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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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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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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6화 등천대(登天臺) (01)

DUMMY

제6화 등천대(登天臺) (01)






왕삼의 외침에 기영은 서둘러서 준비를 마치고, 전령이 있다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막 걸음을 옮기던 기영의 눈에 반대쪽에서 기영과 마찬가지로 다급한 모습으로 달려오는 화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오누이는 서로를 보았지만 인사를 나누지 않은 채로 전령이 왔다는 대청으로 서둘러 뛰어갔다.

그런 두 사람과 다르게 두 사람의 시녀 맹초롱과 시종 왕삼은 서로를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잘 지내셨죠."

"맹 소저, 덕분에요."


분홍빛 꽃잎을 화사하게 날리는 청춘의 두 남녀들을 뒤로하고, 기영과 화린은 경쟁하듯이 대청에 들어섰다. 그리고 곧 실망했다.


"에이. 당신이야."

"제길. 괜히 열심히 뛰어왔네."


기영과 화린은 대청에서 시녀의 수발을 받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는 다급했던 얼굴이 편안해지며, 서로 속에 있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둘의 그런 태도 변화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신유승이 쓴웃음을 지었다.


"저에 대한 공자와 소저의 처우가 이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그런 대우를 받을 사람은 아닐 것인데 말입니다."


기영은 신유승의 대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신유승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의 말이 맞았다.

이립도 되지 않은 나이에 현경에 오르는 뛰어난 천재성과 태어나면서부터 상단전이 열려져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운명을 예지하는 영안을 타고 났으며, 그런 재능들을 바탕으로 전 중원에 산재한 무공들을 모두 분류하고, 새롭게 정의하여서.

현 무림맹의 근간이 되는 무공들을 창시하기까지 한 무도종사(武道宗師)!

기영과 화린의 숙부인 일원무극검(一元無極劍) 당고봉이 자신들의 세력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하던 영향력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흥! 그러면 우리들을 상대로 그런 함정은 파지 말았어야지! 도대체 누가 존경 받고 싶다면서, 죄도 없는 우리들을 함정에 빠뜨렸어. 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서 무턱대고, 덕분에 우리들이 얻은 기연에 대한 비밀만 세상에 다 알려졌잖아."


화린은 톡 쏘아 붙이듯이 말했다.

신유승은 그런 그녀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 역시 결코 허투루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아니, 결정적으로 화린의 진천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기영의 현경급 혼백들이 문제였다.

하필 천화산 사건에서 주역의 대요괴들이 무림맹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쳤고, 그곳에 파견이 되었던 적이 있는 기영이 현경급 혼백들을 지니게 되었으니. 당연히 그 둘을 연관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떤 인물이, 절정고수 밖에 되지 않은 존재가 현경급의 강자를 상대로 주종 관계가 형성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천마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해.'


상식 밖의 일이었기에, 신유승도 깜빡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후우. 알겠습니다. 다 제 잘못이라는 말이군요. 더 이상은 그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것보다 제가 무림맹의 전령으로 이곳에 온 것을 알고 계시겠지요."


신유승은 체념한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

그는 자신의 소매에서 하나의 두루마리가 담긴 길쭉한 상자를 꺼내었다.

상자의 겉은 금과 옥 그리고 호박석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이 되어 있었다.

기영과 화린 모두 서로가 바라는 환마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서로 좋아했다.

신유승 역시 웃으면서 상자를 열려고 할 때.


"험험. 공자님, 아가씨. 아직 시기가 이릅니다. 큰 어르신과 작은 어르신이 도착하시고나서. 그 때, 다 같이 들으심이 좋지 않겠습니까."


기영과 화린이 들어왔던 대청의 문을 통해서 당충 장로가 나타났다.

기영과 화린은 당충 장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고개를 돌렸는데, 둘 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 거대한 공이 굴러온다!'

'고, 공이 말을 하잖아!'


대청의 문을 지나서 걸어오는 당충 장로의 외형이 이곳에 오기 전과 후로 나뉘어질 정도로 확연히 변화한 모습이었다.

신유승은 당충 장로의 등장에 쓴웃음을 지었다.


"당충 장로님,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늘 일이 있어서 이곳에 들린 것이지. 항상 이곳에서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오. 아닙니다. 아닙니다. 결코 신 각주님에게 결례를 범할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두루마리의 개봉을 잠깐 뒤로 미루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당충 장로는 신유승을 향해서 깍듯한 예의를 선보였다.

누가 보아도 갑과 을의 구분이 명확한 모습이었다.

당충 장로의 말에도 신유승은 여전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쉽지만 이 전서는 독고 맹주께서 제게 직접 내리신 명입니다. 타인에게 양도는 불가하며, 제가 직접 읽어서 전달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 사항이니, 당충 장로께서는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당충 장로는 신유승의 단호한 태도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에 화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네가 뭔데 우리 장로님을······!"


기영은 깜짝 놀라면서 서둘러서 화린의 허리를 팔로 휘감으며, 입을 막았다.

아무리 화린이 천방지축이라지만 나설 때와 나서지 말아야할 때가 있다고 기영은 생각했다.

기영에 안긴 화린은 그런 상황에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것인지 연신 소리를 내질렀다.


"읍읍읍!!! 읍읍!! 읍읍읍읍읍!!!!"


그러다가 화린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기영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아악!"

"뭐하는 짓이야! 사람이 말 좀 하겠다는데, 힘으로 막고!"


화린은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는 기영의 팔을 거칠게 밀어냈다.

기영은 화린의 분노가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다.

당충 장로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화린 아가씨, 저는 괜찮습니다. 그것이 맹의 뜻이라면, 제가 당연히 따라야지요."


당충의 그런 태도 변화에 화린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고운 이마를 찡그렸다.

신유승은 짧은 사건이 끝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소매자락을 펄~럭! 거렸다.

과장된 행동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 신유승은 두루마리가 담긴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마치 가녀린 봄처녀의 살결을 매만지듯이 상냥한 손길이었다.


딸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상자가 열리고, 상자의 안에는 금가루를 겉에 뿌려 놓은 화려한 색감의 붉은 두루마리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아기를 다루듯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두루마리를 꺼내든 신유승은 그것을 펼쳐들고, 기영과 화린의 앞에 섰다.


"친애하는 무림맹의 일각 사천당가의 직계 혈족 당기영과 당화린에게 본 맹주가 환마관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경과와 등용단 시험의 결과를 밝히니. 예의를 갖추어라."


기영과 화린은 서로의 눈동자를 잠시 마주하다가 두루마리를 든 신유승에게 한 쪽 무릎을 꿇고, 포권을 하는 자세로 고개를 비스듬히 숙였다.

둘이 자세를 취하자 신유승은 이어서 두루마리의 내용은 읊었다.


"이번 등용단 시험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여서 시험 참가자들 중 묵룡광자 육정운, 황금철편 방양천 이하 2명의 희생자와 무림명숙이신 기린단 소속의 공동오로가 무림의 안녕을 위하여 기꺼이 몸 받쳤다. 우리들은 결코 이들의 희생과 참극을 잊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무림의 안녕을 위해서 백골난망 결초보은하여. 무림을 지켜나갈 것이다."


시험 참가자 넷과 시험참가자들을 보호하려고 비밀리에 파견이 되었던 무림명숙 다섯이 모두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이었다.


"당기영과 당화린은 이번 사건에서 크게 세 가지의 일을 했는데, 하나는 두 가지의 공로(功勞)을 쌓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희가 한 가지의 과오(過誤)를 범함 것이다. 너희 공은 두 가지로 첫번째 공은 이번 사건의 일등공신 냉좌생의 생존을 도와서 그들의 안전한 귀환을 보조하였다. 두번째 공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의 주동자들이었던 마인들을 직접 처단한 것도 너희의 공이다."


기영은 냉좌생이 이번 사건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에 속으로 의아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음, 무적구마의 등장 소식을 외부에 알린 행위가 가장 결정적인 공로로 작용을 한 것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 정도의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너희가 범한 과오는 무림맹의 지시 불이행이다. 아무리 너희가 개인의 보명 능력이 뛰어나나 그것이 전체의 규율과 질서를 무너뜨릴 이유가 되지 못하기에, 무림맹의 지시를 불이행한 너희의 과오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너희에게 중벌을 내릴 것에 대해서 맹 내부의 수뇌부들의 의견이 팽배하였으나, 앞서 너희가 행한 두 가지의 공로를 생각하여서, 무림맹은 너희의 과오를 앞서 두 가지의 공로로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결정을 지었다."


기영과 화린은 사실 이번 내용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다.

공로니, 과오니.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것들이 시험 결과에 얼마나 영향력을 끼칠지도 미지수였다.


'우리가 그런 미지수에 목 멜 필요가 있을까. 이만한 실력이 있는데.'


기영과 화린은 둘 다 내심 꽤 자신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화린은 환옥을 암금색까지 변화시켰고, 기영 역시 금색까지 변화시켰다.

충분히 대단한 성과야.

두 사람이 묵묵히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신유승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번 등용단 입단 시험에는 많은 변수들이 일어났고, 특히 유망한 인재들이었던 젊은이들 죽음과 강호를 위해 희생 하기를 주저하지 않은 무림명숙들을 애도하는 심정을 담아서, 이번 등용단 입단 시험에 한해서 수석, 차석 그리고 등수 제도를 없애기로 하였다."


기영과 화린 모두 그 말을 끝으로 숙였던 머리를 번쩍 들었다.

둘은 일제히 같은 말을 내뱉었다.


"부당합니다!"

"부당해요!"


둘의 외침에 신유승은 드물게 살기 가득한 얼굴로 두루마리 너머로 기영과 화린을 노려봤다.

그 모습이 이전에 기영과 화린을 두고, 편안하게 말을 주고 받았던 신유승이 아니었다.

필요하다면 여차해서 목숨을 내걸고, 기영과 화린에게 거침없이 살수(殺手)라도 펴칠 얼굴이었다.

기영과 화린은 그런 신유승을 보며 가슴이 섬찟했다.

상대가 한다고 하면, 진짜로 칼을 뽑아들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직 전서의 전달은 끝나지 않았다! 차후 질문은 이후에 받도록 하지! 이에 우리 무림맹은 이번 시험 참가자들 중 희생당한 4명을 제외한 26인의 시험 참가자들에게 모두 기회를 주어서, 각각 1번의 비무를 통해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승자에게 등천대(登天臺)에 오를 자격을 주기로 하였다."


등천대(登天臺)란.

이번 등용단 입단 시험 참가자들이 환마관 시험을 통해서 총 16명이 선출이 되었다면, 도전자 16명과 기존의 등용단 16명이 비무를 하였을 공간이었다.

참고로 등천대는 대략 1년 후에 벌어진 무림맹의 간판으로 활동하는 용봉단을 뽑는 용봉대회(龍鳳大會)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했다.

기영은 입을 달싹거렸다.

그러나 서슬 퍼런 신유승의 눈동자를 보며, 결국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당기영 공자는 앞으로 이틀 후 낙양 북서쪽 서산 꼭대기로 향하시오. 그곳에 공자의 비무 상대가 공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당화린 소저는 닷새 후 낙양 남쪽 녹조 삼각지로 향하면 되오. 역시나 그곳에서 비무 상대가 소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본 명령은 즉시 시행되며, 당기영 공자와 당화린 소저께서는 이를 신중히 수행하시길 바라오. 무림의 안녕과 강호의 평화를 위한 사천당가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헌신을 기대하는 바이오."


신유승은 두루마리의 마지막을 끝마치기 전에 당기영과 당화린을 쳐다보았다.


"두 분은 이 전서에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실 것을 약속하실 수 있겠소?"


말을 하면서, 신유승은 이제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위압감을 마음껏 드러냈고, 기영과 화린은 그런 신유승을 바라보며 둘 다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채로 개미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약속하겠습니다."

"······약속합니다."


둘의 답변을 들은 신유승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홍무(洪武) 20년, 소만(小滿) 평월(平月) 전령 신유승이 무림맹으로부터 받은 전서를 사천당가에 전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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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제6화 등천대(登天臺) (03) 24.08.26 5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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