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가 사는 세상(이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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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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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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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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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아포칼립스(4)

DUMMY

광산은 아래위를 이동하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 현수는 그 중 한 길을 잡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광산의 통로를 부지런히 오고 가는 아이언 앤트들의 초감각에 걸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광산 아래로 내려가던 현수는 찾아보려고 생각했던 목적지 중 한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광산 안에 만들어진 여러 광장 중 하나였다.

현수가 처음 찾은 이 광장은 지상에서 제일 가까운 광장으로 캐낸 철광석을 보관하던 임시 적하장이기도 했지만 지친 광부들이 쉴 수도 있는 다용도 공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광장 구석엔 철광석들도 많이 있었지만 철로 만든 무기들과 도구들이 수없이 쌓여있었다.

아마도 아이언 앤트들이 도시에 흩어져 있던 철기들을 끌어 모은 것 같았는데, 부서진 것들도 많았지만 일단 광장을 가득 채운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지독한 녀석들, 도시에 있는 철제품들은 다 끌어 모은 것 같은데, 저렇게 모아들인 철기들은 어디에 쓰려는 걸까? 온통 바닥엔 사람들의 핏자국으로 흥건하네. 저 핏자국들은 아래 광장으로 향하고 있어. 역시 사람들의 시신은 더 아래 광장에 모아뒀겠지. 아래로 내려가 봐야겠어.’


하지만 현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철기를 쌓아 놓은 이와 비슷한 상황인 몇 군데 광장을 더 거치며 현수는 광산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에 정착한 아이언 앤트들의 수가 적어 현수가 용이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아이언 앤트들의 초감각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며 광장과 광장이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가던 현수는 짙은 피비린내가 섞인 악취를 맡을 수 있었다.

마침내 부패가 시작된 시신들이 쌓여있는 광장에 도착한 것이다.

시신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층층이 쌓여있었다.


‘우-윽-. 토가 나올 것 같아.’


심한 악취에 현수는 재빨리 호흡을 가다듬었지만, 속이 울렁거려서 마력을 돌려 간신히 토하는 것만은 막았다.

만약 현수가 여기서 토하기라도 했으면, 광장에 있는 아이언 앤트들의 초감각을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시체더미에 접근한 현수는 뜻밖의 상황에 부딪혔다.

아이언 앤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시체들을 뒤적거리던 현수는 이 광장의 시체들이 일반인들의 시체만을 모아 놓은 것을 알았다.


‘뭔가 이상한데. 여기 있는 시신들은 일반인들을 모아 놓은 것 같은데, 플레이어들은 보이지 않네. 저 개미들이 플레이어들의 시신을 따로 나눈 건가? 그들의 시신은 어디에 있을까?’


현수는 쌓여 있는 시신들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곤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찾고 있던 플레이어들의 시신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왜? 저것들이 플레이어들의 시신과 일반인들의 시신을 분리했을까?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모르겠네. 제기랄, 대체 그들의 시신을 어디에 다가 두었을까?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개미들의 부화장도 보이지 않았어. 내가 듣기로 군집 마수들은 제일 먼저 부화장을 만들어 종족을 늘린다고 들었는데. 부화장은 어디에 있는 거지? 음, 개미들도 생각이 있으면 적이 들어오지 못하는 가장 깊고 안전한 곳에 부화장을 만들었겠지. 그렇다면 아무래도 제일 아래 있는 그곳에 다가 알을 모아둔 부화장을 차린 것 같은데, 앤트 퀸도 그곳에 있겠지. 그럼 혹시 부화장에 플레이어들의 시신을 모아둔 것이 아닐까?’


현수는 아이언 앤트들이 플레이어들의 시신을 부화장에 모아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체들이 쌓여있는 몇 개의 광장들을 지나 계속 아래로 내려가던 현수가 마침내 가장 아래 있는 광장에 다다르자 그곳에도 꽤 많은 사람들의 시신들이 쌓여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 시신들 주위엔 현수보다도 더 큰 개미들의 알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여기 모여 있는 시신들은 알에서 나온 개미들의 먹이로 선택된 것이었다.

광장 제일 안쪽에는 앤트 퀸이 있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거대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현수가 본 그 어떤 마수보다 크고 위험한 기운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새로운 왕국을 건설한 여유랄까? 아니 어찌 보면 권태로운 것처럼 모이는 앤트 퀸의 꽁무니에선 시간을 두고 계속 백색의 알이 빠져나왔고 그걸 철갑개미들이 부지런히 광장에 흩어져 있는 시신들 옆으로 나르고 있었다.

광장을 살피던 현수의 눈에 가문에 속해 있던 플레이어 시신이 들어왔다.

그자뿐이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낯익은 사람들의 시신이 도처에 있었다.

현수의 짐작대로 여기 있는 시신들은 모두 플레이어들을 모아둔 것이다.

사실 마력을 품고 있는 플레이어의 시신은 마수들에겐 최고의 보양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갓 태어날 어린 아이언 앤트들과 앤트 퀸에게 플레이어들의 시신이 먹잇감으로 제공된 것이다.

멍하니 시신들을 바라보던 현수는 재빨리 시체들 속으로 몸을 숨겼다.

아이언 앤트가 다가온 것이다.

아이언 앤트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시신 한 구를 집어 앤트 퀸에게 다가가 알을 낳고 있던 앤트 퀸에게 그 시신을 먹였다.

앤트 퀸은 입으론 플레이어의 시신을 먹고 아래로는 끊임없이 알을 생산했다.

이처럼 알을 낳고 있는 앤트 퀸의 기력이 떨어지지 않게 아이언 앤트들이 마력을 품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시신을 계속 먹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끊임없이 알을 낳고 그것을 봉양하는 아이언 앤트들의 모습에서 현수는 더 이상 이 도시가 인간들의 영역이 아님을 확실히 자각했다.


‘이젠 어떡하지? 저 많은 시신들 속에서 서 대장님의 시신을 찾을 수도 없고. 방법은 그것뿐인가?’


현수는 무한대인 자신의 아공간(룬)에 저 많은 시신들을 모두 담아갈 생각을 했다.

물론 아공간(룬)은 살아있는 생명체는 보관할 수가 없었기에 현수는 자신의 생각대로 된다면 시신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시신들을 아공간(룬) 넣는 순간부터 분노한 아이언 앤트들의 추격은 시작될 것이다.

현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광산의 구조를 생각하며 아이언 앤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자신이 빠져나갈 통로를 생각했다.

결심이 서자 현수는 통로 입구에 달려가자마자, 광장에 흩어진 시신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검은 어둠이 광장 전체를 뒤덮었다.

몸을 돌린 현수는 뛰기 시작했다.

그의 뒤에서 분노한 앤트 퀸의 분노한 기성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광산 전체를 뒤흔들었다.

통로를 타고 밀려오는 앤트 퀸의 살기에 오싹한 공포를 느낀 현수는 죽기 살기로 통로를 달려 위쪽으로 향했다.

사방에서 조여 오는 아이언 앤트들의 움직임에 잠시 시체들 속에 숨어들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자칫 잘못하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었다.

시신들의 악취도 문제지만 아이언 앤트들의 초감각을 피할 수 없을 수도 있었다.

그것들이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시체를 구별한다면 그냥 앤트 퀸의 입으로 자신을 헌납하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가까이 다가온 아이언 앤트의 움직임이 느꼈다.

그런 현수에게 광장으로 진입하는 통로의 끝이 보였다.

아마도 여기서부턴 나오는 광장마다 철기들이 쌓여있을 것이다.

현수는 손을 쭉 내밀었다.


‘아공간(룬) 오픈.’


통로를 빠져나오는 현수의 눈에 광장을 잠식하는 어둠이 보였다.

아공간(룬)을 거둬들이자, 통로 앞을 반월형으로 침입자를 기다리던 아이언 앤트들이 잠시 스턴 상태에 걸렸다.

아마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살아있는 생물체라서 아공간(룬)에 보관을 거부당하는 그 순간 생물체의 움직임이 장애에라도 걸린 것처럼 움직임이 멈춘 것을 현수는 아공간(룬)을 사용하는 순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근데 이런 현상이 자신이 알기론 다른 이들의 아공간에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유독 자신의 아공간(룬)에서만 벌어진 일이었다.

현수는 이런 현상이 아마도 자신의 아공간(룬)이 (룬)이란 특수문자를 가진 성장형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그것을 이용한 것이다.

아이언 앤트들이 움직임을 멈춘 그 찰나의 순간 현수는 철기들이 사라져 텅 빈 광장을 고속 스킬로 빠져나갔다.

현수가 광장의 반대편 끝에 있는 통로로 들어선 그 때 아래서부터 그의 뒤를 쫓아온 아이언 앤트들이 스턴에 빠져있는 앤트들과 충돌을 했다.

소리는 요란했지만 큰 충격은 없는 듯 아이언 앤트들은 다시 대오를 짜서 현수의 뒤를 쫓았다.

다행이 공격적이고 철갑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아이언 앤트들은 연이은 같은 상황에서도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봐서 머리는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다.

가장 위쪽에 있는 광장의 철기들까지 수습한 현수는 필사적으로 달려 외부에서 자신이 들어온 통로로 찾아가 그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현수는 통로 중간에 만들어져 있는 휴식 공간에 들어서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더 이상 촌보도 더 움직일 기운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편 현수의 뒤를 쫓아오던 아이언 앤트들은 자신들이 쫓던 대상이 사라진 것은 염두에도 두지 않고 광산 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앤트 퀸의 살기에 찬 파동에 다시 한 번 광산은 요동을 쳤다.


‘이젠 여왕개미가 잠잠해질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지.’


현수는 최대한 기척을 숨기고 휴식 공간 구석에 몸을 기대고 잠을 청했다.

물론 피곤한 탓에 코라도 골까봐 깊은 잠엔 빠지지 못했지만 그래도 꽤 긴 시간을 잘 수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현수는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서 육포를 꺼내 씹어 먹었다. 텁텁했지만 그래도 허기는 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선잠이지만 그래도 휴식을 취했는데 현수는 개운하지 않았다.

게다가 마력도 살짝 딸리는 것 같았다.

이런 적이 없었기에 현수는 당황했지만 지금 자신의 처지를 확실히 자각하고 있었기에 단순히 긴장 때문에 피로가 모두 회복되지 않았다고 이해하고 넘어갔다.


‘으-윽-, 힘드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어서 그런 건지 잠을 자도 썩 개운하지 못하네.’


두 팔을 죽 뻗어 기지개를 켠 다음, 간단한 몸놀림으로 굳은 몸을 활성화시켰다.

어느 정도 근육이 팽팽해지자, 현수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기감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현수의 기감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기감은 광산의 통로를 따라 이동했고 일부 기감은 광산 출입구를 벗어나 도시를 훑었다.

이처럼 기감을 다루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현수는 어려서부터 기감을 스킬로 보유한 한재승에게서 기감을 다루는 것을 배웠지만 아직 스킬로까진 개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잠재력 12성의 현수는 아직 레벨이 낮아 기감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순 있었다.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수많은 아이언 앤트들이 광산의 입구를 개방한 채 둥지를 범한 침입자를 찾지 위해 도시를 휘젓고 있었고, 광산 안에서도 멈춰있는 아이언 앤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무슨 이유인지 아이언 앤트들의 움직임을 봐선 아직까지도 자신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재길, 이렇다면 당장엔 도시를 벗어날 수가 없잖아. 현주와 다들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너무 늦어지면 남쪽으로 이동하겠지. 도시 외부까지 저 아이언 앤트들이 나를 찾는다고 들쑤시다가 협곡에 숨어있는 사람들이 발견된다면......, 아니야. 그렇게 되진 않을 거야. 그 전에 현주가 남쪽으로 이동하겠지. 근데 이상하군. 도대체 저 놈들은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나를 찾는 걸까? 아무리 내가 사람들의 시신을 빼돌리고, 모아 놓은 상당한 철기들을 챙겼다지만 저렇게까지 광분하다니 이해할 수 없군.’


그 때 광산에 짜르르 앤트 퀸의 기성이 퍼져나갔다.

현수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비록 앤트 퀸 앞에서 객기를 벌여 엄청난 짓을 저질렀지만 두 번 할 짓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앤트 퀸이 자신이 광산을 아니 이 도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현수는 팔짱을 끼고 다시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았다.

지금으로선 현수에겐 이 방법밖엔 없었다.

그냥 시간이 흘러 앤트 퀸이 자신을 포기하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며칠이 지난 후부터 현수도 조금씩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이 도시엔 각 가문들이 지닌 물자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철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이언 앤트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우선 의복과 같은 섬유제품들이 있었고, 장작이나 조개탄 같은 화력에 쓰이는 원료들과 아이언 앤트들이 찾지 못한 각 가문의 비밀금고와 창고 같은 것들이 존재했다.

현수는 은밀히 그것들을 아공간(룬)에 쓸어 담았다.

그런데 첫 습득물을 아공간(룬)에 넣으려던 현수는 아공간(룬) 안의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글쎄 아공간(룬) 안에 수백 개의 아이언 앤트의 알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생명체는 아공간(룬)에 들어갈 수 없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플레이어들의 시신들을 아공간(룬) 안에 수납할 때 딸려서 들어온 것이다. 게다가 아이언 앤트의 알들이 소량이지만 현수의 마력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이것들 때문이었나. 그래서 여왕개미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쫓고 있는 것이었어. 그런데 저것들이 어떻게 아공간(룬) 안에 들어간 거지. 개미알들은 생명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모르겠네. 이게 무슨 일일까? 저것들이 소량이지만 내 마력을 흡수하고 있잖아. 그렇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건데. 아공간(룬) 안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거야?’


현수는 자신의 아공간(룬) 안에 아이언 앤트의 알이 있는 것도 놀랐지만 그 알들이 자신의 마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에 더 놀랐다.

현수는 한편으론 아공간(룬)에 아이언 앤트의 알들이 들어있는 것이 찝찝했지만 그래로 알들을 파괴하거나 버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면 도시를 파괴한 아이언 앤트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점은 있었지만 그 자신의 마력을 흡수하고 있는 알들의 끝이 어떨지? 현수는 보고 싶기도 했다.

여하튼 현수가 도시를 벗어난 것은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였다.

시간이 지나자 분노가 사그라졌는지 앤트 퀸은 다시 출산을 시작했고 아이언 앤트들도 일상으로 돌아갔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도시와 광산도 조금씩 유해지기 시작하자 현수가 탈출할 틈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도시와 광산에서 챙길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긴 현수는 도시를 빠져나와 무릉계곡에 찾아들었지만 그곳엔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없었다.


“역시 이곳을 떠났네. 그래도 누구 한 사람 정도는 남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럴 순 없었겠지. 다들 남쪽으로 떠났겠지. 내가 이 일만 마치고 곧 너희들을 찾아갈 깨.”


현수는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무릉계곡 위에서 아공간(룬)에 들어있던 플레이어들의 시신을 하나씩 꺼내 화장할 준비를 했다.

나무와 불이 잘 붙는 마른 풀을 깔고 그 위에 십여 구의 시신들을 올려놓았다.

그전에 플레이어들이 갖고 있는 모든 물품들은 수거했다.

그 중에 무기도 있었고 마석이나 스킬석까지 있었다.

챙긴 물건들은 현수는 품목별로 분류해 보관했다.

시신 위에 다시 공간을 만들고 나무와 풀을 깔았다.

그 위에 시신을 다시 나무와 풀을 반복해서 그렇게 5층을 쌓았다. 그런 것이 13개였다.

현수는 그렇게 화장 준비를 하다가 시신들 중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했다. 팔과 다리가 끊어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한동안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 망연자실했지만 슬픔이 지나가자, 현수는 광산에서 플레이어들의 시신들을 갖고 나온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던가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버진 앤트 퀸이나 유충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화장을 하는 동안 아버지의 시신과 가문의 사람들의 시신들은 별도로 화장을 해 아공간(룬)에 보관했다.

불은 염화(룬) 스킬을 사용해서 뼈까지 깔끔하게 태웠기에 도시에서 철갑개미들이 알아차리고 다가오기도 전에 모든 뒷수습을 마치고 현수는 무릉계곡을 떠났다.

언젠가 다시 이 도시를 찾아올지도 모르겠지만 현수는 도시를 파괴한 아이언 앤트들에게 응분의 징벌을 내릴 것을 다짐했다.

현수는 운 좋게 무릉계곡에서 현주가 남긴 흔적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건 현주가 현수에게 남긴 메시지였다.

모든 것을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대략 유추해보면 남쪽으로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주가 남긴 희미한 흔적을 찾으면서 남쪽으로 내려가던 현수는 수많은 흔적들이 겹쳐지면서 마침내 현주와 일행들이 남긴 흔적을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현수는 남쪽을 향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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