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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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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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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DUMMY

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방 안에만 있으려니 도저히 답답한 마음이 떨쳐지지 않던 화린은 초롱이로 하여금 마차를 준비시켰다.

집을 벗어나 조금이라도 바깥을 외유해야지. 신유승에게 따끔하게 혼이 난 뒤로 섭섭했던 마음이 조금 풀려질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창 치장을 하는데, 옆에서 화린의 치장을 돕던 초롱이 말을 걸었다.


"아가씨, 아가씨. 왕 공자님도 같이 가도 되요?"


화린은 맹초롱의 당돌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


"너, 너, 너! 여자가 그렇게 남자에게 알랑방귀를 끼면 안 돼! 자고로 남자란, 자기 품에 들어온 물고기에는 밥을 주지 않는 법이라고."


화린은 따끔하게 자신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 하여서 맹초롱에게 조언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 화린을 보며, 초롱은 입술을 뾰로퉁하게 내밀었다.


"피. 연애 한 번 못해보신 분이 별소리를 다 하시네요."


화린은 자신의 자존심에 금을 내는 초롱을 보며 벌컥 화를 냈다.


"여, 여, 연애를 내가 왜 못해!! 나는 그저 아직 운명의 상대를 만나지 못한 것 뿐이야. 얘는 진짜 별소리를 다한다. 어휴. 덥다. 더워."


화린은 벌겋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손 부채질로 식혔다.

초롱은 그런 화린의 완강한 태도에도, 유들유들한 목소리로 계속 설득을 이어나갔다.

결국 화린도 도저히 그녀의 고집을 꺽지 못했다.


"자고로 여자는!"

"예이. 예이. 아가씨의 금과옥조와 같은 말씀들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왕삼에게 달려가는 맹초롱이었다.

그렇게 기영의 시종인 왕삼을 껴서, 셋이서 낙양 외유를 떠났다.

낙양은 황하의 지류인 낙수(落水)가 남쪽으로 흐르고 있었기에, 그곳으로 가서 물고기 시장도 구경하고, 뱃놀이를 타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바탕 신나게 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낙양에서 유명한 음식점인 정정각(定鼎閣)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바깥으로 나왔으니,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정정각은 총 3층으로 이루어진 고급 음식점이었는데, 3층은 예약제였기에 화린, 맹초롱, 왕삼은 2층으로 올라섰다.

1층과 2층의 구분은 사실상 신분으로, 2층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은 나름 부유한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뜻했다.

그렇게 2층에 올라서던 화린은 뜻밖의 광경을 마주하고는 몸이 얼어 붙었다.


"다, 당충 장로님?!"


정정각 2층에 기영과 당충 장로님을 연상하게 하는 우직한 체형의 남자가 서로 기분 좋게 고기와 술을 서로 번갈아가며 마시고 있었다.

화린이 당혹스러워할 때, 기영의 시종인 왕삼이 기영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대뜸 달려들었다.

그 모습이 마치 대형견이 주인을 발견하고, 뛰어가는 것처럼 충성심이 넘쳤다.


"공자님!"

"어?! 왕삼?"


기영은 뜻밖에도 고급 음식점 정정각에서 자신의 시종인 왕삼과 마주쳤다.

그는 다소 놀라기는 했지만 왕삼의 뒤쪽에 있는 잔뜩 치장한 화린과 맹초롱을 발견하고는 그녀들이 외유를 하다가 외식 하려고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린이 어느새 기영의 곁으로 다가왔다.


"너만 맛있는거 먹냐!"

"뭐래. 나만 먹고 있는거 아니거든."


기영이 자신과 함께 앉아 있는 서문세가의 적자 세설신어 서문총을 보았다.

기영의 시선을 따라서 화린 역시 당충 장로님의 체형과 몹시 닮은 서문총을 보았다.

서문총은 화린을 보고 얼이 나가버렸다.

그러다가 서문총은 약간 멍청한 레서판다 같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소저."


기영은 그런 서문총을 보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반면에 화린은 눈썹이 위로 으쓱으쓱 올라가며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며 가증스럽게 요조숙녀처럼 웃었다.


"오홋홋홋홋! 별말씀을요. 공자님의 성명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그제야 서문총은 자신이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벌떡 일어났다.


"저는 서문세가의 적자인 세설신어(說說信語) 서문총이라 합니다. 하늘에 내려오신 선녀님처럼 아름다우신 소저의 성명은 무엇인지요."

"오홋홋홋홋! 저는 사천당가의 독화(毒花) 당화린이옵니다."

"아! 풍문으로 전해들었습니다. 역시나 풍문은 다 믿을 것이 못 되는 것이군요. 세상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미인이 그런 풍문을 몰고다닐 일이 없겠지요."


기영은 서문총이 언급하는 풍문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바깥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나돌기에, 서문총이 저렇게 과민 반응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서문 동생 혹시나 하는 말인데."

"예! 말씀하십시오. 형님!!"


기영은 웬지 서문총이 '형님!!'이라는 단어를 매우 의미심장하게 부르는 느낌을 받았다.

썩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기영이 그에게 단단히 충고했다.


"내 여동생은 안 돼!! 절대 못 줘!! 혹시나 마음이 있더라도, 접어!! 알겠어, 서문 동생?!"


기영의 단호한 태도에 서문총이 깜짝 놀라고는, 그의 새 모이처럼 작은 눈동자에 슬픔이 내비쳤다.

기영이 그렇게 말할 줄 몰랐던 화린은 기가막힌 표정으로 '내 여동생은 절대 안 돼!'라는 태도를 고수하는 기영의 어깨를 강하게 밀쳤다.


"네가 뭔데 내 혼삿길에 끼어들어!!"


그렇게 기영과 화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자, 정정각의 점소이가 종종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와 제발 소란을 일으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






조나라가 패망한지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중원 곳곳에는 조나라 시절을 그리워하며, 저물어간 해가 다시 떠오르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을 보통 조나라 잔당이라고 불렀는데, 대부분이 마인(魔人)들이었다.

이들은 의외로 중원 전체에 넓게 점조직의 형태로 펼쳐져 있었고, 상상 이상으로 실력들도 좋은 편에 속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중원의 땅덩이는 어마무시하게 컸다.

사람 하나가 제대로 작정을 하고, 심산유곡 속에 숨어버리면, 그 사람이 속세에서 어떤 크나큰 중대 재해의 범죄를 저지른 대악당이라고 하여도 사람들은 끝끝내 그를 찾지 못할 것이었다.

그 정도로 중원은 크고, 광활했다.

이러한 조나라 잔당은 평소에는 평범한 산적 내지 사교도로 지내거나 마을과 도시에 암약한 흑도(黑道, 깡패)세력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

제일 성횡하는 것은 나라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화전민 마을을 휘하에 두고서 종교로 산제물을 스스로 받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성횡하는 마도의 방식이었다.

전체적으로 방임주의의 세력이었는데, 그래도 이런 세력에도 결국 구심점은 있기 마련이었고, 대체로 그들은 이미 패망한 조나라 황족의 후예들이었다.


"어서들오게."


패망한 조나라 황족의 후손들인 선풍과 선기가 차례대로 모이는 조나라 잔당 소속의 생사고수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선풍과 선기는 각각 14대 황제인 선종 선연이 낳은 많은 아들들 중 한 명인 회남왕(匯南王) 선수의 장손들이었다.

둘 모두 마인은 아니었고, 일반 사람이기는 했지만 황족이었기에 다들 예우를 표하고 있었다.

선풍과 선기를 중심으로 좌우로 4명씩 총 8명의 생사고수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살아온 세월이 일갑자를 넘어서는 노마들이었지만 겉으로 보자면 다들 아무리 많이 쳐줘도 40대와 50대로 보일 뿐이었다.

그들 중에는 당연히 외모적으로 매우 젊어서, 약관의 젊은이들과 방년의 처녀로 보이는 여인도 있었다.


보글보글보글


그들 열 사람의 중앙에 엄청 큰 솥이 있고, 그 솥이 바글바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비록 회의를 하려고 모인 것이기는 하지만 식사를 안 할 수 없었다.

왜냐면 자칫 그들의 구심점인 인간 황족들을 상대로 마인들이 식욕을 느끼면 안 될테니까.

그래서 그들의 중앙에 있는 엄청 큰 솥 안에는 사람 여럿을 넣고, 탕으로 끓인 음식들을 마인들에게 대접하였다.

인간 황족들은 최대한 무덤덤하게 그들에게 내어주는 식사들을 의식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왕공(王公), 회의를 진행하시지요."


그곳에 있는 8명의 생사고수들 중 가장 입김이 강한 대좌 천두신군(天痘神君) 무풍이 선풍에게 회의 진행을 건의했다.

이에 선풍이 낯빛을 굳힌 채로 좌중을 둘러봤다.


"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이렇게 본 왕의 부름에 응답해주신 장군들과 봉공들의 노고에 감사드리오."


선풍이 비록 자신이 이들의 구심점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과 마인은 결코 겸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가 이런 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자신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선풍이 예의상이라도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자. 게걸스럽게 인육을 먹던 8명의 생사고수들 모두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인사를 마친 선풍이 다시 자리에 앉았고, 자신의 동생이자. 외부적인 일들을 총괄적으로 처리를 하는 선기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러면 저희 조명당(趙明黨)의 중요 사안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고, 그것에 맞춰서 앞으로 저희들의 행동을 정하도록 합시다."


선기는 자신이 가져온 몇 가지의 중요한 문제들을 거론하였다.

대표적으로 자금의 수입원과 유통의 경로, 몇몇 조명당의 이름으로 활개를 부리는 마인들의 처리와 가짜 조명당 무리들의 등장 등등.

세력이 거대하기 때문에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는 안건들을 하나씩 처리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안건에 도착하였다.


"저희들이 무림맹에 침투시킨 간자를 통해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과거 저희 조 나라의 봉공들 중 한 분이셨던 진천검제(進天劍帝)의 생사유품 진천검(進天劍)이 무림에 나타났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선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곳에 있던 생사고수들이 모두 눈을 번뜩였다.

선기과 선풍은 이제까지 계속 회의를 방관하고 있던 생사고수들이 과민하게 반응하자 곧 몸을 오돌오돌 떨었다.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기세를 발산했는데, 생사고수의 기세는 인간인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을 아득히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회의에 전혀 참가하고 있지 않았던 봉공들이 일제히 관심을 드러냈다.


"그 이야기는 제법 흥미롭습니다."

"진천검제(進天劍帝)! 그 친구의 이야기를 다시 듣다니, 놀랍군요."

"······."


특히 이곳에 있는 3명의 봉공이자, 노마들이 관심을 두드러지게 드러냈다.

이곳에 참가하고 있는 조명당의 수뇌부들은 크게 두 개의 부류였는데, 하나는 조명당 내부의 군대를 다스리는 장군들과 개인 활동이 중심이 되는 봉공들이었다.

장군으로는 대좌 천두신군(天痘神君) 무풍, 상좌 만월교 교주 천녀(天女) 무봉황, 우좌 환마 휘하 상장군이었던 천룡포(天龍袍) 위타천과 조 나라 패망 후 생사고수가 된 좌좌 광룡(狂龍) 포요가 있었고, 봉공으로는 진천검제(進天劍帝)와 같은 연배의 염제(炎帝) 홍허, 신도(神刀) 청양,

혈영(血影) 구옥산과 무봉황의 호위무사 검애(劍愛) 임정진까지해서 8인이었다.

회의는 대체적으로 왕공인 선기와 대좌인 천두신군 무풍이 주로 진행했고, 봉공들의 경우에는 옆에서 회의를 관망하는 것이 더 많았다.

그랬던 봉공들이 드물게 의욕적으로 관심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런 세 봉공 외에도 항시 회의를 주관하던 대좌 천두신군 무풍이 말했다.


"저 역시 그 소식은 꽤 흥미가 돋는군요. 마침 왕공에게 쓸만한 무구가 있다면 보명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선기의 안건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선풍이, 무풍의 발언에 눈을 번쩍 떴다.

이 마인들로 우글우글 거리는 조명당에서 인간인 선풍이비록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선풍과 무풍의 여식 중 하나인 무계금과의 혼인 동맹으로 인한 낙수 효과였다.

옆에서 그런 일련의 흐름들을 보던 염제 홍허가 속으로 혀를 찼다.


'그 미녀라면 사족을 못 쓰는 진천검이?'


반면에 선풍은 대좌 천두신군 무풍이 자신의 보명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에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주 좋네! 그러면 일을 진행시키도록 하게. 지원은 걱정하지 말고."


무풍은 그런 선풍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깍지 낀 두 주먹을 자신의 머리보다 위로 들어올렸다.


"왕공의 부분를 따르겠나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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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제6화 등천대(登天臺) (04) 24.08.27 49 2 12쪽
» 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24.08.26 52 2 12쪽
88 제6화 등천대(登天臺) (02) 24.08.23 61 2 12쪽
87 제6화 등천대(登天臺) (01) 24.08.22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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