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롭게 미친 마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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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퐁이
작품등록일 :
2023.05.10 14:29
최근연재일 :
2023.05.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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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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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다시 기분이 좀 안 좋아졌다.

DUMMY

나는 남들과 다르게 태어 날 때부터

서클을 가진 채로 태어났다.


"눈 떠라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기 싫으면."


보통 '마법사' 라고 불리는 인간들은

외부에서 오는 충격이나 과도한 마법의

사용에서 돌아오는 반동에 대비하여


심장에 마나를 차곡차곡 쌓아

마나를 가득 채우게되면 그 이후에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원형 고리를

만들어 내는게 '서클' 이라는 것이다.


"야, 내가 대화 좋아한다고 했지."


그렇게 단계를 밟아가며 작은 고리를

더 큰 고리가 감싸는 형태로 아홉개를

쌓아 올리며 생긴 자신의 주관을

한번 허물고 '벽' 을 뚫어 '길' 을 열면

굵은 하나의 원형 고리가 심장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짝!


'역시 동굴이라 그런지 따귀를

때려도 울림이 좋네, 한번 더 떄려야지'


-짝! 짝!


하지만 나는 태어날 때부터 서클이 있었는데

그 모양새도 특이하게 심장을 전부

감싸고 있는 구체의 형태였다.

여기 거품물고 동굴 바닥에 쓰려져서

따귀나 처맞는 놈이 아무런 대처도 못하는

마법의 근원이 바로 그것이다.


울림이 좋아서 또 때리려고 손을 들었는데

경련을 일으키면서 벌떡! 일어나

이번에는 꼿꼿한 차렷 자세를 취했다.


"한번 더 정신을 잃으면 나도 더 이상

대화 할 생각이 없어질거다. 알겠냐?"


"...!"


"눈깔만 보여서 눈깔로만 대답하는거야?

이새끼야 응? 복면좀 처벗고 대답좀 해라."


"예!"


내말을 듣더니 복면을 동굴 아무곳에다

벗어서 집어던지고 힘차게 대답했다.


"야이 못난 새끼야 얼굴은 그렇게

못나지도 않은 놈이 왜이렇게 못난 짓을

해가면서 목숨을 연명해 나가는거냐?

너희 같은 새끼들 때문에 세상이 조화롭지가

못하다 조화롭지가 못하다고. 그래 너는

어디서 어떤 못난 생각으로 뭉친 병신

새끼들중 하나인지 들어나 보자."


"그... 그게 저는 오늘 처음 들어와서

알고 있는게 거의 없습니다..."


"없어? 아는게 없으면 왜 내 마법 피하고

살아남았어 이새끼야. 쓸데없이 왜 살았는데?

아이, 아깝게 내 마력만 한번 더 쓰게 생겼네."


-푸스스스


나는 자기들도 약해 빠진 주제에

뭉쳐서 큰 힘이라도 가진듯이 힘 없고

평범하지만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당연하다는 태도를 보이며

빼앗아 가는 새끼들이 싫다.


"그... 그래도! 오늘 몇 가지 얘기를

들었는데 그거라도 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내 손에서 뭔가 소리를 내며 피어 오르려 하자

눈물 콧물을 다 쥐어 짜내면서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래 나는 대화가 좋다. 일방적 일수록 더.'


"잘하자."


"예!"


"그래, 지껄여봐 신속, 정확하게 본론만."


"예! 저는 베일에 사는 마을 주민인데

어느날 복면쓴 남자들이 와서 뭘 옮겨 주기만

하면 돈을 많이 주겠다고 돈을 보여줘서

베일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니까

자기들이 거점으로 삼고있는 베일에서

가장 높은 언덕의 동굴으로 오면 된다고 해서

왔더니 복면만 던져주고 문제가 생겼으니까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는 자기들 끼리

애들 운송에 차질이 생겼다느니, '카닌'

에게 그냥 돌아가면 죽을 거라느니

알 수 없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아슬아슬 했다. 말이 좀 길었어."


"죄... 죄송합니다!"


"닥치고, 너는 애들 운반하는 일인지 몰랐다?"


"예...! 예! 몰랐습니다."


'카닌 이면 송곳니 라는 뜻인데...

처음듣는데, 혹시 모르니 형한테도

한번 물어 봐야겠다.'


다른 놈들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카맣게

복장을 맞추고 있었는데 이 놈만 이상하게

다른 옷에 어설프게 복면만 쓰고있어서

한번 주둥이를 털어봤는데

내 예상이 얼추 맞아 떨어졌나 보다.


"알았건, 몰랐건 그딴건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건 오늘 내가 니 병신같은 목숨을 두 번

살려줬다는 사실이지 이 멍청한 새끼야.

복면 쓴 놈들이 뭔가 중요해 보이는 얘기를

오늘 처음보는 네 앞에서 떠드는 걸 들었으면

당연히 니 목숨이 파리목숨 이라는 걸 알아야지

이 등신같은 새끼. 하긴 그걸 아는 등신이면

지금 복면같은거나 썼다가 눈물 콧물 질질

짜가면서 빌빌거리고 있었겠냐."


"사.. 사... 살려 주십시오! 저는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솔직히 몰랐다는 건 거짓말 인거 같았지만

나는 더 이상 이런 파리목숨 하나하나 까지

내 손으로 죽여가면서 피를 묻히고 싶진 않다.


그저 서로 다른 힘 사이의 조화가 신기했던

순수하고 깨끗하고 맑은 내 정신이

이렇게 더러워진 것도 내가 이런 놈들을

전부 다 패고 죽이다 보니까 어느새

이렇게 미친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꺼져라, 여긴 내가 볼 일이 있으니까

꼴 보기 싫으니 얼른 꺼져."


"가... 감사합니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황급히 몇번이고

고개를 숙여 인사해대는 놈에게 당부했다.


"내가 지금 살려주는 것 같냐? 아니다.

오늘은 내가 널 살렸을지 몰라도 이제부턴

여기서 질질 짜면서 애원하던 네 모습을

잊지 않는 것이 널 살릴 거다. 이미 여기에서

두번의 기회를 써버렸는데, 인생에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 잘 생각하면서 살아라.

내 얼굴 두 번본 쓰레기 새끼들 중에

살아있는 놈들 단 한명도 없다."


"예... 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삼... 이..."


왠지 모르게 저 놈은 살려보내도 결국

어딘가에서 처맞아 죽을 것 같은 느낌이라

이미 죽은 놈을 보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절대법칙 숫자세기를 시전하니

추하게 자빠져가면서

나뒹구는 모양새로 동굴을 빠져나갔다.


"후... 마법의 조화는 확실하게 얻었는데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의 삶의 조화가 찾아 올

기미조차 안보이는구나... 멀다... 멀어"


갑자기 수행하는 인간이라도 된 것마냥

씨부렁 거리는 나는 형이 오기전에

얼어붙어있는 여섯명의 떨거지들을 싸그리

불태워서 흔적도 없이 날려보냈다.


'너희는 지옥에도 떨어지지 마라.'


"렌, 여기는 사람도 안오는 곳 일텐데

대체 누구와 싸운거냐? 다친 곳은 없고?"


아렌 크라운, 내 이름이다.

내 이름을 항상 줄여서 '렌' 이라고

친근하게 불러주는 유일한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치기는, 이제 그럴 일도 없고 혹시라도

내가 다치면 어릴 때처럼 형이 날뛸텐데...

이제 그러면 자연재해야 안되지 안돼."


나는 어머니의 힘을 이어받아 마법에 관해서는

어릴 때부터 숨쉬듯 자연스럽게 해냈지만

이상하게 신체능력이 받쳐주지 못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내가 숲속을 돌아다니다

다쳐서 들어 오는 일이 꽤 많았고

그런 날이면 숲의 동물들은 숨기 바빴다.


그런 형은 갑작스레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의 부재로,

로드가 없어진 드래곤들 사이에

어찌보면 당연히 아버지의 아들인

형이 이어받는게 맞는거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드래곤들에게 증명해낸 뒤

로드의 자리에 앉았다...


'그런 형이 내가 다쳐서 날뛴다?

그럼 어디가서 칠칠맞게 처맞은 내 잘못이다.'


"그래 다행이구나, 그래도 나는 걱정이다.

네가 사람들 사이로 나간 이후에 너무

네 손에 피를 많이 묻혀가며 사는 것 같아서."


언제나 나를 보면 온화한 미소와 함께

걱정되는 듯한 말을 늘어놓는 형의 눈에는

난 아직도 다쳐서 들어오는 꼬맹인가 보다.


"같은 인간을 그것도 아이들을 그저 물건

취급하는 정신나간 놈들 이었어, 그래도 뭐

한놈은 살려서 내려 보냈으니까 반성이

가능한 놈이면 알아서 잘 살겠지."


형의 시선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닌거 같다.

어릴때와 달라진건 상처가 몸에 나느냐

마음에 나느냐의 차이 뿐이니까.


"그래 잘 했다. 그러지말고 전처럼

집으로 들어와서 사는건 어떻겠니?"


"나도 그러고 싶지, 근데 어머니가

얘기하셨던 평범한 삶이 궁금해서 나와보니

너무 심각한 것 같아. 마법을 쓰던 못 쓰던

결국에는 서로가 존재하기에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건데 지금은 평범하고

힘 없는 사람들에게서 너무 일방적으로

빼앗아가는 놈들이 많은 것 같아 끝이없어."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끝이없다.

남들에 비해 오랜 시간을 살아 온 내가

내게 주어진 시간이 끝날 때까지

해결이 가능할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 나와는 다르게 너에게는

정해진 시간이라는게 있으니까

매번 볼 때마다 하는 말이다 동생아...

마지막이 오기 전에는 꼭 같이 지내면 좋겠구나."


사실 요즘 들어서는 나도 좀 간당간당 하다.

조금 지쳐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지만

자꾸 이유없는 불안감이 생긴다.


"알겠다 알겠어, 오랜만에 보는데

잔소리 좀 그만하고 술이나 한잔 하자.

어차피 내가 돌아갈 곳은 거기밖에 없으니까

금방 끝내버리고 돌아갈게."


이제야 형이 조금 편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래 동굴이 어둡다 동생아

불좀 붙여 보거라."


-화르르륵!


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굴 바닥에

커다란 불을 떨궈놓고 오는길에 사온

고기와 빵을 구워가며 술을 마셨다.


.

.

.

.


"아으... 그래도 오랜만에 맘 편히 잘잤네."


한참을 퍼마시다 자연스레 잠들었는데

몸을 서서히 일으키다 보니 나랑 같이 마신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멀쩡하고 잘생긴

얼굴의 형이 빛나는 은발을 뒤로 묶고

수프를 끓이고 있었다.


"일어났구나, 잠 좀 제대로 자고 다녀라.

어째 만날 때마다 더 오래 자는거 같다."


"밖은 마음편한 곳이 별로 없어서 그래."


"그러게 그냥 들어 오라니···"


"먹자 형, 속 쓰리다."


급하게 아침부터 들려오는 잔소리를

끊고 수프를 들이키는데 갑자기

열이 너무 뻣치기 시작했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새끼들이

형 이랑 내가 매번 만나는 곳을 지들

거점으로 삼아? 세상에 몇 안되는

내가 편히 잘 수 있는 곳을?'


"렌, 또 누구를 그렇게 잡으려고

눈 뜨자마자 그런 표정을 짓는거냐?"


"아, 아냐 속이 좀 쓰려서

그건 그렇고 왜 전에 우리 어머니처럼

드래곤이랑 같이 지내도 아무런 영향이

없던 그 새하얀 남자 얘는 좀 잘지내?"


"리멘 이야기라면 잘지낸다.

어머니 이후로는 이런적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원래라면 드래곤들도

인간을 좋아하니 적응도 잘했고

요즘은 무슨 책을 쓰고 있는 것 같더니,

다 쓰고나면 이제 밖을 잠시

다녀와야겠다고 할 만큼 잘 지낸다."


"잘 됐네, 전에 뜬금없이 형이 처음보는

새하얀 남자애를 데려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내가 얼음의 마력을 좀 연구해 보려고

놀러갔던 혹한의 땅에서 쓴 일기를 보고

목숨을 구했다고 하니까 더 놀랬었지..."


"그래, 나도 거기서 네가 아무렇게나 쓰고

던져놓은 물건들이 내는 기운들 때문에

아티팩트 취급을 받고, 사람들이

리멘을 이용해서 아티팩트만 찾은 뒤

죽기 직전까지 떄린 후에

버리고 갈 줄은 몰랐다."


"하여간... 그런 새끼들 때문에 내가

집으로 못 돌아가는 거라니까? 어휴...

나는 이제 그럼 가 봐야겠다!"


엄청난 잔소리의 마력이 감지되서

나는 황급히 자리를 떠나기위해 일어났다.


"동생아."


"예?"


"마음이 너무 버거울 때면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항상 하셨던 말을

꼭 몇 번씩 되새기면서 마음을 다스리거라."


우리는 작별인사 대신 어머니가 항상

입버릇처럼 말씀 해주시던 말을

동시에 내뱉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너희들이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조화란다."



* * *


'너희들이 내 인생에 가장··· 너희들이

내 인생에 가장···'


동굴에서 편안한 수면과 내 정신건강에

이로운 대화를 나누고 치유된 듯 깨끗한

마음으로 내려온지 한 시간 만에 나는

또 위기 앞에 놓여있다.


"아니 그러니까 송곳니 라는게...

여기저기서 어떤 집단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건 아니라서 콕 집으면 알아 낼 수

있기는 있는데, 그게 그러니까 말입니다···"


돈이 부족하다는 말을 교묘하게 정보와 섞어서

몇번을 반복해 떠들어 재끼는 내가 자주

이용하는 정보상의 상인이다.


'이 새끼가 진짜... 내가 입으로 질 수는 없지.'


"아 아! 닥치고, 지금 당장 정확한 정보를

말 안해주면 내가 어떻게든 내 힘으로

송곳니 새끼들 찾아내서 니 이름, 얼굴,

출몰 지역까지, 친절하게 말 해준 다음에

니가 처맞아서 뒤지는 걸 확인하고

그 놈들을 잡을 놈이 나라는 걸

이제 좀 알때가 되지 않았나?"


"........"


'내가 이겼다 이 흉악하고 간사한 새끼.'


이겨서 좋긴한데 침묵하는 걸 보니 내가

진짜 저럴 놈이라는 걸 인정 받은 듯 해서

다시 기분이 좀 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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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컴퓨터가 고장이나 원고들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23.05.30 13 0 -
27 무형 마도사(2) 23.05.29 10 0 10쪽
26 무형 마도사(1) 23.05.28 12 0 10쪽
25 우연들이 인연으로 23.05.27 11 0 10쪽
24 또 다른 조화의 꿈틀거림 23.05.26 13 0 13쪽
23 태초의 인류 23.05.25 13 0 10쪽
22 마음의 불씨 23.05.24 16 0 13쪽
21 시작의 불꽃 23.05.23 16 0 14쪽
20 뭐야? 23.05.22 16 0 12쪽
19 렌이 정말 걱정이란다. 23.05.22 20 0 13쪽
18 세상에 내놓은 신기술. 23.05.21 18 0 14쪽
17 신들께서도 뒤끝이 있으실까요? 23.05.21 18 0 12쪽
16 할배 뭐냐고. 23.05.19 16 0 12쪽
15 영웅의 등장 23.05.17 15 0 12쪽
14 스스로 살아가는 놈 23.05.16 19 0 15쪽
13 내 오만함이 너희들 까지 23.05.15 21 0 12쪽
12 독이나 주워먹는 놈. 23.05.14 20 0 13쪽
11 입닫아 심장 터진다. 23.05.13 22 0 12쪽
10 잘생김과 미침 사이의 조화 23.05.13 27 0 13쪽
9 다음번엔 마도사로 뵐게요. 23.05.12 29 0 12쪽
8 내 형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23.05.12 28 0 11쪽
7 걱정의 마도사가 확실하다. 23.05.11 31 0 11쪽
6 방패 하라고 보냈더니 칼을 달고오네? 23.05.11 35 0 11쪽
5 독이 혓바닥으로 간게 분명하다. 23.05.10 35 0 11쪽
4 나는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23.05.10 39 0 11쪽
» 다시 기분이 좀 안 좋아졌다. 23.05.10 46 1 12쪽
2 인간의 신체는 신께서 내린것이 분명하다. 23.05.10 76 1 13쪽
1 프롤로그 23.05.10 1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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