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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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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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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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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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9)

DUMMY

“으어어어!!”

“이 육시랄 놈! 감히 당문 안에서 원로를 죽여?!”

“천벌을 받을 것이다! 네놈···!”


당문의 원로들은 목이 떨어져 나간 채 쓰러진 대머리 원로의 시체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이, 이게 무슨···!”


당혜와 당휘룡, 그리고 당현룡 조차 갑작스러운 무현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인두겁의 탈을 쓰고도 이런 짓거리를 할 수 있단 말이냐!”

“인두겁이라.”


무현은 원로들의 공포에 질린 눈동자를 바라보며 이를 이죽거렸다.


“재미있군.”

“네, 네놈···!”

“어차피 살려둘 생각은 없지만.”

“자, 잠깐···!”


푸화악-!


“으허어어억!”

“또, 또 죽였어!”


한쪽 눈이 먼 원로마저 베어버리자, 당문의 원로들은 도망치듯 집무실 구석으로 잔뜩 기어갔다.


“노오오오옴!”


꼬장꼬장하게 생긴 인상의 원로원주가 분노의 일갈을 터뜨렸다.


“네놈이 정파냐! 정파의 탈을 쓴 마귀 놈이 부끄럽지도 않더냐! 네놈이 무림맹의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해도 이건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다!”

“월권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 우린 아직 이 당문의 원로다! 네놈이 뭐길래 우릴 죽일 자격이 있냔 말이다!”

“재미있는 소리를 지껄이는군.”


무현은 피 묻은 검 끝을 원로원주의 턱밑에 가까이 댔다.


“첫째, 나는 맹주로부터 네놈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받았다.”


특별조사관이라는 명칭은 단순히 겉치레에 불과할 뿐, 실상은 오대세가나 구파일방도 가리지 않고 죽일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은 셈.


“즉, 네놈들이 혈교와 결탁했다는 증거를 발견했으니, 특별조사관의 권한으로 너희를 즉결 처분할 수 있다.”

“뭐, 뭐라···?”

“그걸 지금 우리보고 믿으라는 게냐?!”

“무애야.”


그러자, 남궁무애가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펼쳐 원로들의 눈앞에 보여주었다.


눈앞의 서류가 뭔지 알고 있는 원로들의 얼굴이 흙빛으로 점철되었다.


“매, 맹주의 직인···.”

“그리고 두 번째.”


무현은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너희를 죽이고, 진주언가도 함께 보내줄 것이다. 진주언가의 안주인 주연미도 대룡상단의 끄나풀이었으니, 즉결 참수가 가능하다.”


무현은 그들 앞에서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추었다.


“너희는 구제 불능의 쓰레기이자 범죄자이며, 당문을 좀먹는 구더기이자, 혈교와 결탁하여 분란을 조정한 반동분자지.”


지금 이곳에 잡혀 온 원로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즉결 처분이다.


차라리 죄를 인정이라도 했으면 당문 내에서 알아서 했겠지만, 저들은 끝끝내 제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 한 수구 꼴통만도 못한 쓰레기들이다.


훗날 마교와의 싸움을 위해서라도 저들은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대답이 되었나?”


무현은 검을 세우며 원로들에게 다가갔다.

그의 눈동자에 깃든 살의에 원로들은 제대로 된 언어조차 내뱉지 못했다.


“오, 오지 마···!”

“이 빌어먹을···!”

“고작 방계 한 놈 때문에 우리의 원대한 계획이···!”

“저주하겠다! 귀신이 되어서라도 네놈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저주하겠다!”


집무실 구석에 쭈그려진 채로 최후의 발버둥이라.


추하고 더러운 저들의 꼴에 비웃음이 나왔다.


무현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다가, 검집에 검을 꽂아 넣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무현은 검을 휘두르지 않고, 뒤를 돌아 당혜를 바라보았다.


“네가 직접 해라.”

“제가 말입니까?”


괜찮지 않다고 하면 자신이 할 생각이었지만, 당혜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 힘들면 내가···.”

“아뇨, 제가 하겠습니다.”


당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은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동자엔 모든 것을 녹여버릴 지독한 독기가 물들여져 있었다.


‘결심을 내렸나 보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녀를 짓누르던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거대한 의지가 차지했다.


“정 내키지 않으면 다른 이들에게 맡겨도 된다.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무현이 마지막으로 물으며 당혜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그럼에도 당혜는 끝끝내 의지를 고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제가 저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당혜는 독기 서린 눈빛으로 원로들을 훑어보았다.


“네, 네년···! 고작 천한 네년을 직계 자리에 앉힌 게 누구인데!”


가장 앞에 있던 염소수염의 원로가 당혜에게 일갈했다.


“그래서 제 어머니를 죽였습니까?”

“······!”

“······!”


당혜는 독기 어린 눈빛을 고수하며 그를 노려보았다.


“당신들에게 할 말은 이제 없습니다.”


당혜는 소매를 걷어 눈앞의 염소수염 원로의 목덜미를 콱 움켜쥐었다.


그러자.


“끄어어억-!!”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염소수염 원로는 한 줌의 독물이 되어 사라졌다.


바닥을 적신 검붉은 독물이 흘러내려 구석에 처박힌 원로들의 바짓가랑이를 적셨다.


“네이녀어어어언!!!”

“고작 창녀의 자식 주제에!”

“은혜를 베풀지도 못할망정! 이 천하의 악귀 같은 년이!”


원로들이 당혜에게 분노의 일갈을 쏟아냈지만, 당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욕을 한 사람들부터 하나씩 한 줌의 독물로 만들어버렸다.


어느새 집무실 바닥은 독물이 닿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이자, 주동자인 원로원주 한 명뿐이었다.


“할 말은 없습니까?”


당혜는 원로원주를 바라보았다.


“···창녀의 자식 따위에겐 할 말은 없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무현의 입가에 옅은 조소가 걸렸다.


저놈들이 하는 짓은 마교나 혈교나 다를 바가 없었다.


명색이 원로파의 수장이라는 놈이 뒤에 숨어 끝내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한 줌의 독물 위에 서 있는 모습이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한편 원로원주는 두 눈으로 보고도 작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고작 단 네 명 때문에···.


창녀의 자식 하나를 놓쳐서 대업을 망쳤다는 말인가.


“당, 현, 룡!!!”


원로원주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소림의 사자후에 비견되는 목소리.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집무실 전체가 거세게 흔들렸다.


두근두근.


심장이 성난 황소처럼 뛰기 시작했다.


수십, 수백 명의 희생시켜 얻은 생명이 전신으로 뻗어나갔다.


내리깔았던 동공은 위로 번뜩이고, 안광은 핏빛을 머금은 채 지옥의 불길처럼 불타올랐다.


“허, 이 정도의 혈기라니!”


당현룡의 목소리가 분노로 들끓었다.

마치 폭발 직전의 활화산과도 같은 기세였다.


파앗!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틈을 타 자신을 구속한 밧줄을 완력만으로 끊어버리고, 몸을 튕기듯이 뛰쳐나가 당현룡에게 덤벼들었다.


지금까지 쌓아둔 모든 혈기와 내공을 폭주시켜 가히 엄청난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쉽게 당할 당현룡이 아니었다.


혈기에 물들었으니 어떤 짓을 저지를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원로원주가 혈공을 수련해 강해졌다고 할지라도, 그래 봤자 화경 끝자락에 불과했다.


찰나의 순간.


어느새 원로원주의 코앞까지 당도한 무현이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퍼어엉-!!


단말마의 비명조차 남기지 못한 채 원로원주는 한 줌의 핏물로 산화되었다.


이로써 당문에 남은 원로파의 수장들은 전부 죽었다.


“쯧.”


무현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혀를 잔뜩 찼다.


그 모습에 놀란 당현룡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네 설마···?”


화경의 끝자락에 도달한 원로원주를 한 줌의 핏물로 만든 엄청난 속도의 쾌검(快劍).


화경의 고수를 순식간에 죽여버린 무인.


정확히는 중원에서도 손꼽히는 이들을 제외하곤 없었다.


눈앞에 있는 이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말인가.


‘새로운 상천십삼좌···.’


당현룡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멍한 눈을 하라 뿐이었다.


다른 당문의 무인들도 당현룡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직 당혜만이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고 남궁무애와 함께 상황을 수습하려 했을 뿐이었다.


***


하북성 진주.


비록 오대세가에 속하진 못했지만, 역사가 깊은 명문세가 중 하나로 진주언가가 있었다.


오늘도 진주언가의 무인들은 평소처럼 열심히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무림맹의 군대가 쳐들어오기 전까지.


“모조리 추포하라! 반항하는 자들은 참살해도 좋다!”


굳은 얼굴의 하북성 지부의 무인들은 진주언가와 싸움이라도 불사하겠다는 태도였기에, 진주언가의 무인들은 당황하면서 가주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런 와중에도 무림맹의 무인들을 계속해서 쳐들어왔다.


어림잡아도 족히 수백 명이 넘었다.


그리고.


“뇌, 뇌제 대협?!”


천하제일검가, 남궁세가의 가주마저 등장했다.


막 달려 나온 장로 중 하나가 남궁혁 앞에 섰다.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남궁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장로의 물음에 대답한 건 무림맹 하북지부장이었다.


“대룡상단과 사천당문의 원로원이 혈교와 결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소.”

“······!”


진주언가의 무인들은 제 귀를 의심했다.


대룡상단과 사천당문의 원로원이라니?


그들은 정파의 무림인이자, 오대세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세력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혈교과 결탁했다고?


“이에 맹주령이 하달되었소. 오늘부로 진주언가의 무인들은 진주에서 벗어날 수 없소. 모든 의혹이 다 풀리기 전까지는 말이오.”


어느샌가 진주언가의 장로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리고 가주 언용운 또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히 이 사실을 믿기 힘든 진주언가의 무인들은 하북지부장의 말에 반박하려 했다.


하지만.


“입 닥쳐라.”


묵직한 저음.


남궁세가를 이끄는 수장이자 삼제의 일인 중 한 명인 뇌제 남궁혁이 말했다.


“지금부터 입을 여는 놈들은 혈교와 결탁했다고 여기고, 이 자리에서 즉시 참수하겠다.”

“······!”

“그리고 주연미도 당장 끌고 와라.”


뇌제의 말에 감히 토를 달 수 없었다.


이 모든 사태라 할 수 있는 주연미 또한 대룡상단의 여식이었다.

그런데 진주언가가 이를 거절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혈교와 결탁했다고 의심받을 게 뻔했다.


“···알겠소.”


가주 언용운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사랑하는 아내지만, 그래도 가문이 무너지는 꼴을 볼 수 없었다.


무림에서 살아가려면 대세에 따르는 수밖에.


잠시 후.


“이, 이거 놔라! 이놈들!”


이때, 사건의 원흉인 주연미가 무림맹의 무인들에게 끌려오고 있었다.


“이, 이이···!”

“대룡상단의 차녀 주연미.”


심장을 옥죄는 목소리가 주연미를 압박했다.

절대자의 앞에서 한낱 세가의 안주인 따위가 거부할 수 없었다.


“으으윽···.”

“네놈이 비밀리에 인육과 도목, 그리고 소금을 거래한 이유가 뭐지?”


남궁혁은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 주연미를 압박했다.


“···죽어!”


주연미는 그 부드러운 인상이 찌그러져 보일 정도로 얼굴을 구기며 앞으로 내달렸다.


“감히···!”


남궁혁이 분노의 일갈과 함께 검을 휘둘러 벼락의 폭풍우를 일으켰다.


콰과과과과-!!!


엄청난 섬광과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주연미가 있던 자리는 벼락의 폭풍으로 인해 소멸했다.


그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쳐다본 진주언가와 무림맹의 무인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원 구속하라!”

“예!”


무림맹의 무인들은 빠르게 진주언가의 무인들을 압송하기 시작했다.


‘큰일 날 뻔했군.’


이번 일로 까딱 잘못했다간 혈교의 존재가 무림에 판을 칠 뻔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다.


무림맹 내에서도 혈교와 결탁한 세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었다.


“하북팽가와 황보세가도 가시겠습니까?”


하북지부장 천학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궁혁은 검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황보세가부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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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심문(1) +1 24.06.19 903 21 14쪽
106 집으로(2) +1 24.06.18 919 21 12쪽
105 집으로(1) +2 24.06.17 933 22 12쪽
104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0) +1 24.06.14 996 24 12쪽
»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9) +1 24.06.13 913 22 12쪽
102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8) +1 24.06.12 92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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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5) +1 24.06.07 1,047 22 14쪽
98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4) +2 24.06.06 99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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