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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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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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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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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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푸대접

DUMMY

17


허리 춤을 억세게 붙들고 묻는다.

“총관! 두 가지만 간략하게 묻겠소, 내 어머니는 어디 있소? 내 거처는 누가 함부로 그렇게 때려 부수고 공사를 하는 거요?”


“삼 공자님 거처야, 공자님이 외부에 거처하니 필요 없어서, 공사하는 것이고, 모친은 나도 모르는 일이네!”


“그걸 말이라고! 그럼 나는 영원히 이 세가에 못 들어오는 건가?”

“그건 아니지요.”

“그럼 내가 세가에 왔을 때 어디에 거처 하라는 말인가. 저 마당에 자리 깔고 누울까?”


총관은 내 손아귀에서 놓여 나기 위해, 발버둥 쳐보지만 내 손아귀 힘에 꼼짝하지 못한다.

‘이 새끼가 무얼 주워 먹어서 힘이 이리 좋아, 할 수 없다, 내공을 사용해야겠네...’ 은우의 허접한 내공을 아는 총관은, 내 손목을 비틀면서 내력을 주입한다. 삼성 정도의 내력이면 충분히 튕겨 낼 것이라 예상했는데, 안되니 계속 내력을 올린다, 팔성의 내력을 퍼부어도 꿈쩍을 하지 않는다.


들어오던 손님들 중에 고수급 무인들이 이 광경을 보고 흥미를 느껴 멈추고 쳐다본다.

지금 저 장면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총관은 식은땀이 흐른다.

‘이건 내가 무조건 불리한 장면이다. 그래도 관씨세가의 삼 공자 아닌가, 볼썽사납게 만들어도 내가 욕먹고 만약 내가 볼썽사나운 꼴을 당한다면 그 또한 개망신이다!’


“삼 공자, 잠시 시간을 내겠네, 저기로 가서 이야기하세..”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옮겨가서 다시 이야기는 계속된다.


“삼 공자, 거처를 수리하고 있는 것은 딱히 삼공자의 거처를 없애려는 의도가 아니라, 너무 낡아서 누가 사용하더라도 수리가 필요해서 하는 것이네..”


“좋소, 나도 내 거처에 별로 미련이 없으니 그건 됐고, 어머니 행방을 정말 모른다 말이오? 사실대로 이야기하시오, 총관이 그런 일에 관여할 권한은 없을 거고, 공연히 거짓을 말하다가는 나중에 그 값을 열배로 치뤄야 할 거요!”


총관은 삼공자의 서늘한 눈빛이 왠지 오싹하다.

‘삼공자가 왜 이리 인간이 갑자기 달라졌어? 용기도 없고, 여장이나 하던 계집애같이 연약한 놈인데...’


거짓말로 때우다가는 장래 보복을 분명히 당할 것 같은 촉이 온다.

무림에서 총관 직종은 눈치가 제일 빠른 족속 중하나다.


총관은 결정 했다.

‘반쯤은 사실대로 말하자!’


총관은 한숨을 쉬며 말한다.

“공자님 모친께서는 친가인 호연 세가로 돌아가셨네, 자세한 내막은 나도 몰라, 너무 멀다보니 호연 세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도의 눈치만 채고 있지.”


“그게 우리 관씨세가가 도울 수도 없고, 도와서도 안 되는 사정이겠네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그러니 가주도 돕지 않고....”


“그럴 거네, 아마도.”


“18, 알아볼 생각도, 도울 생각도 없다는 이야기네...”


쌍스러운 말에 놀라는 총관의 표정이 보인다.

“한 가지 더 묻고 끝냅시다.”

‘씨발 , 이건 내가 취조 당하는 기분이네!’

삼공자에게 이런 일을 당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총관! 취조 당한다 생각하지 말고 아는 대로 대답해 주시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도와야, 얻을 것이 많은 법이오, 잘 나가는 사람 곁에는 이미 사람이 많아서, 잘 되어 봐야 먹을 것도 없을 것이오!”


“더구나, 그 안에서 또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게 되요, 이건 역사가 증명하지 않소, 명나라만 봐도 개국 공신들이 거의 몰살을 당한 거는 알고 있을 거요.그건 황제가 죽인 것이 아니오, 자기들끼리 죽인 것 이오, 서로서로 황제를 부추겨 다 죽은 것이오.”


총관은 깜짝 놀란다.

‘막내 공자가 이런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 막내 공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구나!’


“마음에 새기겠소!”

넌지시 막내 공자의 배에 올라탈 생각이 있음을 알린다.


“내가 열 다섯살 쯤 되던 무렵, 총기를 갑자기 잃어버렸는데 그 때 누군가 모르는 의원이나 절대 고수로 보이는 사람이 찾아 온 적 없는지 잘 생각해 보시오.”

왜 없었겠나,

또렷이 기억난다.

그때 큰 사모가 알지 못할 괴질에 걸려, 서역에서 고명한 의원이 치료해주고 간 적이 있다.

머릿 속을 퍼뜩 스치는 생각,


‘이것을 묻는 것을 보니 그때 무언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의심하는구나! 그러고 보니....그때....’

나는 총관이 사실 대로 말하나 안하나 지켜본다, 이미 무언가 생각 난 것이 있었다는 정도는 표정에서 다 읽었다.


총관이 답을 한다.

“글쎄요, 생각나는 것이 없소, 나중에라도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말씀 드리겠소!”


‘넌 틀렸다. 너무 계산적이야,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유 불리만 따지는 쥐새끼, 그게 너다, 넌 이용 당하고 버려져야 하는 패야. 큰 계산도 못하고 협도 없고 용기도 없는 놈이다, 너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알아내었다.

그때 무언가 있었다.


“알겠소, 손님 접대에 바쁜데 내가 너무 붙들고 있은 것 같소.”


총관과의 대화를 끝내었다.

총관은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찜찜하다.

‘다 말해 주었어야하나? 아니다 좀 더 저울질 해 본 다음에...막내공자는 세가 내에서 너무 입지가 없어!..’


이 분위기에서 오래 있을 필요는 없다.

적당히 견디다 빠져 나갈 궁리를 한다.


장주의 잔치 상이 여기저기 펼쳐져있다.

아무 곳이나, 앉아서 담소하고 무가끼리의 교류의 장이 열린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 모친의 친가 사람이라며 나서는 이가 없다.


형제들도 다가와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

무인들에게 둘러싸여 인사 나누고 담소하기 바쁘다.

‘하나 같이 왜 저래“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나가버리다가는 세가와 영영 멀어져 뿌리가 없어질 것 같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을 내리 누르며 사람들을 구경하며 서있다.

나를 알아보는 하녀들이 지나가며 눈인사를 한다.


그때 등 뒤에서 조그마한 손이 나을 찌른다.


“은우 오라버니, 여기 서서 뭐해, 가주님 생일인데 뭐 좀 먹어야지....여기 앉자! 같이 먹어!”


대식이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하며 그 소녀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설영 소저, 대식이가 인사드립니다.”

설영이. 대식이가 말해준 두 째 어머니 소생.

‘다행이군, 배도 고픈데 혼자 멀뚱멀뚱 먹는 것도 모양 사나운데...’


“오, 그래 오랜 만 이구나!”

설영이와 함께 자리를 잡자. 따라붙는 무사들이 있다.

“언니, 우리 막내 오라버니야, 여긴 당문 세가의 당 운령언니야, 여긴 벽가장의 벽 수린! 여긴 설씨 세가의 설 운지, 이 언니는...”


모르는 사람이라 머뭇거리자 당운령이 소개를 해 준다.

“호호, 이 언니는 북해 빙궁의 장녀 빙 수월이야, 내 친구지!”

설영은 북해빙궁의 장녀라는 소리에 놀란 눈치다.


당운령은 능청스럽게 생판 처음 보는 양. 모르는 척 나와 인사를 한다.

‘우리가 언제 만난 적이 있나요?’

그런 눈빛을 나에게 반사한다.


나도 모르는 척 간단히 인사 나누고 술 한 잔씩 돌리고 이것저것 골고루 먹는다.

화영이가 이것저것 챙겨준다.


당운령이 능청을 떤다.

“화영아, 네 오라버니 참 예쁘게 생겼다!”

그리 말하면서도 당운령은 하루 사이에 관은우가 무언가 사내다워 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없다.


‘이상하네, 하루 사이에 사람의 기질이 저리 바뀔 수 없는데...사내 냄새가 풍겨 나와! 가슴 울렁 거리게...’

혹시 그날, 밤의 거사를 다른 여자와 치뤘나 수상쩍다.


“운령 언니 그런 말 하지 마, 우리 오라버니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야, 그 말!”


제일 싫어한다는 그 말에 관 은우를 감싸 주려는 따뜻한 마음이 엿보인다.

관은우의 여장 행각은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정보력 있는 세가와, 집안의 몇 명만 알 뿐이다.


그걸 세가의 누군가 조 가장에 알려주었고 조비연과도 파혼이 되었을 것이다..

조가장 정도가 그 일을 알리없다.


관씨 세가에서도 따지다가는 더 크게 추문이 부풀려 질것을 우려하여 조용히 마무리 지었다

.

“하하, 화영아, 괜찮다, 이제 나는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아! ”

“호호, 정말! 다행이다, 나는 오라버니가 아직도 소심 한 줄 알았지..”


재잘 재잘, 설영과 이야기하니 마음이 므흣하다.

‘귀여운 놈이네, 따뜻하고...’


예쁜 여자가 다섯 명이나 모여 있으니, 사내 무사들이 슬슬 꼬인다.

제일 먼저 앞장서서 날아오는 똥파리는 세가의 둘째 공자 관 강한이다.

동생이 오랜만에 얼굴 들이 밀어도 아는 척도 하지 않더니, 꽃밭에는 안고 싶은가 보다.


꽃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보러 온 것처럼 슬쩍 나를 소품으로 끼워 넣는다.

“아, 은우야, 오래 간만이다. 마경 산의 물이 좋은 모양이네, 얼굴이 좋아졌어!”

“그러네요.”

나는 그 심보가 짐작되어 말을 섞기 싫어서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강한은 그 한마디하고 이제 용무를 보기 시작한다.

“설영아, 이 분들은 누구냐?”


“푸풋, 강한 오라버니 이번이 세 번째 만난 건데 모르는 척하시네...“


“그런가, 내가 무공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건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말이야.”


“호오, 강한 공자님이 무공에 그리 진심인 줄은 몰랐네요, 이 당 운령도 무공에 진심인데...”

“그럼 나중에 비무에 나오실 건가요? 나랑 붙어 볼까요?”


“독공과 어떻게 대적한다고...”

“당문도 검법이 꽤 강해요, 이번에 한번 보실래요?”


“나는 여자 무사와 비무 하지 않소.”

강한은 뻐기며 여자를 위할 줄 아는 사나이라는 걸 넌지시 알린다.


“어머, 세상 사람 절반이 여자고 요즈음에는 무림 고수중 절반이 여자인데, 그걸 다 빼면 반쪽 짜리 무림인데...”


당운령의 말 폭탄은 계속된다.

“검각의 검후는 또 어쩌고요, 검의 조종으로 불리는 검각의 여제자. 북해 빙궁의 독특한 빙백 검법을 다 빼고 나면 그건 무림도 아니지요. 남궁세가에도 여자 검수들이 숫자가 많고.”


왠지 강한의 말이 명분에서 밀려 궁색해진다.


“하하, 무림의 여 무사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일 잔치의 시범 비무 때는 여자 무사와 비무 하지 않겠다는 뜻이오!”


급히 주워 담아 보지만 이런 좋은 먹이감을 그냥 둘 사내 무사들이 아니다.


“킄, 아무래도 말싸움에서 관형이 진 것 같소! 아무래도 나중에 관형이 비무에 나가서 강자를 이겨야 체면이 설 것 인데 어쩌나!”


기골이 장대하고 얼굴이 붉은 촉나라의 장비같이 생긴 사내가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나서며 초를 친다.


당운령이 꽤 친분이 있는 사내인 듯, 목소리를 높인다.

“어머, 장비 오라버니도 여기 참석했나보네, 그 먼 곳에서 왠일로...”


생긴 대로 별호가 장비인가보다.

처음 보는 나를 향하여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한다.


“하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나는 팽 지철이라하오!”


서로 간략히 통성명을 한다.

나도 간략하게 통성명을 했다.


“팽가주께서 참석하시는데 당연히 나도 와야지, 너도 볼 겸...”


“보름 전에 보았는데 뭘 새삼스럽게.... 보아하니 누구 하나 낚아보려 오셨네...여기 장비오라버니 좋아할만한 애가 있으려나...”


“임마, 내가 좋아하면 되지...나는 선택하지, 선택 당하지 않는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나는 이미 정해두었어!”

오만한 발언이다.

“그래? 누군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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