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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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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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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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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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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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반 대항전 준비

DUMMY

아카데미 교수가 아카데미 학생의 대가리를 깨버린다.


저래도 되나 싶다.


“르웰 경?”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바닥에 질질 끌릴 정도의 기다란 로브를 뒤집어쓰고, 한 손에는 책을 지니고 있는 남자. 그의 손에 들려있는 교과서가 그가 아카데미 교수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는 얼굴이었다.


“기디온 마법사님?”


“역시 르웰 경이시군요.”


기디온 교수는 반가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었다.


르웰은 창가에서 고개를 뗐다.


“오랜만입니다. 기디온 마법사... 아, 이제는 교수님이시군요.”


“예, 아일리온 아카데미에 교수가 됐습니다.”


기디온 교수는 르웰이 시선을 주던 창문 아래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뭐를 그리 보고 계셨습니까?”


유리창 너머에는 학생들이 카인 교수에게 달려들었다가 목검으로 대가리가 깨지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음... 카인 교수님이시군요.”


살짝 눈가를 찌푸리던 기디온 교수는 이내 표정을 풀었다. 어차피 카인 교수가 저러는 건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카인 교수가 무슨 난리를 치든 ‘아, 카인 교수님이라면 그러실 만도 하지요.’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카인 교수의 기행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아카데미 졸업 이후 오랜 기간 카인의 행포에 시달리지 못하고 그의 기행을 보지 못한 르웰은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저렇게 수업해도 되는 겁니까?”


기디온 교수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카인 교수님의 수업은 원래 조금 특이합니다.”


특이하다라... 과연 교수가 학생의 대가리를 깨는 게... ‘조금’ 특이할까......?


“총장님도 허가하신 사안이니. 저희가 뭐라 말할 사항이 아니지요.”


“총장님이...”


“예. 총장님이 허락하셨습니다.”


처음에 카인 교수의 기행에 그가 뭐를 할 때마다 ‘이거 이래도 되나?’라는 불안에 떨던 기디온 교수가 이제는 카인 교수의 입버릇 중 하나인 ‘어차피 총장님이 다 허락했으니, 나는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총장님이 지실 겁니다.’ 라는 궤변을 입에 담았다.


근묵자흑이라고... 실로 어두운 것을 가까이 두니 같이 어둡게 물든 기디온 교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 내!!!!!! 머리!!!!!!!!!!!!”


여기까지 울려퍼지는 한 학생의 비명을 들으며.


르웰은 조용히... 예전에 자신의 아카데미 동기들이 자신이 카인에게 붙잡히면 명복을 빌어주었듯이.


학생들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 * *


반 대항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솔직히 반 대항전이라기보다는 학생 대전이라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한 달 뒤에 열리는 반 대항전은 오로지 이번 년도에 아카데미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만의 대결이다.


검술학부의 절반을 나누고, 마법학부의 인원 중 또 절반을 나누어서.


각각 절반의 인원을 합쳐서 하나의 팀을 이룬다.


검술학부 반, 마법학부 반.


전력을 동등하게 반반씩 나누어, 나누어진 각 학부의 인원들을 섞고 싸우는 반 대항전.


솔직히 검술학부랑 마법학부 섞을 거면 왜 반 대항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의문이지만 별로 중요한 의문은 아니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눈앞에 달려드는 학생의 머리를 향해 목검을 휘두른다.


뻐어억!!


소리와 함께 학생의 눈에서 찔끔 눈물이 튀어나온다.


“꾸에에엑!” 거리는 비명을 내지른 학생은 그대로 땅바닥을 굴러 리타이어 됐다.


한 명이 또 쓰러졌다.


나를 둘러싼 학생들의 입에서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어디보자...


이제 남은 학생은 5명 정도인가.


얼마 안 남았다.


후딱 끝내고 얼른 연무장 100바퀴 돌리기 시켜야지.


내가 앞으로 한 발 내딛자, 학생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다.


안 덤비는 건가?


안 오면 내가 가야지.


그리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던 때였다.


분명 영광스럽게 첫 번째로 대가리가 깨져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한슨이 몰래 눈을 떴다.


한슨은 머리가 울려오는 통증을 참으며 뇌를 굴렸다.


‘으으... 여기가...?’


슬쩍 떠진 실눈 사이로 환한 빛과 함께 5명의 살아남은 용사와 그들을 학살하려하는 한 명의 대마왕이...


아니 정정해서 아직 살아있는 5명의 동기들과 그들에게 다가가는 카인 교수님이 보인다.


상황 판단은 빠르게 됐다.


그리고 해야 하는 일도 빠르게 판단을 마쳤다.


한슨은 레녹과 카일을 발견했다.


둘에게 몰래 자신이 깨어났다고 신호를 준다.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는 한슨을 레녹과 카일이 발견했다.


한슨은 둘에게 눈빛을 보냈다.


한슨 눈빛: 얘들아.


레녹 눈빛: 일어났냐?


카일 눈빛: 일어났어?


한슨 눈빛: 내가 교수님 수건 좀 뺏게 도와줘라.


레녹 눈빛: 뭐?


카일 눈빛: 어떻게?


한슨 눈빛: 교수님 상대로 시간 좀 끌어줘!


한슨 눈빛: 특히! 레녹 너! 너가 시간 좀 많이 끌어줘라!


전에 자신을 배신하고 튀어서 남은 앙심 때문에 이리 부탁하는 게 아니다.


그냥 전에 대련에서 레녹이 카일을 이겼으니 레녹이 조금이라도 더 버틸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직 한슨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이 콕콕 찔려오는 느낌을 무시하며 한슨은 둘에게 계속 눈빛을 보냈...


카일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한슨 눈빛: ......?


한슨이 어리둥절할 때.


레녹이 눈빛만으로도 모자라서 표정까지 동원해서 의사를 보냈다.


야... 너 망했어.


레녹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가락으로 한슨의 바로 앞을 가리켰다.


한슨은 그제야 카일과 레녹에게 신경 쓰느라 느끼지 못했던 기척을 느꼈다..


아...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것이 목검이 해를 가려서 생긴 그림자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수님... 왜 여기에 계세요...’


뻐어어어어어억!!!!!!


한슨의 대가리가 또 깨졌다...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 카일과 레녹의 얼굴이 보였다.


망할 새끼들... 교수님이 다가오는 거 다 봤으면 좀 일찍 좀 알려줄 것이지...


원망도 잠시. 곧이어 한슨의 시야가 완전히 암전되었다.


아아... 무지개 다리가 보인다.


평범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한슨.


ㅡ아카데미 교수에게 대가리가 깨져 여기 잠들다.ㅡ


레녹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느새 살아남은 학생들은 그와 카일 단 둘 밖에 안 남았다.


‘어째 저번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묘하게 데자뷰가 진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카일.”


이름을 부르자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응.”


레녹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왼쪽 오른쪽?”


카일은 잠시 고민했다.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도 교수님이 수건을 허리춤에 매달고, 학생들의 대가리를 깨고 다녔고 마지막에는 레녹과 자신 밖에 안 남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에 카일은 왼쪽을 선택했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했다.


“오른쪽.”


“그래, 그럼 나는 왼쪽이다.”


가볍게 무릎을 탁탁 쳐낸 레녹은 목검을 고쳐 잡았다.


“이번에도 둘이서 합공할 건가?”


레녹은 카인 교수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앞으로 달려 나가 검을 내질렀다.


유려하게 휘둘러진 검이 내 어깨를 노린다.


손목을 휘어, 목검을 가볍게 휘두르자 레녹의 검과 목검이 맞받아쳐진다.


앞으로 살짝 나온 오른쪽 다리에 힘을 주고 무게를 실어 넣는다.


레녹의 검이 천천히 밑으로 내려간다.


레녹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때 카일이 달려든다.


좋은 판단이다.


내 손은 두 개지만 목검은 하나다.


레녹이 내 목검을 막고 있는 이상 나는 카일에게 목검을 휘두르지 못한다.


함부로 목검을 거두어 카일에게 휘두른다면 나는 레녹에 목검에 한 방 맞게 될 거다.


하여 가만히 있자니, 카일이 손을 뻗어 허리춤에 있는 수건을 낚아채려 한다.


여태껏 단 한 학생도 수건에 손끝이 스치기는커녕 이렇게 내 품속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자면.


레녹과 카일은 다른 학생들보다 몇 배는 더 뛰어났다.


목검을 못 쓸 뿐 내 한쪽 팔과 양다리는 멀쩡하다.


나는 손에 힘을 조금 싣고, 허리춤을 향해 다가오는 카일을 향해 뻗었다.


전에 르웰에게 시도했던 손날로 대가리 깨기.


카일이 땅을 박차 몸의 중심을 무너뜨려 땅을 구른다.


아쉽게도 카일은 내 공격을 피했다.


흠... 역시 용사 후보생인가? 위기를 감지하는 감각이 상당히 수준급이다.


레녹과 카일이 두 눈에 담긴다.


레녹과 카일의 검은 달랐다.


레녹의 검은 살짝 거칠다. 어디선가 체계적이며 수준 높은 검술을 배운 티가 나지만 그때 그때 감각적으로 검을 휘두르기에 무슨 소금 뿌린 미꾸라지 같다.


그리고 그에 반해 카일은 용사 후보생인 주제에 제대로 된 검술을 배우지 못했는지 기초 검술만을 사용하며 자세가 정형화돼 있어 무척이나 딱딱하다.


그러나 카일은 부족한 검술과 딱딱하게 굳은 자세를 용사 특유의 감각으로 그 빈틈을 메웠다.


서로 비슷한데 다르다.


좋아. 결정했다. 아니 이미 결정한 거지만 다시 한 번 더 결정했다.


[뭐를요?]


-반 대항전 팀.


우선 이 상황을 끝내기로 마음 먹은 나는 곧바로 카일과 레녹의 대가리를 깨버렸다.


빠아악!!!


뻐어어어억!!!!


[어째... 용사 후보생 카일에게 조금 더 힘을 많이 줘서 때린 거 같은데...]


-기분 탓이야, 별빛님.


균형을 잃고 휘청이다가 카일과 레녹은 얼마 있지 않아 쓰러졌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세게 때리지는 않았기에 나는 카일과 레녹이 아직 의식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곧 있으면 열릴 반 대항전에서 카일. 너는 백팀이다 그리고 레녹 너는 적팀으로 하지. 이견 있나?”


“끄으으으...”


“머, 머리가...”


머리를 둘러 싸매며 고통스러워하지만 이의는 없는 거 같다.


“없나보군.”


나는 빠르게 깨어난 학생들에게 반 대항전에서 이룰 적팀과 백팀 중 어디에 소속 될 건지를 정해줬다.


이로써 검술학부의 전력은 반으로 나뉘어졌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기디온 교수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갈 때까지.


내 허리춤에는 눈에 띄는 기다란 수건이 걸려 있었다.


기디온 교수가 의문을 표했다.


“그런데 카인 교수님. 왜 허리춤에 수건을 매달고 계십니까?”


“별거 아닙니다.”


진짜 별거 아니다.


그냥 나는 분명 수건을 뺏으라고 했지 시간제한을 둔 적도, 학생들이 전부 쓰러지면 끝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내게서 수건을 빼앗는다면 연무장 100바퀴는 면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간 크게 수건을 빼앗으려는 학생들은 없었다.


별빛님이 말했다.


[악질이네요.]


악질이라니.


거, 되게 상처 받을 말을 하시네.


일단 오늘까지만 수건을 매달고 있어야겠다.


체력이 넘쳐나는 검술학부 학생이라면 내일 정도쯤이면 연무장 100바퀴는 다 돌 거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 * *


마법학부에 ‘마법의 이해’ 수업이 끝나기 직전.


마법학부 담당 교수는 곧 있으면 일어날 반 대항전을 위해 학생들을 나누었다.


헤진 로브를 입고 퀭한 눈초리를 지닌 담당 교수 에드는 차례차례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고 적팀과 백팀 중 자신의 팀을 알려줬다.


“세샤.”


세샤의 이름이 불렸다. 세샤는 귀를 기울였다.


“백팀이다.”


반 대항전에서 세샤는 백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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