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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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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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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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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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DUMMY

28화






“...크어억-!”


“대장-!!”


갑자기 들이닥친 공격에 나뒹구는 왈패대장. 왈패들은 바리를 잡으려 검을 들고 다가온다.


“나, 여인이오!”


왈패들에게 둘러싸여 얻어맞기 직전. 바리는 손을 들고 급히 선언한다.


왈패들은 그 소리에 멈칫한다. ···여인이라니?


그 모습을 본 바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공녀 수 모자란거 아니오? 나를 치면 상품에 흠이 생길텐데?”


“....?”


“내 다 들었소! 오늘까지 공녀 수 맞춰가야 한다며!”


긴가민가하여 서로를 바라보는 왈패들. 환자들 틈에 있던 놈인데.. 정신이 이상한 건가?


“...? 나, 여인이라고! 날 잡아가. 저 아이 말고.”


으으... 그때, 이마를 부여잡고 일어나는 왈패대장. 정신차리려 머리를 흔든다.


“...손 대지마라.”


“..하지만, 형님.”


“공녀라잖냐.”


“환자들 옥사에 있던 놈 입니다. 정신이 이상한 놈일수도 있어요.”


아니 나 여자라니까? 성질이 난 바리는 제 옷섶을 열어보이려 몸부림친다.


“야,야,야,야,야!”


급히 뛰어나오는 신우. 어느새 또 자물쇠를 열었던 모양.


“놔, 봐!”


“미쳤냐?”


“멀쩡해!”


“아니야, 너 아파.”


콰앙-!


둘의 다툼이 길어지자 짜증이 난 왈패대장이 근처에 있는 상자를 발로 찬다.


“..?!”


“미친 년이라도 여인이면 공녀들 옥사에 쳐 넣어!”


예 형님. 대장의 명령에 왈패들은 둘을 떨어뜨려 놓는다.


“근데, 저 놈은 뭔데 옥사를 그냥 나와?”


차마 바리를 때릴 수 없던 왈패대장은 신우에게 화풀이를 하기로 한다.


“...내 친구 건들면, 혀 깨물고 죽는다!”


저를 지키려고 뛰어나온 소중한 친우. 바리는 이를 그냥두고 보지 못했다.


“...”


바리의 협박에 왈패대장은 신우에게 올리던 손을 도로 내린다. 상품에 흠을 낼 순 없지.


“...둘다 가둬.”


“예.”


끼-이-익,


“뭐 이리 소란스러워?”


그때 나타난 한 사람. 상황을 파악하려 중앙관이 새벽같이 행차했다.


그런 중앙관 눈에 몸부림치는 바리와 신우가 보인다.


“허어...이 놈들을 여기에서 보네?”




***




여관 방,


“...나으리이..”


“졸리면 자라.”


“네엥?”


“...”


제 말이 들리지도 않는 모양. 어린 아이가 저를 따라다닌다고 고생깨나 하긴 했다.


“늦었다. 자라.”


강림은 붓 끝으로 구석자리를 가리킨다.


“하지만, 제 가족들이...”


“...가족도 잘거다. 자라.”


“....이대론 못잡니다아...”


얼씨구. 바닥에 침이 흥건하다. 강림은 못본 척 해보지만, 결국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깔아준다.


똑똑, 끼익-


“아이코, 애기가 잠들어 버렸네요?”


여관 안주인이 저녁상을 들고 들어온다. 저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애 밥까지 시켰을까.


“...”


“애기 아빠이십니까?”


“절대요.”


“..?어... 뭐, 그렇습니까. 여기 그런 아이들 많으니 심려치 마십시요.”


“...그런 아이들이라니요?”


“빤하죠. 부모 형제 잃고 달랑 혼자 남겨진 남자아이. 남자아이에게만 세금을 걷지않습니까? 애만 버리고 갔겠죠.”


“....”


“남자아이는 노비로도 잘 안 써요. 노비는 세금을 안내잖습니까? 관리들이 그걸 그냥 두고 보겠습니까?”


“그럼.. 이 아이는”


“평생 체납된 세금 갚다가 죽겠죠. 제 껀지 제 옆집 껀지도 모를 세금.”


“...”


“그런 아이들 하나 하나 눈에 담았다간 나으리만 고생하십니다.”


“...”


“정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으면, 그제서야 왈패들이 관리랑 짜고 노비로라도 팔아버립니다.”


잔인한 현실을 알려주며 여관 안주인은 상을 두고 나간다. 강림은 잠시 눈을 감는다.


“..안 자는 거 다 안다.”


“...”


“어째, 알고있는 모양새구나.”


“...”


“그래서 나를 죽어라 쫓아다녔던건가.”


강림의 말에 들썩이는 이불. 필시 제 말을 귀담아 듣고 있다.


“...”


“네 어미란자는 인면수심한 자로구나.”


이 말은 못 참겠나보다. 버럭 성을 내는 해야.


“...아닙니다! 제 어머니는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네가 어찌 아냐.”


“...저는..”


“너 같은 아이가 많다지 않느냐?”


“...이잇..!”


“확신이 없는게지. 네 어미가 널 버리지 않았다는.”


“..아닙니다. 제 어머니는 그러실분이..”


“....”


“흐앙... 절대 그러실리가 없어요. 절대, 절대 아닙니다!”


대성통곡하는 해야. 강림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모자란 놈.”


“...?”


“너는 네 어미의 최선이다. 네 어미가 너고, 너가 네 어미의 모습이란 말이다. 그러니 답하라. 너라면 너를 버릴 테냐?”


“...아닙니다.”


“그럼 왜 주저했나.”


“...”


“...밥 먹고 빨리 자라. 날이 밝아야 뭘 할 것이다.”


네가 네 어미를 욕보인 것 모른 척 해주겠다. 강림은 능청스럽게 말을 잇는다.


“....”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며 꾸물거리던 해야. 얼굴에 눈물자국을 닦고 열심이 밥을 먹기 시작한다.




***




퍼억-, 퍼억-


중앙관 발길에 채이는 신우. 신음소리 한번을 내지 않아 중앙관의 화를 더 사고있다.


이를 보는 바리는 발악을 해 보지만, 왈패들의 완력을 이길 수는 없다.


- 아이고 저 총각 다 죽겠네.

- 저 인간같지 않은 놈들... 왜 멀쩡한 사람을 저리 못쓰게 만드나!


중앙관의 거친 화풀이에 옥사에 갖힌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소근거린다.


“...건들지 말라고!”


“...”


“..둘 다 독한 놈들이네...”


제가 걱정할까 일부러 소리도 내지 않는 걸 테다. 바리는 애가타서 더 크게 소리지른다.


“하아.. 안그래도 내 제대로 건진 것도 없어 짜증나던 참에...”


때리다 지친건지 숨을 몰아쉬던 중앙관. 제가 챙길것들이 생각나 옥사를 바라본다.


“···?”


양이 좀 줄었다? 중앙관은 왈패대장을 노려본다.


“그것이..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 사고?”


왈패대장은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화가 단단히 난 중앙관은 그 뺨을 후려친다.


퍼억-!


“잘 하는 짓이다!”


“···”


수하들 앞에서 면이 팔린듯한 왈패대장. 씨근덕거리며 더욱 고개를 숙인다.


“옥사 관리도 똑바로 못해?”


물건들은 안 빼돌렸나 봐야겠네. 중앙관은 왈패대장 머리를 한번 더 치고 곳간으로 들어간다.


“···”


그대로 남겨진 왈패대장. 이 분을 어디에든 풀어야할 듯 싶었다.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살피던 중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신우를 발견한다.


“···이 자식, 아까 지가 문 열고 나왔지?”


“···그러고 보니, 그렇습니다! 대장.”


“..저 놈은?”


마침 신우를 납치했었던 왈패가 신우를 알아본다. 자초지종을 들은 왈패대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


“이 놈 때문이었네..”


스릉-


왈패대장은 검을 뽑아들고 신우에게 다가간다. 노비로 팔 수 있을 정도로만 다치게 할 거란다.


“손 대지 말라고-!”


“넌 닥쳐! 뭣들 하고 있어?! 당장 저 년 가두지 않고!!”


왈패들은 괜히 화를 살까 서둘러 바리를 끌고간다. 바리는 저항해보지만 사내들을 이길 수 없다.


우지끈-!


아까부터 옥사 창살을 붙잡고 자리를 들썩이던 환자들. 결국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박살이 났다. 그 사이로 사람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


- 이 나쁜 놈들아!

- 그만해라!!

- 같이 죽자!


개싸움이 따로없다. 힘도 없는 환자들이 어디서 힘이 난건지 왈패들을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게 무슨 소ㄹ..?”


이 소란에 곳간에 들어갔던 중앙관이 튀어나온다.


“뭣들하고 있어! 빨리 정리해!”


중앙관의 불호령에 왈패들은 허겁지겁 사람들을 옥사에 도로 밀친다.


사람을 저리 함부로 대하다니.. 바리가 이를 아득 갈던 차.


“그만 ㅎ...?”


바리는 기절한 줄 알았던 녹두와 눈이 마주친다. 형님? 무얼 하시려는건지 저에게 눈짓한다.


하나, 두울...


수를 세시는 거 같은데? 어쩌시려는지 모르지만.. 바리는 침을 꼴깍삼키며 준비한다.


“셋!”


녹두는 온 힘을 쥐어짜서 왈패대장의 검을 빼앗아 휘두른다. 그 검에 나뒹구는 왈패대장.


“이거 놔라-!!”


동시에 바리도 몸부림을 치며 왈패들을 벗어난다. 왈패들은 소란에 바리를 놓친다.


“내 니 놈도 꼭 죽이고 가야겠다!!”


기세를 몰아 녹두는 중앙관에게 검을 휘두른다.


“으악-!”


귓가를 찌르는 중앙관의 고성. 얼굴을 베인건지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는다.


“신우야!!”


바리는 넘어져있던 신우를 부축하며 소란을 벗어나려 한다.


“...야, 내쪽이 아니라 반대로 갔어야지.”


“널 두고 내가 왜 가!”


절대 못 가지! 신우는 바리의 부축을 받으며 구석으로 움직인다.


타앗-!


그때 저희를 붙잡는 손. 중앙관이 신우의 발목을 잡았다.


“에잇, 저리 꺼져!”


바리는 중앙관 손을 뿌리친 뒤 신우를 구석에 숨긴다. 중앙관은 괴로운듯 손을 바르르 떤다.


난리를 피해 숨을 고르기도 잠시, 귓가를 때리는 괴성.


“크으아아앗!”


아, 녹두형님! 바리는 문득 생각난 듯 뒤를 돌아본다.


?!!!!!!


저게 뭐야...? 바리 눈에 은빛 머리칼을 가진 괴수가 비친다.


- 이게 뭐야?

- 으악, 저리가!

- 살려줘!!


“크아아!!”


그 괴수는 닥치는대로 왈패들을 잡아먹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바리는 몸이 굳는다.


-오..오지마!

-살려주세요!!


덜컹, 덜컹.


왈패들을 다 잡아먹고도 모자란 건가. 옥사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먹으려 다가가지만 문을 열지 못한다.


그 앞에 피를 흘린 채 쓰러진 녹두. 왈패들과 싸우다 다친 모양이었다.


“형...형님...!”


피하십시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바리는 혀가 굳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


“...크르르......”


옥사는 포기한 듯 돌아서던 괴수는 녹두를 발견한다.


“....?”


그러나 그대로 스쳐지나간다.


[그 놈은 흠있는 먹이는 안 먹어.]


그때 생각난 형님의 말.


[무슨 범이... 먹이를 가려먹습니까?]


[...그 놈은 그런다.]


저 놈이 그, ...장산범? 바리는 일전에 말했던 그 범이 떠올랐다.


은빛 털이 길게 난것을 제외하면, 생긴 것도 묘하게 호랑이 같긴했다.


“..크르르르....”


제 쪽을 바라보는 모양새. 그러나 경계만하고 다가오지 않는다.


신우는 폭행당해 다친 상태. 흠이라고 보면 흠이다. 그렇다면...


[바리야,]


다정한 목소리.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큰 손.


“....”


무엇보다 나를 믿어주던 그 모습. 아비 몰래 의원 일 하겠다고 껄떡댈 때, 나를 응원해주던 유일한 이.


그런 신우를 위해서라면...


바리는 결심이 끝난 듯. 장산범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몸을 움직인다.


“..너, 어디가?”


“가만히 있어봐.”


신우와 점점 거리를 벌리는 바리. 목적이 자신이라면, 신우와 멀리 있을수록 좋을 것이다.


“바리야, 이쪽으로 와.”


낌새를 눈치 챈 신우. 바리를 불러보지만 결심을 돌리진 못했다.


“..괜찮아.”


바리는 신우를 향해 말갛게 웃어보인다.


“크르...르...”


이제 도약하려는 듯한 형세. 끝이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바리는 눈을 질끈 감는다.


크아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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