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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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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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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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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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변하지 않는 카인

DUMMY

“......”


“......”


“......”


또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드웬은 무어라 할 말을 못 찾았다.


‘대장... 어쩌다가......“


르웰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바르르르 손끝을 떤다.


빼도 박도 못하게 기절한 것이다.


드웬은 르웰에 망가진 모습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


평소의 르웰은 진중하고, 차분하면서 기사단장 다운 카리스마가 있었는데... 카인과 만난 순간부터 특유의 진중한 분위기는 개나 줘버렸다.


잘 내뱉지도 않은 욕설을 내뱉고 반말을 한 것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데 이렇게 대가리가 깨져서 처참하게 망가져있는 르웰의 모습을 보자니... 드웬에 머리 깊숙이 자리 잡았던 르웰에 대한 인상이 지금 르웰에 모습처럼 처참하게 망가져갔다.


조금 안 좋고 측음지심이 드는 쪽으로...


“캬, 속이 다 시원하다.”


카인이 손을 탈탈 털었다.


사람 대가리 하나 깨놓고 속이 시원하다며 냉수를 한 잔 마신다.


식당 안에 있던 카렌과 카르디안을 비롯해 카일, 한슨, 레녹은 그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드웬은 홀로 납득했다.


‘......하나도 안 바뀌셨네. 하긴 저 성격이 어디 가겠어...’


말했듯이 드웬은 카인을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저 개차반 성격이 어디 가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실하게 알았다.


그러니 아까 지극히 예의바른 태도에 그리 경기가 올라왔던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알겠다.


카인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흠... 이놈 어떻게 하지? 내기도 내가 이겼으니 밥값을 내려면 좀 깨워야 할 거 같은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손목을 푸는 게 숫제 기절한 사람 깨운답시고 또다시 대가리를 후려칠 거 같은 분위기다.


아니 10000000000000%의 확률로 후려칠 거다. 카인이란 사람은 진짜로 그러고도 남을 미친놈이었다.


드웬이 다급히 말했다.


“...그 카인 선배님...”


“응? 왜? ...무슨 일이시죠?”


자연스레 하대하다가 카인은 말을 바로 바꿨다. 생각해보니 르웰 말고는 모두 모르는 이들이었다.


카인을 알고 있는 이들은 모두 믿지 않겠지만. 의외로 카인에게도 ‘예의범절’이라는 게 있었다.


초면인 사람에게 반말 찍찍 날리고 다니지 않는단 말이다.


“말 편히 하셔도 됩니다. 카인 선배님과 같은 아카데미 다닌 한 학년 후배 드웬 노르테칸이라고 합니다.”


“그러냐?”


“네.”


드웬은 카인에게 자신의 상사인 르웰에게도 단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아주 낮은 자세로 극진히 예의를 표했다.


존대를 하는데 평소같은 까불거림은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엄중하고 진중한 예의만이 담겼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르웰은 드웬에 뚝배기를 안 깨지만 카인은 깬다.


귀족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카인 앞에서는 모두 1인 1뚝배기로 머리가 한 번씩은 작살난다.


그래도 드웬은 르웰을 완전히 배신하지는 않았다.


“그... 대장은 이대로 조금 쉬게 내버려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드웬은 드웬 나름대로 르웰과의 의리를 지켰다.


아마 지금 드웬의 대처를 보면 르웰도 저승에서 엄지를 척 올려줄 거다.


‘드웬. 나 안 죽었다.’


원래 뚝배기랑 머가리가 깨진 이는 죽는 것이 훨씬 편한 법이다.


드웬은 조용히 르웰에게 묵념을 보내줬다.


“그럼 내기에서도 이겼으니...”


동전은 뒷면으로 떨어졌다.


멀뚱히 서있는 세샤를 불렀다.


“세샤야.”


반응은 바로 왔다.


“응?”


나는 세샤에 손에 들려있는 메뉴판을 가리켰다.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세샤가 반색했다.


“진짜?”


“응. 다 시켜.”


뭐든 시켜도 된다.


오늘은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된다.


어차피 돈은 다 르웰이 낼 거거든.


고맙다! 르웰!


네 지갑에 희생은 잊지 않을게!


[이왕이면 르웰에 희생도 잊지 말아주시죠.]


-안 죽었잖아.


[반은 시체나 다름없습니다.]


-허울대는 멀쩡해. 어디 한 군데 부러진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래도 대가리는 깨졌죠.]


-자업자득이야.


감히 내 이름을 가지고 기사단을 창설하다니.


대가리가 골 백 번은 깨져도 용서가 안 되는 일이었다.


세샤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며 종업원에게 이것저것 시켰다.


이런 난리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종업원은 매우 침착헀다.


어디서 부동심이라도 배웠나? 사람 하나가 거품물고 쓰러졌는데 매우 침착하게 주문을 받고 있다.


보통이라면 아까부터 자꾸 따끔따끔한 시선을 보내오는 한슨, 레녹, 카일처럼 놀라서 입을 떠억 벌리고 있는 게 정상인데 말이다.


아. 정정한다.


정확하게 입은 한슨만 벌리고 있었다. 레녹과 카일의 입은 진작에 닫혔다.


마침 잘 됐다.


“레녹 학생, 한슨 학생, 카일 학생.”


“예? 예!”


한슨이 가장 먼저 우렁차게 대답했다. 정신이 한 군데에 팔려있는 사이에 대답하느라 목소리가 살짝 텐션이 높았다.


“예.”


“네, 카인 교수님.”


제각기 다른 대답이 들려오며, 나는 물었다.


“너희들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예?”


“...?”


“저기 너부러져 있는 놈이 다 산다니깐 사양 말고 원하는 거 다 시켜라.”


나는 종업원에게 부탁해 메뉴판을 몇 개 더 받아서 나눠줬다.


드웬이 내게 다가왔다.


“저... 카인 선배님.”


“어, 드웬 왜?”


“이래도 되는 겁니까?”


‘뭐가?“


“분명 식사 값은 카인 교수님만 밥을 산다고 르웰 대장이...”


“드웬. 나는 밥 한 끼 사라고 헀지. 누구누구가 동행할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을 거에 대한 것은 안 말했다.”


“아니, 애초에 식사는 오로지 카인 선배님ㅡ.”


드웬에 말은 다 이어지지 못하고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나는 식사를 사라고 했지, 몇 명이 함께 먹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세샤, 한슨, 레녹, 카일이 음식을 시키는 건 모두 ‘내가 정한 식사’의 기준에 포함되어도 이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무언가... 개소리지만 설득이 되는 개소리다.


드웬은 순간 혹 할 뻔 했다.


위험헀다.


저 감언이설에 넘어갈 뻔 했다.


나는 짧게 혀를 찼다.


이걸 안 넘어오네.


어쩔 수 없다.


르웰에게 다가갔다.


“카인 선배님? 뭐 하시려고 하십니까?”


“르웰 깨우려고 한다.”


“예?”


“대장은 갑자기 왜요?”


“내기는 르웰과 했으니 내기 상품에 대한 조율도 르웰과 해야겠지.”


쓰러져 있는 르웰을 보고 턱을 쓰다듬었다.


흠...


어떻게 깨우지?


“그냥 한 번 더 대가리를 깨버리면 일어나려나?”


드웬은 직감했다.


카인 선배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무조건 말려야 한다.


“카인 선배님. 잠시만ㅡ.”


“으음...”


드웬이 말하려는 순간 르웰이 몸을 비척였다.


* * *


“...님......”


“으음...”


“선배... 그...... 갑자...... 아니......”


으으음...


으으으음......


몸이 편하다.


뭔가 내세와의 연결이 끝긴 기분이다.


졸립다. 자고 싶다.


의식이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르웰의 의식이 더더욱 깊숙이 가라앉는다.


“...그...... 곤...... 어쩌......”


“그냥 한 번 더 대가리를 깨버리면 일어나려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대가리가 깨진다는 말에 몸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허억!”


벌떡 일어나자 드웬이 무언가 미묘한 표정으로 르웰을 쳐다봤다.


대가리가 깨진다는 말이 기절에서 깨어날 줄이야... 대체 예전에 대가리가 얼마나 깨졌다면 저런 반응을 한단 말인가?


“대장...”


드웬에 무언가 측은함이 담겼다.


르웰은 그 눈빛이 불쾌하기보다는... 그 눈동자에 새겨진 동정 때문에 자괴감이 들었다.


대가리가 깨진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버렸다니...


“깨어났네?”


르웰에 불타는 속마음을 모르는지 카인은 낄낄됐다.


‘아니지, 이 놈은 알고도 이렇게 행동할 놈이다.’


“그래 일어났다.”


“내기는 내가 이겼다?”


“그래.”


“밥 사야 되는 거 알지?”


“안다.”


“지금 사라.”


“알았다. 지금 사지.”


르웰이 그리 말하자마자 카인은 뒤를 돌아봤다.


“들었지? 시키고 싶은 거 다 시켜라.”


레녹과 카일이 눈을 굴렸다. 이래도 되나 싶다.


하지만 한슨은 에라 모르겠다하고 음식을 시켰다.


“잠깐.”


르웰이 무언가 이상해서 저지하려고 했지만...


“리나 편ㅡ.”


“아아아아아아악!!!!”


저지하기도 전에 흑역사가 들춰질 뻔한 위기가 왔다.


“입막음비로 얘들 밥도 좀 사라.”


르웰은 고개를 푹 숙였다.


“...알았다.”


명백한 백기 선언이었다.


그때 한 소녀가 카인에게 다가왔다.


“아빠.”


‘응?“


“이거 다 시켜도 돼?”


“어, 시켜도 된다. 먹고 싶은 건 다 시켜.”


르웰에 고개가 팍! 제쳐졌다.


방금 내가 뭘 들은 거지?


까먹고 잊었던 궁금증이 치솟는다.


아빠?


아빠라고?


정말로? 진짜로 결혼한 건가?


저 카인이?


지금도 남의 뚝배기 깨고 다니는 인성파탄자 카인이?


“카인.”


“왜?”


“정말로 결혼 했냐?”


카인이 이마를 찌푸렸다. 르웰은 그럴수록 더더욱 궁금해져 추궁했다.


“누구냐? 레나? 아메라? 설마... 리나는 아니겠지?”


“알거 없다.”


카인은 르웰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 대신 카인은 르웰을 가리켰다.


“세샤야. 저기 저 아저씨 보이지?”


아저씨라고 명칭하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자꾸만 결혼 했냐고 묻는 것 때문에 내가 속이 좁아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세샤 나이대를 생각해보면 르웰이 아저씨라서 그렇다!


[그 논리대로라면 당신도 세샤에게는 아저씨...]


세샤가 작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응.”


“저 아저씨한테 감사하다고 인사 한 번 전해줘. 저 아저씨가 밥 사는 거니깐.”


“알았어.”


총총총 한달음에 달려온 세샤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르웰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위장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가 아니다.”


“...그럼?”


“르웰이라고 불러라.”


“감사합니다. 르웰 아저씨.”


세샤가 해맑게 웃었다.


악의가 없는 웃음이었지만... 때로는 순수함이 악의보다 더하다.


* * *


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 위에 음식들이 가득 찼다.


카인과 세샤를 비롯하여 카일, 레녹, 한슨 일행과 르웰, 드웬, 카르디안, 카렌은 모두 한 테이블에 다 같이 둘러앉았다.


르웰은 원래 술을 잘 안마시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은 좀 마셔야겠다.


르웰은 조용히 술병을 하나 땄다.


“대장.”


“드웬. 무슨 일이지?”


말투가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러나 멘탈까지 돌아간 것은 아니다.


르웰은 지금 완전히 백기 상태였다.


드웬이 컵을 하나 내밀었다.


“저도 한 잔만.”


르웰은 별말 없이 잔에 따라줬다.


자신이 기절해 있는 동안 드웬이 자신을 저 개차반에게서 지키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았기에 르웰은 특별히 드웬과 함께 술을 나눠마셨다.


술을 마시는 데 옆에서 말소리가 들린다.


“아빠. 이것 좀.”


작은 소녀. 세샤라고 불리던 소녀가 카인을 아빠라고 부른다.


휴지 좀 건네 달라는 손길에 카인이 다정하게 휴지를 제 딸에게 건네준다.


저 다정함에 100분의 1이라도 남들에게 베풀어 보라는 소리가 목구멍 끝까지 잠시 치솟는다.


르웰은 치솟는 울분을 삼키고자 술을 홀짝였다.


문뜩 카인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너 왜 여기 있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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