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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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수
작품등록일 :
2012.11.30 22:05
최근연재일 :
2013.06.09 23:58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05,161
추천수 :
960
글자수 :
362,981

작성
13.01.17 22:07
조회
958
추천
10
글자
6쪽

오로치마루

DUMMY

“...안타깝지만 불가(不可)...카게로서 여러분들을 이대로 보대드릴 수는 없지요.”

“허, 허나 미즈카게님...이렇게 저분들께서 애원을 하시는데...윽!?”


후욱!


척.


“그만...미즈카게님의 결정입니다. 함부로 입을 열지 마세요.”

“으, 음...! 죄, 죄송합니다.”


옆에 시립해있던 간부 중 하나가 눈치를 보며 미즈카게에 다시 한 번 생각할 것을 말하려 하자, 그의 비서 나즈키가 빠르게 움직여 간부의 목젖에 수리검을 겨눈다.


......


이윽고 좌중의 침묵 속에 후쿠키와 미즈카게가 서로를 바라보길 잠시.


“...‘안개닌자’. 스이카잔 후쿠키는 들으라.”

“말씀하십쇼. 미즈카게.”


공손하기 그지없는 후구키의 태도 속에 미즈카게는 후구키를 바라보며 더 없이 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개를 상징하던 닌자도들이 불명예스럽게 검도 없이 길을 나선다라...후후후. 그것은 다른 마을에게 우리 안개마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치태. 그러한 세간의 비웃음은 본 카게는 절대 원하지 않는다.”

“...그 말씀은?”


척.


미즈카게는 사인방을 내려놓은 닌자도들을 가리키며 단호한 어조로 소리쳤다.


“검을 들어라. 후구키!...그리고 그 검들과 함께 안개를 지키기로 맹세했던 ‘동료’들과 자신이 다짐했던 그 맹세를 따라...변절자들을 처리하고 다시 안개로 돌아오라.”

“삼가 그 명을 따르겠소이다. 미즈카게.”


척.

철컥.


공손히 고개를 숙이던 후구키 외의 사인방은 이내 바닥에 내려놓았던 닌자도를 다시 들어 올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개닌자’로서 반드시 완수할 수 있겠지요? 후구키씨.”

“...”


푸확!


미즈카게의 걱정 어린 목소리에 사인은 대답대신 사방이 요동칠 정도의 강렬하기 그지없는 투기(鬪氣)를 내뿜으며 좌중을 둘려 보았다.


“걱정마시오. 미즈카게. 안개의 닌자에게 돌아올 곳은 오직 한 곳뿐이라오.”

“...”


저벅저벅.


그렇게 닌자도 사인방들은 미즈카게를 뒤로 하고 배신자들을 찾기 위해 안개마을을 떠나갔다.


“후우. 나즈키양. 검의 상태는?"

"지금도 안정화 작업을 시행중입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제가 좀 건드려보죠. 검을 가져오세요."


길을 떠나는 닌자도들을 바라보다 나지막이 중얼거린 미즈카게는 나즈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닌자도들은 안개를 위해서 배신자들을 처리하려 움직였습니다. 이에 따라 안개의 닌자들은 닌자도들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지원을 하라고 명령하세요. 이는 나 미즈카게의 명령이고 또한 도망간 닌자도들과 그들의 손님들을 추격해 사살할 때까진 이 명령은 유효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미즈카게님.”

“아, 그리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개의 닌자들로 모두 부르세요. 한동안 임무를 받지 않습니다. 안개의 모든 닌자는 마을재건에 참여시키고 다른 지구에서 지원물자를 받으세요. 자, 서둘려 안개를 재건합시다.”

“죄송합니다만...지구 책임자들이 제대로 물품을 전달해줄지 의문입니다.”

“이제 상관없어요. 만일 그때도 저들이 이렇게 몰상식하게 나온다면. 왜 내가 미즈카게(水影)인지. 왜 이곳이 ‘피안개’마을인지...그들에게 뼈저리게 느끼도록 만들어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미즈카게님.”


조금씩 안개는 변하기 시작했다.


.

..

...


미즈카게에 의해 치명적인 검상을 입은 나는 육신을 수복하기 위해 은신처 속 땅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의식을 꺼뜨리고 반 가사상태로서 몸을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주의식은 자연스레 내 의식 가장 깊은 곳 까지 침잠해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내 나는 내 무의식 안쪽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만나게 되었다.


“...”


차디찬 어둠 속 한가운데.

전후좌우. 사방이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무(無)의 지대.


그런 어둠 속에서 한 마리의 뱀(蛇)과 한 명의 인영(人)이 서로를 바라본다.


“오랜만이군...그전에 헤어지고 나서 2년이 지났나?”


쉬이익-


-그렇군. 이렇게 영혼이 나누어지고, 또 이렇게 지낸지도 언 2년이지.-

“...“

-흠. 뭐라 말 좀 해보지 않겠나? 그렇게 조용히 있을 테면 애써 널 다시 만난 내가 좀 섭섭한데 말이다.-


쉬이익-


끝없이 펼쳐진 어둠의 장막 속을 유영하며 무엇 하나 더러움이 없을 것 같은 새하얀 비늘이 덮여있는 한 마리의 백사.


그리고 단출한 백의와 함께 모든 것을 달관한 눈동자로 그런 백사를 바라보고 있는 나.


나와 백사 사이에선 각기 자색(紫色)과 청색(靑色)의 색채가 뿜어져 나오며 주변을 밝히고, 어두컴컴한 어둠은 그런 나와 뱀이 뿜어내는 빛에 의해 몇 번씩 색이 변하고 있었다.


“글쎄? 네 녀석은 당분간 날 만날 생각이 없었을 텐데...오히려 솔직히 말한다면 내가 ‘인간’임을 버리지 않는 한, 네 녀석과 난 계속 서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설마. 아무리 너와 내가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달라 화를 냈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다. 네 녀석의 영혼 파편인 나로서는 이렇게 서로간의 만남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영혼이 동화(同化)됨을 느끼고 있지...물론 완전한 합일(合一)을 이루기엔 갈 길이 요원하지만 말이다. 쿡쿡쿡.-


쉬이익-


마치 오로라처럼 몸에서 자색의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백사는 마치 물속을 유영(遊泳)하고 있는 냥, 이리저리 허공에서 꼬리를 치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이러한 만남을 원한 것은 바로 네 놈이지 않나? 내가 네 머릿속에 잠들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네 녀석이 이리 직접 내가 있는 곳까지 접근해 올 줄이야. 오히려 내 쪽이 궁금해졌기에 이리 와본 것뿐이다. 오로치마루.-

“...그렇겠군.”

-자, 잡설은 이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지. 왜 날 찾아왔나? 네쿠모리 오로치마루. 혹시 잠들어버린 탐욕이 다시 꿈틀거리기라도 하고 있는 건가?-

“...네 녀석에게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유유히 허공을 유영하는 백사를 바라보며 난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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