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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854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14 12:11
조회
1,147
추천
20
글자
9쪽

11화. 바트는 두근 두근 1

DUMMY


다음날

밤새 사납게 오던 비는 새벽이 되어서야 멈추었다.

비가 멈추자, 먹구름은 자신의 할 일을 다한 듯 도토리 마을을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먹구름이 떠난 자리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남아 그 사이사이로 아침 햇살을 비춰주며 비에 젖은 도토리 마을을 말리듯 비춰주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 바트는 고맙게도 밤새 지붕 사이로 떨어져 내린 비가 준 물이 듬뿍 담긴 양동이 물을 들고 나가 마당에 버렸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먹을 수 있는 양의 감자를 새벽에 삶아 내놓곤 일찍 일을 하러 나가신 듯 보이지 않았다.


바트는 감자 한 개는 주머니에 넣고 또 다른 한 개는 손에 쥐어 먹으면서 집을 나와 걸을 때마다 진흙이 신발 바닥에 묻어나는 질퍽질퍽한 진흙 길을 걸었다.


소년은 어머니가 새벽길을 나서며 남긴 발자국을 밟아가며 그 길을 따라 그렇게 걸어 나갔다.



*****


“안녕하세요. 아놀드 아저씨”


“하암~, 그래, 안녕하다 바트야 하암~ ”


상회 문 앞을 지키며 하품을 하던 턱수염이 덥수룩한 덩치 큰 사내가 다시 한번 하품을 하며 바트의 인사에 답했다.


“스텔론 아저씨는요?”


“밥 먹으러 갔다.”


처음 타이거 상단에 왔을 때,

덩치가 산만 한 거인 둘이 문을 지키고 있자, 어찌나 무서웠던지 호통 소리에 하마터면 오줌을 살짝 지릴 뻔했다. 그거 벌써 두 달전 일이었다. 이제는 제법 낯이 익어 인사를 주고받고 얘기를 하는 정도가 되었다.


문을 지키는 두 거인은 자기들은 쌍둥이 형제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자신들을 소개하였다.


사실 놀랍지도 않았다.


장님이 아닌 이상 누가 봐도 두 사람은 수염만 다르게 땄을 뿐 똑같아 보였다. 구분 방법은 스텔론 아저씨는 수염을 한 갈래로 따았다. 아놀드 아저씨는 그런 스텔론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덥수룩한 수염 사이로 조그마하게 한 갈래 수염을 더 땋아 스텔론 아저씨의 신경을 건드는 것 같았다.


놀라운 사실은 바트도 들은 얘기지만,


이들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아직도 몰라 서로 형이라 우기고 있다고 한다. 이것 때문에 두 사람은 종종 언성을 높여 싸우기도 하지만 주먹다짐까지는 가지 않고 말싸움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둘은 누가 쌍둥이 형제 아니랄까 봐 다투면서도 가끔 하는 행동을 보면 둘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똑같이 움직일 땐 볼 때마다 정말 신기했다.


바트는 아놀드 아저씨에게 아침 인사를 하곤 타이거 상단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처음에는 들어가는 게 매우 낯설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일을 하던 사람들도 또한 처음에는 그런 바트를 호기심에 바라보다 어떤 일을 맞은 소년인지 아는지 이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


철컥


닫혀있던 문 여는 소리가 나고


“안녕~, 루나 누나”


루나는 서랍장 한쪽에서 몸을 웅크리고 서류를 정리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바트의 반가운 목소리가 나자 고개를 들어 눈가에 흐트러진 안경을 제대로 고쳐 쓰고 인사를 받아 주었다.


“안녕 바트, 잠시만 기다려줄래, 서류를 찾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보이질 않네”


“괜찮아 천천히 해, 나 시간 아주 많아 하하”


바트의 말에 루나는 웃으며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잠시 의자에 앉아 있어”


“응”


바트는 요즘 또 다른 즐거움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루나 누나를 보러 오는 것이었다. 단발머리에 아직 젖살이 안 빠져 살짝 나온 볼살이 귀엽기도 한편으로 예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활발한 성격에 싹싹한 그녀의 행동이 너무 좋았다.


- 여자는 말이다. 싹싹해야 제맛이다. 거기에 이쁘면 더 좋고


라고 말하던 스텔론 아저씨의 말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는 루나를 바라보며 기분도 좋고 눈이 즐거웠다.


“아! 찾았다. 에고 이거 찾느라 고생 좀 했어.”


몸을 일으킨 루나는 한참을 웅크리고 서류를 찾다 보니 허리에 통증이 왔는지 허리를 툭툭 두드렸다. 그래도 고생하면서 찾은 보람이 있는지 서류 봉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바트가 의자에 앉자 자신을 웃으며 바라보자


“어머! 바트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아니야, 찾고 싶은 걸 찾아서 다행이야.”


“응, 사장님이 부탁한 서류인데 오래돼서 어디에 보관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더라. 에휴~ 나도 점점 나이를 먹나 봐”


루나의 한심스러운 푸념에 바트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에이 누나 나이 이제 한참 이쁘고 잘나갈 때인데 늙은이 같은 소리는”


반백 살인 버디 사무관이 들었으면 혀를 찰 소리를 하는 십대들이었다.


“어머 바트 너가 보기엔 누나가 이뻐 보이니?”


보란 듯이 한 바퀴 돌자 노란 드레스가 나풀거리며 그 모습은 마치 봄꽃을 찾아 팔랑거리며 날아가는 한 마리 예쁜 노란 나비를 보는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 모습에 바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 바퀴 돈 루나는 생긋 웃으며 바트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다가오자 갑자기 소년의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두 근, 두 근, 두근, 두근, 두두두....


‘어? 내가 왜 이러지?’


심장이 자기의 의지와는 다르게 점점 빨리 뛰며 나대자 몸이 화끈 달아올랐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경험이라 바트는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머! 바트 왜 그래 얼굴이 갑자기 빨개”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며 걱정하자 두근거리는 심장이 더욱 요동을 쳤다.


#쿵쾅, 쿵쾅#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을 땐 그녀의 몸에서 반짝반짝 빛이나 보였다.


헉!!!!!!, 내가 정말 왜 이러지!!!!!!!!!!!!


바트는 뭘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벼 보아도 볼수록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그녀를 보며 이마에서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자신도 말도 안 되는 이런 현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시 한번 눈을 비빈 후 보아도 여전히 그녀는 빛나 보였다.


“누..누나 자..잠.간 스텔론 아저씨가 찾는 거 깜빡했다. 조 좀..있다 다시 올게”


말을 더듬던 바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로 달려갔다.


“바트, 바트”


루나가 바트를 불렀지만, 바트는 못 들은 척 황급히 문을 나와 출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왜 저러지?”


루나는 바트의 행동에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방금 전 자신을 애먹이던 서류를 가슴에 꼭 안고 사장님이 머물고 있는 2층 계단으로 걸어갔다.



*****



하악, 하악, 후아~후아~


심호흡을 크게 몇 번을 해도 심장이 진정되지 않았다.


“꼬마야 얼굴이 왜 그래? 무슨 일 있냐? 누가 괴롭혀? 어떤 놈이냐? 어디야 가자”


문을 지키던 아저씨는 바트의 표정을 보며 무언가 큰일이 생긴 줄 알고 걱정하며 쉴 새 없는 물음과 함께 큼지막한 주먹을 말아 주었다.


“아니에요. 아저씨 그런 거 아니에요”


그녀 생각에 정신이 없던 바트는 스텔론인지 아놀지인지 확인을 못해 누군지 모를 아저씨를 다급히 말렸다.


“표정이 왜 그래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니?”


“저기 그게 그러니깐.. 아놀드 어!! 스텔론 아저씨?”


수염 가운데가 두 개가 아닌 한 개 땋은 수염을 보며 말하자


“그 녀석 나랑 교대하고 밥 먹으러 갔다”


그는 자신을 구별해 주는 수염을 비비꼬아 만지며


“무슨 일이길래 얼굴이 그 모양인 거냐?”


“그러니깐 그게...”


바트는 좀전의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자 듣고 있던 스텔론의 눈썹이 점점 심각하게 구부러졌다.



*****


콰앙~


거칠게 문이 열리자. 집안에서 음식을 먹던 아놀드는 문을 바라보며


“야이 썩을 놈아 밥 좀 먹자, 너 다 처먹었다고 깽판 치냐”


아놀드는 수프를 떠먹다 문 여는 소리에 깜짝 놀랐는지 스푼에 들어 있던 수프가 얼굴에 튀어 수염 여기저기에 묻은 수프를 털어내며 짜증 난 듯 거칠게 말하자,


스텔론은 전혀 안 미안한 표정으로


“아 미안 그거보다 바트가 심각하다. 아놀드 지금 밥이 문제가 아니야 바트 얘기 들어봐”


소년은 무언가 해서는 안 될 얘기를 한 듯 아니면 본능적으로 이 자리를 피해야 10년은 편하게 살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뒷걸음을 쳤다. 하지만 이미 아이의 몸은 스텔론의 솥뚜껑만 한 손에 잡혀 한 손에 번쩍 들려 옆구리에 끼인 체 성큼성큼 아놀드에게 다가갔다.


스텔론은 구석 빈자리 의자에 바트를 앉히자 아놀드는 밥 먹는 걸 중단하고 바트의 얘기를 들으려고 자세를 잡았다.


“바트야”


“네 스텔론 아저씨”


“이건 매우 중요한 거다. 아까 아저씨한테 한 얘기 아놀드에게 얘기해 보렴, 아저씨 믿지”


스텔론 아저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바트는 어쩔 수 없다 생각되었는지


“네 그럼, 음 그러니깐 좀 전에 상회에 들어가....”


바트는 스텔론 아저씨에게 한 얘기를 아놀드 아저씨에게도 그대로 해주었다. 바트의 얘기를 다 들은 아놀드는 스텔론과 달리 반대의 놀란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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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4 +4 24.05.22 960 16 15쪽
17 17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3 +10 24.05.21 1,013 16 14쪽
16 16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2 +8 24.05.20 1,075 17 9쪽
15 15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1 +10 24.05.18 1,061 16 11쪽
14 14화. 낚시는 즐거워 2 +6 24.05.17 1,060 19 10쪽
13 13화. 낚시는 즐거워 1 +3 24.05.16 1,074 21 11쪽
12 12화. 바트는 두근 두근 2 +5 24.05.15 1,090 22 10쪽
» 11화. 바트는 두근 두근 1 +4 24.05.14 1,148 20 9쪽
10 10화. 동상일몽 +5 24.05.13 1,190 20 10쪽
9 9화. 내 친구 바보 존 3 +4 24.05.12 1,227 23 14쪽
8 8화. 내 친구 바보 존 2 +5 24.05.11 1,268 25 10쪽
7 7화. 내 친구 바보 존 1 +3 24.05.10 1,362 25 9쪽
6 6화. 타이거 상단 2 +6 24.05.09 1,411 30 11쪽
5 5화. 타이거 상단 1 +3 24.05.08 1,484 30 9쪽
4 4화. 내 이름은 바트 3 +3 24.05.08 1,562 31 8쪽
3 3화. 내 이름은 바트 2 +6 24.05.08 1,825 30 9쪽
2 2화. 내 이름은 바트 1 +9 24.05.08 3,139 33 10쪽
1 1화. 이글에 관하여 +4 24.05.08 3,205 4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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