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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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2.11.30 22:05
최근연재일 :
2013.06.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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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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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오로치마루

DUMMY

숲속에서 느껴지는 기척.

그것도 단련된 닌자가 아닌 아직은 어설픈 어린이 3명의 기척이 느껴진다.


‘나는...숲속에 있군.’


숲속으로 잠입한 나는 옛날의 나로 보이는 아이의 기척을 빠르게 찾아낸다. 잠시 후 어린 시절의 내가 숲속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그 아이를 잡을 준비를 시작한다.


피잉-


“소환술인법.”


잠영사수(潛影蛇手).

잠영다사수(潛影多蛇手).


“다중 소환술...잠영사쇄진(潛影蛇鎖陳).”


솨솨솨솨--!


엄청나게 많은 뱀들이 소환술에 의해 소환되고.

그러한 뱀들이 진형을 구축. 숲을 포진하면서 천천히 어둠 속으로 녹아든다.


“그 아이를 잡아. 그리고 내게 가져와라.”


쉬이익-!


나의 말을 알아들은 뱀들이 숲 속으로 들어가자, 나 또한 그 다음에 있을 의식을 준비한다.


전생의식을 사용하려면 대략 3년의 텀이 있어야 하는 게 안전하다. 그래야만 육신과 정신이 제대로 조화가 되어서 완벽하게 성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전생의식을 실패할 경우 다시 전생의식을 사용할 수 있기에 실패해도 3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때 사스케의 전생의식을 실패한 것 때문에 이런 행운이 오게 되다니.’


자신을 습격하던 사스케를 삼키려 전생의식을 사용했건만 오히려 실패를 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전생의식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실패와 후에 있을 약간의 모험은 자신에게 놀랄만한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전생이 끝날 때까지 대략 6시간 정도 무방비해진다. 뱀들이 그 아이를 잡아올 동안 안전한 은신처를 마련해 보실까.’


전생의식의 과정을 생각하면서 뱀들이 잡아올 어린 나를 기다리며, 나는 숲 속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어이! 오로치마루!”


휘익!


순간, 숲속으로 들어가려는 나에게 무언가가 날아온다.

빨갛고 둥근 물체. 사과다.


팍!


“이야, 역시 오로치마루는 대단하다니깐. 뒤도 안돌아보고 그리 사과를 잡아채다니.”

“...”


고개를 돌아보니 백발의 삐죽머리. 그리고 세로로 새겨진 눈 문신과 함께 개구쟁이 얼굴을 하고 재밌는 것들을 찾으려 돌아다니는 악동의 표정을 짓고 있는 꼬마 닌자가 보인다.


“...지라이야.”

“이야. 너 오늘따라 되게 음침해 보인다? 내가 사과 던져서 삐졌나? 그럼 사과할게. 사과의 뜻으로 그 사과를 줄 테니까. 킥킥.”


어린아이의 유치한 농담을 뱉으면서 웃는 얼굴로 내게 다가오는 어린 시절의 지라이야.


-닌자(忍者)란 끊임없이 인내하는 자. 그런 것이 닌자다! 오로치마루!-


한편으로는 거대한 두꺼비의 머리 위에 서서 내게 화를 내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라이야.

두꺼비 선인이라 불리며 나와 함께 전설이라 불리던 그도 이때는 사루토비 밑에서 함께 인술을 배운 초보닌자였다. 호기심이 강하고 심성이 활발해, 기질이 악동이었던 그는 어렸을 때부터 트러블메이커였고 나와 츠나데가 그의 뒷수습을 주로 하였던 기억이 난다.


“자! 삐진 얼굴 그만하고 나랑 대련 한판하자. 스승님이 없어서 심심하단 말이야.”

“...미안하지만 숲속에서 인술 수행을 할 예정이야. 지금 당장 대련은 못 해주겠어.”

“에이, 빼는거야? 지금까지 대련에서 날 이겼지만 이젠 이 몸의 체술에 무너질까봐 그러는 거지? 좋았어! 이 묘목산의 지라이야님의 힘을 마음껏 맛보게 해주마!”


손을 이리저리 내밀며 남자 가부키(일본 전통연극)배우 마냥 기합을 주는 지라이야.


“...”

“자아. 덤벼, 덤비라구!...에. 에엥? 이봐! 어디가는 거야?”


기합이 가득 찬 지라이야를 나두고, 난 말없이 숲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장난에 일일이 대응하다간 일이 더 복잡해진다.’


이런 바보의 장난질은 초장에 끊어버리는 편이 여러모로 편하다. 지라이야와 유년기를 함께 보낸 내 경험이 이런 바보하고는 그냥 헤어지는 것이 속 편하다고 말한다.


‘지금 전생의식에 관해 문제도 있으니. 이런 바보는 무시해버리,’


“아자! 빈틈 발견!”


!!


‘아차.’


방심했다.

아무리 초보 닌자라도 그 때의 지라이야는 지금 한창 두꺼비들에게 수행을 받고 있는 몸.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인한 가속도는 지금 나의 수준을 상회하고 있었다.


“잡았다! 히얍! 두꺼비 유도 넘기기!!”


부웅-!


번개처럼 빠른 지라이야의 손이 내 옷을 붙들어 뒤로 잡아당기고


찌익-!


보통 때 입고 있었던 질긴 닌자복이 아닌 몸 갈아타기로 입고 있고 약초꾼 소녀의 헐렁한 옷가지는 힘없이 찢겨져 나간다.


“얼래?“

“...뭐하는 짓이냐.”


찢어진 옷가지는 바닥에 힘없이 떨어지고 그 위로 모습은 새하얀 피부의 내 상반신이 모습을 들어 낸다.


“이런 하하...미안! 니 옷이 이렇게 약할 줄 몰랐어. 정말 미안....헉!”


지라이야는 찢어진 옷가지를 뒤로 숨기고 미안한 얼굴로 날 바라보다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기 시작한다.


"..."

"..."

“...뭐냐?”

“...으아아악!!”


알 수 없는 얼굴 표정으로 굳어진 그를 향해 내가 질문을 하자,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까지 치는 지라이야.


“너! 너! 너! 너!...너~~~어!!!”


그리고 손가락으로 삿대질을 해가면서까지 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


‘이 녀석...혹시?’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녀석의 표정은 너무나 당혹에 물들어 있고 움직임 또한 극심한 긴장에 떨고 있다.


이 녀석. 혹시.


혹시. 내 정체를 알아 차렸나?

묘목산에 어떤 특수한 탐색술을 익히고 돌아와, 내 몸이 지금 껍데기란 것을 알아차린 것인가?


‘최악의 경우 눈치를 챈다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수중에 잠영사수를 시전하고 지라이야가 말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뻐끔뻐끔.


“너, 너.”

“그래. 내가 왜? 지라이야.”


날 알아차렸나?

나의 진실을 보고 있냔 말아다.

여차하면 그를 죽일 마음으로 지라이야가 마저 하는 말을 묵묵히 지켜본다.


푸수수숫!!


‘...음?’


갑작스레 코에서 두 줄기의 코피가 쏟다지는 지라이야. 그러나 지라이야는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나를 향해 믿기 힘든 눈으로 바라보며 어버버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나오는 지라이야의 사자후.


“너 여자였어!?!?!?!”


...


“멍청한 녀석.”

‘멍청한 녀석.’


전설이었지만 놈은 정말 멍청한 놈이었다.











.

..

...


“하아, 지라이라”

“...”

“지라이야?”


멍청한 녀석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아무리 오로치마루가 지라이야를 불려도 지라이야는 사자후로 소리친 뒤 자동으로 외부와의 감각이 차단. 자신의 망상세계로 미친 듯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세상에 말도 안 돼!’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이럴 수가. 오로치마루가 여자였다니!


지라이야는 세상에 자신을 우롱하는 것 같아 알 수 없는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


물론 한 번도 그 녀석이 웃통을 벗고 수행을 한 적은 없었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늘 언제나 그 칙칙한 닌자복 만을 입고 수행에 나섰고 우리들을 만날 때도 늘 항상 같은 옷만 입은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자신도 그런 차림의 녀석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고 늘 함께 수행을 하였다.


‘3년을 넘게 같이 수행했는데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니.’


언제나 칙칙한 닌자복을 입고 음침하게 닌자수행만을 하는 그 녀석을 정말 재미없는 녀석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위장이었나!’


세상에. 그 자식 가슴에 달려있는 것은 뭐야? 그건 대체 뭐냐구!!


‘어마어마하잖아!’


그 나이에 이 정도면 흉기. 그래, 세상에 존재하는 남성이란 작자들을 죽일 흉기!


‘절벽 츠나데하고 비교가 안 돼.’


비교하는 게 실례다. 저렇게 눈부시게 자기주장을 하는 저것을 빨래판 츠나데랑 비교하는 것은 크나 큰 모욕.


‘헉! 그러고 보니! 지금 저 녀석 나이을 생각해봤을 때 더 커질 수도 있잖아!’


생각해보니까 지금 오로치마루의 나이는 나랑 같잖아? 키도, 얼굴도 봤을 때 아직 애와 다름없는 얼굴인데. 이미 그 나이에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해질, 저런 착한 것을 들고 다니다니.


‘만일. 만일. 녀석이 어른이 된다면 저것도 더 커질 가능성이?!’


“크헉!”


슈수수수숫!!


생각만 해도 비명이 나오고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출혈이 심해진다.

아 안 돼. 더 이상은 의식이 흐릿해져. 이대로 가다간...


‘아, 난 이렇게 가는 건가? 훗, 뭐 나쁘지 않은데.’


“하, 하...이렇게 가공할 수법이 있다니. 이 지라이야의 완벽한 패배, 케엑!”


따아악!!


“...멍청한 녀석”

“으아악! 아파! 아파!”











.

..

...


오로치마루는 자신이 소환한 뱀으로 망상에 의해 영혼이 반쯤 몸 밖으로 나간 지라이야 머리을 강하게 후려치고 그 고통에 머리를 잡고 바닥을 뒹굴거리는 녀석을 향해 의혹을 풀려 다가간다.


“...이런 몸이기 때문에 인술 수행을 한다는 것이다. 지라이야.”

“크윽. 이, 이런 몸?”

“설마 넌, 내가 진짜로 여자라 생각하는 것이냐?”

“아, 아니였어?”


따아악!!


“크아악!! 아파! 아프다구!”

“닌자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고 있어야하는 법. 다양한 변신술을 이용한 첩보인술을 사용하기 위해 지금 변신하고 있는 것뿐이다.”

“벼, 변신술?”

“그래 변신술.”


...


“마, 말도 안 돼! 거짓말 하지마! 뭘 변신한 건데? 뭐로 변신한 거냐고!”


가혹한 진실에 순간 반항하는 지라이야. 그러나 현실은 참혹한 법이다.


“넌 모르겠지만 현재 내가 변신한 요인은 성별이고. 난 지금 성별만을 변신술로 변화해 본 것이다.”

“성...별...? 그, 그렸다면.”

“미안하지만 난 남자야. 지라이야.”


쾌엥~~!!


엄청난 진실을 들은 듯. 순식간에 지라이야의 얼굴이 핼쑥해진다.

마치 어린애가 실제로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알게 된 후의 표정처럼 울상의 지라이야를 바라보며 난 무심하게 계속 그 의혹을 풀어준다.


“어버버...남자, 남자?”

“그래, 다시 말한다면. 지금은 변신술로 변해있는 것뿐이지, 난 남자야. 지라이”

“...싫어!! 세상이 날 배신하다니! 으아아악!”


투다다다-


지라이야는 갑자기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면서 일어서더니, 아픔도 잃어버린 듯 바람처럼 반대편 초원을 향해 달려가기 사라졌다.


“세상 따위 멸망해버려! 아아아아아!”


멀리 저편에서 들려오는 지라이야의 절규.


...


“...큭. 큭큭.”


멍청한 녀석.

어리석은 녀석.


나는 달려 나가는 지라이야를 바라보며 큭큭거렸다.


“큭. 뭐 덕분에 옛말 생각도 나 꽤 재밌었지만. 큭큭..."


울면서 뛰어나가는 지라이야를 바라보며 한참동안 큭큭거리다 천천히 뒤로 돌아 내 어깨너머의 숲속을 바라보았다.


스스읏--


“그래도 일단 손님도 오셨으니 메인을 즐겨보실까. 큭큭.”


난 내 등 뒤에서 나타난 또 다른 인영을 웃으면서 바라보았다.


“...우웁! 우웁!”


수십에 달하는 뱀에 꽁꽁 묶인 채 내게로 온 한 어린아이.


달려 나가는 지라이야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하는 듯 한 눈빛을 보냈지만 바보처럼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가는 지라이야의 모습에서 녀석은 천천히 절망을 느낀다.


뱀에 잡혀 어리석도록 겁에 질린 어린 시절의 나.


"무서워 할것 없다. 금방 끝날테니까."


그런 어린 나를 긴 혀로 어루만지며, 의식을 위해 천천히 숲 속 어둠으로 들어갔다.


"자...의식의 시간이다."


쉬이익!

쉬이익!


주인의 회복을 느낀 뱀들이 환호를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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