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옥수수를 볼 때마다 외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외할머니는 내가 외가에 갈 때마다
찰옥수수를 꺾어다 가마솥에 넣으시고
푸욱 삶아 주시곤 했었다.
그 옥수수를 들어가며 나가며
한 통씩 꺼내
하모니카를 불기도 하고
손으로 떼어먹기도 하고
그냥 먹다가 싫증 나면 삶은 옥수수를
아궁이에 집어넣어 다시 구워 먹기도 하고
생옥수수를 구어 먹는 맛도 별미지만
삶은 옥수수를 구워 먹는 맛도 특별했거든.
그런 나를 위해 할머니는 겨울에는
옥수수 뻥튀기를 만들어 주시기도 했고
옥수수를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살짝 도정하여
가마솥에 도정한 옥수수와 팥과 강낭콩과 말린 밤을 넣고
서너 시간 푸욱 삶으면 천하일미가 되곤 했지.
나는 밥보다 그런 옥수수가 좋았고
옥수수 때문에 외가에 자주 갔고,
외할머니는 언제나 옥수수를 사랑과 함께 듬뿍 담아 주시곤 했다.
외할머니는 하늘로 가신 이후
나는 그런 옥수수를 한 번도 먹어 보지 못했고
그런 사랑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늘 옥수수를 볼 때마다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외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회상에 젖곤 한다..
찾아 오셔서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재미있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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