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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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31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24 22:42
조회
636
추천
5
글자
5쪽

Episode 4 난국 ( 亂國 ) [08]

DUMMY

승재가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위에서 갑자기 팔이 툭하고 승재의 머리에 얹어지고는 곧바로 아래로 내려왔다. 승재는 얼떨결에 팔을 받고는 처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몸속에서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고, 참으려고 애썼으나 결국 1층 복도에 다다라서 군중에서 빠져나와 구역질을 해댔다.


“승재야!!”


혁우의 목소리가 들렸으나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승재는 아무리 따라가려고 노력해도 몸이 받쳐주지 않는 것을 느끼며 그저 구토를 할 뿐이었다.


승재는 속을 다 게우고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를 이끌며 다시 빠져나가려는 무리와 합류했다. 승재가 문에서 벗어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구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빠져나오지 못한 학생들은 피를 쏟아내며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승재는 여기저기서 휘날리는 먼지를 피하면서 다른 아이들이 나가려하고 있는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입구에서 깔린 학생들의 비명이 멀어지자 승재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그 때, 앞에서 크게 충돌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학생들이 다시 뒤로 도망쳐 나오기 시작했다. 승재는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뒤로 도망쳐 나오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 끼어 계속해서 들어갔다.


“모두 후문으로 가! 정문은 막혔어!!”


승재는 교문 앞에 와서야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트럭이 교문을 들이박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걸 알고는 허탈하게 돌아가려 했다.


선생님은 교문에 끼인 채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아이들을 돕고 있었지만 전혀 나올 기미가 안 보였다. 승재는 몸을 돌리던 중, 무심코 트럭에 부딪혀 끼어있는 채로 죽어있는 아이의 손을 보았다.


재영의 휴대폰이 틀림없었다. 휴대폰을 꽉 쥐고 있는 손 사이에 보이는 피 묻은 이모티콘은 재영의 휴대폰에서만 보았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승재는 그 손을 보고는 뒷걸음질을 치며 후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주변에 학생들은 이미 후문으로 빠져나가 아까보다 많이 줄어있었으나 역시 붐비는 건 매한가지였다.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학교는 와르르 무너져 내렸으며 학교 근처에서 도망치고 있었던 아이들은 위에서 떨어지는 돌무더기를 막지 못해 무차별적으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여기야!”


승재는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쳐다봤다. 작년 같은 반 친구였던 정현이 승재를 부르고 있었다.


승재는 정현의 옆으로 달려간 뒤 함께 후문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승재는 후문에 다다르자 갑자기 땅이 위로 솟아 넘어진 학생의 머리를 밟아 넘어질 뻔 했으나 정현이 곧바로 손을 잡아줘 바로 일어날 수 있었다.


정현은 승재의 손을 잡고 냅다 뛰기 시작하자 승재는 방금 밟았던 학생이 걱정되었다.


“야, 아까 쟤 밟았는데 이렇게 도망쳐 나와도 되는 거냐?”


“지금 우리 목숨이 중요하지 다른 놈들이 중요해? 너네 집 여기 근처던가?”


“아니.. 좀 더 가야지.”


“뛰면 몇 분 걸려?”


“한 15분?”


정현은 손목시계를 보고 중얼거렸다.


“우리 집보다 가깝네. 일단 너네 집부터 가자!”



“뭐야, 그럼 재난이 일어나기 전 사람이다. 이건가요?”


찬영과 민수는 소파에 앉아 보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그 때 고등학생이었다. 1년 전의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날 도와준 덕분에 여기까지 서게 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찬영과 민수는 고등학생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같은 반이었다는 건 같은 소속이었다는 걸로 알아들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박차고 보스에게 달려들을 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러지 않았고 또한 이야기를 안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도 않았다.


보스의 이야기도 궁금했지만 자신들이 여기에 온 이유는 단순히 복수만이 아닌 이유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보스는 다 비운 와인잔에 다시 와인을 따르고는 한 모금 마셨다.


“어쨌든 우리 집에는 아무도 없었지. 아들을 버린 채로 떠나버린 건지, 아니면 그 전에 다 죽은 건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아무도 없었고 우리는 그저 보고만 있을 뿐이었지.”


“지금 정현이라는 사람은 어딨죠?”


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헛기침을 하더니 이야기를 잇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아무도 없는데 이를 어쩌냐..”


“어쩌긴. 우리 집으로 가야지. 아직도 땅은 흔들리고 있다고.”


정현은 따라오라는 시늉을 하며 도로로 걸어갔다. 그 때, 먼지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에 치어 받고는 앞으로 쓰러졌고 자동차는 멈추었다.


“정현아!!”


“아윽.. 아아아아...”


정현은 쓰라린 등에서 몰려오는 고통을 이를 꽉 악물며 참고 견뎠다. 자동차는 한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옆으로 돌아 다시 갈 길 가기에 바빴다.


“사람을 쳐내고는 그냥 가기냐!!”


승재는 도망치는 자동차에 고래고래 욕질을 하고는 다시 정현을 바라보았다. 정현은 일어서기도 힘들어했지만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일어나 승재의 어깨를 툭툭 쳤다.


작가의말

다시 Episode 1 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보스가 회상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전개이기 때문에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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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pisode 4 난국 ( 難局 ) [17] 15.09.05 755 5 6쪽
66 Episode 4 난국 ( 亂國 ) [16] 15.09.04 714 6 7쪽
65 Episode 4 난국 ( 亂國 ) [15] 15.09.03 735 5 6쪽
64 Episode 4 난국 ( 亂國 ) [14] 15.09.02 579 5 6쪽
63 Episode 4 난국 ( 亂國 ) [13] 15.08.29 612 4 5쪽
62 Episode 4 난국 ( 亂國 ) [12] 15.08.28 598 6 5쪽
61 Episode 4 난국 ( 亂國 ) [11] 15.08.27 611 7 6쪽
60 Episode 4 난국 ( 亂國 ) [10] 15.08.26 641 6 5쪽
59 Episode 4 난국 ( 亂國 ) [09] 15.08.25 727 7 6쪽
» Episode 4 난국 ( 亂國 ) [08] 15.08.24 637 5 5쪽
57 Episode 4 난국 ( 難局 ) [07] 15.08.23 658 7 5쪽
56 Episode 4 난국 ( 難局 ) [06] 15.08.22 694 7 7쪽
55 Episode 4 난국 ( 亂局 ) [05] +1 15.08.21 586 8 6쪽
54 Episode 4 난국 ( 亂局 ) [04] 15.08.20 427 6 6쪽
53 Episode 4 난국 ( 亂局 ) [03] 15.08.19 389 6 6쪽
52 Episode 4 난국 ( 亂局 ) [02] 15.08.18 422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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