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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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최근연재일 :
2024.08.21 17:29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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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61
글자수 :
21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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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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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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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못 참겠는데?

DUMMY

못 참겠는데?


마법을 펼치자 시녀인 세화가 근처에서 이야기하듯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말이 너무 심했나. 행상으로 많이 심란하실 텐데. 에이~ 이쯤 말했으면 다신 안 가시겠지. 에휴~ 기분 좀 풀어드려야겠다.”


‘여하튼 착해 빠져 가지고.’


‘조금 더 멀리 가 보자.’


윤종은 눈을 감은 채 마치 정령이 된 것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듯 소리를 찾아다녔다.


-으라차차 챠!


‘이 소리는 대충 들어도 연무장에 있는 셋째 누이 지은의 기합 소리군.’


-무휼! 앉아서 쉬니까 편하지 아주?


-아. 아닙니다.


-왜 이렇게 풀이 죽었어. 너무 자책하지 마. 짜샤. 윤종이를 지켜냈다며 그럼 그걸로 된 거야.


-어디 한번 보자 영광의 상처. 에잇!


-아악! 아직 아픕니다!!


-하하하하.


‘누이는 참 저 거칠고 투박한 태도만 고치면 정말 완벽한 사람인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궐 밖의 가장 먼 곳까지 소리를 찾아보았다.


백 장 밖까지 퍼뜨려 보자 마차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마차 소리가 짙어지는 걸 보니, 이쪽을 향하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집중하자 한 무리의 대화 소리가 들려와 귀를 기울였다.


-남궁수야가 제갈세가의 무공은 겉만 뻔지르르하고 볼 품 없다고 꾸짖었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그러게요. 제갈세가에게선 딱히 특출 난 기운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희 낭자가 제갈세가의 최고의 기예라는데 뭐 더 말할 게 있나요. 허허.


-괜한 걸음을 했을지도 모르겠군.


이 놈들이 이야기를 듣자 하니 대놓고 제갈세가를 무시하고 있다.


‘대체 어떤 개자식들이야?’


-그래도 제갈세가엔 미녀 자매들이 있지 않나.


-그렇지. 눈요기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군.


-아이고 내 정신 좀 봐라. 자중하게 여기 최고의 미녀 연희 낭자가 듣겠어.


-크흠.


그때 첫째 누이의 헛기침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설마 이 자식들이 내일 도착한다던 차기 무림맹인 후보인 후기지수들?!’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이곳에서 들을 정돈데 다른 마차에 있는 초절정을 앞두고 있는 누이가 못 들었을 리는 없다.


누이의 성격상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왜 참고 있는 거지?


제갈연희는 높고 깊은 성정을 가지고 있다. 저런 가벼운 이들과는 말을 섞는 것조차 힘들어할 텐데, 저들과 어울리는 이유는 뭘까? 제갈세가의 현 가주인 아버지의 바람 때문일까?


제갈세가의 소가주가 자리에 있는데도 저런 경박한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데, 이전에는 얼마나 더 큰 무시와 모욕을 했을까!


윤종은 청음 마법을 해제하고 마저 씻은 뒤, 의복을 갖춰 입고 대문 앞에 섰다.


윤종은 먼 거리에서 다가오는 저들을 보고 있자니, 불쾌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대문 앞에 도착하고 윤종을 본 연희는 윤종에게 예를 갖추라는 듯한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윤종이 그러지 않자 그들에게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이 쪽은 제 동생입니다. 제갈세가의 상단을 운영하여 최고의 상단으로 만든 재능이 있는 아이지요.”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니 오히려 무례했다.


“아. 그 산적들에게 당했다는?”


무당파의 진혁이 여전히 비아냥거리며 아픈 곳을 긁었다.


-에이 설마. 산적에게 당했겠소.


“산적이 아니라 사파였다고 들었소.”


종남의 정운이 사실을 바로 잡았다.


-나였으면 사파 놈들 모조리 뿌리를 뽑아 버렸을 텐데. 제갈세가는 이런 데에는 또 관대하구려.


-크하하하하.


그들은 한참 그 이야기를 들먹거리며 조롱했다.


그러는 동안 둘째와 셋째 누이도 소식을 듣고 대문으로 나와 인사를 건넸다.


“선배님들을 뵙습니다. 저는 제갈세가 차녀 해원.”


“... 삼녀인 지은입니다.”


“제갈세가의 후대는 무공보다 미모가 더 알려져 있다 들었는데 역시 소문대로네.”


“아쉽게도 가주가 자리에 없다고 들었는데 어디 한번 능력 껏 좋은 접대 부탁하네.”


“뭐 하고 있느냐 어서 내실로 안내하지 않고. 피곤하구나.”


세가의 식구들은 알게 모르게 제갈세가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였기에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소가주인 연희가 별 말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높은 사람이겠거니 하며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약속은 내일이라 들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분위기를 깨버린 건 다름 아닌 윤종이었다.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제갈세가의 미인 자매들을 보고 싶어 서두르다 보니 빨리 와버렸지.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지? 하물며 너의 누이가 가만히 있는데 네 놈이 뭐라고 나서느냐.”


“이곳은 제갈세가입니다. 하물며 제일검인 남궁도위도 여기서는 천하제일이 아닌 것을 알기에 조심하는데, 이름도 안 알려진 후대기수 따위가 문파만 믿고 제갈세가를 낮게 보는 모습이 마치 하룻강아지 같습니다.”


원래라면 삼녀인 지은이 윤종을 뜯어말려 제압했을 터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보다 더 강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오히려 통쾌해했다.


“허? 뭐라고 했느냐? 이름도 안 알려진? 아?! 그건 네가 무공도 못 익히는 반푼이라 관심이 없어 잘 모르는 모양이구나.”


-크킄.


그와 함께 온 이들이 동조하며 비웃었다.


“서생 주제에 용감했다. 내 너의 누이의 얼굴을 봐 참도록 하지. 대신 오늘의 일은 기억하마.”


진혁은 기분 나쁜 표정을 참으며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윤종이 그의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제가 오히려 당황스럽군요.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손님으로 초대받은 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게 잘못된 건가?”


“약속은 내일입니다. 그땐 환영해 드리지요. 그리고 지금 오셨더라도 그 더러운 입을 밖에 두고 오셨다면 막지 않았을 겁니다.”


“이 자식이!”


진혁이 소리를 질렀지만 윤종은 주눅 들지 않고 계속해서 할 말을 했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신다면 환영해 드릴지도 모르지요.”


화가 치밀어 오른 진혁은 진기를 끌어올려 허리춤의 검신을 붙잡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


진혁의 공격적인 몸짓에 제갈세가 측 호위를 비롯한 모두가 뒤편으로 물러나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하지만 윤종만은 그의 한 발 치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저 뽑아 보시지요. 설마 무공도 익히지 못한 서생 따위에게 검을 뽑진 않겠지요?”


이상하게 윤종의 말에 엄청난 무게감이 실렸다. 그리고 환상인지 모르겠는 집채만큼 커다란 범이 윤종의 뒤에 나타나 포효하듯 압도적인 기운을 뿜어냈다.


윤종을 뒤에서 지켜보던 누이들도 지금의 윤종을 말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차마 칼을 뽑아내지 못했다. 그 알 수 없는 기운에 눌려버린 진혁의 몸이 미묘하게 떨려왔다. 그리고 윤종이 그에게 한 발자국씩 다가오자 진혁과 일행들은 홀린 듯 물러나기 시작해 어느덧 궐문 밖으로 나와버렸다.


“늦었습니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오시지요. 정식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예를 갖추고 제갈세가를 동네 주막 드나들 듯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윤종은 첫째 누이에게 예를 갖추고 그녀를 대문 안으로 데리고 온 뒤 냉큼 대문을 닫기 시작했다.


“누이 고생하셨습니다.”


“너어.. 뭐하는 짓이..ㅇ”


쾅!


윤종은 이어 대문을 사정없이 닫았다.


-


대문 밖 문전박대 당한 일행은 한참을 벙쪄있었다.


‘저 자식 대체 뭐지.. 저게 무공도 모르는 서생이라고?’


“보았는가? 방금 전 그 범.”


“보... 보았지.”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들에게서 사천당가의 당잔이 입을 뗐다.


“혹시 아까 전에 말한 남궁도위도 제일이 아니라던 말 무슨 뜻인지 알겠소?”


“갑자기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당잔.”


“혹시, 그게 진법을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


“그렇지. 맞아. 그래! 진법이라면 말이 되는군. 그 기운 고작 그 서생이 뿜을 만한 기운이 아니었어.”


“아무래도 제갈세가의 진법이 강호 최고라 불리지 않습니까. 그놈이 교묘히 진법을 이용한 겁니다.”


“그렇지요. 제갈세가의 전체가 진법으로 덮여있다는 소문이 있지요. 그러니 제갈세가의 가주와 원로들이 이렇게 자리를 비워도 아무도 제갈세가의 서고를 노리는 이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역시 그도 그렇군.”


“그렇다면 역시 고작 그 애송이의 기운데 밀린 것이 아니라 우린 제갈세가의 진법에 밀려난 것이로군.”


“하하. 아주 부끄러울 뻔했어.”


“어쨌든 이 치욕은 꼭 갚아 주도록 하지. 제갈윤종이라 했던가. 남궁세가의 힘으로 겨우 사파에게서 살아난 놈이 거들먹거리긴.” 


“맞아요. 그놈 앞으로 이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 겁니다.”


“다시 들어가 따질까요?”


“아니. 제 발로 다시 기어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아주 작정했나 보군. 이 일은 아주 정식으로 따질 것이야.”


“그러시지요. 제갈연희도 말리지도 않고 참.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실망이 큽니다.”


“쯧. 가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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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무리. 24.06.07 189 4 12쪽
14 또 한번의 위기. 24.06.06 188 4 11쪽
13 이게 전문 마법사다. 24.06.04 207 3 12쪽
12 내공의 무게. 24.06.04 226 3 9쪽
11 가주의 복귀. 24.06.03 222 3 11쪽
10 망할 후기지수. 24.06.03 231 3 12쪽
» 못 참겠는데? 24.05.31 234 5 9쪽
8 마법사의 경지. 24.05.30 260 5 10쪽
7 제갈세가로의 복귀. 24.05.28 281 5 10쪽
6 마법사의 전투. 24.05.27 293 5 12쪽
5 마나다 마나야! 24.05.27 301 2 9쪽
4 사파라고? 24.05.25 306 5 10쪽
3 산적이 아닌 것들. 24.05.24 316 6 11쪽
2 행상의 시작 24.05.24 341 8 10쪽
1 프롤로그 24.05.23 391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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