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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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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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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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9.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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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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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6쪽

Episode 4 난국 ( 亂國 ) [15]

DUMMY

승재는 천천히 들어가 옆 거실을 살펴보았다. 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승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생김새는 매우 이상했는데 새까만 피부에 말로 설명하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눈이 없었다.


“여기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데.”


승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반대편 소파에 경직된 자세로 앉았다. 그는 승재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누.. 누구야?”


“내가 두렵나? 그렇게 경직할 필요는 없어, 승재 씨.”


승재는 자신의 이름을 부른 걸 듣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일어나 주변을 돌며 천천히 말했다.


“너도 알겠지만 넌 나를 모를 거야. 넌 그냥 간단하게 나를 ‘당신’ 혹은 ‘자네’라고 불러주었으면 좋겠어. 이의 없지?”


승재가 고개를 까딱이자 그는 미소를 짓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다름이 아니라 나는 음.. 일종의 예언자라고 해야 되나? 여기서의 역할이 그래서 말이지. 일단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내가 설명해줘도 되겠나?”


그는 승재의 표정을 보고는 한 번 미소를 지어줬다.


“되는 것 같네. 일단 어느 미래부터 말해줄까... 그래, 일단 앞으로 네가 할 일부터 말하자고. 탱크 연료는 창고 안에 있어. 아마 시멘트가 잔뜩 쌓여 있는 곳이 있는데 그 안을 뒤적이면 탱크 연료가 잔뜩 있을 거야. 다른 자동차들이 디젤이라면 아마 같은 용도로 쓸 수도 있겠지만 탱크만을 위해서 써. 탱크로 주변 길들은 다 뚫어줘야 할 것 아냐, 안 그래?”


승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분명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떠한 질문도 나오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좀 더 멀리 나가면 네가 처음에 그룹을 지어 움직였듯, 다른 곳에서도 그룹들이 있을 거야. 어떤 그룹은 어딘가에 정착해서 마을을 형성하고 그렇겠지. 그 사람들을 도우며 살면 돼. 왜냐하면 너도 알다시피...”


창밖으로 공장이 가동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환호성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는 미소를 짓고 계속 이야기했다.


“들리지? 너도 알다시피 네가 가장 최상위에 있어. 음.. 그래, 국가가 좋겠네. 가장 강력한 세력이 주변을 점령하여 차근차근 국가를 형성해나가는 거 알고 있지? 그것과 동일한 원리야. 물론 점령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을 도와나간다면 그들도 너희들에 가담할 거 아냐? 그렇게 되면 국가를 형성하는 거나 다를 바 없지. 네가 왕인 셈이야.”


그는 잠깐 창밖을 둘러보고는 다시 승재 쪽으로 걸어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라디오를 유심히 듣고 있어봐. 몇 년 뒤에 누군가가 방송국을 차려서 신호를 보내게 될 거거든. 그럼 그 때를 노려서 그쪽 근방 마을들은 방송국이 관리하도록 맡기게 해. 만약 거기서 일이 잘못됐다 싶으면 본보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서 밀어붙여. 그럼 찍소리도 못하고 끝날 테니까.”


그는 승재 건너편 소파에 앉아 한 번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혹시 나한테 질문할 거 있어? 기회는 세 번 줄게.”


“당신의 정체가 뭐야?”


승재의 질문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쯧쯔.. 틀린 질문이야. 내가 좀 재밌어야 할 질문을 해야 하지 않겠어? 아까도 말해줬잖아, 일종의 예언자라고. 넌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마치 개처럼.”


승재가 다시 한 번 질문을 하려던 순간 그는 승재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는 말하지 못하게 막았다.


“내가 언제 질문을 바로 하라고 했어?”


그는 손가락을 떼고 다시 소파 주변을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승재는 더 물어보려고 했으나 관두고 그의 말을 계속해서 들어주었다.


“그리고 대략 25년 후면 지구는 다시 한 번 요동을 치고 그 때는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 하겠지..”


“뭐어? 25년?”


“이런이런.. 벌써 질문을 한 번 더 해버리다니. 그래, 25년. 재난이 일어난 지 정확히 25주년이 되는 당일에 이번에는 인류가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무너질 거야. 마치 지구에 언제부터 생명이 있었냐는 듯이 완전히, 깔쌈하게!”


그의 말에 승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의 말을 믿지 않아도 되었고 뭣보다 여태 한 말들이 너무 허무맹랑하여 장난처럼 들을 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진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네가 진정한 ‘보스’의 위치에서 행동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하라고. 그러면 다들 널 마치 구세주로 봐줄 테니까. 마지막으로 너의 미래를 말해주지. 넌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살아있을 거야. 물론, 널 죽이려고 이를 갈며 오는 놈들도 있겠지만 그놈들에게는 안 죽으니 염려 말라고.”


그는 어느덧 문 앞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승재는 소파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떠나려는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다.


“당신 말이 모두 진실이면... 혹시 당신... 신(神)이야?”


“드디어 재밌는 질문이 나왔네. 그런데 이미 질문은 다 한 거 아녔나? 내가 누군지 처음에 물었잖아? 그럼, 안녕~”


그는 살짝 미소를 보이며 문을 닫았다. 승재는 곧바로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쪽을 바라봤으나 승재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엘리베이터는 올라오고 있었다. 문이 열린 뒤 생존자 한 명이 나와 그를 맞이했다.


“호.. 혹시 여기로 지나간 사람 못 봤어?”


“아뇨, 제가 여기로 올 때까지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았는데 무슨 일 있으셨나요?”


승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고개를 저었고 생존자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예상보다 빠르게 일반연재로 올려주네요. 댓글로는 이틀정도 걸린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점심에 보니까 이미 올라와 있더군요.


이제 곧 완결인데 늦게 올라온 게 아쉽기는 합니다만 최선을 다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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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pisode 4 난국 ( 難局 ) [17] 15.09.05 755 5 6쪽
66 Episode 4 난국 ( 亂國 ) [16] 15.09.04 714 6 7쪽
» Episode 4 난국 ( 亂國 ) [15] 15.09.03 736 5 6쪽
64 Episode 4 난국 ( 亂國 ) [14] 15.09.02 579 5 6쪽
63 Episode 4 난국 ( 亂國 ) [13] 15.08.29 612 4 5쪽
62 Episode 4 난국 ( 亂國 ) [12] 15.08.28 598 6 5쪽
61 Episode 4 난국 ( 亂國 ) [11] 15.08.27 611 7 6쪽
60 Episode 4 난국 ( 亂國 ) [10] 15.08.26 641 6 5쪽
59 Episode 4 난국 ( 亂國 ) [09] 15.08.25 727 7 6쪽
58 Episode 4 난국 ( 亂國 ) [08] 15.08.24 637 5 5쪽
57 Episode 4 난국 ( 難局 ) [07] 15.08.23 658 7 5쪽
56 Episode 4 난국 ( 難局 ) [06] 15.08.22 694 7 7쪽
55 Episode 4 난국 ( 亂局 ) [05] +1 15.08.21 586 8 6쪽
54 Episode 4 난국 ( 亂局 ) [04] 15.08.20 427 6 6쪽
53 Episode 4 난국 ( 亂局 ) [03] 15.08.19 389 6 6쪽
52 Episode 4 난국 ( 亂局 ) [02] 15.08.18 422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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