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의 투신 정룡, 마왕을 기필코 쓰러뜨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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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룡
작품등록일 :
2024.01.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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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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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룡은 스승의 원수를 용서할 수 없다

DUMMY

박사는 정룡이 생각 외로 자주 마주치는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몇 번을 격퇴해도 도무지 멈출 줄 몰랐다. 심지어는 정룡의 집 주변에 급작스럽게 습격을 가할 때도 있었다. 매번 정룡을 습격할 때 동원하는 로봇도 계속 발전했건만, 표적의 압도적인 무력에 다시금 고철로 되돌아가길 반복했다.


정룡의 강함도 꾸준한 수련을 멈추지 않았기에 나날이 성장하고 있던 덕분이었다.


“이 정도 했으면 됐지, 이 바퀴벌레야.” 


정룡은 박사가 가져온 새로운 장난감의 잔해를 뻥 차며 말했다. 


“기어코 또 해보자는 거냐?” 


“정룡, 네놈을 쓰러뜨려야 내가 살겠다! 네놈이 이 도시에 있는 한 나는 깽판을 마음 편히 못 쳐!”


“말했잖냐. 소중한 장난감으로 깽판 치는 건 골방에서나 실컷 하라고. 치매라 그런지, 사람 말을 어지간히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겐가?” 


“흐흐흐. 더 귀찮아해라! 더 질려 해라!”


상상 이상의 변태적인 집착이었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천이 무너질 사내는 아니었기에 박사가 천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빈도수는 점점 알게 모르게 적어져 갔다. 자연스럽게 박사가 도시에 끼치는 피해도 적어졌다.


도시에 온 지 3개월이 지나 대도시에서의 삶이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한 정룡이었다. 정룡은 가끔 대도시에서 박사와 전투를 벌이거나, 집 안에서 뉴스를 보며 조용히 쉬거나, 주변 카페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지나가다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가끔 사인을 건네기도 했다. 평판에 관심이 없었다지만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쁘진 않았다.


어느 날, 정룡은 카페의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 명상을 마쳤다. 정룡은 문득 여정을 떠나기 전보다 커진 기운의 크기를 느끼고 자신의 성장을 실감했다.


‘이젠 놈과 해볼 만 하겠군.’


정룡은 슬슬 스승님의 원수를 갚기로 했다. 한밤 중, 보법을 통해 아무도 모르게 도시를 나온 뒤 인적이 없는 산에 재빠르게 올라왔다.


정룡은 산속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가부좌를 틀어 앉았다. 그리고 자신 안에 흩어져 있는 붉은 기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처음 봤을 때 그러했듯, 흡수의 악마 아스타야 드 벨제부트를 불러내기 위한 정룡의 의식이었다.


그 의식의 결과는 성공적이었기에, 악마는 선명한 형태를 갖추고 흉흉한 기운을 드러내며 정룡 앞에 곧 모습을 드러냈다.


악마는 긴 혀를 내두르며 오래 굶주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아주 자알 익었구나. 정말... 잘 익었어!!!! 천용을 맛보았을 때보다 더.”


정룡은 가부좌를 튼 채로 눈을 떴다.

“왔나. 스승님의 원수.”


“흐흠.. 어디 그 강함을 천천히 맛본 뒤에, 네 스승과 똑같은 꼴로 만들어주지. 자, 무기를 꺼내보거라. 그리고 언제든지 먼저 공격해오너라. 식사하기 직전에 주는 베푸는 포식자의 마지막 자비이니.”


정룡은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읏-차. 아니.”


“네놈을 죽이는 데 무기는 필요 없다.”


악마는 눈살을 찌푸리며 흥미로운 표정으로 정룡을 바라보았다.


“으으으음? 대체 그게 무슨 말이지?”


악마는 앞의 가련한 존재가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이 몸을 두고 고통과 두려움에 떨어야 할지언정, 여유를 부리고 있는 이 생물에게 느끼는 것은 어느덧 의문에서 분노로 변했다.


“건방진.. 지금 네가”


악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룡이 엄청난 양의 푸른 기운을 발산했다. 청룡의 기운은 악마의 형상을 그 자리에 무릎 꿇렸다. 그것은 순전히 정룡의 기세로만 이루어진 압박이었다. 악마가 무릎을 꿇은 것에 단순한 기세와 힘의 차이 이외 다른 요인은 없었다.


악마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무슨.. 내가 인간 앞에서?”


‘사풍연타.’


정룡이 자세도 잡지 않고 날린 정확히 네 방의 권격이 악마의 중심부에 꽂히자, 악마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절명했다. 이내 그 사체는 검은색 가루가 되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흡수의 악마, 아스타야 드 벨제부트는 그렇게 천용의 제자에게 허망하게 소멸당했다.


“어디 실컷 맛보시지. 지옥에서 무슨 맛인지 더 오랫동안 깊게 음미해보라고.”


나지막히 읊조린 뒤 정룡은 천천히 산을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어둑어둑했던 산 속 나무 사이로 붉그스레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끔 골목을 돌아다니면 보이는 칼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정룡은 이런 와중에 마왕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모으고 있었다.


이전에 있었던 스승님과의 원수, 악마와의 전투에서도 살짝 느낀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악마가 지닌 기본적인 저 기운. 내 안에 있던 놈의 붉은 기운과 관련있는 것이겠지.’


정룡은 악마가 지닌 검은 기운과 자신 안의 붉은 기운이 감응하는 것을 저번의 대면 때 느꼈다.


도시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매체를 통해 접한 정보에 의하면,


-현재 마왕 벨리알 드 벨제부트는 마족이며, 제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족은 파괴적인 암흑 에너지를 다룬다.

-마족은 대부분이 날 수 있다.

-어느 정도 강한 마족은 자신만의 군세를 거느린다.

-인간은 어느 시점 방위 사업이 급격하게 발전한 덕분에 현재 마족의 침공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정룡은 지금까지 메모해 둔 내용을 보며 생각했다.


‘아무리 내 강함을 알고 싶다지만서도, 마왕을 혼자서 쓰러뜨리는 건 무모하다.’


마왕은 기본적으로 군세가 있었다. 아무리 마왕보다 강하다고 해도, 그 많은 군세를 뚫고 마왕과 싸울 순 없다. 그렇다면 이 쪽도 군세를 모아야 할 뿐이다.


현재 인간계는 마계의 침공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마계를 먼저 공격한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룡은 천천히 해야 할 것을 정리했다.


1. 나만큼 강한 동료를 6~7명 모을 것.

2. 하늘을 날 수 있는 동료를 영입할 것.

3. 암흑 에너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파훼법을 찾을 것.

4. 마계를 감시할 수 있는 연락책을 구할 것.


정룡은 제일 먼저 무향림의 사형들을 떠올렸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사형들에게 신세를 질 순 없지. 이 여정은 나의 몫이다.’


‘우선 마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연락책을 구하자. 다음엔 자연스럽게 암흑 에너지를 파훼하는 방법도 알 수 있겠지.’


인간계와 마계 사이에는 둘 사이의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섬이 있었다. 그곳에서 마족들은 한 달을 주기로, 일주일 동안 성대한 축제를 벌이며 즐긴다고 한다. 마계 행사지만 특이하게 인간도 문제없이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마족들은 종족 특성인 흉포함을 다스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파티를 열어 쾌락을 주입해야 한다나. 그 축제에 참석한다면 마족에 대한 정보를 많이 캐낼 수 있을 것이었다.


‘내일은 옷을 사러 사야겠군. 그런데 뭘 입어야 하려나.’


천은 이런 상상을 하는 자신이 어색하여 살짝 재밌다고 느껴졌다.



천은 제르니망에 온 뒤 딱히 다른 곳에 돈을 쓰진 않았다. 대부분의 지출은 술을 마시거나, 카페에 가거나.


인상 깊었던 제르니망의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취미가 없는 삶인데다 많은 시간을 수련에 쏟는 정룡이었기에 그의 계좌에는 항상 많은 돈이 쌓여있었다. 정룡은 간만의 색다른 소비에 약간 기대가 부풀었다. 어느덧 옷가게에 도착한 정룡이었다.


“아, 실례합니다. 5일 뒤 열리는 마계 축제에 가려고 하는데. 적당한 옷을 골라주실 수 있습니까?”


잘 차려입은 직원이 살갑게 맞이해주었다.


“네! 이쪽으로 오세요.”


막상 옷을 걸쳐보니 이것도 저것도 어색했다.


“이런 차림엔 익숙하질 않으니 영 불편하군요.”


평소에는 그저 편하게 체구보다 약간 큰 하얀색 반팔 티, 허리띠와 한 묶음인 검정색의 무도인 바지, 그 위에 전신을 가리는 약간 해진 망토를 걸치고 다니는 정룡이었다. 그가 망토를 걸치고 다니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무향림의 전통 복장으로, 척박한 환경에서는 이만한 의복이 없다.

둘째. 사용하는 쇠봉의 간격을 상대가 모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질긴 내구도로 인해 약간의 방어력을 보장해준다.


그러나 정룡은 망토와 긴 세월을 함께한 나머지, 도시에서도 걸치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멋있기만 한데요. 이것도 한 번 입어보시겠어요? 제가 볼 땐 손님은 워낙 체구가 멋지고 우람하셔서, 이렇게 넉넉하게 몸매를 커버해줄 수 있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직원의 너스레에 정룡은 그만 자기도 모르게 쑥스러웠다.


“이걸로 하겠소.”


정룡은 직원이 추천한 상품 중에서 제일 무난한 스타일의 정장을 골랐다.


“감사합니다. 또 들러주세요!”


‘머리도 좀 자르는 게 좋겠지. 수염도 정리할 겸.’


근처 미용실에 들러 약간 길었던 수염과 덥수룩한 머리를 정리하고 나니, 천은 한결 젊어진 외모였다.


집에 돌아온 정룡은 바로 평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 옷이 아니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단 말이야. 그럼 오늘도 다시 수행을 시작해 볼까.’


이후 마계 파티에 참석하기 전까지 일주일 동안, 천은 최근 다소 해이해진 정신력을 바로잡기 위해 명상에 전념했다.



마계 파티 당일 아침이 밝았다.

천은 전날 맞춘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깼다.


‘자, 출발하자. 축제에 늦으면 안 되지.’


정장의 매무새를 다듬고 배편으로 향하는 정룡. 과연 많은 사람이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정룡은 지나치게 치장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보며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그럴 것이다.


마족들은 겉으로 보기에 자기보다 힘이 약하다고 느낀다면 바로 무시할 테니까. 그건 인간과 마족이 만나는 만큼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파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완력으로 지배하는 시대에서 재화가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지만, 그것은 시대를 아우르는 힘의 형태가 바뀐 것에 불과했다.


눈앞에 닥치는 폭력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한 법이니. 인간의 터무니없이 빠른 기술의 발전이 아니었다면, 일찍이 세상을 철저히 힘의 논리로 유린 해왔을 마족이다.


항구에 도착한 배는 거대한 유람선이었다.

이미 예약한 배편을 제외하고 유람선은 두 대가 더 있다고 한다. 정룡은 그만큼 많은 인구가 간다면 섬도 크겠다 생각했다. 선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탑승하는 정룡.


“무기는 반입할 수 없습니다.”


정룡은 혹시 쓸 일이 있을지 몰라 가져온 봉과 장검을 선원에게 모두 반납했다.


배에 오른 정룡은 잠시 난간에 몸을 기대었다.


이렇게 상쾌한 바람을 느껴본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무향림에서 매 순간 만끽했던 자연스레 불어오는 상냥한 바람이 기억났다.


잠깐의 여유로움을 만끽한 뒤 정룡은 눈앞의 목표인 정보 수집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유람선은 총 3층. 잘만 하면 축제의 섬에 도착하기도 전 귀중한 인맥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룡은 도시에서 에이힘 박사 퇴치나 가끔 흉악한 범죄자들을 제압하는 등여러 활약으로 입지를 다져놓아, 본인에 대해적당히 설명한다면 대부분은 친근한 반응으로 대할 것이었다. 단 자신을 아는 사람일 뿐이라면 곤란했다. 마계의 정보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직접적인 도움이 되어야 했다.


본래 마계에 대한 지식은 원인 모를 이유로 인간계에서 제한되어 있다. 그것은 사회 제일의 정보력을 지닌 도시 제르니망도 마찬가지였다. 직접 알 만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최고였다.


“아저씨!”


잠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가 자신을 부르는 앳된 목소리에 정룡은 깜짝 놀랐다.


뒤를 돌아보니 하얀 머리카락이 치렁치렁한 10살 남짓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그 나잇대에 어울리는 적당히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지금 무엇보다도 정룡이 경계하고 있는 사실 은 이 아이가 배후로 접근해왔을 때까지, 그 기척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말 마왕님을 쓰러트릴 생각이에요?”


갑작스레 자신의 생각 너머를 꿰뚫어본 이 아이. 정룡은 무의식적으로 전투 자세를 잡았다.


“첫 만남치곤 너무 앞서갔군 그래. 너, 뭐 하는 녀석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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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의 투신 정룡, 마왕을 기필코 쓰러뜨리려 합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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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룡은 새로운 적을 용서할 수 없다 24.01.30 7 0 11쪽
» 정룡은 스승의 원수를 용서할 수 없다 24.01.30 5 0 12쪽
3 정룡은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용서할 수 없다 24.01.30 7 0 13쪽
2 정룡은 산적떼 따위를 용서할 수 없다 24.01.27 14 0 16쪽
1 정룡은 마의 권속을 용서할 수 없다 24.01.27 27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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