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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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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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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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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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12화





다음 날,


김 진사댁 앞에 시비들이 나와있다.


“거 뭐 이렇게 까지 바리바리 챙겨주나.”


“감사하여 그럽니다.”


“어자피 나 아니고 이 자에게 주려던 것 아닌가?”


왜 나까지 주냐 이말이야. 이 ‘말’.


하하. 그동안 보답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님은 멋적게 웃어보인다.


“어르신, 가시지요.”


어잉··· 그래 가지. 팽 의원은 주저한다.


“···어르신?”


혹시··· 말을 탈 줄 모르시는 겁니까?


“···거···좀 조용히 물어보게.”


“···.”


“뒤에 자리 안남나···?”


···어르신과 같은 말을?


산적같은 얼굴에 그렇지 못한 체격. 강림이 말없이 팽 의원을 쳐다본다.


뭐. 눈빛을 읽은 팽 의원은 모르쇠 한다.


“···타십시오···”


허헛··· 팽 의원은 멋적은듯 강림 뒤의 짐을 옮긴다. 한 마리는 짐 얹는 용으로 쓰자구.



*



“···어르신”


“어잉?”


“좀 뒤로 가십시오.”


허허··· 더 뒤로가면 떨어진다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팽 의원.


“···.”


그런건 강림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의과에는 승마시험이 없다네~”


포기하지 않는 팽 의원. 강림은 저가 괜한 짓을 한 건가 생각한다.


“헌데 말일세···”


“···”


“이 시골까지, 풍월주께서 왜 오신건가? 그것도 혼자 말이지.”


“···일 하러 왔습니다.”


“무슨 일?”


“화랑 일이요.”


아 그걸 누가 몰라 묻나. 화랑이 화랑 일 하겠지. 그럼 광대 놀음 하겠나. 팽 의원의 표정이 짜게 식는다.


“그니까··· 그 화랑 일이 무엇 이냐고··· 혹시 아나? 수미산 친구처럼 내가 뭐라도 도와줄 수 있을지?”


그런가.


“생각보다 내가 인맥이 넓다네. 괜히 빼지 말고 한번 말이라도 해보게.”


“··· 푸른눈의 악귀를 잡으러 왔습니다.”


“···? 푸른눈의 악귀? 그 벽국을 망하게 했다는 그 악귀?”


“···예”


“그게 여기 있나?”


“제보를 받았습니다.”


“떼잉··· 그거 완전 헛방이네.”


터-엇-


강림은 몰던 말을 멈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르신.


“어이코, 갑자기 왜 멈추고 그래.”


“푸른눈의 악귀···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몰라.”


“···.헌데 왜 그리 말씀하시는 겁니까?”


정말 몰라서 그러냐는 듯 쳐다보는 팽 의원. 이리 요령이 없어서야. 대충 눈치로 알아야지···


“푸른눈의 악귀는 창귀(호랑이에 잡아먹힌 사람이 된다는 악귀)아닌가.”


“···.그렇습니다.”


“오면서 못 느꼈나? 이 동네엔 호랑이가 없지 않나.”


“···.!”


“아, 어저께 말하지 않았어. 여긴 호랑이가 있을 법한 산이 없다네.”


누가 제보했는진 몰라도. 일 하는 화랑을 낚으면 안되지. 그건 기본 예의 아닌가.


예의가 없는자라··· 그때 생각나는 어느 얼굴, 홍사···


“어르신··· 정말 죄송하지만···”


“정촌 팽나무 집일세.”


“···예?”


“일 끝나면 찾아오게나. 징표 챙겨주겠네.”


“···감사합니다.”


어이구··· 그래도 여기까진 편히 왔네. 팽 의원은 요령 좋게 말에서 내린다. 정말 말을 못 타시는게 맞나?


“어서 가보시게. 자네 짐은 내가 맡아 줄테니 편히 다녀오시게!!”


“···그럼 부탁드립니다.”




***




바리네 집,


“정말 가셔야겠습니까?”


“···그래.”


“참으로 걱정입니다.”


“하지만 내 어머니께 이걸 꼭 전해주어야 마음이 놓일듯 해.”


“···제가 발이 이런지라 같이 가드릴 수가 없습니다.”


“괜찮아.”



그래도··· 환자를 혼자 보낼 순 없지 않습니까.


신우는 아침이 되자마자 급히 어딜 간다고 나갔다. 그래서 집에는 저와 도련님 둘 뿐이다.


그때 들리는 괄괄한 목소리,


“바리야-!”


“아부지?!”


이번에 가시면 한참 못 오시는 듯 하더니? 의외의 상황에 바리는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가자마자 쫓겨나신 겁니까?”


“예끼, 이 아비가 어디 쫓겨날 인물이냐!?”


인물은··· 예. 그렇지요. 아무리 제 아비라지만 산적같은 얼굴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이런 바리의 속도 모른채 팽 의원은 짐을 내린다.


“아니 뭔 짐이 이리 많습니까?”


“손님 것도 있어.”


“손님이요?”


“어잉. 지금은 잠시 급한 일이 생겨서 자리를 비웠는데 조만간 다시 올게다. 것보다 이것좀 봐라. 소고기다.”


“소고기!!!”


바리는 저가 방금 누구를 걱정한건지도 잊은 채 소고기 삼매경이다.


“거 천천히 보거라, 허허··· 헌데 도련님은 여기 어인 일이십니까?”


아 맞다. 도련님.


“아부지 그게···”


“바리 덕에 산에서 큰 일을 면했네.”


“산이요오···?”


아버지의 눈썹이 심상치 않다.


“어···음···. 어머니께 드릴 익모초를 구해야 해서···”


김 도령은 무언가 눈치 챈 듯 말을 끈다. 아, 내 정신좀 봐. 어머니께 어서 가 보아야겠어.


“···허허··· 그럼 이 말을 가져가십시오.”


웬 말인가?


“지금 댁에 다녀오는 길 입니다. 저희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말은 필요한 곳에 가는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어머니께서 주신 건데 그래도 되는건가?”


“괜찮습니다. 마님께서는 그런걸 신경쓰시는 성정이 아니십니다.”


“혹시···어머니께 무슨 일이 있거나 한건 아닌가?”


“아니요. 외려 잘 되셨지요.”


그럼 되었네··· 내가 가면 오히려 싫어할 걸세.


“도련님, 부모 된 자의 말을 믿으십시오. 마님께선 도련님이 필요하십니다.”



*



김 도령이 떠난 뒤,


“바리야.”


“···.예엥··· 아부지···”


“솔직하게 말하면 안 혼내련다.”


“정말입니까?”


“···”


“그것이··· 나무를 좀 하려고 산에 갔습니다.”


“···.”


“그러다가 도련님이랑 김 진사님을 만나서···”


“가만.”


김 진사를 만났단 말이냐? 그 치 어디 있어?! 김 진사라는 말에 팽 의원은 눈이 번뜩인다. 내 그 놈을 가만 두지 않으리···


“몰라요. 도련님이 어찌 했답니다. 신우도 같이 있었어요.”


바리는 괜히 누구 죽었다는 말을 하기 싫었다. 저가 직접 본 게 아니니 확실치도 않은 것 아닌가.


“신우는 어디있느냐.”


너한테 묻는것보다야··· 신우가 낫지


“아부지! 내가 다 이야기 해준다구요.”


“그 보다. 지게는 어딧냐?”


“···.”


“음?”


너 이놈··· 그게 어떤 지게인지알고!! 팽 의원은 매로 쓸것이 없나 주위를 둘러본다.


“···아··· 아버지이!! 싸리비 찾으려다 그리 된겁니다!”


“···싸리비?”


“집에 빗자루 없어졌어요···!”


“···”


어매··· 그거 내가 가져갔는데··· 진짜 찾을 줄이야. 팽 의원은 괜스레 눈을 피한다.


“···? 아버지?”


바리의 눈치는 이를 놓치지 않지. 아버지··· 뭔가 있으시군요···?


팽 의원과 바리가 서로 눈싸움을 하기도 잠시. 동시에 팽 의원 짐으로 뛰어간다.


승자는 젊은 바리. 싸리비가 왜 여기서 나오나?


“아버지!!!!!!”


내가 이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한줄 아셔요?!!



*



얼마 뒤,


치-이-익


고기굽는 소리. 바리는 오래간만에 먹는 소고기에 신이 나있다. 신우랑 신우 어머니껀 남겨둔 참이다.


팽 의원은 바리 눈치를 보며 고기를 굽는다. 저 단순한 것. 고새 풀린 모양이야.


“많이 먹어라~”


예, 아부지. 팽 의원 예상대로. 바리는 아까 왜 화가 나있는지 잊었다. 소고기 앞에서 그게 대수랴. 그나저나 신우는 어디 있는 거람. 먹을 복도 없다.


“바리야-“


왔다. 양반은 못되는구만···


“신우야!! 고기 먹어!”


“···고기?”


“어엉, 신우 왔냐?”


“아버지 벌써 오셨습니까? 혹시 가자마자 쫓겨나신 겁니까?”


아니 왜 너까지··· 이건 필시 바리 때문이렷다.


“내가 그럴 인물이냐.”


인물은··· 신우는 말을 아낀다.


“허면, 어쩐 일이십니까?”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다. 그나저나 너도 와서 먹어라.”


“이건 웬거 입니까?”


“김 진사네서 받아왔다.”


“그게 가능합니까?”


그건 그렇지. 왜 김 진사네가 우리한테 소고기를 주냔 말이야. 이거 썩은 건가? 괜히 저가 먹던 소고기를 의심하는 바리였다.



“썩은거 아니다.”


“엇, 아부지 독심술도 하십니까?”


“니 얼굴에 써있다.”


“그럼 진짜 이게 소고기란 말입니까?”


“그렇다니까. 그 댁 마님이 우리 먹으라고 준거야.”


“마님이라면···뭐.”


하지만 신우는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마님 성정이 김 진사랑은 결이 다를지라도··· 막 소고기를 나눠줄 분은 아닌데···?


“내 덕에 그 집 우환이 풀렸단다.”


“···? 우환이요?”


“그래. 헌데 조만간 김 진사 초상이 들릴 수도 있겠구나.”


“···?”


그런게 있다. 환자의 비밀유지다, 이놈아.


“아버진 괜찮으십니까?”


“어엉 그럼. 난 까딱없지.”


“그걸 어찌 압니까?! 아부지도 소금이랑 팥 좀 맞으셔요!”


“소금? 팥?”


아차. 이건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스윽-


“너 그거 말하기 전까진 고기 없다.”


안돼애···



*



신우의 설명을 들은 후,


팽 의원은 미동도 없이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된 것이란 말이지···


팽 의원은 새삼스레 바리를 바라본다.


흠칫···


“왜··· 왜요? 아부지···”


괜히 찔린 바리는 신우 뒤로 숨는다. 거 내가 맨날 저를 혼내는 줄 아나. 그동안 제가 어땠는지 생각도 못 한 채, 팽 의원은 괜히 서운하다.


“잘해서.”


“···제가요?”


“오냐. 그동안 잘 보고 배웠다 싶다.”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안 하기는. 싸리비도 그렇고. 소금이나 팥도 그렇고. 이제 제 몸하나는 지킬 요령은 있겠네.


“너 우리 지게가 뭘로 만들어졌는 줄 아느냐?”


“뭔데요?”


“동도지(동쪽으로 난 복숭아 나뭇가지) 란다.”


“그것이 왜요?”


“우리 집에 있는것들은 거진 다 벽사재료인것 아느냐?”


이 동네가 전부 벽사재료일수도 있고.


“···그래서 저희 마을에 악귀가 없었던거로군요.”


“···? 신우야, 너 뭘 아는거야?”


“자세히는 모르고, 그저 이 근처에 악귀가 들끓어서··· 몇 개 마을이 아예 싹 비었다는 말이 있어.”


“엇 정말?”


의술 말고는 소문에 어둡다보니, 바리는 주변에 이런 일이 있는줄 몰랐다.



“그래도 우리 마을에는 내 장승을 심어둬서 나은 편이지. 마을 밖은 위험허다.”


“아부지도 알고 계셨어요?”


“그럼. 우리 마을 사람 말고, 우리 집에 오는 환자들은 보면 거진 다 악귀에 당한 사람들이야.”


“어째··· 최근에 외부인이 많이 왔다 싶었는데···”


“악귀 때문이지. 아마 내가 아니면 치료도 어려울게다.”


“왜요?”


”왜긴. 이 아비가 용해서 그렇지~“


“에잉. 맨날 그 소립니까!”



허허, 그 이유까진 몰라도 된다. 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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