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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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최근연재일 :
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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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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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6화 참관 수업

DUMMY

게으른 햇살이 환하게 쏟아지며 고급스러운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서류에 글자를 비췄다.


“으으으음...”


총장 오벨은 침음을 삼켰다.


투명한 창문 사이로 은은하게 창틀을 헤집고 들어오는 햇빛이 그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오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주름진 그의 손에는 학생들이 직접 적어서 제출한 수업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도 카인 교수인가...”


최근에 좀 잠잠한가 싶더니 오늘 오후에 학생들이 총장실에 왔다갔다.


한 명도 두 명도 아닌 무려 네 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양 손 가득 서류를 들고서 불만을 토로했다.


불만의 내용은 학사 내 시설에 대한 민원보다는 거의 대부분 카인 교수에 수업에 대한 내용이었다.


총장 오벨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았다.


카인 교수가 좀 특이하다는 건 그도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되는 건 안 좋은 일이다.


오벨은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눈가를 매만지며 잠시간 고민했다.


어떻해야 하려나...


오벨이 고민할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총장님. 기디온 교수님께서 오셨습니다.”


비서에 말에 총장은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내려놨다.


“들여보내세요.”


부드럽게 문이 열리며 기디온 교수가 총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총장님. 고학년 학생들의 실제 전투 경험을 위한 동부 전선 파견 지원에 대한 협조 요청 건과 2학년 마법학부 생들에 실제 마물 전투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비교적 안전한 지리인 페나 산맥에 있는 마물 토벌에 관한 서류입니다.”


“벌써 2학년생들의 실전 수업까지 진도가 나갔습니까?”


“예, 총장님.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실력을 고려해보면 지금쯤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놓는 기디온 교수의 눈가에 총장의 손 바로 앞에 있는 서류가 보였다.


기디온 교수의 시선이 잠시 서류에 머무른 것을 총장은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기디온 교수가 카인 교수와 가장 연관이 많은 교수였지.’


기디온 교수와 카인 교수가 친하다는 걸 알고 있던 총장은 그의 의견을 듣기 위해 종이를 기디온 교수가 보기 편하게 그에게 넘겼다.


얼떨결에 기디온 교수는 종이를 받았다. 그리고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었다.


약간의 적막함이 흐르고, 기디온 교수가 종이에 적힌 글자를 다 읽었을 때 쯤 총장 오벨은 기디온 교수의 의견을 물었다.


“기디온 교수님.”


“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언가 많이 생략되어 있는 물음이었지만 기디온 교수는 그 질문에 의의를 알았다.


“카인 교수님은 아무래도 처음으로 교수 역할을 하는 거다 보니 경험이 부족해서 생기는 서투름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카인 교수님에게 다른 교수님의 수업을 보여드리면 카인 교수님도 자신의 수업에 문제점을 알아차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교수님의 수업을 참관이라...”


좋은 의견이다.


오벨은 턱을 긁었다.


교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기디온 교수의 지적처럼 기본적으로 카인 교수의 수업은 서투르고 너무 난잡하다. 그러니 교수들 중에서도 제일 차분한 교수의 수업을 참관시켜야겠다.


“그럼 이만 저는 가보겠습니다.”


기디온 교수가 나가고 총장은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


“렌 비서. 카인 교수님을 불러와 주시겠습니까?”


비서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서는 총장실을 벗어났다.


오벨은 차분히 기다렸다.


카인 교수가 맡은 수업은 그리 많지 않으니 곧이어 올 것이다.


그의 예상처럼 카인 교수는 오래있지 않아 총장실에 들어왔다.


“총장님.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예. 카인 교수님.”


오벨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카인 교수님의 수업에서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처음 불만은 넘어갔다.


카인 교수는 신입 교수였고 카인 교수에 열정적인 수업 의지와 그의 정성이 듬뿍 담긴 수업 계획표를 보며 그간은 묻어뒀던 일이지만.


계속된 학생들의 불만을 듣자니, 조금 조치가 필요하다. 오벨은 들고 있기만 해도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따스한 열기에 저절로 마음의 평온을 주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디온 교수의 의견이 가장 좋은 의견 같다.


총장 오벨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카인 교수님, 다른 교수님들의 수업을 참관 해보시는 게 어떠시겠습니까?”


다른 교수들의 수업을 본다면 카인 교수도 무언가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오벨은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 * *


점심을 다 먹고 식당을 나가려는 때 쯤.


총장의 비서인 렌이 찾아왔다.


“카인 교수님. 총장님께서 부르십니다.”


또... 또 인가...


총장이 나를 부르는 이유는 거의 대체로 두 가지 이유 밖에 없었다.


첫 번째는 학생들이 나를 배신하고 수업에 대한 불만을 총장에게 곧바로 꼰질러 버리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총장이 내게 무언가를 시킬 때였다.


설마 이번에도 첫 번째 이유로 부르는 건 아니겠지?


오늘 대가리가 깨졌는데 또 대가리가 깨지기 싫으면 간이 정말로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꼰지르지 않았을 테다.


[꼰질렀을 거 같은데요?]


-설마...


불안한 맘을 이고서 나는 비서를 따라갔다.


“총장님. 카인 교수를 데려왔습니다.”


비서에 보고와 함께 총장실에 문이 열린다.


총장은 서류 더미 속에서 마음의 안식을 취하려는 듯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비서가 고개를 꾸벅이고서는 몸을 돌리기 전에 총장이 비서에게 무슨 종이를 건넸다. 비서는 총장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부드럽게 문을 열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총장실 안에는 나와 총장만이 남았다.


나는 먼저 말을 꺼냈다.


“총장님.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예. 카인 교수님.”


내 이름을 부르며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총장을 보며 나는 직감했다.


온화한 미소 속에 약간의 음영이 짙게 깔려 있다.


이건 결코 좋은 일 때문에 부른 게 아니다.


“오늘 오후에 검술학부 학생들이 왔다 갔습니다.”


검술학부 학생들이 총장실에 들릴 만한 이유는 거의 하나 밖에 없다. 나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쉽사리 짐작됐다.


총장은 느릿한 어조로 차분히 이야기를 꺼냈다.


“카인 교수님의 수업에서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크윽... 이 학생들이 감히 스승의 등에 칼을 꽂았다.


자고로 스승이란 하늘 같이 여겨야 하는 법인데... 이렇게 뼈 아픈 배신을 때리다니!


[뼈 아픈 배신이라... 그냥 업보가 아닐까요?]


별빛님은 시끄럽다.


“그래서 카인 교수님께 한 가지 제안 드릴 게 있습니다.”


“카인 교수님. 다른 교수님들의 수업을 참관 해보시는 게 어떠시겠습니까?”


다른 교수 수업에 참관 수업?


“아무래도 교수님이 처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니 서투르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다른 베테랑 교수님의 수업을 참관하시면 배울 점이 많다고 봅니다.”


뭔가... 되게 귀찮을 일이 될 거 같다.


어떻게 거부할 방법 없나?


그런 내 생각을 읽듯이 총장이 입을 열었다.


“오후에는 따로 수업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총장이 잠시 말을 끌 때,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아이젤 교수님께서 괜찮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총장이 다시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시간이 남으시다면 역사학 수업이 있는 아이젤 교수님의 수업을 참관하시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아이젤 교수님께는 미리 양해를 구해놨습니다.”


방금 비서가 말한 게 아이젤 교수가 허락했다는 소리였나 보다.


뭐라 거절할 명분을 찾으려는데... 딱히 없다. 거절할 만한 요소가 단 한 개도 없었다.


그에 절망하며 나는 그렇게 역사학 수업 참관을 하기 위해 총장실을 빠져나왔다.


* * *


아이젤 교수가 맡는 수업인 역사학은 검술학부 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머리 써서 계산할 필요 없이 단순히 암기만 하면 되고, 아이젤 교수님은 결석을 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해서는 점수를 후하게 주시는 편이다. 심지어 수업 도중 간간이 문제를 내어 추가 점수도 주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젤 교수님의 수업은 융통성 있었다. 너무 지루하게 수업만 진행하지 않고 가끔씩 학생들이 지루해 할 때 학생들이 좋아해 할 만한 주제를 꺼내어 잡담을 하기도 하는데다가 아이젤 교수님은 미인이셨다.


검술학부 특성상 거의 대다수의 전공 수업을 칙칙한 남자들과 부대끼며 수업을 들어야 했고 아는 여자들이라고는 만나자마자 마법을 머리에 날릴 괴팍한 성격에 마법사들 밖에 없었다.


때문에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을 시기에 나잇대에 입학한 혈기왕성한 학생들 중 일부는 아이젤 교수님의 미모에 이끌려서 수업을 들으러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교수님에게 연심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그냥... 그냥 그림에 떡이랄 까나?


검술학부 학생들은 상식적이었다. 때문에 교수님에게 연심을 품는 학생들은 없었고, 교수님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그냥 다른 수업들보다 조금은 더 편안한 분위기로 수업을 듣는 것 말고는 다른 수업들과 다른 점이 별로 없었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


아직 교수님이 오시지 않아서 한창 친구들과 잡담을 떠들어대서 시끄러워야 할 강의실이 조용하다.


“...”


“......”


“.........”


적막.


적막.


그리고.


침묵.


침묵.


학생들은 모두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다물고 역사학 담당 교수인 아이젤 교수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


학생들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대체... 왜 거기 뒤에서 그렇게 서 계시는 겁니까? 카인 교수님...’


솔직히 ‘카인 교수님, 왜 여기계십니까?’ 라고 묻고 싶었지만 카인 교수님이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입이 오리처럼 댓발 튀어나왔다.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다.


강의실 곳곳에서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다.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던 그때.


드디어! 구세주가 나타났다!

“여러분 늦어서 미안해요~.”


발랄한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아이젤 교수님이 들어섰다.


학생들 모두가 구세주라도 만난 듯 그녀를 바라봤다.


“아! 카인 교수님 참관 수업하러 오셨군요.”


“네. 저는 여기서 조용히 있을 테니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관 수업...?


강의실에 있던 모든 학생들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모든 학생들이 생각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카인 교수님과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건가...?


애석하게도 그랬다.


수업은 시작되었고, 카인 교수님은 강의실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해서 제국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제국은 마경과 끔찍한 전쟁 중이지요. 현재 인류의 전선은 이곳에서부터 여기까지죠.”


“자, 그럼 오늘의 문제! 재앙에 이름을 말해볼 사람?”


쉬운 문제다. 대륙인 중 그 누가 재앙에 이름을 모를까?


하지만 학생들은 선불리 손을 들지 못했다.


그에 이상함을 느끼던 아이젤 교수에 눈에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카인 교수가 눈에 띄었다.


“아무도 없네요. 아! 카인 교수님. 카인 교수님이 답변해 주시겠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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