척이 있었고, 그것을 개조하기로 했다. 동형함 두 척을 개조하고, 개조 비용은 영국측이 대고, 이번 전쟁이 끝나면 영국측과 우리측에서 배를 한척씩 나누어 갖는 조건으로 개조해 주기로 한 것이었다.


“평양성에서 청국군이 시체를 잔뜩 남기고 빠져 나간 것이 보름쯤 전이라고 하더군요..”

“피해가 생각보다 엄청 컸군요.”

“The Plague니까요.”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쪽 사람이라면 누구나 흑사병을 두려워했다. 심지어는 이름도 직접 부르는 것을 두려워해 “그 전염병”이라고 부르고, 그럼 다들 흑사병으로 알아듣는 정도였으니 청국군이 흑사병으로 철수했다고 하면서 피해가 컸다는 말에 다들 피해 규모가 그보다 더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곧 농사가 바쁠 시기라 병력 보충이 어려울 것이니, 적어도 여름 전에 들이친다면 빈집털이가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조선이나 청국이나 물을 가득 댄 늪지대와 같은 곳에서 쌀을 키우니, 육상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도 꽤 어려울지 모릅니다. 물론 청국은 도로망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청국 수군도 전멸에 가까운 상태일 것이고, 적의 대함 전투 능력도 그 자폭선을 제외하면 강력하지 않으니 강을 거슬러 들이치면 대응을 하기 힘들긴 할 것입니다.”


그렇게 의견이 정해지고, 조선소가 지어졌다. 조수 간만의 차가 엄청난 서해 특성상 조선소를 짓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역으로 그것을 이용해 비교적 큰 배를 띄울 수 있는 선거 제작을 시도했다.


만조때 배를 미리 레일과 받침을 설치해 둔 선거에 끌어다놓고 간조때를 기다렸다. 갑문을 닫아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작업이 시작되었다.


목선의 상갑판을 들어내자 화물실과 객실을 겸하는, 어느 정도는 방수 격벽 역할을 할 수 있게 나누어진 2단 선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박의 각 부분을 측량하여 기록하고, 그에 맞추어 철판을 잘라내어 선체 외벽 압축목재에 리벳을 이용하여 고정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철판 사이사이를 용접하고, 내부에 미리 만들어둔 철로 된 길쭉한 방 모양의 구조를 달았다. 그곳에는 증기 기관차에 쓰는 가스/증기 복합 엔진이 들어가 물레방아 모양으로 된 외륜에 동력을 공급해 줄 것이었다.


“저 배에는 외륜이 없지 않소?”

“엔진에서부터 스크류까지 동력을 전달해줄 변속기와 샤프트를 만들 기술이 없소.”

“아.”

“저기에 피탄되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겠군요.”

“그러니 저기에도 장갑을 씌워야겠지요.”


낙하탄은 없으리라는 생각에 일단 상부는 엔진과 포탑이 들어갈 부분을 제외하고는 목재로 마무리했다.


“갑문을 올려라!”


선체 공사가 끝난 배는 밀물에 떠올라 바다로 나갔다. 본격적으로 무거운 구조물, 포와 포탑이 올라가고 다른 무장이 설치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포탑 자리에는 32파운드 포탄을 발사할 수 있게 주조한 포 2문이 선수와 선미에 각각 달려 있었다. 포탑이라고는 해도 두께가 2cm정도 되는 얇은 철판으로 만들어진 둥그스름한 것이었으나, 거의 360도를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 영국 수병들은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길이 200피트(약 60미터), 폭 32피트(약 9m), 적하중량 990톤, 300마력정도 되는 증기/가스복합 터빈엔진 2개를 넣은 배가 한달 보름여만에 뚝닥 만들어졌다. 속도가 최대로 붙으면 12노트정도 되는 이 배는, 지금 이 시기에는 어지간한 청국 함선은 따돌리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 배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하시겠소?”


배의 시운전까지 마친 후, 은 약속한 개조비용이 든 은상자를 건네며 웨스커가 물어보았다.


“그쪽은 생각해 둔 이름이 있으십니까?”

“청국에 대해 보복하기 위해 만든 배이니... 네메시스(Nemesis)라 지을 예정이오.”

“네메시스...무슨 뜻입니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복수의 여신 이름이오.”

“네메시스.. 그렇군요. 부디 그 이름값을 잘 해 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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