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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858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08 11:04
조회
1,825
추천
30
글자
9쪽

3화. 내 이름은 바트 2

DUMMY


사내는 소년의 말이 너무 웃기는지 큰 덩치를 활처럼 휘며 웃어댔다.


‘뭐지 이거.. 겉만 멀쩡한 바보 아냐?’


바트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으로만 들었던 용사에 대한 환상이 점점 깨져가고 있었다. 웃음을 멈춘 거한의 남자는 소년이 자신을 한심한 듯 빤히 쳐다보자


어흠흠


무안한지 헛기침을 하며 초심으로 돌아갔다.


“바트”


“네”


“궁금한게 있는데 말이다.”


“뭐가요?”


“그러니까 말이다. 네가 아까 친구들끼리 전쟁놀이는 하는 걸 보았는데 넌 그 애들과 다르게 행동하더구나”


“아~ 그거요”


바트는 말보단 먼저 작은 손을 내밀어 손바닥을 아스틴에게 들이댔다.

아스틴은 소년의 행동이 무얼 뜻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며 뭘 어쩌라는 거니 하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것은 인생에 진리, 알고 싶으시면 대가를 지불하셔야죠. 그냥은 못 알려 드립니다.”


허어~~


이제 갓 여덟 살쯤 돼 보이는 소년이 좀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보며 용사, 용사라며 칭송을 하다. 이제는 인생에 진리를 외치며 값을 치르라고 하니 기가 막혀 지금 상황에 어이가 없다는 듯 소년을 바라보았다.


바트는 어이없어하는 아스틴의 모습에 뻔뻔함으로 들이댔다.


“싫으시면 안 주셔도 돼요. 저도 말 안 합니다.”


바트의 똥배짱에 아스틴은 기가 막히면서도 덩치에 안 맞게 주섬주섬 자신의 주머니를 서둘러 뒤져보았다. 주머니엔 구리 동전 2개가 잡혔다. 그는 구리 동전을 꺼내 이게 다라는 듯 소년에게 보여주었다.


“흠흠 바트야, 이 정도면 대겠냐?”


바트는 냅다 동전을 낚아채며


“예, 예 되고 말고요 암요. 용사님 헤헤헤”


바트는 손을 비비며 최고의 고객을 대하듯 굽신거렸다.


‘쯧쯧 어린놈이 벌써부터 돈맛을 알아가지고 부모가 누군지 궁금하군. 도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내가 잘못 짚었나....’


돈을 보고 경배를 하는 소년의 모습에 아스틴은 속으로 혀를 찼다.


아스틴이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바트는 동전을 뺏길까 봐 호주머니에 후다닥 동전을 넣고 말을 하였다.


“용사님 보기엔 조금 전 전쟁놀이에서 제가 하는 행동이 농땡이 치다 올라간 걸로 보였겠지요”


“응, 그래 좀 얍삽해 보이더구나”


아스틴의 솔직한 얘기에 바트는 킥킥 웃으며


“얍삽한 거 맞아요. 뭐 하러 개고생해요.”


소년은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들고 그의 발 근처까지 다가가


철푸덕,


쭈그려 앉은 다음 좀 전에 아이들과 함께 전쟁놀이를 하던 언덕을 그려 나갔다.


쓰윽, 쓰윽


“여기 그림을 보면 우리는 밑에 있고 적들은 정상위에 있었어요.”


바트는 그림에 대해 설명을 하며 좀 전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나갔다.


“여기를 보면 적들이 집중되어 있고, 적들 또한 위로 밀고 들어오는 이 두 곳만 막으면 되니 모든 아이들이 아까처럼 이 두 곳에 몰려 싸우고 있고요.”


소년은 막대기로 한 곳을 콕콕 찔러가며


“생각해 보세요. 숫자도 비슷하고 힘도 비슷한데 위에서 누르는 힘이 강하겠어요. 아니면 밑에서 올리는 힘이 강하겠어요. 결국 올라가는 쪽이 개고생하고 먼저 지치기만 하잖아요.”


그리곤 다시 다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스틴의 커다란 덩치는 어느새 소년의 옆에 쭈그리고 앉자, 소년이 그리는 그림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소년이 그림을 다 그리자, 그의 눈은 반짝 빛나며 무언가를 알겠다는 듯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었다.


“자보세요. 조금 멀지만 이쪽으로 돌아서 가면 언덕 뒤 평지에서 적들과 붙는다면 힘을 아끼고 대등하게 싸울 수 있죠. 하다못해 몇 명이라도 기습조를 보내면 적들을 앞뒤에서 칠 수 있는데 멍청한 돼지가 생각하는 게 돌격, 돌격밖에 없어서 애들만 고생해요”


얘기를 다한 바트는 손을 탈탈 털고 일어나자, 아스틴은 흙바닥을 보며 소년이 바닥에 휘갈겨 놓은 낙서를 잠시 바라보았다.


“바트야”


“넵, 용사님”


“용사님은 빼고 아저씨라고 하렴”


“네, 아저씨”


“이 방법을 대장에게 얘기해 보지 그러니”


“에이 그럼 제 장사가 안대잖아요. 저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히히”


‘허~ 장사꾼이네. 타고난 장사꾼이야.’


“뭐 제가 말해도 저 같은....”


바트는 무언가 말을 입에서 뱄어내려 했으나 말을 다시 삼키고 작은 한숨을 쉬었다.

소년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아스틴 아저씨 저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봐요”


바트는 사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고개를 꾸벅하며 인사를 한 후 종종걸음으로 가다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사내는 그 자리에 서 멀어져가는 소년과 소년의 흔적이 있는 자리를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다음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다.

바트는 그날도 전날과 같은 방법으로 열심히 싸우는 척을 하며 뚱보 대장 카일의 똥구멍을 살살 긁어가며 아부를 해대자, 포상으로 어제와 같은 빵 한 조각을 받아냈다. 갈림길이 나오자 바트는 아이들과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바트는 손에 쥐어진 빵의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오늘도 한건 해냈구나 아자~”


어제 봤던 나무 아래 장소에 아스틴이 팔짱을 끼고 서있자, 바트는 쪼르르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용사 아니 아스틴 아저씨”


“그냥 이름 빼고 아저씨라 부르렴”


“네 아저씨 헤헤”


바트는 궁금한 게 있는지 빤히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왜 아저씨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그러면서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아니요. 그게 그러니깐..”


바트는 잠시 뜸을 들이다 얘기를 꺼냈다.


“어떻게 하면 아저씨처럼 몸이 곰처럼 단단하게 커지나요?”


“곰?”


아스틴은 바트가 자신의 몸을 곰에 비유하자 어이없다는 듯 웃고 말았다.


“곰 같은 몸이라 하하하 곰이라 그래 네 말도 맞구나. 하하하”


아스틴은 자신의 팔뚝에 힘을 주며 바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왜 이런 몸을 갖고 싶으냐?”


바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원한다면 알려 줄 수 있지”


“정말요!!!!!~”


바트는 아스틴의 말에 흥분하며 큰소리로 대답하자.


으헉, 내 귀....


작은 아이의 입에서 뜻밖의 우렁찬 큰소리에 아스틴은 덩치에 맞지 않게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조그마한 녀석이 목소리는 나보다 더 크네! 어우 귀청이야.”


“헤헤헤헤”


사내는 소년의 몸을 좀 전과는 달리 유심히 바라보았다. 잘 먹지 못했는지 앙상하게 마른 팔다리와 무엇보다 소년의 배를 보니 기형적으로 튀어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내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그는 곧바로 아니라고 생각을 바꿨는지 머릿속에서 자신이 결론 내린 생각을 지웠다.


“좋아 네가 원한다면 알려주마 대신”


아스틴은 씨익 웃으며 솥뚜껑만큼 큰 큼지막한 손을 바트에게 내밀었다. 바트는 태어나 이렇게 크고 단단한 손은 처음 보는지 신기하게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스틴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제 누군가가 한 얘기 같은데”


아스틴은 어제 당한 복수를 하게 되어 쾌재를 부리며 바트를 바라보았다.


“됐어요. 안 배울래요.”


‘헉 이놈이’


의외로 빠르게 손절 치는 소년을 보며 당황하며 그는 헛기침을 하곤 다시 한번 협상을 시작하였다.


“흠흠 많은 걸 안 바라마 어제 나에게 뺏어간 아니 내가 준 동전만 다오”


돈을 달라는 아스틴의 말에 바트는 게슴츠레한 눈빛을 하고 슬슬 뒷걸음을 치면서 대답했다.


“됐습니다. 전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그럼 이만”


소년은 뒤도 안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허 돈독 오른 거 봐라.’


아스틴은 멀어져 가는 바트를 어이없게 바라보며


“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돈 귀신이 된 거야”


*****


소년은 달리다 숨이 찼는지 멈춰서서 거친 숨을 내쉬며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 흐르고 있는 땀을 때묻은 옷깃으로 또르르 얼굴까지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냈다. 때묻은 옷의 더러움의 거부감이 없는 듯 아니면 그런 생활이 몸에 배었는지 땀을 닦고 나서 바지 안에 넣어둔 빵이 잘 있는지 한번 더듬어 확인하곤 빵이 손에 잡히자,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었다.


소년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조그마한 냇가로 내려와 흐르는 물에 입을 대고 목을 축였다.

그걸로 부족한지 얼굴을 들어 숨을 크게 두세 번 들이쉬곤 다시 물속에 입을 넣고 자신에게 오는 모든 물을 흡입해 마셔버리겠다는 듯 한참 동안 개울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커억, 배부르다”


일어나 물배를 채운 자신의 볼록한 배를 보며 만족스러운지 배를 두드렸다.


으챠차~


오랫동안 달려와서 힘이 없어 그런 건지 아니면 물배 때문에 몸이 무거워져서 그런 건지 소년은 길가로 올라갈 때 힘겨운 신음 소리를 내며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이끌고 길가로 올라와 몇 번 다리를 두드리곤 자신이 다리가 마치 남인 듯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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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4 +4 24.05.22 960 1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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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2 +8 24.05.20 1,075 17 9쪽
15 15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1 +10 24.05.18 1,061 16 11쪽
14 14화. 낚시는 즐거워 2 +6 24.05.17 1,060 19 10쪽
13 13화. 낚시는 즐거워 1 +3 24.05.16 1,074 21 11쪽
12 12화. 바트는 두근 두근 2 +5 24.05.15 1,090 22 10쪽
11 11화. 바트는 두근 두근 1 +4 24.05.14 1,148 20 9쪽
10 10화. 동상일몽 +5 24.05.13 1,190 20 10쪽
9 9화. 내 친구 바보 존 3 +4 24.05.12 1,227 23 14쪽
8 8화. 내 친구 바보 존 2 +5 24.05.11 1,268 25 10쪽
7 7화. 내 친구 바보 존 1 +3 24.05.10 1,362 25 9쪽
6 6화. 타이거 상단 2 +6 24.05.09 1,411 30 11쪽
5 5화. 타이거 상단 1 +3 24.05.08 1,484 30 9쪽
4 4화. 내 이름은 바트 3 +3 24.05.08 1,562 31 8쪽
» 3화. 내 이름은 바트 2 +6 24.05.08 1,826 30 9쪽
2 2화. 내 이름은 바트 1 +9 24.05.08 3,139 33 10쪽
1 1화. 이글에 관하여 +4 24.05.08 3,205 4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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