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문피아의 개발 방향
"내가 왜 김성박님을 합격시킨 줄 아세요 ? "
내가 제일 궁금한 부분이기도 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대답했다.
"글쎄요. 제 실력도 부족한데 합격 통보받고 궁금하긴 했습니다."
가게 점원이 다가와서 메뉴를 물어본다.
"북엇국 두 개 드릴까요?"
"네. 성박님도 괜찮죠?"
"네"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여기는 북엇국 집이라 그걸 먹는 것이 자동인가 보다. CTO님은 몇 번 와 봤는지 자연스럽게 주문을 했다.
"아 ~ 아까 하던 이야기 계속하자면, 왜 합격시켰는지 궁금하죠?
성박님은 개발 머리는 있어요. 아직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서 못 배웠을 뿐이고 ~
우리는 면접 시 학벌은 안 보고 개발 머리와 열정과 의지력을 봅니다.
면접 때 보니까 이야기해 드리는 것도 바로바로 이해하시고, 잘 하실 것 같더라고요."
"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하던 중에 주문했던 북엇국이 나왔다. 거의 2분 만에 나온 것 같았다.
"드시죠 ~"
CTO님은 자연스럽게 북엇국에 밥을 말더니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나도 따라서 밥을 말고 식사를 시작했다.
번개같은 속도로 식사를 마친 CTO님은 말을 이어갔다.
"천천히 드세요. 제가 좀 빨리 먹는 편이라.
아시겠지만 우리 서비스가 웹만 보더라도 요즘 추세와는 다르게 많이 올드하죠.
게다가 오랫동안 이런저런 기능들을 하나씩 추가해 왔고,
코드들이 얼기설기 엮여 있어서 이걸 한 땀 한 땀 수정, 보완하느니 새롭게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죠.
그러면서 일단 지금은 서비스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고, 몇몇 불편한 기능들에 대해서 보완하고 있어요.
게다가 한 달 뒤에는 지상 최대의 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라 공모전 관련 개발도 진행하고 있고요."
"네. 제가 오래전부터 문피아 서비스를 사용해 왔는데 이제는 적응되어 버린 것 같아요. ㅎㅎㅎ. 진행 중인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면접때 이야기 드린 것처럼 가장 큰 프로젝트는 Java 기반으로 요즘 추세인 MSA로 전환하는 거에요.
MSA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
지금 서비스를 그냥 Monolithic 하게 예전 방식으로 개발하게 되면 그냥 똑같은 서비스가 되어 버리거든요.
예를 들어 회원, 결제 등 연관이 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분리되어야 하는 기능들이 별도로 구성되어야 서비스별로 독립적으로 실행 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만들 때에는 편하지만, 나중에 결제 수단이 추가된다든가, 회원에게 정책이 추가된다든가 할 때 다른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새로운 기능 배포하고 나면 기도를 할 수밖에 없어요.
전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그다음부터는 서비스의 확장성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MSA로 가는 거고요. 그다음엔 작가분들이나 독자분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확장하면서 나아갈 생각이에요."
"Micro Service Architecture로 가는 이유가 그거였군요. SI에서는 그렇게 개발을 잘 하지 않아서. 요즘 여기저기서 MSA, MSA 하긴 하던데 왜 하는지는 잘 몰랐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군요."
"저도 첫 회사를 SI에서 시작해서 9년 정도 다녔어요. 그래서 SI의 특성을 어느 정도는 아는데요.
지속적으로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분야에 MSA가 적합하지, 짧은 시간에 개발하고 빠지는 SI 성 프로젝트에 적합하지 않다고 봐요.
여튼 저는 SI 회사에 있으면서 이렇게 계속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옮겼죠.
그리고, 개발 중인 것들 이야기하면, 현재는 안드로이드만 읽어주기 기능인 TTS가 들어가 있는데, IOS에서도 TTS가 가능하도록 상용 솔루션을 구매해서 추가할 계획이고요"
"오 ~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아이폰 쓰고 있는데 읽어주기가 없어서 불편했거든요. 지하철 사람 많은 데서 휴대폰도 못 잡을 지경일 때도 소설 보기 어렵고, 주말에 설거지하면서 누군가 소설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검색은 안 바뀌나요? 무지 불편한데 ~"
"안 그래도 그 이야기 드리려던 참인데,
검색도 검색엔진 좋은 것 도입해서 적용할 예정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이슈들이 있어서 중단된 상태에요.
관심 태그 기반으로도 검색할 수 있게 할 예정이에요.
관심 태그는 예외 기능도 추가해서, 만약 내가 이혼물을 싫어하면 제외 태그에 '이혼'을 설정해 놓으면 그 이후에는 검색해도 이혼물은 안 나오도록 할 예정이에요."
"관심 태그요? 처음 듣는데요?"
"이번 공모전에서 시범적으로 적용해 볼 예정인데요.
작가분들이 소설 등록할 때에 관심 태그를 지정해 놓으면,
독자분들은 본인이 보고 싶은 관심 태그를 선택하고 내가 관심 있는 태그가 등록된 작품 위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에요.
공모전 때 적용해 보고 괜찮으면 전체 작품에 적용할 예정이에요.
그 외에도 이런 저런 기능들 보완해 나가면서 Java 전환 작업을 할 예정이에요."
'아 괜히 물어봤네 귀에 피 날것 같...'
"성박님 귀에 피 나는 것 같은데요? 하하하. 다 드셨으면 갈까요?"
'앗 내 말이 들렸나? 젠장 할 ~'
"아 ... 네. 잘 먹었습니다 ~"
나는 문피아 서비스를 오랜 기간동안 써 오면서 매우 정체된 서비스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앞으로 배울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아 보여 걱정이 되긴 했지만 문피아로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북엇국 집을 나왔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안드렸네요. 앞으로 약속했던 ..."
오후에 일을 하기 위해 회사로 복귀하면서 CTO님이 추가로 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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