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불꽃은 드래곤을 원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늦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0
최근연재일 :
2024.05.15 19:17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35
추천수 :
0
글자수 :
76,018

작성
24.05.10 10:35
조회
14
추천
0
글자
16쪽

5화 새로운 각성

DUMMY


오랜만에 보는 캡슐 안 공간에는 다양한 홀로그램으로 가득 찼다. 바뀐 건 검은 바탕이던 색상이 현재는 알록달록해졌다는 정도였다.


“많이 바뀌었네. 여기다 돈지랄 안 한다더니?”


“얼마 안 했어. 큰 거 두 장.”


할멈은 쌀쌀맞게 대꾸했다. 리라가 살펴볼 수 있게 기다려 주면서.


“천 포인트면 고를게···?”


뒷말을 길게 끌며 열심히 탐독했지만 적합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없지? 고를게? 그러기에 내가, 선행 포인트를 잘 쌓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 했건만.”


틈을 놓치지 않은 할멈은 귓구멍에 잔소리를 때려 박았다. 염장을 지르는 소리는 끝이 없었고 끊이지 않을 기세로 몰아붙였다.


“알았어. 가만있어 봐. 일단 재생력과 불사조는 한참 모자라네.”


“십만 포인트다 녀석아. 죽지 않는 몸이 아무나 되는 줄 알아.”


“좀비 같은 건 없어? 재생되는 녀석으로?”


핀잔 소리에 피폐해진 리라는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었다. 물리는 건 좀 아닌 듯했지만 여기서 얻은 능력이라면 써먹어 볼 만했다. 발상의 일환이었다.


“가서 좀비한테 물려 뒤져라, 이놈아.”


하고 많은 능력 중에 하필 보잘 것도 없어. 하잘 것고 없는 능력이나 찾고 자빠졌으니 애간장이 타시는 모양이었다. 똥줄인가?


“물릴 생각은 없고 혹시나 했죠. 알았어요. 다른 거 고를게요.”


리라는 할멈의 말을 정정하며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르기로 마음먹었다. 포인트가 적다는 게 크나큰 문제였지만.


“뭔가 없나?”


리라는 문자 독해 능력이 떨어졌나 싶었다. 비싼 이유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너무 많았다.


“저거 골라. 비행, 하늘에서 공격하면 전략을 짜기도 좋고.”


할멈이 뭔 일로 추천을 하나 싶어 설명을 상세히 보고 고르기로 했다. 덜컥 골랐다가 후회해도 물러주지 않기 때문이다. 무조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저공비행 3초를 누가 가져가. 안 팔려서 떠넘기려는 수작이죠.”


리라의 이마에 핏대가 서는 걸 본 할멈은 입꼬리가 슬그머니 내려갔다.


“아니 난 좋은 취지였어. 싫으면 관두고, 조언도 안 받을 거면 빨리 고르던지.”


아니었다고 발뺌해 봤지만 늦었다. 입가에 아쉬움이 번지는 작은 한숨은 리라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골랐어요. 이걸로 할게요.”


리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좋은 선택이다 마는, 능력은 나중에 알 수 있는데, 후회 안 하겠어?”


당장 포인트가 없는 리라의 의도는 좋았다. 다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었기에 도박적이고 무모함에 할멈은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지만 다시 고르더라도 선택은 같았다. 이보다 좋은 대안은 사실상 없었기에 때문이다.


“네. 한번 선택에 이견은 없어요.”


확답을 들은 할멈은 리라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는 태도를 보이셨다.


“알겠다. 이번에는 부디 많은 선한 일을 베풀고···”


“알았으니까. 얼른 보내주세요.”


뒷말이 훈화의 말씀처럼 느껴져 길어지는 대화를 잘라버린 리라는 내보내 달라고 독촉했다. 눈가를 손수건으로 훔치신 할멈은 아쉬운 듯 바라보셨다.


“잘 가고 다신 보지 말자.”


헛웃음을 흘린 리라는 마음이 약해지던 것도 잊었다. 대신 바닥에 그려진 원안에 들어가 섰다.


“저는 또 보고 싶으니까 그런 섭한 말씀 마시고요. 기회가 되면 또 올게요.”


“기회는 무신.”


할멈은 심드렁하게 말씀하신 이후 벽에 걸린 나무 지팡이를 톡톡 두드리셨다. 리라가 서 있는 원을.


위이잉!


원안에 다섯 점의 빛무리가 서로의 위치로 이동했다. 각자 선을 그려내면서 원안에 별을 그렸고 밝은 섬광이 터지며 리라의 몸을 집어삼켜 가고 있었다. 빛이 리라의 몸을 감싸는 순간 눈을 깜빡인 할멈은 덩그러니 놓인 원형만을 볼 수 있었다. 앞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잘 갔는지 한 번만 볼까?”


방금까지도 보지 말자던 할멈은 미련이 남은 얼굴에 자상한 미소가 입가에 걸리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손자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향한 곳은 커다란 구슬이 있는 방이었다.


***


회색빛으로 짙던 세계가 서서히 자신만의 컬러를 찾아갔다. 다시 돌아온 세상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러다 아직 바다 위라는 생각에 상념이 깨졌다. 서두를 필요성을 느껴서다.


“그런데 왜. 배 위에 있는 거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1년 전에는 거의 한 달 전으로 돌아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전의 상황으로 돌아와 있었다.


“장치가 들어 있는 건가?”


리라는 배의 주변을 살폈다. 자세히 관찰하니 붉은 모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별 모양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쓰는 거야.”


찾긴 했지만 정확한 쓰임새를 알 수 없었다. 리라는 별을 눌러보고 내리쳐 보고 발로 꾸욱 눌러봤지만 조금 전 올 때처럼 획기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되는 건가. 알 수가 없네.”


변화가 안 보여서 이번에는 손으로 오랫동안 누르고 있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붉은 별이 점점 초록색으로 물들어 가는 걸 볼 수 있었고 원과 별을 채워나갔다.


[저장되었습니다.]


편리한 기능을 알게 된 리라는 만족도가 상승했다. 주변을 잘 살펴봐야겠다는 결심도 서게 되었다.


“아차차. 이럴 때가 아니지.”


해안가에 이미 당도한 배는 역시나 암초에 걸려있었다. 완전히 바닷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것도 어디야. 아무튼 가보자. 이번엔 안 진다.”


다시 한번 목표인 높은 첨탑을 확인한 리라는 엘리안과의 재회를 생각하며 배에서 뛰어 내렸다. 차가운 물을 첨벙거리며 해안가로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풀이 보였다. 익숙하게 문을 열고 이끼를 피하며 안쪽으로 들어섰다.


“거기 있는 거 아니까. 나와.”


허리까지 자란 잡초 사이를 바라보던 리라는 아이가 순순히 나와서 잡히길 바랐다. 눈은 연신 아이의 실루엣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렸고 어렵지 않게 푸른 자켓을 발견하며 눈을 번뜩였다.


“다 보인다. 나머지 애들부터 혼내줄까? 좋은 말 할 때 대표로 나와.”


리라와 눈이 마주친 아이는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한 듯 보였다. 검을 질질 끌면서 순순히 밖으로 나왔다.


“어떻게 아셨어요?”


리라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다. 우선은 아이의 손에서 흉기를 빼앗아 들었다.


“난 미래를 보는 예지력이 있거든. 그보다 이 검은 누가 준 거야?”


태양에 비춰본 리라는 순수한 감탄이 들어 물어봤다. 아이는 리라의 탐욕이라 생각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을 돌려받고 싶은 모양새였다.


“돌려주세요. 누나의 약혼자에게 주려고 가지고 왔어요.”


“누나 약혼자가 누군데?”


이쁘게 생긴 리라가 그렇게 물어오니 아이는 이상한 부분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혹시 약혼자와 정분을 나눈 사이일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파혼시키기 위해 섬에 들어온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혹시 키렌 형과 어떻게 되는 사이세요?”


“키렌? 초록 머리에 나무 몽둥이를 쓰고 아퀴노스에 있는?”


익숙한 이름에 리라가 아는 사실을 전부 실토했다. 아이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승격되었다.


“진짜 이 형이 바람이라도 났단 말이에요?”


이 대화에서 이상한 부분을 감지하지 못한 리라였지만 아이는 다시 봤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 의아함이 느껴졌다. 그러던 찰나 리라를 찬찬히 살펴보는 눈초리가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이류를 깨닫게 된 리라는 아이에게 딱콩을 먹였다. 매를 벌고 있었다.


“그런 거 아니고, 너희 누나를 구하러 왔어.”


아이는 통증에 이맛살을 찌푸리면서도 눈이 화등잔만 해져서 정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요? 저희 누나를요?”


“그래.”


구세주를 오해할 뻔한 아이는 볼이 빨개졌고 당장이라도 누나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고 싶어졌다. 아니 미안함을 전달하고 싶었다.


“검을 드릴게요. 꼭 부탁드립니다. 누나를 구해주세요.”


“아냐. 검은 필요 없어. 키렌 준다며.”


리라가 손사래를 치며 검을 아이에게 쥐어줬다. 멍한 표정이 된 아이는 다시 눈망울이 또렷해졌다.


“키렌 형과는 어떻게 아시는 사이에요?”


이번에는 키렌과의 사이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도움을 받았어. 위기에 빠지긴 했지만.”


뒷말을 흐리며 씁쓸해 하는 리라를 보며 아이는 다시 한번 검을 내밀어 보였다.


“형이 위기에 처했다면 갖다 주세요. 저보단 형에게 필요해 보이네요.”


여전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건네받고는 등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검에 매듭을 지으면서.


“내가 너희 누나를 구해올 테니까. 그때까지 친구들과 잘 숨어 있어,”


“네. 누나. 누나만 믿고 있을게요. 그리고 키렌 형에게도 안부 전달해 주세요.”


“그래.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어.”


리라는 손을 부르르 떨고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오스카가 감옥으로 향하기 전에 처리할 작정이었다.


“기다려라. 오스카. 그나저나 여기는 저장할 곳이 없겠지?”


자갈길을 따라 중앙 놀이터로 향했다. 경치를 구경할 여유는 없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형편이었다. 마른 잔해들과 형체를 알기 힘든 꽃들이 보였다. 시들어 말라 비틀어져 버린 채로.


모든 양분은 나무가 최우선 순위로 가져가는 듯 보였다. 그렇다 보니 영양분을 공급 받지 못한 작은 화초들은 가루처럼 부스러졌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장장치를 눈여겨봤다.


“없나 보다. 감옥 안이나 둘러봐야지.”


리라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느끼며 안타까운 주변 풍경을 뒤로 한 채 빠르게 걸어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로 막힌 검은 휘장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 놀이터다.


“오랜만에 또 보니 반갑긴 하네. 나를 조롱했던 대가는 후하게 치러주겠어.”


주먹을 불끈 쥔 리라는 어둠을 불러 모았다. 목표는 테이블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오스카였다. 곧바로 연기가 감싸진 형태로 달려 나가는 리라는 씨익하고 웃으며 눈을 마주쳐 갔다.


“변태 아저씨 잘 지냈지?”


다가오는 소녀는 다짜고짜 반말을 지껄였다. 불길해 보이는 어두운 기운이 주먹에 어른거리면서. 오스카는 거리를 좁혀오는 소녀를 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넌 뭐···.”


오스카가 입을 채 열기도 전이었다. 리라는 이미 어둠을 흩뿌리며 쏜살같이 오스카의 앞에 내려섰다.


-광폭화


역시나 전처럼 검은 기둥이 생성되었고 익숙한 리라는 눈을 빛내며 검은 안개로 감싸여진 손을 관통시켰다. 똑같은 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기세가 실린 주먹을 빠르게 뻗었다.


콰우우우!


예상 못한 타격음과 함께 기둥을 때려 박으며 깨부숴 버렸다. 오스카는 경련이 이는 몸으로 리라의 정타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굉음을 내며 떨어진 곳에서 흙 먼지를 폭발 시켰다.


“어? 뭐야? 이게 각성?”


리라가 하고도 놀란 사슴이 되어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마침 음료수를 들고 오던 테오도 깜짝 놀랐다. 어찌나 놀랐던지 손에 있는 걸 던져버리고 오스카에게로 달려갔다.


“오스카 님?”


팝콘 집을 박살 내며 태초부터 자리매김하던 바위 밑에 처박힌 오스카는 앓는 소리조차도 못 내고 눈을 감은 채 몸 져 누워 있었다. 즉사 아니면 평생 죽을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은 상태로 보였다.


“오스카 님?”

“소용없어. 의식이 날아간 상태야.”


리라가 어느새 다가와 있었고 테오는 올려다보며 귀신이라도 본 듯 턱을 덜덜 떨었다.


“누구십니까?”


테오의 불안정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정작 리라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렸다. 태연하게 오스카의 안주머니를 뒤적였고 종이를 꺼내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될 테니까. 걱정 말고 가서 열쇠나 받아와.”


1등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를 테오에게 내밀었다. 얼떨떨한 표정에는 의문이 새겨졌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이름을 알고 있어서다. 하지만 일단은 시키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넵.”


복종이 빠른 테오는 단상으로 향했고 위에서 지켜보던 흰 두건 사내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 테오가 건네는 종이를 받아 드는 손도 수전증을 앓는 듯 떨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저분은 또 누구고?”


믿어지지 않는 신위에 놀란 흰 두건 사내는 테오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맘 편할 리 없는 테오도 리라의 눈치를 살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오스카 님의 원수가 찾아온 모양입니다.”


“원한을 많이 사서 그렇군.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인가?”


테오가 생각하기에도 원수지간이 아닐 수 없었다. 다짜고짜 사람을 반 송장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정도로 사람이 훼손되었기에 리라가 만약 희대의 살인마였다면 테오도 멀쩡할 리 없다는 의견이었다.


“여길 접어야 합니다. 오스카 님도 이제 못 오실 테니까요.”


그동안의 울분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또 운영하다가 책임을 물으러 왔을 땐 뒷감당 자체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어서 내린 판단이었다.


“알겠네.”


흰 두건의 사내는 낙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얻던 직업을 잃어 아쉬운 발걸음이었다. 사물함 안에 있는 열쇠를 꺼내 테오에게 건네주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


“여기 있네. 깜빡 잊을 뻔했는데 다행이네.”


리라는 오스카의 파우치에서 빙왕의 숨결을 수집했다. 제일 위해가 되는 존재였기에 존재감도 장난 아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테오가 돌아오지 않고 있어 리라는 자세한 내막이 알고 싶어져 허리를 폈고 단상에서 쑥덕거리는 둘의 모습에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테오야! 빨리 오지, 뭘 꾸물거리고 있어.”


“네넵. 갑니다.”


테오는 늦은 만큼 헐레벌떡 뛰어왔다. 열쇠를 전달 받은 리라는 설명도 듣지 않고 테오를 지나쳐 갔다. 성질 급한 리라는 이미 검은 휘장으로 향하고 있었고 테오도 황급히 리라를 뒤쫓으며 다급한 발소리를 냈다.


“살려주세요.”


리라는 휘장을 젖히고 안으로 들어설 때 무릎을 바닥에 쓸며 다가오는 소녀가 보였다.


“걱정하지 말아요. 키렌의 부탁을 받고 왔어요.”


“정말요? 키렌이요?”


리라가 언급한 키렌의 이름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진 소녀였는 절로 떡 벌이지는 입을 손으로 가렸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네 그러니 어서 나와요. 아이들도 기다리니까요.”


열쇠로 감옥의 자물쇠를 따고 문을 활짝 열어줬다. 장시간 탁한 공기에 노출이 되면 건강상에 좋지 않았고 우려도 컸기에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구해주고 싶었다.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일단 나오는 게 도와주는 거예요.”


리라가 손을 뻗어 소녀가 일어설 수 있게 도왔다. 다리 힘이 약해져 절뚝거리고 밖으로 나와서는 곧바로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다음에 식사라도 대접해 줘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소녀를 보며 리라가 약조를 걸었고 소녀도 눈빛이 반짝거리며 꼭 그러겠노라고 다짐했다.


“네 제가 솜씨를 발휘해서 푸짐하게 대접해 드릴게요. 키렌과 같이 와주세요.”


결연한 표정에 리라도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래요. 이제 나가요. 여기는 너무 갑갑하기도 하고 공기도 안 좋으니까요.”


리라는 소녀의 손을 잡아 끌며 휘장의 입구로 향했다. 휘장을 걷고 밖으로 나오니 역시 아무도 없었고 뒤따르는 테오는 난처한 기색으로 따라 나왔다.


“그럼 돌아가 봐요.”


“네 다음에 뵈어요. 꼭 오셔야 해요.”


리라는 작별을 고했고 소녀는 꼭 오라며 강조했다.


“알겠어요.”


리라의 확답을 듣고 얼굴이 밝아진 소녀는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해 보였다. 그리곤 리라가 지나쳐 왔던 곳으로 향하며 점점 멀어져 갔다.


“테오. 넌 날 따라와.”


리라는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말을 전달하며 알아서 따라 오겠거니 싶어 앞장서서 걸어갔다. 하지만 어디로 가는 건지 행선지도 모르는 테오는 불안감에 휩싸인 채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가운 불꽃은 드래곤을 원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10화 전설을 만나다. 24.05.15 6 0 16쪽
9 9화 엘리안의 행방 24.05.14 6 0 18쪽
8 8화 엘리안은 성가시다.(?) 24.05.13 11 0 16쪽
7 7화 키렌과의 재회 24.05.12 13 0 17쪽
6 6화 다시 시작 24.05.11 13 0 16쪽
» 5화 새로운 각성 24.05.10 15 0 16쪽
4 4화 리라의 죽음?! 24.05.09 13 0 16쪽
3 3화 엘리안의 굴욕 24.05.09 13 0 16쪽
2 2화 아스칸더스 가문 24.05.08 16 0 17쪽
1 1화 나는 남자다. 24.05.08 30 0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