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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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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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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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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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악마 (4)

DUMMY

인적이 없는 한적한 골목길.


드웬은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어, 카렌!”


골목의 모퉁이를 돌아서 한 여기사가 나온다.


“드웬 선배님.”


드웬은 카렌의 선배였다.


초창기 르웰이 기사단을 설립할 때 들어간 드웬과는 다르게 카렌은 약간의 시간의 텀을 두고서 면접을 보고 기사단에 들어갔다.


드웬은 선배답지 않은 시시껄렁하며 매 순간순간 가볍지만 그래도 일처리 하나는 확실하고 본인이 맡은 바 책임은 다 하는 기사였다.


카렌은 드웬에게 짧게 경례했다. 드웬이 손을 살살 휘저었다.


“르웰 대장도 없는데 굳이 경례할 필요 없어. 말도 편하게 하고.”


드웬이 씨익 웃었다.


“어차피, 우리 둘 뿐이잖아.”


르웰이 병사를 지원해준다고 했지만 드웬이 거절했다. 진짜 지하수로에 흑마법사가 있다면 병사들만으로는 안된다.


그래서 드웬은 현재 비번이었던 카렌과 같이 조사하기를 희망했고 르웰은 드웬에 바람찬 희망을 들어주었다.


비번이었는데 일하러 나와야 하는 카렌의 모습을 보자니 약간 찔려오는 심장 부근을 어루만진다.


카렌이 살짝 미소 지었다. 무언가 익숙한 살기가 느껴진다. 드웬은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알았어요.”


모처럼의 비번인 휴일이라서 쉬고 있었는데 일을 하게 되었다.


짜증이 났지만 결국 기사로서의 의무가 있기에 카렌은 드웬을 무어라 나무라지 않았다.


드웬이 무릎을 탈탈 털며 힘차게 외쳤다.


“그럼 가볼까?”


읏차, 일어선 드웬은 옷무새를 재정비하고 칼자루에 손을 얹었다.


드웬은 옷무새를 정돈했다.


딱딱 각이 잡혀있는 마치 까마귀를 의도케 하는 검은색 정복 위로 황실에서 수여받은 황금색 패가 태양빛을 영롱하게 받으며 반짝인다.


“선배, 이쪽이에요.”


카렌이 앞장서서 걸었다. 드웬은 그 뒤를 따랐다.


골목에서 지하수로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고 악취가 나는 몇 개의 길을 지나가면 가장 심한 악취가 풍기는 냄새의 근원지인 지하수로를 마주볼 수 있었다.


어두운 통로 안으로 썩은 내가 풍겨왔다. 이제는 쓰지 않은 수로라고는 하지만 졸졸졸 약간이지만 고인 물이 흐른다.


근처에 있는 식물들은 잡초 빼고는 다 죽었다. 아니 잡초마저도 시들해져서 이제는 죽은 꽃들만이 지하수로를 감싸고 있었다.


지하수로의 입구에는 죽은 설치류 동물의 시체와 그를 갉아먹으며 살아가던 벌레를 비롯한 썩은 꽃들의 무덤이 펼쳐져 있다.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 드웬은 콧잔등을 매만졌다.


“냄새 한 번 고약하네.”


“그러게요, 선배님.”


“돌아가면 대장한테 따져야겠어.”


드웬이 투덜거린다. 카렌은 익숙하다는 듯이 드웬의 불평불만을 무시했다.


“그보다 이제 슬슬 들어가죠.”


드웬보다 비위가 좋은 카렌이 먼저 지하수로에 들어섰다.


자신보다 앞서나가는 카렌을 보며 드웬은 한숨을 푹 내쉬고서는 카렌을 따라잡아 카렌과 함께 걸었다.


철벅 거리는 찝찝한 오물이 신발을 더럽힌다.


“......”


“......”


카렌과 드웬 사이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온 신경을 지하수로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무언가 혹은 흑마법사의 존재 유무에 집중한다.


드웬은 허리춤에 매달려있는 검을 언제든지 출수할 수 있게끔 손잡이를 잡았다. 카렌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도 언제든지 무언가를 마주쳐도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


적막함 속에서 둘은 걸음을 옮긴다. 역한 냄새가 풍겨왔다.


발로 땅을 내딛는데 오물들이 밟힌다. 마음 같아서는 횃불을 키고 싶었다.


그러나 지하수로 같은 빛이 눈에 띄는 어두운 공간에서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불을 키는 건 멍청한 행위다.


어둠에 적응한 눈과 마력을 이용한 기척탐지로 주위를 세세하게 살핀다. 최대한 조용하게, 최대한 조심해서 주변을 거닐었다.


드웬과 카렌이 발을 떼고 땅에 다시 붙일 때마다 둘은 지하수로에 중심부에 가까워졌다.


드웬이 인상을 썼다.


저 끝에서 무언가가 감지되었다.


희미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지하수로 중심부에 있다. 보편적인 흑마법사의 기운과는 살짝 다르지만 비슷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얼마 있지 않아 드웬이 느낀 것을 그대로 느낀 카렌이 표정을 굳혔다.


드웬이 검을 뽑았다. 카렌이 검을 들었다.


무언가를 보고 나서 검을 뽑는 건 늦는다. 미리 준비하고 무언가에 다가간다.


둘은 그리 판단하며, 무언가를 향해 나아갔다.


둘 사이로 차분한 긴장과 고요한 감정들이 내비쳐진다.


중심부에 다다랐다.


드웬은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카렌이 이를 악문다.


남성의 것인지 여성의 것인지 모를 머리뼈가 보였다. 썩어 문드러진지 오래인 시체들의 뼈다귀가 지상을 향해 손을 뻗는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죽은 자가 남긴 것은 많은 말을 한다.


시체는 생전 삶을 살아가던 이의 마지막이 어땠는지, 그의 일생이 어떠하였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알려준다.


드웬은 직감했다. 저 시체들의 주인의 삶은 끝은 끔직했으리라.


시체들이 하염없이 벽에 막힌 지상을 올려다본다.


살고 싶다고, 여기서 탈출하고 싶다고. 닿을리 없는 팔을 뻗는다. 그 끝에는 무수히도 많은 심장이 있었다.


제단이다.


여기도 제단이 있었다.


드웬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마음속 깊이 분노하는 감정과는 다르게 머릿속에 무거운 이성은 상황을 판단한다.


‘지하수로에도 제단이 있다. 대장에게 서둘러 보고해야겠군. 재앙이나 그의 준하는 것을 소환하려했다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제 이만하면 됐다. 필요한 정보는 어느 정도 다 얻었다.


드웬이 몸을 돌려 카렌에게 그만 돌아가자고 말하려 할 때였다.


드웬은 등줄기 너머로 소름 끼치는 감각을 느꼈다.


검을 허공에 휘둘렀다. 카렌이 갑작스러운 행동에 의아해한다.


카앙-!


금속음이 들린다. 카렌이 황급히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정체를 알수 없는 공격이 카렌의 뒤를 노린다.


드웬은 공격의 방향을 느꼈다. 그러나 카렌은 느끼지 못했다.


드웬이 땅을 박찬다. 오물이 사방팔방으로 튄다. 팔이 굽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캉-!!


처음에는 금속음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딪힌 것은 금속이 아니었다.


금속처럼 단단했지만 무언가가 달랐다.


‘...촉수?’


흐물흐물하고 길게 뻗어진 태아의 핏줄 같은 무언가는 제단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이어져 있었다.


촉수의 끝에는 핏덩이로 이루어진 거대한 알이 하나 있었다.


드웬은 검을 갈무리했다. 촉수가 일단은 뒤로 물러난다. 드웬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카렌이 드웬의 곁으로 다가온다. 드웬이 말했다.


“카렌.”


“예, 선배님.”


비장한 카렌은 검을 들었다. 드웬은 그런 그녀에게 힘이 빠질 말을 했다.


“도망치자.”


“...예?”


얼빠진 되물음이 돌아왔다.


순간 농담이라도 들었다는 표정이다. 카렌은 드웬에 표정을 살폈다. 평소답지 않은 매우 진중한 얼굴이었다. 농담을 내뱉을 표정이 아니다.


드웬은 진심이었다. 도망쳐야 했다.


도망쳐서 르웰 대장에게 전해야만 한다. 지하수로에 악마가 태생하고 있다고.


아직 저 악마는 알의 형태다. 완전하게 깨어나지 못했다는 거지.


저게 알을 깨고 나온다면 상황이 힘들어진다. 악마는 쉽사리 죽지 않는다.


인명 피해가 상당하게 발생할 것이다. 못해도 일반 시민이 수십 단위로 죽겠지.


카렌이 눈살을 찌푸렸다.


“선배, 그러면 더더욱 이대로 가면 안되잖아요.”


자신들은 기사다.


명예에 살고 긍지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기사.


트라이나 기사단은 제국의 기사단이다.


황실에 충성을 맹세했고, 제국의 신민들을 위해 이바지 할 것을 약조했다.


카렌의 답답한 말에 드웬은 질문했다.


“카렌 너 악마의 알에 대해서 안 배웠냐?”


“배웠죠. 인간이 악마가 되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마기의 결정체가 악마의 알이라고.”


“그래, 그게 악마의 알이지. 그리고 저게 악마의 알이고. 마기의 결정체. 툭 하고 건드리면 폭발해서 이 일대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릴 최악의 폭탄.”


평소처럼 가벼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드웬은 진지했다.


저건 악마의 알이다. 건드리면 폭발한다. 그 여파는 못해도 도시의 절반을 삼킬 것이다. 하물며 이곳은 지하수로다.


여기가 무너지면 지상에도 크고 작은 지하에서부터 시작한 균열이 새겨질 것이다.


그리 된다면 악마가 부활해서 발생할 수십의 인명 피해보다 훨씬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드웬은 냉철하게 생각하고 판단했다. 어떤 선택이 더욱 피해를 줄일지.


최선은 아니지만 차악을 골랐다.


“그래도 완전히 깨어나기 전에 없애면...”


“칼로 찌른 순간 반응할 거다. 알이 폭발하겠지.”


“폭발을 하지 않게...”


드웬이 카렌의 말을 잘랐다.


“불가능하다.”


폭발을 늦출 수는 있어도 없애는 방법은 없다. 드웬은 단언했다.


카렌이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드웬이 카렌의 어깨를 두들긴다. 그는 밖을 향해 걸음을 돌렸다.


악마의 알은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일단 지금 당장은 위협이 되지 않을 거다.


카렌이 복잡 미묘한 심정으로 드웬의 뒤를 따른다. 카렌은 드웬의 판단에 뭐라 더 이상 이의를 제의하지 않았다.


-꿈틀!


악마의 알이 꿈틀거린다. 카릴레이는 알 속에서 눈을 떴다.


공복감이 느껴진다. 배가 고프다.


그것이 악마가 된 카릴레이가 처음으로 생각한 생각이었다.


카릴레이의 원래 의식은 이제 없다. 카릴레이는 악마가 되었다.


둥그런 타원형의 눈동자가 스르륵, 굴러간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어두컴컴한 공간에 위치한 두 기사다.


충만한 마력을 지닌, 매우 탐스러워 보이는 두 기사.


입안에 침이 고인다. 카릴레이는 지독한 허기짐과 탐욕을 느꼈다.


저 기사 두 명을 먹고 싶다.


카릴레이의 원래 이성은 날아간지 오래다.


어수룩했던 인간은 악마가 되어 어둠게 물든 흉포한 본성을 숨기지 않는다.


카릴레이가 손을 뻗었다. 잡히는 건 없다. 그러나 자신을 가두고 있는 알이 깨져나간다.


부욱-! 몸을 감싸고 있던 살덩이가 찢겼다. 카릴레이가 알을 깨고 나온다. 악마가 알을 깼다.


알을 유지하던 마기의 결정체가 깨지자, 그 안에서 응축된 마기의 덩어리들이 뿜어져 나온다.


카릴레이는 난무하는 마기를 갈무리하지 않았다. 위협적인 마기가 제 힘을 드러낸다. 마력이 요동쳤다.


카릴레이와 뒤를 돌아본 기사의 눈이 마주친다.


카릴레이의 입가가 초승달처럼 호선을 그린다.


카릴레이가 약간은 남아있는 인간의 지성에 따라 인사했다.


ㅡ안녕? 이라고.


드웬은 오싹함을 느꼈다. 악마가 깨어났다. 악마의 알이 깨졌다.


‘망할. 대장 상여금은 꼭 제대로 챙겨줘야 합니다.’


드웬은 전투를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선빵필승으라고, 악마가 완전히 정신을 차리기 전에 먼저 검을 내지른다.


악마가 손을 휘저었다. 휘두른 검이 악마의 붉은 손톱의 맞부딪쳤다.


드웬은 마력을 끌어올렸다. 순간 근육 곳곳에 맴도는 마력에서 헛된 전능감이 몸을 감싼다.


악마가 손톱을 쭈욱 내밀었다. 붉은 손톱을 따라서 마기가 뭉친다.


드웬의 검이 손톱에 박혔다.


검날을 손으로 밀친다. 악마의 손톱이 살짝 움푹 패였다.


카렌이 합류한다. 드웬은 악마의 시선이 카렌에게 잠시 머무르는 동안 호흡을 정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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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 정상적인 수업...? +2 23.05.06 48 2 11쪽
59 59화 내려오는 그것은 '갈굼'이다 +1 23.05.05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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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악마 (6) +1 23.05.03 110 2 11쪽
56 56화 악마 (5) 23.05.02 4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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