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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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최근연재일 :
2024.08.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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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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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내공의 무게.

DUMMY

내공의 무게.


이른 새벽.


기절한 후에 깨어난 윤종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느꼈다. 무언가 이질적인 것에 의해 꽉 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 분명 진법 속이었는데, 어찌 된 거지?’


“아윽!”


윤종을 머리를 부여잡았다.


“설마. 그 알 수 없는 백색 빛의 땅속의 길이 잘못된 길이었었나 보군. 젠장.”


윤종은 더부룩한 느낌이 오는 자신의 단전을 어루만지자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이.. 건, 내공이잖아! 뭐 이렇게 많은 내공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것이야. 흐이익!!!’


그러나 몸에는 아무런 반응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 왜 얌전히 내 단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냐. 이 내공놈아!’


분명 윤종에게 내공의 상극과 같았다. 내공을 밀어 넣어도 산산이 흩어져 버리는 몸이었기 때문이다.


윤종은 자신의 내공에 마나의 기운을 슬쩍 밀어 넣어 툭 건드려 보자 반갑자의 내공이 마나의 기운을 쓱하고 튕겨냈다. 더더욱 강하게 밀어 넣자 마나에 닿기 싫은 듯 괴상한 움직임으로 마나를 피해 기운을 빗겨내고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윤종의 머리에서 번쩍이듯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 설마. 그랬던 것이었나!’


몇 번 실험해 본 결과에 따르면 마나는 내공과 서로 밀어내는 완전 반대의 성질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지만 과거의 마나가 없던 시절에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몸에 마나를 받아들이기 위한 몸으로 나 자신을 변화시켰을지 모르겠다.


결국 과거의 내 몸은 오직 나도 모르게 마나의 결핍을 충족하기 위한 형태로 변했고, 자연스레 그와 반대되는 성질인 내공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마나의 결핍이 해소되었고, 세 번째 경지에 이르러 몸이 재구조화되어 마나 그 자체를 통하는 몸이 되어 체질에 의해 내공이 흩어지지 않고 단전에 고이 박혀있는 형태가 돼버린 것이다.


결론짓자면 나는 선천적으로 내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몸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스스로 변화시킨 몸의 구조 때문에 내공을 밀어내었던 것이다.


“어? 으아아악!”


갑자기 단전으로부터 뜨거운 고통이 몰려왔다. 아무래도 내공을 자극해서였을까? 몸이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느낌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새벽 댓바람부터 소리 질러대는 윤종의 비명에 세화가 깜짝 놀라 뛰어 들어왔다.


“도련님 무슨 일이에요?!”


“내 몸이 이상해.”


“네? 몸이 어떻게 이상한데요!?”


“찬.. 찬물을 찬물을 가져와..”


세화가 준비한 얼음을 둥둥 띄운 욕조에 들어가 가니 한결 나아졌다. 그곳에서 단전으로 통하는 마나의 길을 모두 막고 오로지 단전을 별개의 공간으로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다.


‘후. 이제 한결 낫다. 이제 천천히 내공과 마나의 합의점을 찾아보자.’


-


다음날 윤종은 부름을 받아 가주에게로 향했다.


“평안한 밤 되셨습니까?”


“왔느냐... 진법을 파해해 보라고 했더니 진법 자체를 없애버리는 놈은 네가 처음이다.”


“예?”


‘진법이 없어졌다고요?’


“엄청난 내공이 생겼더구나.”


“그걸 어찌... 예. 그렇습니다.”


······.


가주는 한참을 말없이 뜸을 들이다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넌 오랜 시간 무의 길을 벗어났었다. 지금 다시 무공을 시작하기엔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시간을 끌던 가주는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


“소가주에겐 이야기 들었다. 네가 가문의 짐을 덜어 주겠다 했다지.. 혹, 그 길을 다시 나아갈 자신이 있느냐?”


윤종은 묵직한 뜻이 담긴 말에 멈칫했다. 뜸을 들이던 윤종은 진지한 고민 끝에 대답했다.


“어릴 적부터 가주님을 닮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체력 훈련도, 예절 훈련도, 공부도 그 무엇도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내공을 가질 수 없는 체질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땐 저의 세상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저와 가주님은 저마다의 이유로 서로를 멀리 하였지요.”


가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잠에 빠져들었을 깊은 밤 주기적으로 찾아오신 걸 압니다. 제게 미약하게 내공을 불어넣으시고 단전을 확인하고 돌아가시는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랬던 가주님은 아직도 저를 포기하지 않고 계시는군요.”


······.


“그러니 저는 잠깐 쉬었다 다시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그 길을 나아가겠습니다! 가주님의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가주는 뒤돌아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 도와주도록 하지.”


-


지금은 너무 오래되었지만, 어릴 적 윤종에겐 꿈이 있었다. 무의 끝을 느껴보려 했던 때가 있었다. 예전의 자신을 추억하며 다시금 그 목표로의 도전을 위해 불타올랐다.


‘마법의 끝은 실패했으니 무의 끝을 도달하면 그분에게 작은 상처라도 입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기에...’


-


그날부터 윤종은 바로 비호대와 함께 훈련에 나섰다.


비호대원들은 무공을 포기했던 서생인 윤종이 오늘부터 함께 무공을 배운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삼일도 버티지 못하고 제 풀에 지쳐 나가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윤종은 검식을 많이 펼쳐보지 않았기에 검로가 안정되지 못했고, 내공을 다뤄보지 않았기에 검기와 내력을 원하는 때에 적절히 끌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윤종은 오랜 기간 훈련을 하지 않았음에도 정예 비무대의 속도와 끈기에는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일주일 간의 강도 높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윤종은 그것을 모두 해내었다.


사실 윤종에게 훈련은 설렘과 재미가 있었다. 서재에서 책을 읽다 적적해 잠깐 바람을 쐐곤 할 때면, 누이들과 무사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훈련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기뻐하는 모습이 많이 부러웠다. 고통 끝내 거머쥘 수 있는 이 성취감은 최상급 마나석을 발견했을 때만큼 기분이 좋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가끔 가주는 윤종을 불러 심법을 가르쳐 주곤 했다. 반갑자의 내공을 마경을 피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대천성심법과 현원전단신공을 배우게 되면서부터 무공의 질이 달라졌다.


훈련으로 인한 상처와 찢어질 듯한 고통은 치유마법을 통해 빠르게 회복해 가며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있었다. 검로는 안정되었으나 무공을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전히 내공을 끌어올려 검에 녹여내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


검기 대신 마법을 사용해 힘과 파괴력을 올리는 것이 더 편한 윤종이었다.


계속된 심법 훈련 끝에 내공을 단전으로부터 체내의 마나의 길과 닿지 않게. 즉, 마경을 피해 내력을 끌어 올려 몸의 전신에 두르는 경지에 올랐다. 


그로부터 육 개월 뒤 융중산으로 향하는 수십까지의 길이 훤히 보이기 시작할 때쯤, 허울만 반갑자의 내공을 가진 무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단단한 무인 되었다.


“으라챠!”


챙! 챙챙 챙챙! 팡팡!


지은의 괴랄한 기합소리가 연무장을 울려 퍼졌다.


“윽!”


“에헤이. 그래 가지고. 산적이나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뭐라고?!”


“호북에 파투난 계약 다시 하러 간다며? 이 누님이 좀 따라가 줘?”


“참나.”


대천성신공을 바탕으로 한 대천성검법을 펼쳤다.


윤종의 내력은 반갑자보다 상승했지만 아직 그에겐 절정의 벽은 높았다.


“거기서 응용을 해야지. 다음 동작이 너무 뻔해!”


지은은 천기신행을 펼치며 윤종의 뒤를 잡은 뒤 등에 위력을 줄인 금나수를 때려 넣었다.


“으악!”


순수 무공만으로는 아직 지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크하하하. 이게 무당의 진혁을 잡은 너의 누님이시다. 존경해라! 크~하하하하!”


윤종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조금 심하다 하더라도 지은은 쾌활한 성격이 언제나 비호대의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윤종 또한 지은과는 다른 방법으로 비호대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주인공이었다. 


그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빨라 함께하는 재미가 있었고 크게 다쳐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다음날 멀쩡히 훈련하는 모습에 타의 귀감이 되었다. 


“이거 이거 '소가주의 짐을 덜어 주겠습니다~' 하더니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언제쯤 이 누님을 이겨내겠니.”


지은의 장난스러운 비꼼에 주위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윤종도 마찬가지였다.


윤종이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쪼그려있는 설현이 보였다. 설현은 윤종이 예전과 달리 함께 책을 읽거나 자신을 가르쳐주는 시간이 적어져, 뾰로통한 표정으로 윤종을 따라 나와 연무장 끝에서 자그마한 목검을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다가 윤종과 눈이 마주치자 뛰쳐나왔다.


“오라버니 나도 호북 따라갈래.” 


남궁세가로의 행상 이야기는 어떻게 들었는지 지쳐 연무장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윤종의 앞에 섰다.


“응? 정말? 저번에 따라간 곳이야. 괜찮겠어? 무섭지 않아?”


“응. 만약 이번에도 산적들이 나온다면 오라버니가 혼쭐 내 줄 거란 거 알고 있어. 그리고 수야 언니 보고 싶어. 예쁜데 멋있어.”


“아~ 남궁수야가 보고 싶었던 거였어?”


“그것도 있지만 가는 동안 오라버니 심심하니까 내가 놀아주려고.”


아, 역시 네가 심심했던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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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무리. 24.06.07 189 4 12쪽
14 또 한번의 위기. 24.06.06 187 4 11쪽
13 이게 전문 마법사다. 24.06.04 207 3 12쪽
» 내공의 무게. 24.06.04 226 3 9쪽
11 가주의 복귀. 24.06.03 221 3 11쪽
10 망할 후기지수. 24.06.03 230 3 12쪽
9 못 참겠는데? 24.05.31 233 5 9쪽
8 마법사의 경지. 24.05.30 260 5 10쪽
7 제갈세가로의 복귀. 24.05.28 280 5 10쪽
6 마법사의 전투. 24.05.27 293 5 12쪽
5 마나다 마나야! 24.05.27 301 2 9쪽
4 사파라고? 24.05.25 306 5 10쪽
3 산적이 아닌 것들. 24.05.24 316 6 11쪽
2 행상의 시작 24.05.24 341 8 10쪽
1 프롤로그 24.05.23 391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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