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955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5.10 10:45
조회
323
추천
6
글자
13쪽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DUMMY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걱정마. 걱정마. 지금 당화린은 한창 식욕이 터지고 있어서. 그 돼지 같은 여자는 눈앞에 먹을 것에 정신이 팔려서 감히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생각도 못할테니까."


기영이 마치 방안의 상황을 다 지켜본 것처럼 하는 말에 정선혜는 어색하지만 명백하게 귀여운 미소로 "데헷." 거렸다.

어제 그런 대참사가 났기 때문에 오늘이 되어서 정양문의 문주 정운은 자신의 아들과 딸을 보내서 화린의 기운을 차리게 해줄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이른 아침인 지금 당화린의 방문 앞에 어제 화린을 대접했던 정양문의 금지옥엽 정선혜와 소문주 천절검사 정선룡이 당화린을 찾아왔다가 당기영과 마주친 것이었다.


벌컥!

"누가 돼지라는 거야!! 우물우물."


기영이 화린을 옆에서 험담을 하다가 제대로 딱 범행 현장을 걸렸다.

화린은 입안에 음식물들을 가득 담은 채로 방 밖으로 나왔다.

입술이 음식 기름으로 번들거렸다.

볼록한 두 볼이 마치 햄스터처럼 음식들을 잔뜩 입에 넣은 모양새였다.


"헤에. 또 누가 자기 욕하는건 귀신 같이 알아낸단 말이지."

"흥! 넌 내 험담 좀 그만둬."


화린의 뒷편으로 그릇에 담겨졌던 요리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맹초롱이 마치 임산부처럼 배를 움켜쥐고 있었는데, 그녀의 작은 배가 볼록 튀어나오고, 산고의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초롱의 깨끗한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나왔다.

화린은 기영에게 역정을 내다가 문득 시선들을 느끼며 정선룡, 정선혜 남매와 눈이 마주쳤다.


"······."

"······."

"······."


기영과 함께 있는 사람들이 그들일 줄 몰랐던 화린은 자신의 화장 안 한 민낯을 공개 당한 것처럼 얼굴 빛이 화르륵 붉어졌다.

그런 화린을 발견한 기영이 말했다.


"너도 어제 보아서 안면은 있지? 이쪽은 정양문의 대공자이자, 소문주이신······."

쾅!


화린은 언제 자신이 방 밖으로 나왔냐는 듯이 곧바로 방의 문을 거칠게 닫았다.

닫겨진 방을 보며 셋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하였다.

그러다가 기영이 피식 웃으며 정선룡에게 말을 걸었다.


"휘유~. 정 소협. 미안하게 되었소. 내 누이가 아직 철이 없고, 어른이 되지 못해서 그만 큰 결례를 범했구려."

"아닙니다."


정선룡은 최대한 의연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언제 철이 들어서 시집을 갈련지. 쯧쯧쯧."

"당 공자의 여동생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신지 잘 알겠습니다."

"뭐, 여동생 사랑이랄 것이 있겠습니까. 그저 사람 구실 하나 제대로 해서 가문의 이름에 먹칠이나 하지않으면 다행이지요."


기영은 한 호흡을 쉬고 다시 말했다.


"그런 면에서 화린은 아직 철이 덜 들었지요."

"하핫. 물론입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 역시 아직 누군가와 혼인하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하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눈치가 빠른 녀석이군.'


정선룡이 눈치 빠르게 기영이 듣고 싶은 대답을 해주자 기영의 두 눈동자가 초승달처럼 변했다. 의식하지는 않았으나. 두 입꼬리도 좌우로 올라갔다.


"그렇게 겸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볼 때, 정 공자님은 이미 훌륭하십니다. 그저 저의 여동생이 한 가정의 가모(家母)가 되기에는 아직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부럽습니다. 당 공자님과 남매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우애가 좋아 보입니다. 사실 저와 선혜는 나이차이가 제법나고, 제가 무공 수련과 바깥 일을 보는 터라 평범한 남매들끼리 쌓을 수 있는 추억들은 전혀 쌓지 못했지요."


정선룡이 애틋한 눈빛으로 자신의 여동생인 정선혜를 바라봤다.

정선혜는 그런 정선룡의 눈빛이 부담스러운지 슬며시 눈을 내리깔았다.

얼굴에 붉은 홍조끼가 은은히 퍼지며, 그녀의 청초한 얼굴 빛이 보기 좋은 도화(桃花 : 복숭아꽃)가 되었다.


"부끄럽습니다. 큰 오라버니. 여기 외간 남성분도 계신데."

"하하핫! 마냥 어린아이로만 여겼는데, 이제는 남자의 눈치도 살필 수 있게 되었느냐? 안타깝구나. 네가 한창 귀여울 때, 너와 함께하지 못해서."

"아닙니다. 큰 오라버니께서는 상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제게 주셨습니다. 큰 오라버니는 저와 가문의 자랑이십니다."

"그렇게라도 말을 해주니. 정말로 고맙구나. 내가 살아 온 인생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어."


기영은 두 남매의 귀여운 대화를 지켜보며 차를 입에 가져갔다.

찻물이 식어서 차의 떫은 맛이 진하게 났다.

기영이 달콤한 다과를 자신의 입에 재빨리 털어넣을 때, 방의 방문이 열리며 손수건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맹초롱이 방을 나왔다.

다른 한손으로는 자신의 배를 가리고 있었는데, 가려도 그녀의 배가 빼꼼 얼굴을 드러냈다.


"당 공자님, 안으로 드시지요."

"그러지."

"두 분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아가씨께서 몸 치장을 하고 계십니다."


정선룡과 정선혜의 양해를 구한 맹초롱이 기영을 방으로 안내했다.


"음식은 입에 맞았나?"

"······."

"배가 마치 임신한 임산부처럼 부풀어 올랐군."

"말 걸지 말아주세요. 당 공자님."


쏘아 보는 맹초롱의 시선이 따갑고, 차갑기만 했다.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 화장대 앞에 당화린이 앉아 있었다.

아직 화장을 하기 전이어서 그런지 평소에 자주 보던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는 화린은 아니었다.


"너 왜 왔어?"


말에 가시가 달렸다면 화린의 질문은 필시 고슴도치일 것이었다.


"왜 왔냐니, 이 오라버니가 여동생이 걱정이 되어서 찾아왔지."

"여동생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리고 내가 누누이 말했지! 내가 더 연상이라고!"

"그런건 됐고, 쇼핑이나 가자."

"쇼······. 쇼. 뭐? 쇼핑? 그게 뭐야."


기영은 '쇼핑(shopping)'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화린을 보며,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이쪽의 언어로 순화해서 말했다.


"시장 가자. 거기 가서 네가 원하는 것들 다 사줄게."

"뭐?! 지금 누굴 어린이로 아나. 네가 그렇게 시장에 가서 뭐 사준다고하면 내가 곧바로 화가 풀려서 널 용서해줄 것 같아?!"


잔뜩 성이 난 화린을 보며 기영이 대답했다.


"응!"

"웃기지 마!!"


그 공간이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친 화린을 바라보며, 기영이 피식 웃었다.


"바깥에서 기다릴테니까. 준비하고 나와. 너도 방금 정선룡, 정선혜 남매도 보아서 알겠지. 그들도 시장으로 같이 갈 것이니까. 최대한 예쁘게 꾸미고, 그렇다고 어제처럼 그런 걸레짝 같은 더러운 옷은 입지 말고. 또 한 번 내 눈 앞에서 그렇게 똥꼬가 다 보이는 옷을 입으면 옷을 갈기갈기 다 찢어서 집에서 쫓아낼 거야."

"뭐 걸레짝 같은 더러운 옷?! 똥꼬가 다 보여? 집에서 쫓아낸다고?! 네가 뭔데."


화린은 기가 막혀서 기영을 노려봤다.


"어제처럼 그렇게 또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신하게 입고 와. 밖에서 기다릴게."


기영은 냉큼 화린과 더 언쟁을 벌이지 않고, 방 밖으로 쏜살 같이 나갔다.

안쪽에서 분을 이기지 못한 화린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금방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온 기영과 정선룡, 정선혜 남매가 바깥에서 한가로이 대화들을 나누었다.


"정 소협은 이번 등룡단(登龍團) 입단 시험에 참가할 생각은 없소? 내가 듣기로 이번 등룡단 입단 시험이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등룡단은 1년 후에 있을 용봉대회의 본선 참가자들 중 절반인 16명을 임시로 뽑아서, 현 용봉단(龍鳳團)의 대체 전력 내지 용봉대회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꾸려진 단체였다.

정선룡은 기영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지금 저의 실력으로는 등룡단에 입단하지 못합니다."


대답하는 정선룡의 얼굴 빛이 심히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용봉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바깥에서 기연을 찾아볼까 합니다. 아직 1년의 기간이 있으니, 그만큼 저에게 더 시간이 주어진 셈이죠."


당기영의 아버지 독제(毒帝) 당고후는 당기영으로 하여금 용봉대회의 참관을 명령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당연히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직접 눈으로 보고 오라는 이유였다.

용봉대회는 무림맹 창설 이후 7년마다 열리는 이립 이하의 후기지수들을 대상으로 한 대회로, 용봉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는 것은 적어도 이립 이하의 정파, 사파 후기지수들 중 최고 고수라는 명예를 가질 수 있었다.

과거 기영의 형인 당고영과 화린의 오라버니인 당무린 역시 등룡단 소속으로 용봉대회에 참가해서 지금의 현(現) 용봉단이 되었다.


"비록 추천서, 예선전, 심사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저는 그쪽이 더 제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봉대회는 등룡단의 16인과 대회 한 달 전부터 준비하는 예선전을 거쳐서 뽑힌 16인. 총 32인의 후기지수들이 자신의 무공을 겨루게 되어 있다.

그들 중 이립 이하 최고 고수를 뽑는 대회인 것이다.


"제가 듣기로는 이번 입단 시험에 당문에서는 무려 3명의 입단 시험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입단 시험자의 자격을 얻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데,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영은 자신의 가문을 한껏 추켜세워주는 정선룡의 말에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3명 모두 경지만 높지 실속은 없는 놈들이라서. 내가 필히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 녀석들 모두 입단 시험에서 탈락할 것입니다."


기영이 정선룡의 추켜올림을 무안하게 느끼게 할 정도로 신랄하게 이번 사천당가 출신으로 등룡단 입단 시험에 참가하는 3명을 심하게 깎아내렸다.

기영이 신랄하게 깎아내리는 3명은 기영, 화린과 함께 무림맹으로 향하는 직계 혈족 3명으로, 기영의 이복 형제들이었다.

탈백수(奪魄手) 당송강, 화혈비(化血飛) 당노준, 원음투살촉(元陰透殺鏃) 당의. 그들 말이다.


'그놈들은 시험에서 떨어져 주는 것이 기영의 형에게 도움이 더 되겠지.'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기영을 보며, 정선룡이 애써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돌렸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정선혜 역시 적극 대화에 참가해서, 다소 칙칙했던 남자들의 대화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렇게 셋이 장장 한 시진을 이야기 하고서야 겨우 당화린이 방 밖으로 나왔다.


"뭐가 이렇게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

"여자는 원래 준비할 것들이 많아."


당화린은 꾸안꾸 스타일로 자신을 꾸몄는데, 어제처럼 천박하지 않아서 좋았다.


"훨씬 보기 좋네. 그치, 내 말 듣기를 잘했지?"

"웃기지 마. 네 말 듣기는. 어제는 내가 돋보여야 되는 자리여서 그렇게 입은 것이지. 평소에 내가 그렇게 입고 다니는 것을 네가 봤어? 난 항상 조신하게 입고 다녀. 그리고 친한 척, 은근슬쩍 내 곁에 붙지마!"


화린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며, 손을 내저었다.

기영 보고 뒤로 물러서라는 제스처였다.


"까탈스럽기는."


그렇게 준비를 마친 화린과 기영 그리고 정선룡, 정선혜 남매는 가까스로 정오가 되기 전에 정양문을 나와서 시장을 갈 수 있었다.


"이거 혹시 실망을 끼쳐 드릴까. 걱정이 되는 군요. 저희 삼문협의 시장은 아마도 사천성 성도(成都)의 시장보다 규모가 작을 것인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중원의 넓음을 생각한다면 일성만 지나도 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들이 달라지고는 하죠. 성도는 성도만의 특색이 있고, 이곳에서도 분명히 그것과는 다른 특색이 있을 것입니다."


정선룡은 기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들이 사는 중원은 너무나 땅이 커서, 일성의 경계만 넘어가도 사는 풍토와 습관, 기르는 작물들이 달라졌다.

기영이 그 부분을 두둔하자 정선룡은 상대의 말이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삼문협의 시장은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시장이었는데, 사실 삼문협은 바로 곁에 황하(黃河)를 끼고 있었기에 강을 통해서 물건을 옮기는 많은 상인들과 행상,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규모나, 판매하는 품목의 가짓수들 역시 여느 대도시의 시장 못지 않게 컸다.


와글와글

시끌시끌

북적북적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시장의 바깥 쪽에는 물고기를 파는 어(魚) 시장이 크게 펼쳐져 있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공예품들이 많았다.


'윽!'


기영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생선 썩은 냄새에 코를 막았다.

쓰레기 처리에 법령이 정해지지 않은 것일까? 썩은 생선들이 시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서 거기서 시체 썩은 냄새가 가득 풍겼다.

심지어 온갖 파리들과 새하얀 구더기들이 썩은 생선들 사이를 버젓이 기어다녔고, 그런 쓰레기 더미 옆에서 생선 상인들이 생선을 팔고 있었다.

어 상인들이 판매하는 생선들과 쓰레기 더미에 있는 썩은 생선의 상태가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라서, 심히 보기 껄끄러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제3화 천화산(天花山) (02) 24.05.22 206 4 13쪽
20 제3화 천화산(天花山) (01) 24.05.21 210 4 13쪽
19 제2화 정양문(正陽門) (16) 24.05.20 211 4 12쪽
18 제2화 정양문(正陽門) (15) +1 24.05.17 224 4 13쪽
17 제2화 정양문(正陽門) (14) 24.05.16 217 4 12쪽
16 제2화 정양문(正陽門) (13) 24.05.15 209 4 13쪽
15 제2화 정양문(正陽門) (12) 24.05.14 211 4 13쪽
14 제2화 정양문(正陽門) (11) 24.05.13 209 3 12쪽
13 제2화 정양문(正陽門) (10) 24.05.12 240 4 12쪽
12 제2화 정양문(正陽門) (09) 24.05.12 259 4 13쪽
11 제2화 정양문(正陽門) (08) 24.05.11 288 6 12쪽
10 제2화 정양문(正陽門) (07) 24.05.11 264 6 13쪽
9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24.05.10 302 6 13쪽
»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24.05.10 324 6 13쪽
7 제2화 정양문(正陽門) (04) 24.05.09 369 5 13쪽
6 제2화 정양문(正陽門) (03) 24.05.09 415 5 12쪽
5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24.05.08 477 6 12쪽
4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24.05.08 563 9 12쪽
3 제1화 빙의 (03) 24.05.08 575 9 12쪽
2 제1화 빙의 (02) 24.05.08 688 10 12쪽
1 제1화 빙의 (01) +3 24.05.08 1,215 1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