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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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최근연재일 :
2024.08.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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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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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전투.

DUMMY

마법사의 전투.


악삼귀는 기척을 숨겼고 단청천은 가부좌를 튼 채 눈을 감고 있는 무방비 상태의 윤종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해 검을 찔렀다. 하지만 근처의 교목이 그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튀어나와 그의 몸을 쳐내었다.


광폭화 한 나무에 살짝 튕겨나간 청천은 다시 자세를 잡고 말했다.


“칫. 저거 걸리적거리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청천의 검에서 붉은 검기가 흘러넘치기 시작했고 검을 휘두르자 근처의 묘목들이 단번에 잘려나갔다.


검기가 윤종의 근처를 지나갔지만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저 자식은 왜 꿈쩍도 안 하고 있지? 그럼 그렇지. 저놈 내력이 다 소진된 거로군.”


“쯧. 얌전히 잡혀갈 것이지! 네 놈 때문에 흑사대를 너무 많이 잃었다. 상품에 손대는 건 그렇지만 귀찮게 했으니 팔 한쪽은 가져가마.”


청천은 윤종의 오른팔을 향해 검을 내려쳤다. 


갑자기 윤종의 주위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눈을 감았던 윤종이 서서히 눈을 떴다. 첫 번째 경지에 도달했다.


첫 번 째 경지.


“너무 오랜만이라 살짝 헷갈렸네.”


윤종은 고작 팔등으로 청천의 검을 막았다. 팔등은 바위로 뒤덮여 있었다.


“네 이놈. 이게 무슨! 내력이 모두 소진된 것이 아니었나?”


“무슨 소리. 내력은 원래 없고, 내 몸에 마나는 넘쳐흐르고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알 수 없는 소리를..”


“흑사대의 청천이라 했나? 죽기 전에 내가 더 알아야 될 건 없어?”


“언제까지 그렇게 비아냥 거릴 수 있을 것 같으냐. 이 진법 따위 이제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


“진법?! 진법이라고? 하하하하하.”


윤종은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의 웃음은 청천의 심기를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왜 웃는 것이냐?”


“이게 허상인 것 같아? 이거 좀 서운한데?”


[숲의 속박.]


윤종이 양쪽으로 손을 뻗은 뒤 허공을 잡아당기며 주문을 외치자 양 옆의 나무의 가지들이 손아귀처럼 뻗어져 근처의 청천을 붙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무의 움직임을 전부터 주시하고 있던 청천은 검기를 이용해 다가오는 나뭇가지들을 잘라냈다.


“단순하기는. 그런 얕은수는 이제 통하지 않아.”


“그래? 이번엔 좀 다를 거야.”


[대지의 포획.]


주문을 외우자 땅이 인간의 팔처럼 솟아올라 청천을 향해 손아귀를 펼쳤다.


“이런, 미친!”


청천은 그것을 피해 뛰어올랐다. 하지만 땅이며 나무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중에서 또다시 청천을 향해 날아오는 교목의 가지를 쳐내었다.


하지만 그것까지 윤종의 예상대로였다. 결국 청천은 윤종이 미리 설치해 둔 함정 마법이 걸린 땅을 디딘 것이다.


그러자 함정 마법이 작동했다.


[지옥의 늪.]


땅이 늪처럼 변했고 청천은 그곳에 푹 꺼진 채 박혀버렸다. 청천이 어깨 깊이까지 박혀 머리만이 지표면 위로 올라와 있었다.


 그때 윤종이 빠르게 다가가 또 한 번의 마법을 시전하자 다시 땅의 경도가 올라가 딱딱해졌다.


“윽! 네 이놈.”


청천은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썼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종이 합장하듯 손을 천천히 모으자 청천을 잡고 있던 땅이 밀착해 더욱더 그를 압박했다.


청천은 고통을 호소하며 몸을 버둥거렸다.


“제.. 제발 빨리.. 끄아아아악!”


윤종은 만신창이가 된 청천에게 다가가 말했다.


“혹시 내가 더 알아야 할게 남았나?”


“살려주시오. 그.. 그러면 청...청성파의 누가 의뢰했는지 알려주겠소.”


“지금 누군지 말하면 살려는 주지.”


“그.. 자는...”


청천에게 정신을 팔린 그때 자신의 뒤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다.


윤종은 소름 끼치는 기운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기척을 숨긴 채 코 앞까지 다다른 악삼귀는 낫에 붉은 검강을 가득 담은 채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


악삼귀는 그대로 윤종의 뒤를 일격필살의 기운으로 휘둘렀다.


그러나 악삼귀의 낫은 그에게 닿지 못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걸어놓은 방어마법으로 단단한 지반이 수직으로 튀어올라 낫을 막고 윤종을 보호했다. 그러나 검강을 실은 낫은 그것마저 뚫고 들어왔다.


하지만 검강이 윤종에게 다다르기 직전 수십 년의 마법 전투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방어막을 펼쳐냈다.


“후아. 놀래라. 무림 이거 참 쉽지 않네.”


윤종은 일차적인 방어마법이 없었더라면 반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방어마법은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해야 했기에 감지능력이 부족한 하수들이나 쓰는 마법이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자신에게 방어마법을 거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과 적당히 타협했다.


기습을 실패한 악삼귀는 낫을 뽑아내고 있었다.


윤종은 그런 그에게 발화를 시전했다.


하지만 아까와 같은 일렁임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악삼귀는 빠르게 일렁이는 공간을 또 한 번 눈치채고는 몸을 피했다. 간발의 차였다.


“암살자라고 하더니 감은 기가 막히게 좋군.”


“쯧. 괴물 같은 놈.”


악삼귀는 괴상한 술법에 질려버린 것인지,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것을 느꼈는지 기척을 숨기고 도망쳤다.


“후.”


윤종 또한 저 놈을 따라갈 힘도 없었다. 사실 따라갈 능력도 없다.


‘됐어. 내버려 두자.’


이번의 전투는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완전히 윤종의 편을 들어주었다. 어딘가에서 밀려온 마나도 그렇지만, 갑작스러운 마법 전투와 대규모 접전으로 마나 결핍이 와야만 했다. 그러나 다행히 어딘가에서 지속적으로 밀려오는 마나 덕분에 혼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다.


‘나를 돌보는 신의 은총인가. 아니면 그저 천운인가.’


윤종 호흡을 가다듬으며 전투가 끝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광폭화가 끝나고 흑사대를 붙잡은 채로 멈춰있는 교목들, 수면향에 빠져 잠들어있는 수많은 행상인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저 멀리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윤종을 바라보는 남궁수야가 눈에 들어왔다.


‘하. 다 봤네. 다 봤어.’


눈이 마주친 윤종은 그녀에게 다가가 점혈을 풀어주었다.


“윽. 대체 뭐죠? 어떻게 설명하실 거죠? 이 상황을?”


그녀의 물음에도 마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무림과 마법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까 먼저 나서 주어서 고맙소.”


“예?”


“예..?”


“말 돌리지 말고 뭐냐니까요?”


수야는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반문했다. 윤종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단청천이 의심했던 진법 이야기를 꺼냈다.


“크흠. 음... 어... 진법입니다. 제갈세가의 진법 아시잖아요.”


······.


수야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풀지 않았다. 윤종은 어색한 침묵을 깨고 분위기를 바꿨다.


“자자! 진법에서 나갈 시간입니다.”


제갈윤종이 부채를 훽하고 피는 시늉을 하자 날뛰던 나무들이 자신의 원래 위치로 돌아갔고 잠들었던 상인들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여전히 못마땅한 시선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진용. 너도 봤지?”


“네. 아가씨.”


“하. 알겠습니다. 나중에 다 설명해 드릴테니. 대신 여기는 그쪽이 정리 한 걸로 해주시죠.”


“네? 어디가요?!”


윤종은 깨어난 부상자들을 수습하기 위한 것인지,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


“어이 무휼! 정신차려. 얼른 정리하고 넘어가지.”


무휼은 어깨부터 쇄골 아래 그리고 겨드랑이까지 깊고 길게 패인 상처로 엄청난 양의 피가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무.. 무휼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무휼!”


설마 그때?


놀란 윤종은 눈치채지 못하게 빠르게 치유 마법을 시전 하여 무휼의 치유를 도왔다. 자칫하면 팔이 잘려 나갈 정도로 깊은 상처다. 다행히 스스로 혈을 집어 지혈을 잘 해내었기에 치료 가능한 수준이었다.


“오라버니!”


치료 중에 뒤에 설현이 윤종의 등을 끌어 안았다. 그녀는 아직도 몸을 덜덜 떠고 있었다.


“설현아. 이제 괜찮다. 괜찮아.”


윤종은 그녀를 안심시켰다.


-


잠들었다가 깨어난 행상인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해 했다.


그 때 한 명이 소리쳤다.


“혹시 그 광경을 보지 못했는가? 유화검이 그 악명이 자자한 흑사대를 홀로 괴멸 시키는 역사적인 장면을?”


-유화검이? 


-역시 그녀가 당한 것이 아니었군. 유화검이 우리를 지켰다!


한 명이 계속해서 바람을 잡기 시작했다.


“아마 정신력이 부족한 자들은 모두 기절했을 것이야. 이곳은 엄청난 살기로 뒤덮였었으니까.”


-크..흠.. 허나 나는 보았지. 내가 누구인가! 이런 건 수도 없이 봐왔다고.


-암 그렇고 말고. 나도 마찬가질 세.


이것은 미리 윤종이 바람잡이에게 일러둔 덕에 별다른 의심 없이 상황이 마무리되었다. 


특히 바람잡이의 솜씨가 좋았다. 정신력 이야기를 꺼내며 상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너도나도 기절하지 않은 척을 하며 바람잡이의 말을 극히 긍정했다.


그렇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사이, 상인들에게 남궁수야는 하나의 사파의 대를 홀로 부숴버린 영웅이 되어 있었다.


-응?


-근데 나무가 원래 이렇게 생겼었나?


-


다행히 안휘의 성에 당도하였다.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지만 상황이 난처한 만큼 남궁세가 측에서 지원을 해주어 밤임에도 성에 당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몸에 많은 피로가 쌓였지만 왠지 잠이 오지 않았다. 윤종은 마나를 느끼며 호숫가로 향했다. 


밤이 되자 계속해서 윤종의 마나를 채워주었던 거대한 마나의 물결이 멈추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나는 이 무림 세계에 남아있었다.


“다행이군. 사라질까 걱정했는데.”


“뭐가 다행이라는 거죠?”


호수에 비친 달을 바라보며 마나를 정리하던 윤종의 곁으로 수야가 조용히 다가와 곁에 앉았다.


윤종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곳은 어찌 알고?”


“원래 제가 자주 오던 곳이에요.”


“아. 몸은 좀 괜찮소?”


수야는 기습당한 옆구리에 손을 대며 대답했다.


“분하네요. 그때 보호 해야할 사람만 없었다면 이렇게 쉽게 당하지 않았어요. 그놈 정도는 내가 이겼다고요.”


“압니다. 우리를 생각해 준 덕분에 나도 목숨을 구했지요.”


“그렇다면, 이제부턴 거짓을 고할 생각은 하지 말아요.”


“좋아요. 생사의 기로를 함께한 사이니 솔직히 말하지요. 이건 마법이라고 합니다.”


“마법, 마법이 대체 뭐죠?”


“마법이라. 음. 쉽게 설명하자면 좀 특이한 무공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네요.”


“그럼 아까 본 게 전부 허상이 아니라 실제 무공이란 말이에요?”


“그렇죠. 저 바다 건너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어떤 대륙에서는 무공 대신 마법을 쓰지요.”


“대체 누구한테 배운 거에요? 제갈세가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그런 건가요.. 아야야.”


수야는 자세를 획 틀다가 옆구리의 상처가 벌어졌다.


[재생의 빛]


윤종이 그녀의 상처 근처에 손을 가져다 댄 후 주문을 외치자 윤종의 손으로부터 녹색 빛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서서히 날아가 수야의 옆구리로 향했고 상처의 회복을 도왔다.


“아아. 어떻게 이럴 수가 고통이 사라져요.”


수야의 눈이 반짝였다.


“이건 치료 마법이죠.”


“치료 마법? ... 그런데 이 실력을 왜 숨기고 살았어요?”


수야는 순수하게 궁금해서 질문했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순간 발현한다 했던가요. 오늘 마나의 기운이 처음 이 무림에 당도했어요. 그러니 오늘 처음으로 마법을 사용했다는 이야기지요.”


“정말이에요?”


윤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치곤 너무 능숙하던데요?”


“나 또한 그대의 목숨을 구한데 다 상처까지 치료해 주었으니, 이건 그냥 넘어가주시지요.”


“좋아요. 덕분에 좋은 경험 했으니.  그리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까지 깨달았어요. 막혔던 벽을 부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오전에 심한 말은 미안했어요.”


“아. 그건 괜찮소. 참, 그쪽 호위무사 입단속도 부탁해요.”


“아. 맞다! 입단속 못한 것 같은데..?”


수야는 벌떡 일어나 세가 쪽을 바라보았다.


“설마.. 지금 호위무사는 어디 있지? 근처인가?”


“아뇨. 좀 전에 세가에 보고하러 들어갔을 텐데..”


“이런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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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무리. 24.06.07 189 4 12쪽
14 또 한번의 위기. 24.06.06 187 4 11쪽
13 이게 전문 마법사다. 24.06.04 207 3 12쪽
12 내공의 무게. 24.06.04 225 3 9쪽
11 가주의 복귀. 24.06.03 221 3 11쪽
10 망할 후기지수. 24.06.03 230 3 12쪽
9 못 참겠는데? 24.05.31 233 5 9쪽
8 마법사의 경지. 24.05.30 259 5 10쪽
7 제갈세가로의 복귀. 24.05.28 280 5 10쪽
» 마법사의 전투. 24.05.27 293 5 12쪽
5 마나다 마나야! 24.05.27 300 2 9쪽
4 사파라고? 24.05.25 305 5 10쪽
3 산적이 아닌 것들. 24.05.24 315 6 11쪽
2 행상의 시작 24.05.24 341 8 10쪽
1 프롤로그 24.05.23 391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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