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별곡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216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30 08:00
조회
21
추천
2
글자
9쪽

27화.

DUMMY

“그때, 내가 그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


모니터를 통해 병실에 누워 있는 자신의 손자를 지켜보던 오덕만 회장이 그때를 떠올렸다.


“그분의 아이를 가졌어요.”


별을 따오라는 임무에 실패한 오덕만은 당시 정부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무술 고수 6인방에 의해 목숨을 구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업무차 들른 중국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볼일을 마치고 꽤 늦은 시각, 자신의 숙소로 향하던 오덕만은 외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동을 보게 되었다.


도와줄 수도 있었지만, 타지에서 괜한 일에 말리고 싶지 않았던 그는 못본 채 하려 했다.


바로 그때!


“살려주세요.”라 외치는 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고국을 떠나온 지 며칠 되지 않았고, 또 내일이면 귀국하지만, 그래도 이국땅에서 듣는 우리 말이 그는 몹시 반가웠다.


그가 소리를 쫓아간 곳에는 여자 하나가 남자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그중 하나가 중국말로 지껄이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느낌상 알 수 있었다.


“이 봐. 남자 다섯에 여자 하나, 그래도 이건 아니야.”


그들 역시 덕만이 하는 말을 느낌상 아는 거 같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두 무리는 몸의 대화를 나눴다.


잠시 후, 남자 다섯이 길에 모두 뻗어버렸다.


덕만은 여자의 손을 잡고 무작정 뛰었다.


한쌍의 남녀는 한참을 달린 후에야 걸음을 멈췄다.


“이쯤 왔으면 놈들도 못 쫓아 올 겁니다.”


그때 여자가 갑자기 덕만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죄송해요. 너무 감사해서 그만.”


이번에는 덕만이 수줍어하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서로 불꽃이 튄 둘은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여관으로 가 뜨거운 밤을 보냈다.


날이 밝고 덕만이 눈을 떴을 땐 그녀는 이미 떠나고 난 다음이었다.


“이름도 아직 모르는데..”


주체할 수 없었던 젊은 남녀의 단순 해프닝이라 생각한 덕만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 덕만은 공항 화장실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둘을 해치운 상태였다.


“비서실장님, 이걸로는 제 털끝하나 못 건디십니다.”


놈들을 처리하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자리에 앉는데, 바로 옆자리에 간밤에 만났던 그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걸 계기로 두 남녀는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다.


그때까지 덕만은 그녀가 자신을 죽이려고 일부러 접근한 정부가 보낸 마타하리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덕만의 사업은 날로 번창했으며, 화목한 가정을 꾸린 덕만에게 예상치 못한 행복이 또 한 번 찾아왔다.


“덕만씨, 저 덕만씨 아이를 가졌어요.”


그 말을 들은 덕만은 뛸 듯이 기뻤다.


“야, 오 회장, 기쁜 일이 겹치고 겹쳤는데, 한턱 크게 내야 하는 거 아니야?”


누구보다 덕만을 회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해 준 킹 마스터 6인방이 자기 일처럼 축하해 주었다.


그동안 너무 바쁜 나머지 식을 올리고도 감사 이사도 못 전했는데, 겸사겸사해 덕만의 신혼집에서 집들이를 했다.


“오늘은 코가 아주 삐뚤어지게 마셔 보자고.”


흥에 취해 덕만은 출장을 갔을 때마다 구입한 고급 양주들을 몽땅 풀어 버렸다.


부어라 마셔라 한참을 즐기던 끝에 덕만 포함 7명은 술에 취해 모두 곯아떨어졌다.


모두 취해 쓰러진 걸 확인한 덕만의 그녀가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풀었다.


잠금이 풀린 걸 확인한 순간, 밖에서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수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당신을 믿었는데, 어쩌면 나한테 이럴 수 있지!”


모두의 예상과 달리 거실에는 덕만을 비롯한 나머지 6명이 멀쩡히 서 있었다.


전운이 감돌던 거실은 살벌한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침묵만 흐르던 거실은 이내 수십 수백 발의 총알이 빗발쳤으며,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동안 울리던 총성이 한순간 뚝 하고 그친 거실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벌집이 됐어도 벌써 되었을 시간인데,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군인들이 상황을 파악하려던 그때, 불 꺼진 거실은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다시 불이 켜지고 거실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자신이 숨겨 두었던 총을 입에 넣은 채, 방아쇠를 당기려는 걸 본 덕만이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그녀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어깨에 총상을 입었으나, 덕만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처음부터 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건가?”


“죽게 이 손 좀 놔주세요.”


“그럼, 배 속에 아이는?”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날 사랑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날, 그냥 죽여!”


덕만은 절규하듯 울부짖는 그녀의 뺨을 거칠게 내려쳤다.


“나는 널 진심으로 사랑했었어. 지금도 마찬가지고.”


세상에는 미인계만 있는 게 아니다. 미남계도 있다.


사실 덕만은 그녀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중국에서 자신에게 접근하기 위해 위험에 처한 척 연기한 것도 물론 알고 있었고.


덕만은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녀가 하는 대로 그저 따랐을 뿐이었다.


다시 말해, 덕만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양손이 포박된 그녀는 아까부터 고개를 떨군 채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덕만이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려 고개를 드니 입에서 검불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젠장! 빨리 차 가져 와!”


자신의 혀를 깨물고 자해를 시도한 것이다.


덕만은 그녀를 병원으로 옮겨 위급한 상황은 넘겼다.


“이제 저 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를 보며 마르테오가 물었다.


“일단은 살려 둘 생각입니다.”


“자네 혹시?”


“나를 죽이려는 자가 누군지 확실히 알고 싶어서 살려 두는 것이지, 형님이 우려하는 그런 건 아닙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그녀를 보고 묘한 감정이 솟구쳤다.


“이제 정신이 좀 드나?”


그녀는 아무런 말 없이 덕만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아기를 봐서라도 허튼 생각 하지 말고 몸이나 잘 추슬러.”


덕만은 여자를 뒤로하고 복도로 나와 밤새도록 그녀가 있는 병실을 지켰다.


며칠 뒤, 덕만이 잠깐 회사에 갔다 온 사이에 일이 터졌다.


그를 대신해 병실을 지키던 다곤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고 있었으며, 그녀는 꼴딱거리며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누가 의사 좀 불러 줘요!”


조금전, 병원을 들어 서는데, 1층 로비에서 몸짓이 다부진 한 사내와 마주쳤다.


직관적으로 덕만은 그 사내가 보통의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놈을 잡았어야 했는데..”


괜한 시비를 걸어서라도 그 사내를 붙잡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아까 밑에서 마주쳤던 놈 기억하죠?”


“몸이 다부졌던 그놈 말하는 거야?”


“아무래도 그놈 짓인 거 같으니 형님이 좀..”


“알았어. 내가 한번 내려가볼게.”


의사를 데려 온 마르테오에게 부탁하자 창문을 통해 밑으로 떨어지듯 내려갔다.


“저..할 말.. 있어요..”


그녀의 입에서 피가 울컥하고 쏟아져 나왔다.


“뭣들 해! 빨리 옮기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의사들을 향해 덕만이 다그치듯 소리쳤다.


그가 그럴수록 그녀는 덕만의 옷 소매를 더 힘차게 움켜 쥐었다.


“괜찮을거야. 그러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저.. 그분의 아이를.. 가졌.. 어요.”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그때 자신의 소임을 다한 그녀의 팔이 힘없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이 여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살려내. 그렇지 않으면 너희 다 죽을 줄 알아!”


협박에 가까운 간절한 부탁이었다.


그녀에게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덕만은 자신이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차 번호만 겨우 건졌어.”


놈을 뒤쫓던 마르테오가 올라와 보고하고 침통해 있는 덕만을 위로했다.


12시간이 넘는 대수술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이 났다.


“목숨은 건졌습니다만, 언제 어떻게 되실지 저희도 장담하기가..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는 무사한 거 확실히 맞죠?”


“네, 다행스럽게도 뱃속의 태아는 무사합니다.”


덕만은 아이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녀가 더 걱정되었다.


“놈을 찾았어!”


잠들어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루한이 다가와 속삭였다.


“사마엘은 여기 좀 지키고, 나머지는 다 따라와! 사마엘, 수상하다 싶으면 다 쓸어 버려. 내가 다 책임질 테니까.”


병실을 사마엘에게 부탁하고 덕만은 일행을 데리고 그녀를 이렇게 만든 놈들의 아지트로 쳐들어갔다.


분노에 휩싸인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아지트를 지키고 있던 자들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전에 병원에서 봤던 그놈과 마주했다.


“사.. 살려 주십시오.”


덕만의 기에 눌린 사내는 묻지도 않았는데도 술술 불기 시작했다.


그의 자백을 듣고 있던 덕만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학원별곡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45화. 외계침공(4) 24.07.26 7 0 9쪽
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1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2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5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3 2 9쪽
38 38화. +2 24.06.13 15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2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7 4 9쪽
33 33화. +4 24.06.05 29 2 9쪽
32 32화. +2 24.06.04 20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4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 27화. +2 24.05.30 22 2 9쪽
26 26화. +2 24.05.29 23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24 24화. +2 24.05.28 22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3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3 2 9쪽
19 19화. +4 24.05.23 35 3 9쪽
18 18화. +4 24.05.22 31 3 9쪽
17 17화. +2 24.05.21 32 3 9쪽
16 16화. +4 24.05.20 37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