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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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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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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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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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DUMMY

14화





팽나무 집 앞,


싸-악, 싸-악.


바리가 마당에서 힘차게 비질을 하고 있다. 잊자··· 잊어···! 오늘은 의원시험 결과발표 날이다.


“누나-! 오늘 의원되는거야?”


아침부터 얘는 왜 온거람. 오늘 감자가 잘 삶아졌단 말을 듣고 옆집 꼬맹이가 놀러왔다.


“몰라아-”


“뭴롸아-”


바리의 반응이 웃긴 듯 장난을 거는 꼬마. 바리는 공연히 성이 나서 꼬맹이 쪽으로 비질을 세게 한다.


“끄에엣! 내 감자!!”


누나 일부러 그랬지?! 꼬마는 바리에게 당했다는 듯 성을 낸다.


흥! 내가 뭐.


그때 대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계십니까-!?”


“···?”


의원 문 열기도 전인데··· 이 아침부터 무슨 일이래? 바리는 의아한듯 밖으로 나간다.


“누구십니까?”


“관군이네.”


“···.?”


“바리야- 무슨 일이냐?”


“아, 아부지! 관군님들이 오셨대요.”


“뭐, 관군님들 다치셨다냐?”


“···그렇게는 안보이는데요···?”


“···아니 그럼 뭔 일이래···?”


“···커흠···”


헛기침 소리에 그제야 관군들을 쳐다보는 바리와 팽 의원. 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일이십니까?


“오늘은 의원님이 아니라 따님을 찾아왔습니다.”


“···저요?”


“그래. 잠시 조사할것이 있으니 따라오게.”


- 어머 무슨 일이래···?


동네 사람들도 하나 둘 걱정스레 나와서 상황을 살핀다.


아차. 아침부터 이게 무슨 민폐람. 바리는 동네 사람들이 한둘 나오는 것을 보곤 정신을 차린다.


“예, 지금 가겠습니다!”


···뭔데 그럴까···? 씩씩하게 말했지만 무슨 일인지 괜히 긴장하는 바리였다.



*



관청 내 조사실,


갑자기 무슨 일이람··· 바리는 관원들 사이에서 괜히 기가 죽는다.


드르륵-


“앉게나.”


“예···”


무거운 분위기. 이어서 심문원이 품에 무언갈 가지고 들어온다.


투-욱


!!!!!!


“알아보겠나?”


“······”


의료도구함.


이게 왜 여기 있는거지? 거기다 바리 이름이 떡하니 쓰여있다. 혹시···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라니. 바리는 저가 치료해준 사내의 얼굴이 떠오른다.


“···저어··· 그게 어찌 된 일이냐면···”


“됐네. 사연을 듣자고 부른게 아니네.”


“···.제발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똑 똑-


그때 들리는 문 두드리는 소리


“들어오십시오.”


이어서 의과 시험관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관군에게 이야기를 다 전해듣고 온 참이다.


“···자네로구만.”


근래 보기 드물게 성실한 자라 내 기대했건만···


어째서 혼자 의술을 행한 것인지··· 시험관은 바리의 눈을 피하며 말을 잇는다.


“자네가 나쁜 의도로 그랬으리라 생각하진 않네.”


“······”


“그래도, 규정은 규정이라네.”


아···


“···안타깝게 되었네”




***




늦은 밤,


여관에서는 강림이 떠날 채비를 한다. 문노는 하루도 쉬지 못하고 떠나는 강림이 아쉽다.


“사형··· 벌써 가시는 겁니까?”


“바쁘다.”


“사형은 항상 바쁘십니다! 헌데 왠일로 비형랑은 어디가고, 혼자 오신겁니까?”


“일주(일화랑도 본청이 있는 곳)에 갔다.”


“호랑이 소굴로 가셨네.”


일화랑도. 같은 화랑이지만 월화랑도와 묘하게 사이가 좋지 않다. 둘 다 뿌리는 같은 태화랑도이나, 서로 가는 길이 달라 분파되었다. ···분명 처음엔 그랬다.


“헌데 무슨 일로 가신거랍니까?”


“······”


“사형?”


“일 보러 갔다.”


아 그걸 누가 몰라 묻습니까. 당연히 일 보러 갔겠지. 그럼 광대 놀음 하겠나. 문노의 표정이 짜게 식는다.


“그니까··· 일이 무엇! ···휴, 아닙니다”


참으로 웃긴 표정이네. 강림은 문노의 표정을 보며 팽 의원을 생각한다.


아, 지금 내가 이럴 때가 아니구나··· 강림은 다시 채비를 한다.


그리고 사저가 없으니 하는 말인데.


“너, 월화랑도에 들어 올 생각 마라.”


“예? 아니 왜요!!”


“오면 탈락이다.”


“사형!!”


사형까지 이러실 겁니까?! 문노는 분해서 사자후를 내뱉는다.


자식아, 사형 앞이다. 강림은 간만에 편하게 웃는다.



*



여관을 떠나 도성을 나설 무렵,


쉬-이-익-


타-앗-


갑작스런 공격에도 강림은 자연스럽게 피한다. 놀라지도 않는 듯 보인다.


“재미 없네···”


“작작해라.”


“황제한테 싸가지도 없고.”


“······”


“이젠 대답도 없어?”


여러가지로 모자란 놈이야. 홍사는 제 머리를 치며 웃는다.


성가신 놈.


재수없는 놈.


둘은 서로를 그렇게 정의했다. 그렇게 서로 싫어하면서도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는 이유는 하나. 화랑도.


각 수장끼리 사이가 좋지 않으니 그 수하들도 사이가 좋을리 만무. 그나마 한 쪽은 이성을 부여잡고 일에는 사사로이 감정을 넣으려 하지 않는다만···


“지킬건 지켜라.”


“내가 뭘?”


“몰라서 묻는건가.”


“아니.”


알지. 근데 너 열받으라고.


“······”


하··· 강림은 더 이상 대화하길 포기하고 돌아서려했다. 홍사의 말이 이어지기 전 까진.


“···문노까지 데려가지 마라.”


“······”


“세상 사람들이 너한테 영웅이니 뭐니해도. 나는 널 알아. 넌 저주야.”


“······”


“적당히 영웅 감투쓰고 엎어져 있어. 모른 척 해줄테니까.”


강림은 제게 악담을 내뱉는 홍사를 노려본다. 헌데··· 틀린 바가 없어 달리 답할게 없다.


“너는 죄인이니까. 그런 진창에서 굴러. 문노까지 끌고가지마.”


랑이 혼자 여기서 어쩌라고. 이 이기적인 자식아. 이 말은 차마 뱉을 수 없네··· 홍사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한편, 강림은 홍사의 속뜻을 알아차렸다. 그래서였을까. 평소라면 무시했을 말에 저도 모르게 답을 한다.


“······참고하지”


“···!!!!”


의외네. 랑이와 관련된 것이라 그런건가. 그런거면 좀 화가 나긴 해도···


“나도 지킬건 지키지···”


그러니까 약속지켜.




***




해질 녘,

관청 앞에서는 팽 의원이 초조한 듯 바리를 기다리고 있다.


끼-이익


“아가!”


“···.”


왜 죽상이누···? 팽 의원은 말도 못 붙이고 바리 주변을 서성인다.


“흐엥··· 아부지”


갑작스러운 바리의 울음. 팽 의원은 그 울음이 아까워 바리를 고이 달랜다.


“오냐. 아버지 여기 있다. 울지 말어라···”


그럼에도 바리는 일 각을 넘게 울었다.


잠시 뒤,


“일단··· 집에 가자, 가서 푹 쉬어라.”


으앵. 바리는 조금씩 정신이 드는 듯 팽 의원을 따라 나선다.




***




어느 가정집,


“···.알겠지? 모르는 사람이 문 열어달라고 해도 절대 열어주면 안된다.”


피융- 피융-


엄마의 잔소리에도 여동생, 다라는 딴청만 부린다. 엄마는 그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오빠가 같이 있으니··· 믿어보고자 한다.


“···다라···”


눈치를 살피던 오빠, 해야가 다라에게 주의를 준다. 그래도 오빠는 무서워 그러나? 금새 조용해진 다라.


“네, 엄마 다녀오세요. 다라랑 집 잘 지키고 있을게요!”


“그래. 엄마는 해야만 믿어. 오는 길에 맛있는거 사올게.”


“엄마! 다라는 떡!”


녀석. 안 듣는 척 하면서 다 듣고 있었구나. 엄마는 웃음을 삼킨 채 말을 잇는다.


“다라도 집 잘 지키고 있을거야?”


“응!”


“알겠다. 엄마 오는 길에 우리 아가들 먹을 떡 사올게~!”


“엄마 조심히 다녀오세요~!”


“···”


다라야. 해야가 다라에게 은근히 눈치를 준다. 피유웅··· 해야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 이내 엄마가 다라와 눈을 맞추고 달래기를 시도한다.


“우리 다라가 오늘 왜 그럴까?”


“···.”


“음? 말을 해줘야 엄마가 알 것 같은데···?”


“···나쁜 꿈 꿨어.”


“나쁜 꿈?”


“응. 그러니까 엄마 오늘은 가지마요.”


“다라야 엄마 가셔야해. 어리광 그만 부려.”


보다 못한 해야가 다라를 혼내려 한다. 그 순간 엄마 눈에 보이는 다라의 진심어린 눈빛.


“···그럼 이렇게 할까? 엄마가 다라 꿈 살게.”


“꿈을 사?”


“응. 다라가 엄마한테 돈을 받고 꿈을 파는 거야. 그러면 다라한테 안 좋은일이 없어지거든”


“···정말?”


“그럼~ 여기 돈! 그 꿈 엄마가 사 갈게.”


“···.알겠어.”


“그럼 된거지? 엄마 진짜 간다.”


못살아. 해야는 다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엄마가 걱정이다. 너무 어리광만 늘면 안될텐데···


“네 엄마 다녀오세요~!”


“엄마 떡 사와!”


“하핫”


오빠처럼 다녀오세요 해야지. 해야가 다라를 혼낸다.


하지만 난 떡도 중요한걸··· 다라의 볼멘소리. 엄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제 아이들을 눈에 담고 돌아선다.



*



그렇게 일터로 갈 무렵,


“일월댁!!”


“···? 아,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어 그래. 이제 일 가는 거야?”


“네. 아주머니는 안 가세요?”


“아··· 난 오늘은 오후에 일해~”


그러시구나. 저는 오전부터 일하고 일찍 퇴근해야하는 지라 마음이 급한데···


“그런데···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요?”


“김 진사네 이야기.”


“네, 돌아가시지 않았나요?”


“그래··· 근데 그게 아니라네?”


“네? 죽어서 장례 치르던 날 제가 가서 일한 적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근데 일전에 호랑이에 물린 시체가 굴러다닌다는 말 있었지 않누.”


“네.”


“그런데, 그게 어찌나 사냥꾼들을 잘 피하는지··· 단 한번도 보인적이 없대. 그래서 그 호랑이가 김 진사라는 말이 나온다네?”


“네?”


일월댁은 김 진사가 이제 가여울 지경이다. 죽어서까지 남의 입에 안 좋게 오르내리는걸 보면···


“그래서 말인데···”


“···?”


“사실 내가 올해 삼재(三災)야···”


아··· 눈치가 오는데··· 하긴. 아주머니는 겁이 좀 많으셨지.


그런 사람이 하필이면 운도 없다. 일거리가 오후 치 밖에 안 남아서 늦게까지 일 해야 한다니···


“···내 애기들 때문에 일찍 가야하는거 아는데··· 오늘만 부탁할 수 있을까?”


“······”


“너무 무서워서 그래. 내가 다음 이틀 치는 자네 일감 받아서 대신 해줄게.”


일월댁은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러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 놀러가 본 적도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 아주머니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좀 뭣하고 말이지···


“네, 알겠습니다. 오늘 일 하는 김에 그냥 쭉 일 하죠 뭐.”


“아이고~ 너무 그러지 마셔요. 하루 대신해주신다니 그러는 건데요 뭘. 요즘 애들 데리고 놀러 가본 적도 없는 것 같아서요.”


“아니야··· 그래도 고마워.”


정말로 무서웠나보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시네··· 일월댁은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


작가의말

새로운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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