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말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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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자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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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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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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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초월자와의 거래(1)

DUMMY

나는 종말에 투자했다

31화 / 초월자와의 거래(1)




“그쪽의 초월자와 거래하고 싶습니다.”


내가 저지른 건, 말도 안 되는 도박 수다.


<종말 온라인>의 핵심 요소는 단연 『초월자』라고 할 수 있었다.


게임의 초반부는 ‘몬스터 아포칼립스’처럼 진행되지만, 중후반부터는 초월자들이 등장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스케일이 우주적인 규모로 커진다.


아주 막장이 된다는 소리지.


물론 아직은 초반부인 만큼, 초월자들의 ‘권능’ 사용에는 갖가지 제약이 걸려 있다.

그래서 나한테 휘둘릴 수도 있는 거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월자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힘 좀 쓰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화신을 착실하게 키워두는 게 중요하니까.

속히 말하는 ‘스노볼링’ 같은 거란 말이지.


그렇기에 그 대단하신 분들이 지금, 화신을 선정하고 키우기 위해서 열을 내는 거다.


내 앞에 있는 이 남자의 초월자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 또한 마찬가지고.


“예? 지, 지금 하신 말씀이······ 이해가 잘······.”


T마트 점장이 드디어 대답했다.

그의 표정은 공포와 의구심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곳을 지켜야 하는데, 힘이 부족하신 거잖습니까? 그쪽 초월자도 딱히 뭘 지원해주진 못하는 것 같고.”


눈이 커지면서 입을 우물쭈물하는 점장.

그런 극히 개인적인 고민을 내가 어떻게 아는 건가 싶겠지.


어차피 이 남자는 내 말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시간을 아낄 필요가 있다.


“초월자께서도 다 듣고 있을 테니, 핵심만 말하죠.”


나는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내가 저 깡패 새끼들 몰아내고 수성 퀘스트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버틸 수 있는 기반이 생길 때까지요.”


점장은 한층 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대답을 고르지 못했다.

좀 답답하지만, 어차피 내가 듣고 싶은 건 이 남자의 대답이 아니니.


“듣고 있죠? 응답해요.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


초월자의 이름을 읊는 순간, 점장의 등 뒤에서 푸른 형체가 일렁이기 시작했으니······.


고오오오─


초월자께서 RD까지 지불하며 직접 목소리를 내시려는 것이었다.


진언(眞言).


본래 이걸 쓰면 옛 시절의 국제전화처럼 값비싼 요금이 음절(音節) 단위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초월자들은 이 ‘진언’을 쓰는 걸 굉장히 꺼린다.

『가장 작은 노예왕』처럼, 화를 참지 못해 쓴다면 모를까.

그런데도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가 나와 대화하기 위해 ‘진언’을 썼다는 것은······.


내가 초월자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데는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지.


「······네놈은, 누구길래 나를 자극하는 것이냐?」


확성기를 거친 듯한 울림통의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바깥에 들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이 진언은 무차별 대상이 아닌, 나와 오영국을 직접 지정한 것일 테니.


“나는······.”


어디, 내 소개를 한 번 해볼까?


내가 고개를 들자 천장에 매달려 있던 한 쌍의 푸른 불빛이 점등했고, 그것이 내 뒤로 낙하했다.


쿵!


다름 아닌 ‘웨어울프 스켈레톤’이었다.

3층 창문을 뜯어내고 나를 업은 채 올라와 준 녀석이다.


덜그럭─


그 녀석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오영국은 신음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하긴, 종전에 오크 몇 마리에게 설설 기던 양반이니, 이건 오죽하겠어?


왠지 모를 뿌듯함에 나는 싱긋 웃으며, 오영국의 머리 위─초월자의 그림자를 바라봤다.


“이미 눈치채고 있었겠지만, 내 능력은 이런 겁니다. 이런 친구가 더 많다는 것도 아실 테죠.”


「이 힘은, 죽음의 권능인가? 하지만······ 너한테는 아우라가 없거늘······.」


여기서 말하는 ‘아우라’란 신격(神格)을 뜻했다.

즉, 지금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는 내가 초월자와 계약하지 않았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그렇다면 초월자들도 내 ‘투자’와 ‘리워드’에 관해서는 모른다는 뜻인데······.

도대체 누가, 왜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건지 의문이 점점 더 커지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고민할 때가 아니다.


“운이 좋아서, 행운 상자를 통해 ‘레플리카’를 좀 얻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내 상태를 설명하기 딱 좋은 아이템이 있으니.

전설급 아이템, 레플리카.

9등급 이상의 행운 상자에서 무려 0.001%의 가능성으로 나오는, 모든 ‘기프트’ 중 하나를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다만 그 성능은 제한되어 있고, 초월자와 계약 시 사라지기에 기프트가 귀한 초반이 아니라면 계륵 같은 아이템이지만.


「굉장히 운이 좋은 필멸자구나······ 허나,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죽음의 권능을 알고 선택한 것인지가 의문이군.」


“댁들은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는 네크로맨서가 좀 인기가 많습니다. 이곳의 창작물에선 희귀함을 넘어 발에 챌 정도로 많은 게 네크로맨서거든요.”


내 말에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가 잠시 침묵했다.

내 말의 진실 여부를 파악하지 못해서겠지.

하지만 일단 축객령을 내리지 않은 것만으로, 내게 가능성은 있었다.


아니, 높았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닐 텐데요. 여기서 화신 잃으면 타격이 상당하신 거 알고 있습니다. 화신 선택을 잘못했나 싶은데도 무르기에는 늦어서, 일단 못 먹어도 고를 외치고 계신 상태 아닙니까?”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는 다분히 인간적인 감정으로 화신을 위하는 편이었고, 플레이어 중에는 그를 ‘아빠’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목표와 욕심이 없는 건 결단코 아니다.

초반부터 화신이 제 역할을 못 하면, 결국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화신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지만, 초월자는 자신의 대의를 이룰 수 있었다.


「······입 함부로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필멸자.」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바퀴벌레 몇 마리가 집에서 이리저리 기어 다니는데도, 무서워서 못 잡는 이 상황에······ 지금 나를 무슨 수로 어떻게 하시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


당연하지만, 이제 막 10레벨이 된 플레이어가 초월자에게 대거리하는 건 진짜 그냥 말 그대로 미친 짓이었다.

당장은 해를 입지 않더라도, 수모를 기억한 초월자가 후반부에 심판을 내릴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내 앞으로 ‘현상금’을 더 달 수도 있었다.

현상금이 일정 수치를 넘기면 ‘레이드’ 대상이 되는 등 각종 해악이 덧붙는다.


하지만 내 앞의 존재는 그런 치졸한 짓을 할 초월자가 아니다.

아무렴, 나도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의 화신 노릇 좀 해봤으니까 잘 안다.

때문에, 더욱 당당하게 나갔다.


“마냥 버틴다고 해서······ 여기가 언젠가 제대로 된 성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대로면 오크 투기장이나 고블린 노역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실 수 있으십니까?”


내 말이 끝난 직후, 짧지 않은 침묵이 흐른다.

나는 그 시간을 긍정적으로 해석했고······.


「······네가 원하는 건 뭐지?」


역시 됐다.


“큰 힘에는 언제나 큰 ‘대가’가 따른다는 건, 초월자분들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럼······.”


나는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지으며, 점장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제 거래를 시작해보죠.”


* * * * *


하지만 생각만큼 거래는 쉽지 않았다.

내가 ‘대가’를 제시하자마자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가 모욕이라도 당한 듯이 분개하며 거절을 표했기 때문이다.


「어디서 감히! 그것은 쉽게 내어줄 수 없다!」


내가 요청한 건 다름 아닌 ‘초월의 파편’이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초월의 파편

- 설명 : 알 수 없음.


가치를 다질 수 없는 특별한 아이템, 초월자가 권능을 행사할 때 들어가는 핵심 재료.

플레이어의 경우, 이 ‘초월의 파편’을 통해서 초월자에 준하는 권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초월의 파편’으로 초월자에게 대항할 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내가 가진 ‘초월의 파편’은 2개.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긁어모아야 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니까요. 제가 오크 초월자를 몰아내고 이 지역 차지하시면, 초월의 파편도 다시 수급이 될 테고요.”


여기서 오크 초월자는 『검은 엄니의 선봉장』을 뜻했다.


나는 내가 아는 정보를 토대로,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를 열심히 설득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넘어올 기미가 보일 때, 쐐기를 박기로 했다.


“아, 그리고 제가 그쪽 화신한테 아이템을 좀 나눠드릴게요. 음, 어디 보자······.”


「내가 인간에게 받을 만한 물건은 없다.」


물론 초월자는 시큰둥했다.


“글쎄 일단 보시라니까······.”


내가 꺼낸 건 슬링 백, ‘아공간 주머니’였다.

당연하게도 점장, 오영국은 이게 뭔지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이건 나만 받은 ‘리워드’ 아이템이니까.

그런데······.


「이, 이, 이것은 대체─」


초월자의 음성에서 다분히 흥분이 묻어나왔다.


설마 이렇게까지 반응할 줄은 몰랐는데.

나는 내친김에 아공간 주머니 안에서 다른 아이템들도 꺼내 보였다.

‘리워드’ 아이템의 가치를 떠볼 생각으로.


“자, 이 부적도 드릴게요. 이거 소지하면 화신의 성장이 되게 빨라집니다.”


방금 내가 제시한 건, ‘상급 스타터 팩’을 까고 남았던 ‘이름 없는 태초의 가호(부적)’이었다.

뭔가 약장사를 하는 기분인데······.


어쨌든 반응은 상당했다.


「오─ 이건 나조차도 본 적이 없는 아이템이다. 필멸자여, 네가 어떻게 이런 것을······.」


이런 거 5개 있었는데요?

물론 중복 적용이 안 되니 필요 없는 물건이 됐지만.


그리고 다음 아이템을 꺼냈을 때, 나는 귀청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으─아니──! 그것, 그것을 나에게 넘겨라! 초월의 파편을 주겠다, 아니 하나론 부족하지······ 2개 주마!」


뭐야, 갑자기 왜 급발진이야······ 이분 이런 캐릭터 아니지 않나?

나는 꺼냈던 ‘최상급 스타터 팩’을 숨겼다.


“이건 안 되는데요. 그냥 정리하다가 꺼낸 겁니다.”


나도 이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순간을 위해서 아껴뒀다.

그런데 아이템의 ‘격’을 느낄 수 있는 초월자가 이 정도로 반응한다면······.


뭔지 몰라도, 이거 엄청난 게 들어 있다는 건 확실하다.


나는 서둘러서 ‘최상급 스타터 팩’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은 뒤, 아공간 주머니도 품속 깊이 집어넣었다.


“자, 아공간 주머니랑 이름 없는 태초의 부적을 드리죠.”


『금강석 망치를 쥔 건축가』가 아쉬워하는 눈치를 보이길래, 내가 결국 ‘능력치 알약’까지 꺼내 들어야 하나, 고민한 순간.


「약속을 꼭 지켜라, 남다른 필멸자여······.」


거래가 성사됐다.


곧 퀘스트 메시지가 눈앞에 등장했다.


[돌발 퀘스트]

- 제목 : 수성 지원

- 내용 : 화신 오영국을 도와 성내의 안전을 확보해라.

- 보상 : 초월의 파편, 200 RD, 1,000 골드


나는 비즈니스적인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저, 그래서······ 어떻게 저자들을 쫓아내실 건지······.”


초월자와 나의 거래를 지켜보고 있던 오영국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다. 여전히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쫓아내는 게 아닙니다.”

“······네?”

“잡아먹어야죠.”


쿵! 쿵!


천장에서 웨어울프 스켈레톤 둘이 더 떨어졌다.

오영국은 내 뒤에 서 있는 웨어울프 스켈레톤들을 보자 저절로 안색이 파래졌다. 한 마리만으로도 그리 놀랐는데, 두 마리가 더 있을 줄은 몰랐겠지.


나는 그런 오영국을 향해 다시 한번, 비즈니스적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 이제부터 여기는 ‘토끼 굴’이 될 겁니다.”


* * * * *


딱!


마트 1층 구석, 벤치 아래에서 ‘제리’가 눈을 떴다.

<감각 공유>를 통해서 제리의 앞에 모여 있는 조폭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섭 형님, 큰형님께 답장이 왔습니다.”


조폭 하나가 그리 말하며 무언가를 내밀었다. 발에 쪽지를 매단 검은색 비둘기였다.


이 녀석들 ‘전서구’를 쓰네?


전서구는 <종말 온라인>에서 흔했던 소비형 통신 아이템으로, 거리 제한이 짧았다. 물론 지역이 제한된 초반에는 유용한 아이템이긴 하다.

‘행운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은 아니니, 아마도 상점을 통해 산 것 같은데······.


내가 알기론 저거, 꽤 비싸단 말이지.

여기저기서 돈 좀 많이 긁어모았나 본데.


민섭이라 불린 덩치 큰 남자가 전서구에서 쪽지를 뽑자, 전서구는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쪽지를 확인하던 민섭이 쯧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내일 아침에 태민 형님이 새로 들어온 생존자들 좀 보러 오겠다네. 씁─”

“예? 그럼 노예를 또 뽑는 겁니까?”

“내 말이 그 말이다. 하······ 그 고삐리 새끼, 통제도 안 되면서 막무가내로 노예 늘리는 거 아냐?”

“그러게요. 그 새끼 눈깔 보셨습니까? 완전 또라이던데. 이러다가 노예 병사들 잔뜩 만들어서 우리 먹겠다고 나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눈치채고 있긴 했지만, 역시나 두 초월자가 손을 잡은 모양이다.

아마도 『가장 작은 노예왕』의 화신, 시우진이란 놈이 저쪽에 붙었겠지.


“······그런 기미가 보이면 큰형님께서 알아서 처리하시겠지. 그깟 고삐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큰형님 손바닥 안 아니겠냐?”

“하하, 그건 그렇죠.”

“아, 그리고 2급 철광석 캘 수 있는 노예가 있는지 확인 좀 해보란다.”

“2급 철광석이요? 그거 채굴하려면 근력이 10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철광석······ 그렇군, 벌써 ‘광산 지형’을 발견한 건가.


쯧, 골치 아프게 됐는데.


‘광산 지형’은 초월자 『가장 작은 노예왕』의 권능 중 하나다.

정확히는 ‘영향권’이라는 권능에서 파생되는 거였다.

놈은 영향권이 커질수록 영향권 내에 노예들을 노역시킬 수 있는 필드가 랜덤 생성되는데, ‘광산 지형’은 철광석을 채굴해서 아이템을 제조하고 상점 판매가 가능해지는 필드다.


그걸 그냥 두면, 장기적으로 골드를 엄청나게 빨아 먹을 텐데······.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가 뺏어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뒤로, 놈들은 사람들에게 레벨과 능력치를 물어보고 다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일행들에게.

그리고 웬 악력기 같은 걸 가져와서 당겨보라고도 했다.

아마 대강이라도 근력 능력치를 측정하려는 걸 텐데······.


“오, 악력기 오랜만이다! 이거 저 잘합니다!”


박지훈······.


진심으로 악력기를 당기려는 박지훈을 보면서 난 순간 당황했다.

거기서 신나서 힘자랑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을 안 하냐, 이 자식아······.


제리한테 저놈 발목이라도 깨물라고 해야 하나 싶을 때, 최수아가 녀석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대며 도끼눈을 떴다.


“응? 아? 아하하하─ 이제는 잘 안 되네, 늙어서 그런가?”


어색하게 상황을 무마하려고 하는 박지훈.


“후······.”


그렇게 나는 3층 창고 안에서 밤을 보냈다.

물론 잠은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언제 무슨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제리와 레미로 계속 마트 내부를 감시해야만 했다.


.

.

.


다음 날 아침 7시.


부르릉─


트럭 3대가 지상 주차장에 나타났다.

이윽고 트럭에서 내린 건 7마리의 오크들.


“자, 잠깐만! 뭐야, 이것들!”

“꺄아아아!”


오크들은 그대로 마트 내부로 밀고 들어오더니, 사람들을 위협하듯 둘러쌌다.


사람들은 긴장한 채로 오크들을 경계했고 개중에는 최수아와 박지훈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크들 사이로 등장한 건 처음 보는 조폭들이었다.


“어이, 김민섭이.”

“형님, 오셨습니까!”

“이야기는 들었지?”

“팔팔한 놈들로 골라놨습니다, 형님!”


김민섭과 비슷한 덩치의 한 남자가 씩 웃더니, 사람들 앞에 나섰다.


“자─ 다들 간밤에 잘 주무셨나?”


그는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더니.


“오,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오셨네?”


갑자기 성큼성큼 걷다가 딱 최수아 앞에 섰다.


“너 좀······ 귀엽네?”

“······.”

“그래서 내가 지켜주고 싶은데, 어때, 아저씨랑 갈래?”


웃기고 있네.

그 귀여운 녀석이 네 머리통에 화살을 박아 넣을걸?


나는 피식 웃으면서 제리와의 <감각 공유>를 끊었다.

그리고 숨을 고르며 마나를 퍼트렸고, 어둠 속에서 하나둘씩 푸른 안광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


자, 지금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토끼를 잡으러 굴 안으로 들어왔더니.


“웨어울프들, 사냥 시작이다.”


그곳이 늑대 소굴이라는 걸 깨닫는, 불쌍한 녀석들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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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전 지역 튜토리얼 해방(2) +17 22.08.17 19,325 501 18쪽
22 전 지역 튜토리얼 해방(1) +11 22.08.16 20,235 5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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