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34,256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6.04 11:53
조회
257
추천
11
글자
11쪽

35화 중국에서의 첫걸음(2)

DUMMY

안락한 제트기 안.


댄은 사내의 맞은편에 앉아있다.

여전히 침통한 표정의 우 지에 부국장.


“한국에는 와 보신 적 있으신가요?”


뜬금없는 댄의 질문에 우 지에가 고개를 저었다.


“가보고 싶었지만 아직 기회가 없었습니다. 사실 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군요.”


마치 부끄럽다는 듯, 겸연쩍은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댄 헌터님을 알게 되면서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가 과장스럽게 너털웃음을 얼굴에 가득 담았다.



언뜻 그가 벽에 걸려있는 모니터에 시선을 주었다.


“이제 30분 후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의 말에 댄이 창문 밖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황폐해 보이는 협곡.


“따뜻한 중국 전통차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우 지에가 뒤쪽에 앉아있는 여인을 향해 손을 들었다.


좌석에 앉아있던 고혹적인 여인이 다가와 고급스러운 찻잔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따랐다.


“...고맙습니다.”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댄을 본 그녀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건 그렇고....”


입가에 댄 차를 다시 내려놓은 댄이 입을 열었다.


“이쯤 해서 이곳으로 나를 부른 진짜 목적을 말해 보지 그러십니까?”


입꼬리에 웃음을 흘리는 댄을 보는 부국장의 표정이 일순 굳었다.

나란히 옆에 앉아있던 통역사도 마찬가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적당히 하시죠. 누굴 아마추어로 아시는지?”


상대를 자극하는 말투로 툭 뱉어낸 댄이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의 반응을 살폈다.

똥그랗게 눈을 뜨고 불쾌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부국장.


“아무리 급하다 해도 공무로 체결하는 것인데 그렇게 허술한 계약서는 내가 살다살다 처음 봅니다.”


처음부터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뿌리 깊이 박혀있는 폐쇄적인 사회주의 국가.

그것을 유지하는 정권 내에서도 한층 더 은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헌터 협회.


계약서의 모든 조항이 온통 철저한 비밀로 지켜져야 하는 내용이건만.

기밀 유지 협약서가 동봉되기는커녕.

상대방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어떤 조건 하나 없는 내용.

기밀로 부쳐 달라는 고지 사항조차 언급하고 있지 않았다.


호의적인 내용으로만 가득한 계약서를 보내 유혹하고,

계약금 1,200억 원을 선뜻 지급한다는 것부터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시민들 눈과 귀에 들어갈까 봐 철저하게 쉬쉬해야 할 일을,

서방국가에서 오는 외국인들도 있는 비행기 안에서 마치 모두 보라는 듯 치켜주고 융숭한 대접.


다른 일등석 승객들 앞에서 자신을 헌터 협회 부국장이라고 소개하는 건 도대체 무슨 상황인건지.


한국은 와 본 적도 아는 것도 없다는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한 농담에 통역사보다 먼저 웃음을 짓는 것은 또 무슨 상황.


그의 머릿속에 논리적으로 들어맞는 일이 하나도 없다.


이런 모든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단 한 가지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목적인지 몰라도,

스물셋 먹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헌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유혹으로 눈을 멀게 하는 것.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주시지요. 댄 헌터님.”


댄을 바라보는 우 지에 부국장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다급한 상황이라 국가적 지위, 자존심 모두 버리고 모셔 오려고 모든 노력을 다 했는데...”


굳은 표정으로 부국장이 그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잘 나가시는 헌터님이시라도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던 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장 리에는 진짜 사망했다 치죠.”


댄이 우 지에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리 밍이 부상당 한 건 맞아요?”


댄의 의심에 확신을 주듯, 통역이 되기도 전에 우 지에의 눈빛이 흔들렸다.


“내가 중국 헌터 한 명 알고 있는데 통화해 볼까요?”


부국장의 눈빛이 바뀌는 것을 느낀 댄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 순간,


“ÐÞÞøŀŁ stfflflàØ ÈûßÝ Ûéøâÿ¿”


괴기스러운 말이 우 지에의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런 거였어?”


‘가능성이 전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좀 당황스럽군...’


댄이 빠르게 손을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파지짓!


시퍼런 마력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며 비행기 내부를 휘감았다.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진 통역사와 무장한 군인 둘.


“....역시.”


정신을 조종하는 충격파에 영향을 받지 않고 태연한 표정으로 빤히 그를 바라보고 있는 우 지에와 차를 따라 준 여성.


“너희 진짜 목적이 뭐냐?”

차분한 말투로 댄이 남자에게 물었다.


대답 없이 희미한 웃음을 흘린 우 지에가 슬그머니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 안에 뭐가 있길래 그러냐?”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의 말에 댄이 입꼬리에 비웃음을 흘렸다.


“뭐, 지네라도 몇 마리 넣어놨냐? 아니면...”


눈을 가늘게 뜨고 그가 우 지에를 빤히 바라보았다.


“거미라도 잡아 놓은 거냐?”


그런 그의 눈에 사내의 팔뚝을 타고 올라온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개미가 보였다.


“참, 골고루 한다.”


아직은 눈동자에 빛이 지워지지 않은 우 지에에게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가 지구에 온 목적은 뭐냐?”


여성이 걸친 치마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작은 실뱀 한 마리.

모르는 척 댄은 시선을 사내에게 고정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곧 알게 될 테니.”


회심의 미소를 짓는 남자의 입꼬리가 슬며시 말려 올라갔다.


“이걸 기다리라는 거냐?”


아래로 손을 내렸던 댄이 다시 남자의 눈앞에 자신의 주먹을 내밀었다.


댄의 손목을 휘감고 있는 뱀 한 마리.

그런 놈의 날카로운 송곳니는 그의 약지를 뚫고 파고들고 있다.


..츠팟!


그의 손안에서 푸른 마력을 뿜는 불꽃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푸른 빛에 삼켜진 뱀이 댄의 손목을 휘감던 몸을 풀고 축 늘어졌다.


아무런 표정이 변화 없이 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인간의 면역체계라는 것이 발동한 거로군.”


댄의 입꼬리에 여유로운 웃음이 흘렀다.


“너희가 지구에 온 목적은 뭐지?”


“뭘 거라고 생각하나?”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사내가 댄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희 열일곱 놈이 선발대로 지구에 온 건 너희 행성과 똑같은 환경으로 지구를 바꾸려는 거지? 나중에 이곳으로 올 너희 종족이 생존할 수 있도록...”


“ºŊłĸ 한테 당하고 나서 숙제를 꽤 열심히 했나 보군.”


“그게, 내 몸을 탈취하려고 했던 놈인가?”


댄의 질문을 무시하고 그를 빤히 바라보는 놈의 눈동자가 이채를 띠었다.


“하등생물 주제에 제법이구나. 하지만, 네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어차피 지구는 우리들의 손에 들어온다.”


“고등동물인 너는 그럼 이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거지?”


댄의 질문에 그의 눈가에 야릇한 웃음이 번졌다.


“카미카제라고 들어봤나?”


놈의 눈빛에 비열하고 잔인한 불꽃이 튀었다.


동시에,


....퍼펑!


비행기 조종실 쪽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창밖은 벌써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뿜어나오고 있다.


“이제 도망칠 길은 없다. 너도 우리와 함께....”


“시끄럽다!”


손바닥으로 놈의 뺨을 올려치자 비행기의 천장 모서리에 머리를 박은 놈이 목뼈가 부러지며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댄이 화면에서 존을 찾아 손끝으로 꾸욱 눌렀다.


그 순간,


-띵동


청량한 음색의 알람소리가 그의 귀에 울렸다.


[일곱 번째 미션 : 화염에 쌓인 비행기에서 탈출하시오]


“아이 씨... 방법을 알려줘야 할 거 아냐! 방법을.”


눈 씻고 주위를 둘러봐도 낙하산 가방과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댄?”


“존! 비행기가 폭발 직전이예요. 혹시 아공간으로 소환 가능한가요?”


“뭐? 중국 쪽엔 우리 시스템이 들어가 있지 않아 아공간 소환이 되지 않는데, 무슨 일이야?”


기울어진 기체는 불을 뿜으며 눈앞의 산마루를 향해 추락하고 있다.


“아. 시발. 나도 모르겠다.”


옆에 있던 가방을 손에 움켜쥔 댄이 비상구 문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밖으로 뛰어내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지면이 순식간에 그의 눈앞으로 다가오자 그가 불끈 눈을 감았다.


.....쿠쿠쿵!


묵직한 느낌이 퍼지며 온몸에 통증이 아릿하게 전해졌다.


...꽈광...콰콰콰쾅!!“


멀지 않은 곳에서 산등성이에 추락한 비행기가 폭발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질끈 감고 있던 눈을 그가 슬그머니 떴다.


“...어! 이건 도대체...”


그의 눈에 들어온 자신의 모습.


온몸을 덮고 있는 검푸른 빛의 강철같은 비늘.

촘촘히 박혀있는 비늘들 사이로 검붉은 오라가 흐르고 있다.


“....허어!”


파득 거리는 소리에 자신의 뒤를 돌아본 그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등 뒤에 마치 잠자리의 것과 같이 길쭉하게 돋아나 있는 날개 한 쌍.


입을 떡 벌린 채 똥그란 눈으로 그가 지켜보는 동안에 등에 붙어있던 날개와 온몸의 비늘이 하얀 입자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원래 자신의 모습.


“....그런거..였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두 번째 미션 완료 후 주어진 보상 내용.

[위기의 순간 60초 동안 초자연적인 도움이 랜덤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띵동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는 그의 귓가에 또 다시 소리가 울려퍼졌다.


[일곱 번째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셨습니다]

-보상 : 바람 저항력이 5 상승합니다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화면을 스치자 다급한 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댄! 어떻게 된 건가? 괜찮은 거야?”


-띵동.


또다시 그의 시야에 어지럽게 나타나는 글자들.


[여덟 번째 미션 : 청해성 청남고원에 침입한 괴생명체를 제거하시오]


“예, 살아있습니다.”


‘청해성 청남고원에 괴생명체가 침입한 것은 사실인가 보군.’


“비행기가 폭발한다며? 정말 괜찮은 건가? 다친 데 없어?”


“정말 괜찮습니다. 존.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제가 있는 위치에서 청해성 청남고원가는 길 좀 확인해서 보내주세요.”


“알았네.”

“댄! 나, 부국장이다.”


존이 대답하는 동시에 블레어 부국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된 거야? 비행기가 폭발하다니?”


“말하자면 좀 깁니다.”


“중국의 주 치앙 국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상황이 다급한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근처인 것 같습니다. 곧 다시 출발합니다.”


존이 보내준 지도와 가야 할 루트를 확인하며 댄이 대답했다.


“바로 산하나 넘으면 되는군요. 20분이면 도착합니다.”


통화를 끝낸 댄이 다시 가방을 움켜쥐었다.


“...그랬군.”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계약서를 떠올린 댄이 중국측 계약자의 서명란을 떠올린 후 중얼거렸다.


“우 지에 부국장의 몸을 탈취한 외계종 놈 덕분에 계약이 그렇게 허술하게 체결된 거였어?”


양쪽으로 목을 꺾고 스트레칭을 한번 한 그가 불이 붙어있는 비행기 잔해가 있는 산등성이를 바라보았다.


아슬아슬하게 죽다 살아났지만, 어쨌든 두 외계종 놈은 소멸시켰다.


역으로 말하면, 두 외계종 놈들이 덫을 깔고 노릴 만큼 자신의 위치가 높아졌다는 의미.


“그럼 이제 어떤 상황인지 가서 좀 볼까?”


다시 눈동자에 빛을 내며 산을 올려다본 그가 가볍게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37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1) +2 23.06.06 250 10 12쪽
37 36화 중국에서의 첫걸음(3) +2 23.06.05 262 11 11쪽
» 35화 중국에서의 첫걸음(2) +3 23.06.04 258 11 11쪽
35 34화 중국에서의 첫걸음(1) +1 23.06.03 269 9 14쪽
34 33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3) +4 23.06.02 271 11 11쪽
33 32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2) +4 23.06.01 272 15 12쪽
32 31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1) +2 23.05.31 273 10 11쪽
31 30화 그림자 소환(2) +3 23.05.30 275 10 17쪽
30 29화 그림자 소환(1) +3 23.05.29 275 10 15쪽
29 28화 어나더 레벨(3) +4 23.05.28 262 10 12쪽
28 27화 어나더 레벨(2) +1 23.05.27 272 9 14쪽
27 26화 어나더 레벨(1) +3 23.05.26 281 11 12쪽
26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2 23.05.25 269 9 17쪽
25 24화 각성의 시작(3) +2 23.05.24 284 7 14쪽
24 23화 각성의 시작(2) +6 23.05.23 318 14 14쪽
23 22화 각성의 시작(1) +5 23.05.22 307 13 13쪽
22 21화 아웃사이더(3) +5 23.05.21 290 11 13쪽
21 20화 아웃사이더(2) +5 23.05.20 295 12 12쪽
20 19화 아웃사이더(1) +5 23.05.19 316 9 13쪽
19 18화 어려진 건 몸 뿐만이 아니네? +5 23.05.18 334 11 12쪽
18 17화 외계 지성체의 영혼 조각 +3 23.05.17 324 9 13쪽
17 16화 풋꼬투리 속에 숨겨진 진실 +2 23.05.17 336 8 14쪽
16 15화 모래 속에 숨겨진 비밀 +5 23.05.16 345 13 16쪽
15 14화 담장위의 고양이 +4 23.05.15 375 9 17쪽
14 13화 뜻밖의 조우 +3 23.05.15 403 9 17쪽
13 12화 앞으로 한걸음 더! +4 23.05.14 455 10 16쪽
12 11화 우연을 가장한 필연 +3 23.05.14 487 12 16쪽
11 10화 지옥에서 온 이안 +5 23.05.13 829 12 15쪽
10 9화 린다 블레어 부국장 +2 23.05.13 537 12 16쪽
9 8화 난 네가 알던 우주가 아니야! +3 23.05.12 551 10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