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왕의 보호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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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귀가긴토끼
작품등록일 :
2022.06.04 15:41
최근연재일 :
2022.07.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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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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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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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하지만 아놀드 국왕은 조용히 손을 들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굳이 그대들에게 왕국간 예의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세. 다만 국가간에는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는걸세. 하지만 신성제국은 막무가내로 허락 없이 검을 소지한 기사단을 파견하고, 용사는 페르디난드 영지의 모든 백성들을 도륙했다지? 이 책임은 어쩔 텐가?”


아놀드 국왕은 마왕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성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를 본 성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양국간 서로의 의견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차 서로 의견을 좁혀가도록 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그래서 저는 프리지아를 대표하는 권한을 위임받아 사절단과 함께 온 것이니 말입니다. 오늘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조만간 다시 찾아뵙죠.”


아놀드 국왕은 성녀 일행이 크게 반론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대답에 대한 대응을 케이스별로 모두 생각해 둔 상황이다.

성녀의 논리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대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성녀는 그저 양국간 의견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돌아간다고 했다.


아놀드 국왕은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레인은 크리스, 성기사들과 함께 왕성을 빠져나왔다.

뭔가 쉽게 풀려가지 않는 모습이 걱정되어 크리스가 이레인에게 물었다.


“성녀님.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크리스님.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도망간 마왕을 완전히 없애는 게 급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일단 도망간 마왕을 찾아야 합니다. 비록 지난번에 용사님께서 마왕의 힘을 크게 약화시켰지만, 언제 다시 힘을 회복하여 나타날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부분은 린넬 왕국을 이용해야겠지요. 린넬 왕국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말입니다. 마왕 소환에 대한 보상 등은 나중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일단 린넬의 국왕을 목전에 두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은채 그냥 나온 것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성녀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용사님은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일을 지켜보시면 됩니다. 그동안 저를 잘 지켜주세요.”


성녀일행은 주변의 고급 숙소에 짐을 풀고 머물렀다.

휴식의 거점이 생기자 이레인은 린넬 수도의 광장에 나갔다.

광장의 한복판에 선 성녀 이레인.


“지금부터 몸이 아프신 분들은 모두 오시기 바랍니다. 헬리오스님의 은총을 통해 치료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날부터 이레인은 무료로 사람들을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레인이 광장 한 복판에서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수도 전역에 퍼졌다.


이레인의 치료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린넬 수도의 광장은 아놀드 국왕의 취임식 때보다도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게 되었다.


“줄을 서시오~!”


성기사들은 끝없이 몰려드는 인파를 통제하느라 바빴다.

물론 이 세계에도 의사는 있었다.

그러나 의사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약초도 비싸거니와 병명을 정확하게 알고 치료를 할 줄 아는 실력있는 의사는 그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미신이나 동네 돌팔이 의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완벽한 치료마법을 해준다는 소식은 생명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다들 성녀를 만나고 싶어 했다.

아무리 간단한 병일지라도 적당한 치료가 없으면 죽음에 이르는 병도 많았다.

이 때문에 이레인은 간단한 치료마법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성녀로부터 생명의 고비를 넘길 수 있는 사람들은 그녀를 칭송하기에 바빴다.


아놀드 국왕은 이레인의 치료 봉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단지 성녀로서의 의무, 아니면 신의 가르침정도로 생각했다.

또는 그냥 린넬 왕국에 건네는 화해의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좋은 생각도 했다.


그래서 아놀드 국왕은 조만간 성녀일행을 다시 불러들이려고 마음먹었다.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조금 양보하는 선에서 좋게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놀드 국왕은 광장에 점점 늘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점점 두려움이 커졌다.


‘만일 저 많은 사람들이 국왕인 나를 악(惡)으로 여기고 반란을 일으킨다면 왕국 기사단의 힘만으로 막아 낼 수 있을까?’


왕국기사단 기사단장 베네딕트는 죽었다.

전 대륙에 있어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강자였던 베네딕트.

그런 소드마스터가 이끄는 기사단이 있었다면 아놀드 국왕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용사로 인해 베네딕트가 사라진 지금.

아무리 생각해봐도 광장을 넘어서 수도 전체를 메우고 있는 사람들을 어찌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성녀가 내 핑계를 대고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쩌지? 그냥 기도나 드리는 여자인줄로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보구나.’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아놀드 국왕은 더 이상 성녀에게 자신의 백성들이 몰려드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었다.


“여봐라. 누구 없느냐!”


“예. 전하.”


“그래. 아드리앙 백작에게 말해서 광장의 성녀와 자리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전하거라.”


“알겠습니다.”


호위 기사로부터 아놀드 국왕의 전언을 들은 총리 아드리앙 백작은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아이쿠! 좀 지나갑시다.”


“거 누군데 자꾸 새치기요!”


“이 사람이! 난 이 나라의 총리인 아드리앙 백작이라네! 그러는 자네는 누군가! 혼을 나봐야!”


“아이구. 백작님.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라고 할줄 알았냐? 귀족이라면 자기 영지에서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텐데 뭐 하러 이런 광장까지 나와 치료를 받으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얼른 줄을 서라! 여기 사람들 보십시오! 이 사람이 새치기를 합니다!”


“뭐! 누가 죽을라고 새치기를 해?”


“누구야! 누가 새치기를!”


여기저기에서 새치기 하는 사람이 누구냐며 때려잡을 듯한 고성이 오갔다.


아드리앙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국의 총리이며 귀족인 자신이 이렇게 평민들에게 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비록 급하게 아놀드 국왕의 지시를 이행하려고 광장으로 혼자 뛰어나왔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아드리앙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새치기를 하면서 성녀를 만나려는 자신을 바라보는 군중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드리앙은 해가 질 때까지 줄을 섰다.

이 줄을 벗어나면 다시 맨 뒤로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이 되고 치료가 종료되면서 결국 성녀를 만나지 못했다.


‘이대로 돌아 갈수는 없다.’


광장의 사람들이 하나 둘 숙소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녀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아드리앙은 달렸다.


“성녀님! 성녀님! 잠시만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성녀님! 저 아드리앙 백작입니다!”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성녀는 고개를 들었다.

이레인은 달려오는 사람이 아드리앙임을 알아챘다.

그리고는 용사에게 귓말을 한 후 일행과 함께 숙소를 향해 마차를 타고 떠났다.


“헉헉. 분명 날 알아챈 듯 했는데 그대로 떠나버리다니······. 헉헉.”


아드리앙은 멀어져가는 성녀의 마차를 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때 크리스가 다가왔다.


“총리님?”


“오! 용사님 아니신가! 국왕 전하의 말씀을 전하러 여기까지 내가 직접 왔다네.”


“무슨 말씀을 하실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녀님은 이곳에서 헬리오스님의 말씀과 능력을 전하는 고귀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무슨 말씀이시던지 성녀님께 하실 말씀이 있다면 다시 내일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큭! 그게 무슨 말인가! 백성들이 긴장하고 동요할까봐 내 이리 호위도 없이 직접 나오지 않았는가! 그러니 제발 성녀님께 이 말만 전해주게나. 국왕 전하께서 성녀님과 자리를 만들라고 한 말씀을 말일세.”


그러나 크리스는 단호했다.


“몇 번을 부탁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헬리오스님 앞에서는 귀족도 평민도 모두 공평한 인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말씀드린 대로 내일 줄을 서 주시기 바랍니다.”


“제발. 어떻게 안 되겠나? 내 이리 부탁함세.”


아드리앙 백작은 크리스의 팔을 붙잡고 애원하듯 매달렸다.

일국의 총리이자 귀족이 타국의 기사에게 이토록 저자세를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아드리앙의 입장에서 자신은 을(乙)이고 성녀가 갑(甲)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크리스는 이런 아드리앙의 모습을 깨끗이 무시하고는 돌아섰다.


“아! 그리고 호위 기사를 대동하지 않으신 건 잘 하신 겁니다. 성녀님이 신성한 봉사를 함에 있어서 백작님으로 하여금 사람들이 겁을 먹게 된다면 저와 성기사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내일 뵙겠습니다.”


마지막 말을 전하고 크리스는 숙소를 향해 걸어가 버렸다.

그런 크리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드리앙은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이 일을 어쩌지? 일단 전하에게 보고를 하고는 내일 아침부터 줄을 서야겠다.’


다음날 아침.

아드리앙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것이 다 무엇이냐!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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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상황정리 22.07.06 104 1 10쪽
67 난감한 상황 22.07.05 10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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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결전 22.06.30 126 1 10쪽
61 강화 22.06.29 126 1 10쪽
60 헬파이어 22.06.28 110 1 10쪽
59 빛의 가호 22.06.27 113 2 9쪽
58 흡혈귀는 아니야 22.06.26 116 2 9쪽
57 드래곤의 제자들 22.06.25 143 2 9쪽
56 출동! 앤드류! 22.06.24 125 2 10쪽
55 제국 제일의 미녀 22.06.23 126 2 10쪽
54 별의 독 22.06.22 126 3 10쪽
53 은빛 머리카락 22.06.21 123 3 9쪽
52 레비아탄 22.06.20 122 3 9쪽
51 출동! 조프리! 22.06.19 175 3 9쪽
50 최강의 검사가 이제는 내 친구? 22.06.18 136 3 9쪽
49 보상은 확실히 22.06.17 146 5 9쪽
48 방문 22.06.16 142 5 10쪽
47 제국기사 리먼 22.06.16 137 5 10쪽
46 채증 22.06.16 144 5 9쪽
45 누가 마왕인가. 2 22.06.16 152 5 9쪽
44 누가 마왕인가. 1 22.06.16 147 5 11쪽
43 전쟁은 원래 그런거야 22.06.16 141 5 10쪽
42 마탑주 테오도르 22.06.16 140 5 11쪽
41 마왕의 하트 22.06.16 157 5 9쪽
40 선전포고 22.06.16 147 5 9쪽
39 동맹 22.06.16 147 5 10쪽
38 채널 접속 종료 22.06.15 150 5 9쪽
37 진화 22.06.15 159 5 9쪽
36 아무나 흡수할 수는 없어! 22.06.14 147 5 9쪽
35 베아트리스 22.06.14 152 5 9쪽
34 반격 22.06.14 163 5 10쪽
33 군중의 분노 22.06.13 165 6 9쪽
32 암살 22.06.13 176 6 10쪽
31 아놀드의 고민 22.06.13 176 6 9쪽
» 용변 22.06.13 191 6 10쪽
29 재회 22.06.13 183 6 10쪽
28 인연의 끈 22.06.12 182 6 11쪽
27 용사의 위기 22.06.12 189 6 9쪽
26 지장(智將) 베네딕트 22.06.12 189 6 9쪽
25 가스라이팅 22.06.12 198 5 10쪽
24 소드마스터 도널드 22.06.11 211 6 10쪽
23 사람 말은 잘 들어봐야 22.06.11 204 6 10쪽
22 산속의 그녀 22.06.11 209 6 9쪽
21 끈적한 헬리오스의 은총 22.06.10 221 6 11쪽
20 이번엔 힘들지만 22.06.10 222 6 10쪽
19 용사는 그래도 용사인가? 22.06.10 214 6 11쪽
18 잊혀진 이름 모를 흑마법사 22.06.10 229 6 11쪽
17 누가 악인가! 22.06.10 228 7 11쪽
16 성녀가 알고 있다? 22.06.10 242 8 12쪽
15 발트와의 대결 22.06.09 272 7 11쪽
14 리리스의 과거 +1 22.06.09 272 9 14쪽
13 호수에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은 말라버린다 22.06.08 265 8 12쪽
12 이상한 마력 운용 +1 22.06.08 300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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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불태워주겠어! +2 22.06.07 326 11 11쪽
9 대운의 성장 +1 22.06.06 320 9 12쪽
8 신성제국이 알게 된다면? +2 22.06.06 356 8 14쪽
7 용사 등장 +2 22.06.05 389 8 13쪽
6 마왕의 이유 2 22.06.05 417 10 11쪽
5 마왕의 이유 +4 22.06.04 492 12 13쪽
4 그녀를 베끼다 +2 22.06.04 507 14 9쪽
3 구경만 해도 강해지는 방법 +2 22.06.04 561 14 12쪽
2 항성의 주인 22.06.04 671 22 12쪽
1 나를 침범하는 세상 +4 22.06.04 955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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