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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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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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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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초대장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동물농장 출연한 이후로 나의 삶의 전과 후로 비교될 정도였다. 전에는 완전 ‘아싸’로 인지도도 없고 조용한 구름 한 점 같은 하루를 보냈다면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이 인사와 구름이 안부를 묻는 분도 있다. 그래도 조금의 관심은 은근 어깨가 올라가는 것이 썩 나쁘지 않았다.


구름이는 어느새 나의 손길에서 벗어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간식을 꼬박 챙겨주는 큰 물주들이 있으니 애교란 애교는 다 부리며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역시나 구름이는 똑똑한 개였다. 선택과 집중을 할 줄 알았다. 구름이가 무척 부러웠다. 개를 시기하다니 개보다 못한 짐승이 바로 나였다.


학교 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면 간간이 구름이 사진을 찍어 강아지 갤러리에 올렸다. 방송을 통해 구름이를 찾는 애틋한 팬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매일 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삶이자 일처럼 느껴졌다. 사진을 찍을 때는 무슨 무슨 법을 꼭 지켜라면서 10장을 올려야하는 것이 귀찮을 뿐이다.


정성스럽게 올리면 그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버튼도 눌러주고 좋아해 줬다. 왠지 내가 예쁨 칭찬을 받는 것 같아 중독처럼 느껴졌다. 어느 나라 축구 퍼감독님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지만 구름이 사진만큼은 애써 부정하고 싶었다.


(형, 구름이는 이제 특별해서 10장으로 안 될 것 같아. 화끈하게 20장을 올려줘!)

(아냐, 인터넷 방송하는 건 어떨까? 아 그렇지 견주가 구름이 보다 못... 앗! 미안. 마음으로 말하는 게 글로 다 적었네)

(스타를 두고 있는 견주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


평소처럼 갤러리에 구름이 사진을 마무리하며 창을 닫으려고 하는 순간 DM으로 메시지가 왔었다.


[구름이 견주님께 메시지 보냅니다. 구름이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눈이 호강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구름이 스타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도 글을 남겨놨지만 스타성하면 제가 더 크지만 말입니다. 아. 이제 제 자랑 그만하고 구름이 견주 김도진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메시지를 보냅니다. 저는 ‘더 보이스’ 가수 하승철입니다. 김도진님을 방송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아 식사도 할 겸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제가 남겨둔 이 번호로 연락 주시면 매니저가 약속시간 장소를 조율해 드릴 겁니다. 꼭 연락드립니다.]


우와. 긴 장문의 글이 왔길래 스팸인가 했는데? 연예인 사칭글로 왔다. 아니면 진짜 더 보이스 하승철? 우와 낚시 DM치고는 너무 미끼가 강력하다. 사실이라 해도 걱정이 산더미다. 왜 이 사람이 나를 만나자고 하는 거지??? 아무런 접전도 없고 단순히 갤러리에 사진 올리면서 서로 어떤 강아지가 더 예쁜가? 자랑하는 자만 갤러리인데 말이다. 혹시나 해서 알려준 번호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루루~ 뚜루루~’


역시나 받지 않는다. 낚시글인 게 분명했다. 몇 번 더 울리다가 끊으려고 하니 저 멀리 수화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SN 엔터테이먼트 하승철 매니저입니다. 무슨 일로 전화 주셨을까요?”


아. 진짜였다. 거짓으로 그냥 혼자 열분 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겁니까? 운명의 신은 나를 혼돈, 파괴, 망각을 주기로 작정했나보다. 조용한 삶. 이미 글이 보이는 순간부터 조용한 삶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아... 저는 김도진입니다. 하승철님께서 메시지 보내주셔서 연락드리겠습니다.”


“김도진님이군요. 하승철님에게 미리 언질 해줘서 어떤 상황이지 잘 알겠습니다. 혹시 이번 주 토요일 저녁시간이 괜찮을지요?”


“네. 매니저님, 저는 슬프게도 하나도 바쁜 날이 없어요. 언제나 비어있으니 제가 맞춰나겠습니다.”


“그러면 장소와 시간은 다시 제가 확인 후 재차 메시지도 보내드리겠습니다. 김도진님 감사합니다.”


전화상 하승철 매니저님은 쿨하고 젠틀하고 시원스럽고 양반이었다. 전화 끝까지 예의 바른 게 나도 닮고 싶은 자세였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왜 나를 만나는 거지 궁금한 물음이었는데 매니저님의 매끄러운 말솜씨로 깜박하고 약속만 잡게 되었다. 궁금하긴 하지만 직접 만나보면 알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오늘 있었던 일이 잊혀 갔다.




“매니저. 김도진님에게 연락 왔어?”


“하승철님. 연락이 왔으며 언질 해 준대로 장소, 시간 정해놨습니다. 실례지만 왜 일반인을 이렇게 연락처를 남기면서 만나려고 하시는지요?”


“음. 꼭 만나야겠다는 게 보여서 말이지.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 기대가 되고 말이고...”


구름이와 매일 놀다 보니 어느덧 하승철 가수와 만남의 날이 다가왔다. 재미난 건 구름이 때문에 나를 만나는 줄 알았으나 오히려 구름이는 괜찮으니 편하게 몸만 오면 된다고 했다. 오히려 그게 이상했다. 강아지 갤러리를 통해 연락된 사람이 가수 하승철이다. 그러면 주제는 강아지나 반려동물이 있거나 소개를 목적으로 부르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내가 생각하던 것과 달랐다. 분명 나를 지목했고 다른 의도는 보이지 않은 것이다.


남자가 남자를 부른다? 소름 끼칠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부모님께 하승철 가수와 알게 되어 식사하러 간다고 이야기해뒀다. 부모님은 거짓말을 하려면 제대로 된 것을 하지 굳이 그런 변명하느냐며 하찮은 눈길과 언성으로 집 밖으로 쫓겨났다. 진짜 부모님은 나를 믿지 않는다. 아니 내가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도 혹시나 불상사가 생기면 부모님이 도와주시겠지 라는 굳은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여의도 ‘새벽의 별빛’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예약된 룸으로 안내를 받았다. 문이 열리고 들어가 보이 이미 하승철 가수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오. 김도진님.”


“안녕하세요. 하승철님. 만나서 반가워요. 그리고 팬입니다.”


“귀한 남자 팬을 만나다니 정말 반가워요.”


첫 인사부터 분위기는 무난했다. 연예인과 식사하는 게 일반인들과 별다르지 않았다. 아니면 하승철님이 배려해서 그런 것인지 답답하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중에는 구름이 이야기도 있었고 저의 가족사 이야기 묻기도 했다. 물론 나도 하승철님의 노래에 대해서 솔직한 평가하기도 하고 너무 좋다고 아부도 떨었다.


“김도진님. 식사는 든든하게 드셨을까요?”


“정말 맛있는 코스요리가 나와서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신나게 먹을 수 있었었어요. 감사합니다.”


“하하. 먹는 것만 봐도 제가 더 신나더군요. 아 이쯤에서 김도진님이 가장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눠도 될까요?”


긴장된 순간이다. 갑자기 분위가 자체가 달라졌으니깐 말이다. 솔직히 겁이 나서 도망칠까 싶긴 했지만 이미 매니저가 입구를 막고 있었다. 외통수에 걸린 나로선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김도진님은 혹시 이능력자가 아닌가요?”


순간 하승철님의 말에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김엘프 원장님의 말이 순간 생각났다. 내가 너무 나대서 이능력이 보였던 사람이 있었나보다. 지금 물어보는 사람은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적이 될지 경계심이 높아졌다.


“김도진님 진정하시고요. 저 당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그런 목적으로 물어보는 게 아니랍니다. 하하하. 사실 저도 이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혹시나 이런 게 뭔지 허심탄회 이야기를 할 목적이었어요.”


“하승철님도 이능력이 있다고요???”


“네. 맞아요. 김도진님은 어떤 이능력일지 모르지만 전 목소리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대화를 하거나 대상자의 목소리에는 각자 개성이 있어서 그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죠. 평범하긴 하지만 이 감정을 통해 사람을 구분할 수 있었고요. 좋은 사람인지 아닌 사람인지 말이죠. 그런데 우연치 않게 김도진님 목소리에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저도 놀라 이게 무엇인지해서 가까이 식사 겸 이야기를 나누고자 불렀던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


“휴. 저 말고도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분이 계셨군요. 사실 제가 가진 능력은 별 볼일 없어요. 단지 글자가 보인다는 거예요.”


하승철님과 지금껏 있었던 일들을 깊은 밤이 되도록 이야기를 나눴었다. 공감대도 형성하다 보니 어느새 형, 동생 하는 분위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답답한 현상에서 이해하는 사람이 있나? 없나? 차이가 큰 것이다. 세상 속에 혼자가 아닌 것이다.


“동생. 아니 글쎄 내가 이러한 증상을 매니저에게 이야기해도 안 믿더라고. 미쳤다고 들리니 조용히 하고 다니라잖아! 그런데 딱 동생을 텔레비전에 봤을 때 느낌이 딱 왔지.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


“형. 그래도 부모님께 멸시당하는 저보다 낫지요. 이미 족보에 파여 그 자리는 구름이 이름으로 올려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타나는 증상은 다르지만 그래도 마음고생 좀 하셨네요.”


“동생. 혹시 나에게는 어떤 글이 보이는가? 난 동생에게는 목소리에는 찬란한 길이 펼쳐지는 맑은 감정이 느껴지고 있어. 보통 나쁜 사람이면 듣기도 싫은 쇠가 갈리는 감정처럼 받아져서 가까이 이야기도 섞이기도 싫거든”


“형에게 보이는 글자요? 처음에 보이지 않았는데 제가 집중을 하면... 볼 수 있거든요. 잠시만요.”


“엇! 엥???”


[목이 아픈 환자입니다. 병원으로 가세요]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다시 비비고 봐도 위 글로 보였다.


“형... 허허헛....”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휴일 쉬고 오니 글이 잘 써지네요. :)


다음 화를 작성하려니 흐름이 안 맞아 내용을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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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3의 인물 24.05.08 58 0 8쪽
8 병원으로 가자 24.05.07 73 0 9쪽
» 식사 초대장 24.05.06 93 0 10쪽
6 동물농장(2) 24.05.04 83 0 9쪽
5 동물농장(1) 24.05.03 90 0 8쪽
4 구름이와 산책 24.05.02 102 1 8쪽
3 난 아무 생각이 없다 24.05.01 135 2 8쪽
2 이세계 병원에 가자 +2 24.04.30 169 2 8쪽
1 돈 주고 산 이름 +1 24.04.29 262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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