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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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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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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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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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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서막(1)

DUMMY

겨울로 넘어가는 늦가을,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셔츠에 정장 바지만 입은 사내가 큰길가와 가까운 그러나, 조금 으쓱한 골목 귀퉁이에서, 어디서나 흔하게 볼듯한 상황이 펼쳐져 있다.

어깨에 칼을 맞았는지 셔츠 어깨 부분이 피에 젖어 있고, 벽에 기대어 쓰러져 있다.

늘 그렇듯 껄렁한 두 사내가 흔한 대사를 친다.


“행님. 저거 정상 아니다 했제!”

“짜식 눈깔은 좋네. 야! 야! 정신 좀 더나?”

“상태가 안 좋네?!”

“그러게, 멀쩡했으면 우리가 접근도 못 했을 거다. 저 등치 봐라.”

“행님. 근데, 이 새끼 눈뜨고 죽은 거 아냐?”

“니미, 어깨에 칼 빵 한 방에 죽는 놈이 어디 있냐, 얼어붙은 거지 새꺄.”


사내 둘 다 180은 되어 보이는 신장에 두꺼운 상체는 ‘나 좀 칩니다.’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음, 여기는, 누구? 나는, 어디? 드디어, 내가 시간을 거슬러 왔거나 빙의, 한 건가? ...... 그건 아닌 것 같다. 옷이 그대로다. 아니 쪼금 다르네? 찢어진 어깨 부위에서 피가, 좀 아니 많이 ......

정신이 조금 돌아오는 것 같다.

약물에 중독되어서도, 기어코 사지에서 도망, ...... 아니, 작전상 후퇴했는데, 이건, 또 뭔 상황인지?.


“야! 일단, 털고, 빨리 가자, 술 마렵다.”

“알 았 수, 야! 야! 가만히 있어! 어? 어? 억!”


뻐 억


“뭐야? 이 새끼가! 아 아 악! 으 악! 그 마 안!”


둘 중 약간 키가 작은 놈이 쓰러져 있는 내게 다가와 쪼그려 앉아 주머니를 털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아~ 쉬이 벌 오늘 왜 이러냐? 이런 거지 같은 상황이 연속으로 치고 들어오는지......

하 아!, 일단 정리부터 해야겠다.

쪼그려 앉아있는 놈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일어서며, 놈의 관자놀이를 갈겨버리고, 곧바로 뒤에 서 있는, 다른 놈의 오금을 걷어차 쓰러뜨리고, 다리를 비틀어 서서히 꺾어 갔다.


“날 노린 거야? 아니면, 그냥 동네 양아치?”

“아아악! 그만! 그마아안! 잘못 했습니다. 정말 돈 만 ... 양아치 맞습니다. 한번 만! 한번 마안! ...”


음, 내가 보기에도 허접한 것이, 날 노린 것 같진 않지만, 사회정화 차원에서 그냥 지나치는 건 아닐 거다.

피를 봐서 정신이 들게 해준, 공이 아주 아주 쪼금 있지만, 순전히 공익을 위한 결정이다.

정말이다. 내 어깨에 있는 상처 때문에, 그런 건 아닐 거다. 손에 힘이 불끈 솟는다.


“아악! 컥!”

투두둑...... 뻑...... 투두둑


다리를 완전히 꺾어 버리고, 관자놀이를 쳐서 완전히 재워버리고, 먼저 기절해 있던 놈의 무릎도, 못된 짓 못 하게 ...... 힘을 조금 쓰고 나니 몸이 개운해진 것 같다.


골목을 빠져나와 가던 길을 ...... 아이 씨! 나 어딜 가다가 이 꼬라지가 된 건지, 아! 어깨도 아프 ...... 이정도 상처가 나면, 아프다 해 줘야 인간적이다.

일단은 해치웠고, 이단은 병원부터 가야겠다.


난 정말, 더럽게, 외롭게 살아왔다.

고아냐고? 아니다. 풍족한 집에서 부족함 없이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유소년기를 보냈다. 좋았다. 그래서, 난 다른 사람과 다를게 없는,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


열두살 쯤 인가, 친구들과 집 근처 계곡에서 놀다가 큰 바위에서 미끄러져 내릴 때 바위 거친 면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잘릴 만큼 크게 다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게, 왜 다르냐고?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아플거라 걱정 해줬다.

근데, 난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조금 따끔한 정도로 별로 크게 아프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때 알았다.

다른 사람과는 통증을 느끼는 것이 조금 다르구나, 아프긴 아픈데 뭐랄까, 반의반 정도, 그리고, 육체적으로 힘든 것 또한 느끼는 강도가 틀렸다.


예로 마라톤을 그냥 쉽게 완주한다. 물론 기록은 안 좋다. 성장 중인 아이가 뛰어 봤자다.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열일곱 정말 꽃다운 나이다. 이성에 가장 민감할 때다.

친구 녀석들은 소개팅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었다.


나도 한번은 약속을 잡고 항상 다니는 집, 학교, 동네가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때 알았다. 난 남들과 많이, 다르구나.

뭐가 다르냐고? 약속 장소에서 난 친구들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한껏 뽐내 차려입은 덕에 평소 스타일이 아니었던 거다.

그래서, 못 알아본 게 아니다, 난 친구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는 거였다.


아! 진짜 미치겠네, 모두가 비슷비슷해서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열일곱이 될 때까지 여태 모르고 살았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였을까, 어렸을 적 친구도 없다, 공간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잊혀 가는 거다.

그때부터 고심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알아, 볼 수 있을까?


난 지금까지 익숙한 공간, 익숙한 환경의 정보를 통해 사람을 인지해 왔던 거였다.

하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전혀 닮지 않은 친구들을 구분하기가 몇 달은 걸렸었다.


나만 그런 줄 몰랐다. 다 그런 줄 알았다.

왜? 그것도 모르냐고? 앞서, 말했다시피 집이 좀 산다.

어려서부터 안 해 본 운동이 없고, 안 해 본 놀이가 없었다.

그런데, 모두 같은 장소 혹은 같은 사람 아니면, 오래 동 안 보아왔던 누군가가 항상 옆에 있었다.

그래서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하여튼, 난 사람 얼굴 대신 걸음걸이, 목소리, 습관 등을 세밀하고 빠르게 인식하는 훈련을 했고, 몇 년 만에 자동 스캔 장치처럼, 사람의 모습 전체를 인식하면서 오히려 얼굴 인식으로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히 상대방을 인식할 수 있었다.


후천성 탐지 스킬의 태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없는 새로운 관계는 늘 나에겐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회생활 말고, 특수사회에 발을 들이기로 했다.


물론, 가족들의 열화와도 같은 성원은...... 개뿔, 대학은 가야 한다. 그곳은 힘들어 버티지, 못 할 거다. ...... 등등의, 이유로 돈과 돈 같은, 돈 등의, 갖은 방법으로 협박을, ...... 음, 아니지, 회유, 맞다, 회유다. 회유를 해 왔다.


아! 참! 가족 소개를 안 했구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다섯 식구 그래서, 난 삼대독자다. 이게 좋은 게 아니다, 과보호, 과잉투자, 과잉 단속 등 뭐든지 과하다.


그래서, 유학 갈 거라 거짓말을 하고, 고교졸업까지 외국어 여러 개만 죽자고 팠다.

그래서 외국어는 잘하냐고? 미안하지만 책으로 공부한다고 원어민처럼 듣고 발음, 되는 거 아니다.

그래도, 가족들은 공부 열심히 한다고 좋아라, 하시더라.

‘죄송합니다’ 삼창을 마음속으로 하고는 졸업 후 해군 특수 부대에 자원 입대 했다.


그렇다, 난 해군 특수 부대 출신 프리랜서 정보요원이다.




대략, 두 시간 전 난 ‘국정’ 정 과장의 의뢰와 관련된 정보를 건네받기 위해, ‘주 사장’이란 자와 만나기로 했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불광’이란 룸 카페에, 들어갔다.

정 과장의 정보에 의하면 ‘주 사장’이 ‘불광’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꼴에 자기 구역에서 보자는 거다. 똥개도 아니고......

1층과 지하와 연결된 가게 였 는 데, 분위기가 묘했다. 그런 것 있잖아, 뭔가, 탈규범적인, 직접 자극 없이 은근히 유혹적인, 아, 이걸 아는데 표현을, 못하겠네.

아무튼 1층에 들어서니, 종업원으로 보이는 이십 대 중반의 여성이 미소를, 띄며, 반겨 줬다.


“예약은 하셨을까요?”

“예, 주 사장님...... ”

“예, 확인되셨습니다.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좋다. 주 사장이라 얼버무렸는데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종업원을 따라 지하로 들어가니, 기다란 복도에 양쪽으로, 룸에 들어가는 문이 띄엄띄엄 있고, 문에는 장미, 백합 같은 꽃 이름으로 된 명패가 붙어있다.


얼마쯤 지나 구석진 곳에 VIP 명패가 달린 문 앞에 당도했다.


“여기 들어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안내를 마친 종업원이 돌아 나가는 걸 보며,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섰다.

룸 안쪽은 단촐 했다.


긴 탁상 위에 안주류와 위스키 세트가 셋팅 되어있고, 양옆에 긴 소파가 놓여 있었다.

그게 다였다. 매우 심플 했다.


한쪽 소파에 앉아있는 삼십 대 초반의 여성이 일어나 인사를 건네왔다.

160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키에 단발머리 전형적인 회사원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차이나타운에서 좀 놀던 언니가 알고 보니 도깨비 신부였던 ‘고은’이와 많이, 비슷해 보인다.


“처음 뵙겠습니다. 주 사장입니다.”

“안동훈입니다.”


주 사장은 여자였다.

절대 남자라고 생각 한 적 없다.

진짜다. 난 남자, 여자 편견 없는 스마트한 지성인이다.


난, 매력적인 매너 남으로서 손을 내밀었다.

음, 손이 무척 부드러운...... 게, 아니고 무도의 길을 가고 있는, 절정으로 단련된 프로의 향기가 난다.

조심 해야겠다. 이럴 땐 빨리 거래하고 나가는 게 맞다.


난 재킷 안쪽 주머니에서 USB를 꺼내 탁상 상대편으로 밀었다.


“요구하신 코인입니다. 확인하시고 물건을 주시겠습니까?”

“급하시군요, 먼저 가볍게 한잔, 하시죠.”


탁상 위에 있던 위스키를 언더그라스 잔에 따르려 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금주 중이라.”

“그러면, 여기 캔 음료라도 한잔하세요.”


그러면서, 캔 음료를 직접 따서 잔에 따라준다.

술이야 장난, 칠까 겁이...... 아니, 경각심을 가진 엘리트 요원으로서, 마다했지만, 캔 음료야 직접 따는 걸 봤는데 괜찮겠지...... 한 모금 마셨다.


내가 좋아하는 복숭아 맛 음료라서가 아니라 맛있다.

몇 모금 더 마셨다. 맛있다.

잠시 스몰 토크를 나눴다.

별 내용 아니다, 서로 잘생겼다, 미인이다, 이런 걸로 아무 말이나 던진다.


“회사에서 의뢰한 내용을 알 수 있을까요?”


응! 이건 뭐지?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물음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며 정신이 바짝 들......어......야...... 하는데, 쉬이부울! 정신이 오락가락 몽롱하고, 몸이 축 늘어진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한 거지? 잔에 장난을...


“주우 사장, 어디 ...... 서?”

“글쎄요, 지금 그게 중요 할까요?”


그라아제, 지금 뭐 시 중 한디.


아...... 알딸딸한디, 고개를 숙이며, 늘어지는 척하며 탁상을 들어서 엎어 어......어?

왜? 왜 이렇게 무겁지? 꿈적도 안 한다.


슬며시 올려다보니 주 사장 아니 사칭 주 사장 ‘고은’이가 탁상 위에서 날 쳐다보고 있다.

그렇네. 내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고 ‘고은’이가 엄청 무거운 게 밝혀졌다. 그런 거였다.


있는 힘껏 탁 상위 '고은'이 다리를 향해 쓸어 차기를 ...... 하기도 전에 ’니킥‘으로 나를 향해 안겨 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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