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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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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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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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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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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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1화

 

 

 

 

「 태초에 마고가 존재했다.

 

마고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자 하늘과 땅이 생겨났다.

 

마고는 하늘과 땅 사이 공간에 인간을 창조하기로 하였다.

하늘의 물, 구름으로 ‘혼’을 만들고

땅의 흙으로 ’신‘을 만들었다.

 

이것이 ‘혼신(渾身)’ 이다. 」

 

*

 

“찾았나?”

 

“...아니.”

 

부정적인 대답에 사내는 실망한 표정을 보인다. 지하의 신, 태성이었다. 그 앞에서 머리를 쓸어넘기는 여인. 극락의 신이자 저승을 관리하는 낙천이었다. 무엇을 찾는 것인지, 미처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성인다.

 

“...”

 

그 사이 눈치만 보고 있는 사내가 있다. 태성은 그를 발견하고는 어깨를 두드려준다. 그에 기가 좀 펴진 듯 한마디 하는 사내.

 

“..타래는 아직이야?”

 

“그놈은 원래 그렇지.”

 

지옥의 신, 타래. 본디 낙천과 함께 저승을 꾸리라며 마고가 창조했으나, 모난 성격 탓에 일은 죄다 낙천에게 미뤄버리고 지옥으로 꽁꽁 숨어들었다.

 

“어깨 펴. 우리끼리라도 찾아보자.”

 

천상의 신, 미성. 제 쌍둥이 형, 태성과 함께 이승을 다스리고 있었다. 하지만 장난기가 많은 성격 탓에 각종 사고를 일으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좀 큰 일인지라. 사방신이 전부 머리를 맞대야만 했다. 하지만...

 

“...모처럼 마고께서 예언까지 내려주셨는데, 타래 이..놈은 지옥에서 나올 생각도 안하냐.”

 

제 동생을 격려하던 때와 달리, 금세 얼굴을 굳히는 태성. 세상에 악귀가 판치는데, 제일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녀석이..

 

“타래 성격 알잖아. 일단 내가 악귀들은 어떻게든 소멸시키고 있을게. 너희는 마고께서 점지해주신 영웅이나 찾아봐. 벌써 수일이 지났어.”

 

“....그래.”

 

그들은 영웅을 찾고 있었다. 악귀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영웅.

 

세상은 전례없이 많은 악귀로 멸망의 길을 걷고있었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패악을 부리는 악귀들.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만이 저들의 목적인것처럼 굴었다. 그에 죄없는 생명체들만 스러져갔다. 지상 위 생명체들은 무력하게도 신만 찾았다.

 

제아무리 부르짖어봐야 신께 들릴리 만무했다. 세상은 이미 시끄우니. 그 속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신을 찾는 외침. 소리는 방향을 잃고 어지러이 흩어진다.

 

허나 천둥이 요란할수록 사람들 마음은 하나가 되는 법. 사방에서 외치는 기도가 마침내 마고의 귀에 닿았으니. 마고는 사방신에게 명했다.

 

「악귀를 다스릴 영웅이 태어날지니 남으로 길을 열라」

 

그리고 그날 제왕을 뜻하는 별이 떴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일, 사방신은 아직도 영웅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이승도 한 번 찾아봐.”

 

낙천의 말에 미성이 당치도 않다며 반론한다.

 

“말이 돼? 악귀는 신체가 없는, 말 그대로 혼(渾)이야. 혼(渾)을 다루는 영웅이라면 당연히 저승인들 중에 찾아야지! 신(身)밖에 없는 이승인이 어떻게 영웅이 되겠어?”

 

“하지만, 내가 저승을 샅샅이 뒤졌는데 없어. 그 날에 태어난 인간이 한명도 없어. 그건 말이 되는 일이겠니?”

 

그 날 태어난 아이가 단 한명도 없다니. 그 또한 기이한 일이긴 했다. 미성과 낙천의 다툼에 태성이 나선다.

 

“미성, 일단 찾아보자. 지금 제일 힘든건 낙천이야. 그리고 낙천의 말도 일리는 있어.”

 

“...알았어.”

 

이승이 주 무대인 저희들은 낙천만큼 악귀를 잘 잡을 순 없다. 그나마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미성은 태성을 따라나선다.

 

“제왕의 별이라니까, 황족들 위주로 잘 찾아봐!”

 

두 사내 뒤로 낙천이 첨언을 했다.

 

 

 

***

 

 

 

15년 후, 봄

아주 조그만 시골마을에 벼락같은 노호성이 들린다.

 

“바리 너 이노옴~!!”

 

“헤헤~”

 

팽나무집 의원의 고함치는 소리. 사람들은 익숙한듯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다.

 

곧이어 개구진 표정을 지은 소녀가 신을 구겨신은 채 집에서 뛰쳐나온다.

 

“그래도 기특하잖아요, 저!”

 

기특하고야 말고.

 

바리의 깜찍한 말에 의원은 허탈하게 웃고만다.

 

‘그래, 녀석···’

 

의원은 애초에 바리를 잡을 생각도 없어보였다. 하지만 바리가 뒤돌아 보자 언제 그랬냐는듯 인상을 팍 구긴다.

 

“아주 이번에는 혼날줄 알어라!!”

 

의원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성을 낸다.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저놈, 바리 말고는.

 

- 저 집 딸이 또 사고쳤나보군···

- 이번엔 또 무슨 일이래?

 

 사람들은 아닌 척 팽나무집을 흘끔 거린다. 의원님 뒷목잡는 소리는 이제 안들리면 서운할 지경.

 

 이 사달 속에서도 사람들 입가에는 채 가시지 못한 웃음기가 남아있다.

 

바리네 아비는 이 마을 유일한 의원. 어느날 어린 아기를 안고 온 청년을 받아주었던 마을사람들. 그 따뜻한 선의 덕에 마을의 오랜 근심, 의원이 없던 문제를 해결 할 수있었다. 청년은 어느새 중년이 되었고, 집 앞에 큰 팽나무가 있어 아비는 팽 의원으로 불렸다.

 

하지만 요새는 팽 의원보다 그 집 딸이 더 유명하다. 이 동네에서 예쁘기로는 제일가면서, 하는 짓은 말괄량이가 따로 없다. 이번엔 또 무슨 일로 아비의 뒷골을 잡았나.

 

 폴짝폴짝 뛰는 바리의 손에서 살짝 보이는 ‘1차 합격’서신. 손도 작아서 안에 내용이 훤히 보인다.

 

궁금함을 못이기고 옆집 아낙이 의원에게 자초지종을 묻는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랍니까?”

 

“아니 글쎄, 바리 저놈이 의원시험 보겠답시고 관청에서 수습의원으로 일했다네.”

 

“그게 어쨌단 말입니까?”

 

“나 몰래 했다는게 문젤세!! 이번에 1차합격 서신이 안왔으면 감쪽같이 모를 뻔했소!”

 

의원은 기다렸다는듯 서둘러 이야기한다. 안 물어봤으면 서운했을게다.

 

“아이고, 의원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바리가 의원이 되는구먼.”

 

“떼잉, 2차 시험 전에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의원은 동네 사람들 들으란 듯 목청을 크게 높인다. 못마땅해 하는 말과는 다르게 올라가는 입꼬리.

 

사람들은 그를 못 본 체 하며 앞다투어 축하인사를 건넨다.

 

*

 

한편, 바리는 화난 아비를 피해 마을입구까지 도망갔다. 전력질주를 하는 바람에 머리가 아주 엉망이다.

 

‘아부지 화 많이 나셨네··· 오랜만에 딱밤 맞나 했어···’

 

“바리야”

 

다정한 목소리. 바리는 저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어찌나 빨리 돌았는지 뒤에 있어야 할 댕기가 눈 앞에 스친다.

 

이내 바리의 오랜 벗. 신우가 환히 웃으며 다가온다.

 

“신우!! 어머니께 말씀 드렸어?? 뭐라셔?!?!”

 

”진정해. 어머니는 당연히 좋아하시지.”

 

“오호라! 이제 어머니가 병상에서 일어나시기만 하면 되겠다!”

 

바리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신우를 껴안는다.

 

“어엇···저, 바리야아···”

 

신우는 얼굴에 홍조를 띄운 채 손을 어쩔 줄 몰라한다. 바리는 그런것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좋다고 뛰어다닌다.

 

“······”

 

그 상태 굳어있던 신우. 너무 조용한 신우가 의아해 바리는 뒤돌아본다.

 

“신우야, 왜그래?”

 

바보. 정말 몰라서 그러나. 신우는 표정을 급히 갈무리한다.

 

“······”

 

“???????”

 

“···아니”

 

졌다. 저 똥강아지···.

 

“···아!! 너 이거 두고갔더라.”

 

신우는 애써 말을 돌린다.

 

“어엇?! 또?!”

 

몇번째던가. 바리는 매번 잃어버리고 신우는 그걸 또 귀신같이 찾아준다.

 

바리 이름이 쓰인 의료도구함. 바리는 소중하다는 듯 제 이름을 쓰다듬는다.

 

“내꺼···.”

 

그 모습을 소중하게 바라보던 신우는 한마디를 얹는다.

 

“칠칠아 그렇게 귀하면 잘 챙겨야지. 너 그러다가 시험 떨어진다.”


“안돼! 그럼 아버지가 나 시집보낼거라고!!”

 

그래. 그 시집 나한테 오라고. 신우는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바리는 그에 관심없다며 제 물건만 소중히 품는다.

 

“내일 시험만 통과하면 나도 의원이다~!”

 

신우는 신나서 뛰어다니다 홍조까지 띄는 바리의 볼을 홀린듯 바라본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웃음이 터진다. 바리는 뭣도 모르고 따라 웃는 모양새. 흑심을 꾸욱 눌러담은 손이 바리의 머리를 정리해준다.

 

“에휴··· 시집은 무슨··· 너를 누가데려간다고··· 이거나 잘 챙겨. 나 먼저 들어갈게~!”

 

“웅, 잘가~!!”

 

바리는 해맑은 얼굴로 신우에게 손을 흔든다. 흐음, 아버지 화 풀릴때까지 약초나 캐러 가야겠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산으로 가는 바리. 뒷모습에는 주체하지 못하는 흥이 남아있다.

 

 

 

***

 

 

 

말 발굽 소리. 핏자국이 여기저기 튀어있는 벌판에 불길이 치솟는다.

 

악취가 진동을 하는 시꺼먼 사람 모습. 악귀의 사념들이 숙주를 찾고자 낭도들을 공격한다. 그에 맞서 악귀의 사념들을 힘껏 베어내는 낭도들.

 

사념에 오염되면 악귀의 숙주가 될 수 있다. 숙주가 되어 동료 손에 죽고 싶지 않다. 낭도들은 저도 모르게 오염되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한다.

 

“악귀다!! 악귀가 나타났다!!”

 

그때 나타난 악귀. 낭도들은 악귀를 발견하자 소리지른다.

 

이때 군사들 사이에서 말을 타고 나오는 강림. 이 중 악귀를 잡을 수 있는건 그 뿐이다. 현존 최강 검이라 불리는 그는 현국 마지막 왕자, 신탁의 영웅 등 여러 별호가 있다.

 

지금은 그저 월화랑도를 이끄는 풍월주. 저처럼 망국출신들을 규합해 만든 단체다.

 

강림이 무리에서 멀어지자 낭도들이 사념들에게 밀리기 시작한다. 곧이어 군사들 피부가 검게 변해간다.

 

강림은 급히 되돌아와 그것들을 베어버린다.

 

“그대들의 도움은 필요치 않으니 각자 위치로 돌아가게, 비형랑.”

 

다소 지쳐보이는 듯한 강림. 이내 부 대장, 비형을 부른다.

 

“부대에 신의술을 펼치는 군의원이 하나 남았다고 하지 않았나?”

 

“···예.”

 

“그럼 군사들이 그를 지켜야 할게 아닌가. 일반 의술로 악귀에 당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시정하겠습니다.”

 

굳은 표정인 비형. 강림에게 목례하고는 낭도들을 통솔한다.

 

“각자 위치로!”

 

“위치로!”

 

머뭇거리며 위치로 돌아가는 낭도들. 돌아가는 걸음들이 무겁다.

 

“나는 주군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입단했었다네···”

 

”여기 있는자 중에 그런 생각 안하는 자가 어딨는가.”

 

“그래, 악귀 사념체에도 쩔쩔매는 우리가 악귀를 어떻게 처리하겠나. 이만하면 되었네.”

 

면목이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어느 낭도. 옆에 있던 다른 낭도들은 그를 토닥인다. 그들은 강림쪽으로 돌아가는 고개를 애써 잡아본다.

 

“이 짓도 언제 끝날런지···”

 

멀리서 보이는 강림의 뒷모습. 푸념 섞인 어느 한마디에 저마다 생각에 잠긴듯한 낭도들. 강림의 어깨가 무거워보인다.

 

스스스······

 

낭도들 뒤로 지나가는 악귀. 그것은 마침 비어있던 부대 안에 들어간다.

 

그때 막사에서 나오는 한 낭도. 군의원 옷을 입고 있다. 뒷통수가 쎄 한것이 영 느낌이 좋지 않다.

 

···?!!!!!

 

악귀였다. 사념체들과는 다르다. 지능이 있는듯 한 움직임. 악귀는 목표물을 찾고는 주저없이 공격한다.

 

“으악!!”

 

화랑의 비명소리. 강림의 눈이 번뜩인다. 한발 늦었다. 강림은 서둘러 악귀를 베어버린다.

 

하나 남은 군의원. 그의 생사를 확인해야 했다. 강림은 지체없이 말에서 뛰어 내린다.

 

“강림님!!”

 

아··· 한 마리가 아니었던가. 비형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 강림의 뒤를 덮치는 또다른 악귀. 그리고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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