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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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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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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34)

DUMMY

큰 원형 식탁 수십 개로 셋팅 되어 있는 대연회장에 ‘뷔페 엔 서빙’이라는 고급 진 서비스를 채용한 기념 파티에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그룹 로열패밀리 옆자리에 한호 로열 패밀리 자리를 준비해 뒀다.

푯말이 붙어 있어 찾지, 못할 리는 없지만 친히 안내하면서 맛집의 어른에게 점수를 땄다.


먼저 와계시는 우리 가족들과 인사를 하는 걸 보며 나는 자리에 앉아 행사가 진행되길 기다렸다.


“사돈어른 잘 계셨습니까?”

“사돈 어서 오십시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아가, 왔니? 이리 오렴.”

“네, 할머니.”

“어서 오세요.”

“어서 와요.”

“축하합니다.”


가족들이 서로서로 인사를 하다 보니 누가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정도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인사말이 오고 가고를 왕복했을 때, 즈음 테이블에 착석했다.

할머니께서 예지의 손을 잡고 옆자리에 앉히시는 바람에 나는 한 칸 밀려 예지 옆에 앉게 되었다.


“예지 씨 오늘 내가 인사하는 시간이 있는데 저와 같이 인사하러 가실래요?”

“제가 인사를 해도 될까요?”

“예지 씨와 저의 관계를 공개하고 싶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그냥 서로 편하게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를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훈 씨도 솔직하게 말씀하실 건가요?”

“그럼요, 당연한 말씀입니다.”

“좋아요, 오늘이 언약식인가요?”

“딱 좋네요. 우리의 기념일로 만들죠.”

“호호, 재밌겠네요.”


‘엠마’는 나의 의도를 눈치채고는 허락을 해줬다.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여자다.

행사는 시작이 되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인사가 끝나고 나의 소개가 들리는 순간 나는 엠마의 손을 잡고 일어나 단상으로 향하기 전 양쪽 가족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예를 취한 뒤 단상으로 올랐다.


“안녕하십니까? 경영지원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 훈입니다.”

“안녕하세요. 한호 엔터를 맡고 있는 박예지입니다.”

“먼저 이 자리에 참석해 기념일을 빛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며 작은 이벤트를 할까, 합니다.”

“잠시면 되니까, 지켜봐 주세요.”


우리는 서로를 보며 약간의 시간을 가진 뒤 내가 말문을 열었다.


“예지 씨는 절 사랑하시나요?”

“사랑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당신의 당당함이 좋고, 엉뚱한 행동도,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좋아요. 당신의 밝음이 너무 좋아요.”

“저는 예지 씨가 내게 말한 거처럼, 날 좋아해 주는 게 너무 좋아요. 나보다 더 밝은 모습은 더 좋아요.”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좋고 당신이 가진 것, 당신이 가지지 못한 것도 좋아요.”

“음, 우리는 굉장히 두꺼운 콩깍지가 씌었군요.”

“우린 천생연분이겠죠?”

“사랑해요. 저와 결혼해 주세요.”

“고마워요. 청혼해 주셔서, 사랑해요. 저와 결혼 해 주세요.”

“오늘 저희의 언약식과 약혼식을 맞이하여 참석하여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 예비 신랑 김훈과 예비 신부 박예지는 여기 모인 모든 분을 증인으로 약혼 및 언약을 공표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의 사랑을 응원하시는 여러분께 행운이 깃드실 거예요.”


우리가 하는 짓을 가만히 쳐다보시던 양쪽 어른들께서는 갈수록 벙찐 모습으로 아니면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마지막엔 축복을 내려 주시는 것으로, 이번 기념일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내 강아지 너무 잘했다.”

“어머 우리 아들 너무 로맨틱한 거 아냐?”


우리 집의 실세이신 안 주인의 반응은 엄청 좋았다.


“이 녀석 말이라도 한마디 하고 저지를 것이지......”

“흠, 별난 녀석 제 아비보다는 그래도 낫고만 허허.”


비교적 무난한 레전드 상품의 평과 어딘가 불만이 조금 어린 할인 상품의 평이었다.


“와우! 우리 사위 멋져요.”

“우리 사위 너무 멋진데.”

“매제, 정말 놀랐어요. 멋져요.”

“굉장합니다. 좋아요,”


인생 맛집이 된 ‘엠마’의 가족들은 ‘캡틴 박’ 이하 모두가 ‘멋지다’를 외친다.

내가 맛집 하나는 제대로 골라잡은 것 같다.




며칠이 지난 후 ‘아라’에게서 제물포 주 사장 안가의 상황을 전해 듣고 마침 주말을 끼고 있어서 ‘브로’와 함께 제물포로 향했다.


“‘브로’ 네 생각엔 물건이 어디쯤 있는 것 같아?”

“글쎄, 주 사장이 알고 있겠지?”

“이게 뭔, 불만 있냐?”

“내가 틀린 말 했어? 주 사장이 알고 있지, 그럼, 누가 알고 있겠냐?”

“이 새끼가 그럼 죽은 놈한테 물어보고 오지 그래?”

“아니지!”

“그렇지? 네가 생각해도 죽은 놈한테 물어보는 건 아니지?”

“아니, 죽은 ‘놈’ 아니라고 죽은 ‘년’이라고!”

“아! 오늘, 이 새끼가 왜 이러지?”

“‘안동’ 잘 생각해 봐? 이제 한 사람 죽은 년 하나만 알고 있어. 즉, 그년 생활반경 안에 물건이 있다는 거야.”

“오늘따라 왜? 년 년 거리냐? 또 사귄 년이 결혼 청첩장이라도 보냈어?”

“......”

“맞네! 맞아! 요즘은 이게 문제야, 톡으로 못 보내는 게 없으니 예전 남친, 여친, 남편, 아내, 할 것 없이 손가락 한 번에 다 뿌려 버리네? 톡은 예의란 게 없어요!”

“망할 년 그땐 정말 양다리 아니었다고오!”

“그건 내가 알지, 양다리는 한 번, 뿐이었는데.”

“맞아, 딱 한 번 양다리였고 그 이후로는 항상 이별을 통보하고 만났거든.”

“혹시 순번표도 있냐?”

“근데 양다리라고 내뺨을 ...... 으흐흑!”

“그래도 항상 바로 다른 여자 사귀었잖아.”

“응, 그래도 맞은 건 억울하잖아.”

“알았어, 진정하고 조금 있다가 제물포 온 김에 물텀벙이 먹으러 가자. 내가 위로 아귀 탕 쏜다.”

“용현, 물텀벙?”

“그래, 용현, 물텀벙.”

“음, 생각을 해 봤는데 제물포 안가에 분명 단서가 있는 거 같아. 그래서 개미들도 알고 있는 거야, 그러니 계속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못 떠나는 거지.”

“뭐 별거 없었는데? 얼마 전에 내가 심도 있게 추리를, 했었는데 탐정 느낌으로 다가. 오래되어 까먹어 버렸다. 가서 보면 또 생각나겠지.”

“개미 몇 마리 잡아서 물어볼까?”

“걔네가 알면 벌써 게임 끝났어.”

“하긴 그렇지. 그러면 해충 박멸부터 할까? 아니면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태워버릴까?”

“지금은 개미보다는 물건에 무게를 두고 생각하자.”


건설적인 우리의 대화가 끝날 즈음 ‘아라’가 밴으로 뛰어 들어왔다.


“지금 안가를 감시하는 놈이 세 놈이에요.”

“어디 놈인지는 확인, 가능해?”

“불곰 쪽 두 명, 진 사장 측 한 명입니다.”

“어떻게 식별이 가능한 거야?”

“보면 누구라도 알 겁니다.”

“독특한가 보네.”

“어떻게 할 거야?”

“잡아서 넣어둘 때가 있나?”

“저런 걸 왜 넣어둬 그냥 버려야지.”

“그래도,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되지 쓰레기도 분리수거 하는데 저런 폐기품은 깊이 파묻어야 돼.”

“그럼, 어디다 묻어버리지?”

“저것들 아지트에 찾아가서 같이 쓸어 버리면 안 될까?”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조금 생각을 해봤다.


“음, 좋은데.”

“그러게요.”


안가를 지키고 있는 놈들의 처우 문제를 의논한 끝에 우리는 좋은 방법을 떠올렸다.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실행하기로 했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다스리고 우리는 오랑캐의 싸움에서 그저 승리를 얻는 거다.


“‘아라’는 한 놈 잡아 우리는 두 놈 잡아 올 게 죽이지는 마.”

“네, 알겠어요.”


우리는 안가를 지키고 있는 놈들을 향해 다가갔고 바로 그 순간 ‘아라’가 말한 의미를 바로 알 수가 있었다.


“‘브로’, 정말 못 알아볼 수가 없다. 그지?”

“그러게, 붕어빵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똑같이 찍어내듯 닮았냐?”


수산 파 던전 공략 당시 초대 몬스터 귀상어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진 두 명의 감시자를 본 우리는 불곰 고려족이 외모 단일화를 이룩했는지 아니면 소수의 돌연변이 출현인지 의문이 들었다.

아! 맞다, 가족일 수도 있겠네.

그걸 생각, 못 하다니 그럼, 정말 패밀리 네.


“‘안동’, 난 오른쪽.”

“‘브로’, 난 왼쪽.”


서로의 취향에 맞는 상대를 선택한 우리는 곧장 달려들어 ‘소중이’를 가격 했다.

마른 하늘의 날 벼락에 ‘소중이’를 직격당한 불곰 형제 개미족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눈을 크게 뜨고는 비명도 못 지르고 무릎을 꿇고 앉아 우리에게 일보 십 배를 시전하고 있다.


우리가 급소인 ‘소중이’를 선택한 것은 급소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나와 키는 비슷한 놈들이 그것은 무지 컸다.

그래서 앞으로 불곰 형제의 우선 타격급소는 ‘소중이’로 ‘브로’와 합의했다.


“타이 가져왔어?”

“아니, 그냥 재워서 가자.”

“이것들 무거울 텐데.”

“끌고 가면 되지.”

“그러면 더 무거워.”

“다음엔 카터 하나 싣고 다니자.”

“좋아 오늘은 그냥 메고 가자.”


사이좋게 하나씩 짊어지고 밴으로 돌아가니 선객이 있었다.


“‘아라’ 벌써 잡아 온 거야?”

“네, 반항도 안 하더라고요.”

“이럴 때도 미모가 열 일하다니? 이놈의 외모지상주의!”

“‘아라’ 얘 죽은 거 아냐?”

“안 죽었어요. 다리를 노렸는데 가운데를 갖다 대더라고요. 바로 기절해서 메고 왔어요.”

“...... 얼마나? 강도가 ...... 우리 물건들은 그냥 절만 해대던데.”

“‘소중이’ 방호구라도 장만 해야 하나?”

“또 무슨 헛소리에요. 빨리 가요. 위치는 대충 알아요.”


‘아라’는 우리 둘과 ‘소중이’를 혹사당한 세 마리의 불곰 개미족과 대륙 개미족을 싣고 대륙 개미족의 아지트를 방문하기 위해 신나게 달렸다. 밴을 타고.


밴을 타고 이동한 지 불과 십 분 ‘아라’가 밴을 세우고선 한 곳을 가리킨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어? 시간 절약이 되어서 너무 좋았다.


“저기 보이는 노란 간판 보이죠?”


지금 노래 부른 거야? 어디서 들어본 노랜데 삼십 년이 넘은 노래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아! 생각났다. 뮤지션이며 배우로도 활동하시고 엔터 사업까지 하시는 상우 아재가 부른 노래 ‘시험 채점관 그녀를 만나기 전 백 미터’ 맞네.


저~기 보이는 노란~찻집 오늘은 그녈 세번째 만나는 날~ 마음은~ 그곳을~ 달려가고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상큼한 멜로디로 가슴을 뛰게 했던 노래로 옛날 감성의 헌터 시험장에서 백 미터를 뛰어 합격점을 받기 위한 달리기에 앞서 가슴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긴장감을 나타내고 시험관인, 그녀에게 합격을 받고 싶은 삼수생인 헌터 지원생의 애환이 담겨있다.


이 노래는 상우 아재가 이 집 앨범에서 히트한 헌터 애창곡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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